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APEC 정상회의]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29일 정상회담을 열지만 양국 관세 협상이 극적 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한미 양국이 장관급 채널을 가동해 접점을 모색하고 있지만 3500억달러(약 500조원)의 대미 투자 방식과 손실 부담, 이익 배분 등을 놓고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반면 안보 분야 협상에서 양국이 충분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어 안보 관련 별도의 합의문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8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등으로부터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보고 받고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했다. 대통령실 등은 미일 정상회담 결과를 분석하고, 대미 관세협상 전략을 막판까지 다듬어 이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최종 보고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지난 8월2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역대 최단기간에 한미 정상의 상호 방문이 이뤄지는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그러나 최근 양국의 장관급 협의에도 불구하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관세협상 최종 타결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시간에 쫓겨 관세 협상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지난 27일 공개된 미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500억달러에 대해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일정, 손실 부담과 이익 배분 방식 등 모든 것이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며 "의견 차이도 일부 존재하지만 협상 타결 지연이 반드시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3500억달러 가운데 최소 절반 이상은 현금 투자로 채워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그럴 경우 국내 외환시장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현금 투자 비율과 납부 방식 등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세 협상과 달리 상대적으로 이견이 적은 안보 분야에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공동 합의문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 안보 분야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비 인상 요구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국방비를 기존 국내총생산(GDP) 대비 2.3%에서 3.5%까지 증액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안보 협상에서 관련 문구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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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미 동맹 현대화 방안 중 하나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의 의제도 안보 합의문에 포함될 수 있다. 대중국 견제 동참을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 등의 논의도 이뤄질 수 있지만 우리 측의 반대로 공동 합의문 등에 관련 문안이 담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에 대한 합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협상이 시간을 끌수록 자국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막판까지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협상 전략으로 임할 것"이라며 "정부는 관세 협상의 타결이 어렵다고 판단하더라도 성과 내기에 급급한 안보 협상에 임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스탠스가 워낙 강경한 상황"이라며 "대미 투자 관련해선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에 25%의 관세를 일시적으로 부담하더라도 절대 시한에 쫓여 관세 협상에 나서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협상팀이 막판까지 '안 되면 어쩔 수 없다'는 자세로 가야 시한에 쫓겨 협상에 실패하는 일이 적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회동'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가 만나길 원한다면 한국에 (더)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내가 한국에 있으니 바로 그쪽으로 갈 수도 있다(I can be right over there)"고도 했다. 미북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사실상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린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