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베선트와 면담… 김용범·김정관은 러트닉 접촉
외환시장 충격 최소화 '3500억弗 투자방식' 해법 관건
한미 관세협상 진전을 위해 정부 경제팀 핵심라인이 한꺼번에 미국을 찾는다. 보름 뒤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에 최대한 접점을 찾겠다는 의지다.
15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관세협상 후속협의를 위해 16일 미국 워싱턴DC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15일 미국으로 출국했고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의 사전준비를 위해 현재 현지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통상 관련 경제팀 핵심라인이 모두 미국을 찾는 것은 이달말 APEC 정상회의 이전에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다. 우리 정부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 때 협상을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APEC 정상회의 본회의에 앞서 29일쯤 방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한 구 부총리는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관세논의를 위한 면담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부총리는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김정관 장관은 추석연휴 기간이던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나 협상한 뒤 6일 귀국했다. 당시 김 장관은 취재진을 만나 "한국 외환시장의 민감성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다"며 "대미 투자 패키지의 일환으로 논의되는 부분이라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귀국 열흘 만에 다시 미국을 찾아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러트닉 장관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관세협상의 컨트롤타워인 김용범 실장도 이 일정에 동행해 협상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말 구두로 관세협상에 합의한 이후 실제 문서화 작업과정에서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투자 방식을 두고 줄다리기 중이다. 미국은 대부분 출자, 즉 현금투자를 요구한 반면 우리나라는 외환시장의 안정성, GDP(국내총생산) 규모 등을 고려해 대출과 보증 중심으로 투자금액을 채우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
한국 정부는 대규모 투자가 현금으로 이뤄질 경우 국내 외환시장이 입을 충격에 대비해 '무제한 통화스와프(맞교환)' 체결을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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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무제한 통화스와프가 체결돼도 이는 협상의 '최소 필요조건'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GDP 규모 등을 고려해 현금투자 비중을 최대한 낮추고 수익분배비율을 상호 호혜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과제다.
대통령실은 지난 13일 공지를 통해 "우리 측이 금융패키지 관련 지난 9월 (미국 측에)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해 일정 부분 미국 측의 반응이 있었다"며 "다만 협상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알리지 못하는 점을 양해바란다"고 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세협상은 APEC을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진전을 도모할 때고 양측 다 그런 인식은 있다"며 "이번 기회에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자 하는 차원에서 대표단이 (미국에) 간다. 김용범 실장이 산업부 장관과 함께 가는 건 의미있는 진전을 위한 노력이라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