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2025국정감사]

"심각하죠?"
"말할 가치가 없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의 질문과 이에 대한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답변이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상대로 홈플러스 사태와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김 회장이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롯데카드와 관련해 "(두 회사의 경영적 판단 등에 대해) 개입할 권한이 없다"는 답변을 반복하자 윤한홍 위원장과 유동수 의원이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날 정무위 증인으로는 김 회장을 비롯해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 등이 출석했다. 이들 가운데 의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호출을 받은 이는 국회에 처음으로 출석한 김 회장이었다. 의원들은 지난 3월 홈플러스가 돌연 기업회생을 신청해 사모펀드 먹튀 논란이 빚어진 부분과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MBK는 "고용과 지역사회 지원에는 소극적이고 수익에만 지나치게 집착한다"며 "(MBK 측이) 홈플러스에 추가 증여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미래수익이 발생해야 시행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여놨다. 이건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MBK 파트너스는 3000억 원 재정 지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2000억 원의 추가 증여를 약속했지만 실질적 지원은 미흡했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김 회장은 1조원 정도 사재 출연을 통해 (홈플러스를) 회생시킬 것과 같은 (뉘앙스를 풍겼지만) 변한 것은 없다"며 "폐점 구조조정으로 1만명 노동자가 일자리 잃고 납품업체가 1800개가 피해 볼 상황으로 내몰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더해 홈플러스가 연말까지 15개 점포를 폐점하면 2만명의 노동자, 17만명 정도의 홈플러스 관계자가 생활 터전을 잃는다"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이 의원의 지적에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홈플러스 임직원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머리를 숙였으나 구체적인 추가 자금 투입 계획에 대해선 함구했다. 한 의원의 지적과 관련해선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가 "회생절차 이후 소상공인에 대한 회생채권은 전액 변제했다"며 "이제 지금 대기업들 회생채권하고 금융 채권자들이 저희가 남아있는 부분이고요 아부분은 회생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서 변제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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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참고인으로 부른 이의환 홈플러스 유동화 전자단기사채 피해자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불러 김 회장의 답변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이 위원장은 "김 회장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 회장을 대한민국 최고 자산가라고 하지만 제 눈에는 부자로 안 보인다"며 "많이 가진 자가 부자가 아니라 많이 베푼 자가 부자라고 하던데 김 회장은 사기 채권 발행 운용사의 회장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부자로서의 면모와 품격을 보여달라"고 했다.

정무위 의원들의 질의는 계속됐지만 김 회장의 전향적인 답변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를 불러 개인정보 유출 발생 후 "정보보호 예산 증액은 전무한데 왜 마케팅 예산만 14.6% 오른 것이냐"고 물었으나 이번에도 속 시원한 답변을 얻는 데 실패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여러 의원이) 기회를 주고 있지 않아. (김 회장과 홈플러스·롯데카드 경영진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민 여론도 (우호적으로) 바뀔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답변하지 않고만 있는 것이냐"고 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모두가 다) 시간 끌기용 답변"이라고 직격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김 회장 출석 전 "(김 회장은) 이중국적도 아닌 미국 국적의 검은 머리 외국인 마이클 병주 킴이다.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빛)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출국 정지된 상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출입국관리법 제11조 4호에 보면 '경제질서를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입국 금지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소관 관계기관의 장(공정거래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에 요청하면 법무부 장관이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례가 있다. (과거 병무청의 요청으로 입국 금지가 된) 유승준의 사례"라고 했다.

이날 국감에선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관계자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에 "양사의 한그릇 주문과 1인분 서비스는 겉으로 소액 주문 할인과 소비자 혜택을 강조하지만 자영업자에게 할인을 강제한다"고 지적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현재 시범 도입 중인 로드러너는 독일 본사 딜리버리 히어로에 자본을 유출하기 위한 것 아니냐"라며 "로드러너 시범 도입 결과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계속 도입하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 문제점을 파악한 뒤 철회를 검토하라"고 말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도 "배민의 자영업자 쥐어짜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2023년에 4127억원을 모회사인 딜리버리 히어로에 지급하고 지난해에도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식으로 5327억원을 보냈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자사주 소각 이후 주식 가치가 높아져 이중 이득을 취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배민의 한그릇 배달을 겨냥해 "서비스 입점 계약 체결 과정에서 최혜 대우를 요구한 의혹이 있다"며 "업주들을 한그릇 배달 서비스에 가입시키기 위해 지원금을 구분하는 등 출혈을 강요하거나 기만적인 영업행위를 하고 있다. 시장지배자적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거래"라고 비판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대한민국에서 산업재해가 가장 자주 일어나는 곳은 건설, 조선도 아닌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이라며 "라이더 근무 조건을 일방적으로 회사가 협의 한번 없이 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콜 수락 여부를 기존 60초에서 40초 만에 결정하도록 바꿔 라이더를 더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배달 앱 시장이 자영업자, 라이더, 배달 앱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철저히 감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 위원장은 이날 "배임죄 완전 폐지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정은 상·형법상 배임죄를 완전 폐지하고 대체 입법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