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재판 항소 포기'를 고리로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는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장외투쟁에 돌입했다가 자칫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할 경우 역풍에 빠질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13일 오후 열린 본회의를 앞두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등에서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와 관련한 정부·여당 공세에 집중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인 12일 규탄 집회에서 "재명이 아닌 재앙"이라고 비판한 것을 넘어 이재명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에 빗대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3대 특검의 칼춤과 대장동 항소 포기를 보며 히틀러의 망령이 어른거린다"며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다. 꼬리 자르기는 더 큰 국민적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당 소속 신상진 성남시장까지 최고위원회의에 부르며 총공세 모드에 돌입했다. 신 시장은 "권력의 개가 되어 항소 포기한 자들에 대해 성남시는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에 고발할 것"이라며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범죄 수익을 1원도 가져가지 못하게 최선을 다하겠다. 검찰이 추징보전 해놓은 2070억원에 대해서도 가압류를 신속히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검찰의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를 놓고 그동안 보수 진영에 불리하게 이어져 온 여론을 뒤집을 수 있는 사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힘의 대여투쟁은 특검 수사 등에 방어적 태도로 임해왔지만, 이번 항소 포기는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에 집중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항소 포기에 대한 국정조사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할 경우 일부 제약은 있더라도 당 입장에서 나쁠 게 없다"며 "항소 포기는 여권에 지속해서 공세를 가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정부·여당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도 장외투쟁에 있어서는 신중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외투쟁의 효과에 대한 회의론적 시각이 당내 짙게 깔린 데다 섣부르게 국회 밖을 나설 경우 탈출구를 찾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장외투쟁에 대한) 의원들 의견은 반반"이라며 "무작정 장외로 나서면 집회 취지와 무게도 가벼워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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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지지층 결집을 위해 추석 연휴 직전 두 차례 장외투쟁에 나설 때와 사정이 달라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을 외면할 수 없는 시점에 장외투쟁에 돌입할 경우 지지율이 반등할 기회도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는 건 오는 12월은 접어들어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 오는 20일 패스트트랙 재판 1심 판결 등 국민의힘을 향한 사법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돼야만 장외투쟁의 명분을 키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보고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있다. 오는 27일 추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되면 12월 전후로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추 의원의 구속 여부에 따라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설 수 있을지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11월 말이 우리 당(국민의힘)을 향한 사법리스크 슈퍼위크"라며 "추 의원 구속심사와 오는 패스트트랙 재판 결과는 보고 나서야 투쟁에도 힘이 실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