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북정책 갈등 봉합될까?…정동영 "평화공존, 참모들이 역할 해야"

한미 대북정책 갈등 봉합될까?…정동영 "평화공존, 참모들이 역할 해야"

조성준 기자
2025.12.18 16:06

[the300]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원불교기념관에서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을 예방, 환담하고 있다.  2025.12.1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원불교기념관에서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을 예방, 환담하고 있다. 2025.12.1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평화공존 정책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실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 내각의 장관과 참모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을 두고 한미 간 협의가 이뤄지는 데 대해 부처 간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대북정책 추진을 위한 대통령 참모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외교부와 통일부의 역할 분담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1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대상 정책 설명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라는 걸출한 참모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간 정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 후속 협의'가 2018년 11월 남북관계와 대북제재를 조율하기 위해 만든 '한미 워킹그룹'화 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협의 구성 및 진행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열린 첫 회의에는 통일부가 불참한 채 외교부·국방부 당국자들만 참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통일부는 자체적으로 주한미국대사관과 대북정책 관련 소통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북정책과 관련해) 수시로 주한미국대사관과 소통하고 있으며 여건이 마련되면 필요한 부분은 국무부와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부처 간 벌어진 갈등을 봉합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1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 간 협의에 대해 외교부가 통일부와 의견을 교류하고 있느냐는 질의에 "대북정책은 어느 부처 하나가 관장하지 않는다. 정부 내 시스템에 의해서 조율되고 어느 정도의 의제를 다룰지를 범정부적으로 정리한다"고 답했다.

이어 "통일부와 어떻게 협력하고 조율했는지 직접 말하긴 어렵지만, 협력 메커니즘은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외교부 안에서도 부서마다 다른 입장이 있으면 조율해서 설명하듯 정부 내에서도 조율된 의견이 나오면 그걸 미국 측과 공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연두(왼쪽)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과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 Sheet) 후속협의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 2025.12.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연두(왼쪽)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과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 Sheet) 후속협의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 2025.12.16. [email protected]

앞서 임동원·정세현·이재정·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지난 15일 한미 간 대북정책 공조가 워킹그룹 방식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외교부는 반박하고 나서지 않고 있다. 다만 전 장관들이 생각하는 대로 이 협의가 워킹그룹이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선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나섰다. 정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는 진심인 것 같다"며 "실제 미국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북한, 북핵 얘기가 한마디도 등장하지 않았다. 이는 북미 회동에 대한 전략적 고려가 숨어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10년 내 인민사회의 대변혁을 일으키고 잘 살게 해주겠다고 공언한 상태"라며 "북한은 경제 (성장을) 위해서도 평화로운 관계, 초강대국 미국과의 적대관계 해소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이 이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시점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여러 차례 거론한 것은 미국의 역할 없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이 성공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북한과의 교류를 위한 미국과의 정책적 협조는 통일부 장관인 본인이 맡아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이처럼 정 장관과 통일부가 내세운 역할론이 정부 대북정책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측과의 협의가 필요함을 모두 인지한 만큼 갈등을 연출하기보다 일치된 목소리를 내야 협의·협상국에 명확한 정책 의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북미가 대화하기 시작할 때 우리의 입장이 반영되는지가 중요한 데 본격적인 논의도 없는 만큼 (미국과) 협의가 중요하다"며 "(외교부와 통일부 갈등을 조율하라고) 국가안보실을 만들었으니, 안보실이 잘 끌어가야 하는 게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워킹그룹 때와 달리 (외교부와 통일부가) 서로 미국을 두고 입장이 다른 게 있거나 미국이 특별하게 안 된다고 하는 게 없지 않냐"며 "(북한과 대화 교류를) 꼭 통일부가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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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보훈부를 출입합니다. 외교·안보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쉽고 재미있게 현안을 전달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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