"관세폭탄 후 방위비 청구서"…트럼프 변칙술에 '이중고' 예상

"관세폭탄 후 방위비 청구서"…트럼프 변칙술에 '이중고' 예상

김인한 기자
2025.04.27 18:07

[the300] "트럼프 2기, 美 경상수지 적자 줄이기 위해 각종 정책 동원…방위비 인상 압박해 경제적 이득 취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을 만나 "나토 국가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나는 그들을 방어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을 만나 "나토 국가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나는 그들을 방어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와 방위비 문제를 별도 논의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우리 국익에 미칠 득실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 2+2(재무·통상) 협의'에서 안보 문제가 연계됐다면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선 '을'로 전락할 수 있었던 만큼 별도 논의가 국익에 부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 등에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한 것처럼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도 일방적인 인상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한국으로선 관세 부과 충격과 방위비 인상 충격을 동시에 감내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될 전망이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트럼프 행정부의 100일 외교안보 정책 평가·전망'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전선에서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하면 안보전선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면서 한미동맹이 변화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반 교수는 "일단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전선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긴다면 그 추진 속도가 매우 빠를 것"이라면서 "따라서 이런 상황이 도래한 후 준비에 나선다면 심대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역할)도 미국이 검토를 마친 후 한국이 이에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한국은 내부적으로 전략적 유연성 정책도 검토하되 한반도 안보, 인도-태평양 안보, 국제안보 모두를 놓고 사전에 장단점을 따져봐야 하며 이러한 조치가 대미 레버리지 제공 차원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방위비를 분리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출범 100일 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부과 등 모든 전략을 동원했고 여기에 방위비 인상 압박을 통해 자국에 더 큰 경제적 이득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던 중 언쟁을 벌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던 중 언쟁을 벌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사실상 그들을 돌봐주고도 무역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국가들이 있다"며 "군대는 우리가 말할 또 다른 주제이며 우리는 그 어떤 협상에서도 이 주제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관세 협상과 방위비 문제를 별도 논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미 2+2 협의에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관세와 방위비 문제 등을 연동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허드슨베이캐피털 재직 시절 보고서를 통해 무역·통상정책과 안보정책을 긴밀히 연계해 동맹에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관세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 무역 뿐 아니라 안보 측면에서도 동맹국들의 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관세협상 이후엔 방위비 인상 압박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광물협정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이는 안보 문제를 경제 이익으로 치환하려는 그의 '안보관'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때 우리나라를 향해 '머니 머신'(현금 인출기)이라고 부르며 연간 방위비로 100억달러(약 14조8000억원) 이상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주한미군 주둔에 관한 한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인 10억달러(1조4000억원)의 약 10배 수준이다.

관세 문제와 군대 문제가 별도로 논의되면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 등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최근 중국 견제를 골자로 하는 '국방 잠정 전략 지침'을 마련했는데, 해당 지침서에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다른 어떤 위협보다 우선적으로 대비해야 할 유일한 시나리오로 상정했다.

이로 인해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과 병력·무기 재배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대만을 침공하려는 중국에 대응해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빼낼 경우 북한이 대남 도발에 나설 수 있는 점도 한미 안보 협상에서 거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이 추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경우 증액분을 군함 등 한국산 무기 구매 비용으로 쓰거나 주한미군의 자산을 국내 방산업체가 유지·보수·운영(MRO)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필요성 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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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내 파견 │ 2025년 12월 대한민국 병무청장 '병무정책 공헌 표창' (정치부 외교안보 담당) │ 2022년 12월 한국과학기자협회 '올해의 과학취재상' (정보미디어과학부 과학기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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