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곽 의원은 지난번 본회의에서 벌어진 나경원 의원 토론 중단사태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토론에 나섰다. 2025.12.11. kmn@newsis.com /사진=김명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2/2025121115230684632_1.jpg)
정기국회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끝난 지 이틀 만에 12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또다시 필리버스터가 시작됐다. 여당의 주요 개혁법안 추진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천명한 만큼 당분간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본회의를 열고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찬성 238표였다. 민주당뿐 아니라 상당수 국민의힘 의원들도 찬성했단 의미다. 가맹사업자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협상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골자인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상정됐으나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로 인해 표결에 이르지 못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도중 회기가 종료될 경우 필리버스터 역시 종결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관련 안건을 다음 회기에 지체 없이 표결하게 돼 있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로 늦춰진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성토했다. 이해식 의원은 "이랬다저랬다 뭐 하는 짓인가"라고 직격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도 "10년 만에 소상공인·가맹점주의 염원을 해결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만 정쟁 때문에 민생(법안 처리의) 발목을 잡는 국민의힘은 왜 저럴까 싶다"고 적었다.
가맹사업법 개정안 처리 직후 국회는 전날 여야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 기한을 1년 연장하는 안건을 상정·처리했다. 그러나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가 핵심인 형사소송법의 경우 상정 직후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표결이 늦춰졌다. 상정이 예정됐던 은행법·경찰관법 개정안 등도 줄줄이 상정이 미뤄지게 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당이 추진하는) 8대 악법이 철회될 때까지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가 지칭한 8대 악법은 △내란재판부 설치법 △법 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 및 법원행정처 폐지 △4심제 도입 △판·검사 등 공수처 수사 범위 확대 △정당현수막 규제 △유튜버 징벌적 손해배상제 △필리버스터 제한 등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이들 법안을 강행·처리하겠단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9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찬에서도 의견이 일치됨을 확인했다"며 "훌륭한 축구선수는 상대방의 태클마저 피해 골을 넣는다. 우리 당 의원들도 지금까지 그래왔듯 원팀으로 굳건하게 차돌같이 단결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기조"라고 강조했다.
여야의 대치로 국회의 연말은 여당 주도의 법안 상정과 이에 반발하는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그리고 여당 주도로 필리버스터를 종결하고 법안을 처리하는 모습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에 단 1건의 법안만 처리할 수 있는 구조인 탓에 반도체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민생법안들 역시 연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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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으로 필리버스터의 종결동의안을 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다. 24시간 뒤 재적의원 무기명투표로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종료된다. 필리버스터가 끝나면 안건을 바로 표결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개시 직후인 오후 2시34분 종결동의안을 제출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사이에선 필리버스터를 둘러싼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 의장은 지난 9일 필리버스터 당시 나경원 의원이 수차례 제지에도 주제에서 벗어난 발언을 지속하고 있다며 발언 중인 나 의원의 마이크를 껐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는 등 소란 끝에 유례없는 필리버스터 중 정회를 선포한 바 있다.
이날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의장에 예를 갖춰 인사하고 발언대에 서서 '의장님 또 마이크 끄시게요' 등 우 의장을 겨냥한 메시지를 담은 스케치북을 앞에 놓은 채 발언을 시작했다.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당시 정회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하는데 의원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의장은 경고 또는 제재할 수 있게 돼 있다"며 "합당한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우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