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여쭤볼 게 아직 많은데… 판단할 게 아직 많은데 …."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민석 국무총리가 고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던 중 눈물을 삼켰다.
김 총리는 "이제 누구에게 의지해야 하느냐"며 "'성실하고 절실하고 진실하라, 공적 책임감과 퍼블릭 마인드를 가져라' 그의 평생 주문을 외친다"고 말했다.
이날 이 부의장 영결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비롯해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정청래 대표·한병도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유족 등이 대거 참석했다. 약 1시간30분 동안 이어진 영결식 현장엔 눈물이 끊임없이 흘렀다.
이 대통령은 이 부의장의 생전 영상을 보다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이 부의장은 영상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한다.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고 후배 정치인들에게 말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영결식을 마치고 유족을 껴안으며 슬픔을 위로했다. 김 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 역시 밝은 미소를 짓는 고인의 영정 사진을 보며 눈물을 보였다. 사진은 이 부의장의 손주가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추도사는 김 총리, 우 의장, 정 대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이들은 이 부의장을 "민주주의 거목" "최고의 공직자" "4번의 민주 정부 탄생의 주역" 등이라고 불렀다. 정 대표는 "올바른 정치의 표상이셨던 이해찬 총리와 동시대에 함께 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울컥하기도 했다.
우 의장은 "이해찬이라는 이름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 그 자체였다"며 "엄혹했던 유신 체제와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에 헌신했고 정치에 입문해서는 민주정당, 민주 정부, 그리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고 추모했다.
한 전 총리는 "항상 어려울 때 우리 곁을 지켰듯이 앞으로도 우리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달라"며 "우리의 용기가 되어주고 지금까지 하셨듯 바른말 하는 사람의 편이 되어주고 지혜의 맑은 샘물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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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 밖에서도 애도의 물결은 계속됐다. 민주당 권리당원을 포함해 일반 시민 100여명은 체감온도 -4.5℃의 추운 날씨를 뚫고 영결식장을 찾았다. 이들은 유튜브 생중계를 지켜보며 이 부의장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이 부의장은 1952년생으로 7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계 원로다. 김대중 정부 때는 교육부 장관으로 활동했으며 노무현 정부 때는 36대 국무총리로 대통령과 국정을 분담하는 최초의 책임 총리 역할을 다했다.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후보로 나왔을 때는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2018년에는 민주당 대표를 맡아 시스템 공천과 당원 플랫폼 등을 만들었다. 지난해 21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캠프의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아 이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맡았다. 민주평통은 헌법 92조에 근거한 대통령 직속 기구로 평화통일정책 대통령 자문기관이다.
이 부의장은 민주평통 일정을 위해 베트남 출장을 갔다가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지난 25일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는 주변에서 몸 상태가 안 좋으니 베트남 출장을 미루라고 했지만, 공식 일정이니 가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