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실행형 靑비서실장...'O-CoS'(오-코스) 시대]③

"다른 공직자들이 흔히 쓰는 '레토릭'과는 다르다. '더욱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반복적 메시지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완화하는 전략적·선언적 언어다".
강훈식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한 위기관리 전문가의 분석이다. 위기관리 컨설턴트인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은 흔히 레토릭(수사)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활용하지만 강 실장은 국민들에게 안정감과 신뢰를 주기 위해 쓴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실제 공식 브리핑에서나 방송에서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을 반복적·습관적으로 사용한다. 송 대표는 "위기 상황에서 기업·정부·국민 등 당사자들의 멘탈(정신력)은 흔들리게 마련"이라며 "(나프타 공급 대란에) 비닐봉지조차 구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패닉에 빠진 국민을 안심시키고 국가 리더십이 책임을 지고 상황을 관리·통제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강 실장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와 '다크서클'이 내려올 정도로 일에 몰두하는 행동이 진정성 있는 언어와 결합해 국민들에게 더 큰 안정감을 준다는 게 송 대표의 분석이다. 송 대표는 "말만 앞서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계획과 합리적 과정, 의미 있는 결과가 존재한다"며 "나프타를 확보한 성과를 나열하고 구체적인 향후 계획 등을 밝힌 뒤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감성적인 선언으로 브리핑을 완결하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단순한 브리핑이 아니라 꽉 짜인 전략으로 구체성을 갖췄기에 말에 신뢰가 더 간다"는 것이다.

강 실장의 소통 능력에 대한 정부 부처와 정치권의 평가도 위기관리 전문가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 4선 국회의원은 강 실장에 대해 "대통령에게 불편한 이야기를 불편하지 않게 말하는 사람"이라며 "뚜렷한 계파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사람들이 경계심을 갖지 않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평했다. 한 정부 관계자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말하는 재주가 있다"며 "(소통을 통해) 풀어내는 방식이 (다른 정치인들과) 다르다"고 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빠른 상황 판단과 장악력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고 의사 결정의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한다는 점도 강 실장의 장점으로 꼽는다. 이 대통령이 누누이 강조하는 '국정 속도전'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강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전 8시 현안보고 이후 9시15분에 티타임을 갖는데 그 짧은 시간 내에 (추진 방향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며 "대통령의 속도에 맞출 수 있는 몇 안 되는 참모"라고 했다.
겸손함과 소탈함도 강 실장의 정치적 자산 중 하나다. 동료들 사이에서 '훈식이형'이란 친근감 있는 별칭으로 통한다. 청와대 비서실 관계자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친근하고 겸손한 데다 소탈해 내부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고 강조했다. 3선 국회의원인 강 실장은 아직 '무주택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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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강훈식 비서실장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상황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07.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1912140920283_3.jpg)
경제·산업계에서도 무역 현장을 직접 뛰는 비서실장이 신선하다는 평가가 많다. 기업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실질적인 세일즈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긍정론도 들린다. 기업들은 특히 강 실장의 '협상 윤활유' 역할에 주목한다. 강 실장은 최근 중동·중앙아시아 4개국을 방문해 원유 2억7300만 배럴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 임원들과 '원팀'을 이뤘다.
강 실장은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 수입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국 경제에 이상이 없고 (한국 기업들의 사우디 현지 투자도) 이뤄질 것"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 재계에선 자동차, 조선 등 국내 기업들의 중동 투자를 지렛대로 활용해 협상을 물꼬가 트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방산 수출도 마찬가지다. 국가간 무기 거래는 거래가 정부 사이에 이뤄져 기업의 협상력만으론 적잖은 한계가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강 실장이 협상 환경을 조성해 계약이 성사되도록 여건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방산업계 다른 관계자는 "강 실장이 거래와 협상 과정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방산·에너지 같은 산업은 구조적으로 정부 간 협상이 전제될 수밖에 없는데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길을 터주는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청와대에서 UAE 체류 국민 귀국 지원 및 원유 확보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3.06. photocdj@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1912140920283_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