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지난해 캄보디아 사태 후…초국가적 대응에 피해 줄어
한국인 가담자는 증가 추세…'풍선효과'로 확산

지난해 온라인 스캠 범죄로 홍역을 치른 캄보디아에 대한 초국가적 대응 이후 이들 범죄가 동남아시아 지역을 넘어 중앙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으로 이전되는 범죄의 '풍선효과'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13일 취재진을 만나 "최근 초국가범죄 풍선효과로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초국가범죄 조직들이 인근 동남아 국가를 넘어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까지 진출하고 있는 사실이 파악되거나 정황이 관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범죄조직들은 인터넷, 음식점, 마트 등 생활편의 시설이 잘 갖춰졌으며, 인터넷 연결이 잘되고 이들 지역 중에서도 비교적 생활 여건이 좋은 국가로 근거지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캄보디아에 인접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가 꼽힌다.
이와 함께 현지 경찰 등 법집행기관의 대응 역량이나 관련 규제 등이 미비한 국가로 활동근거지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동티모르가 새로운 범죄 허브로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존 국가에서도 비교적 감시가 느슨한 국경 지역이나 지방 소도시 등은 여전히 스캠 조직의 근거지가 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됐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태스크포스)'를 출범했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 정부와의 공조를 포함한 국제공조를 강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감금 피해 등은 대폭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우리 국민이 초국가범죄에 연루했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동남아 지역 전역에서 급증하고 있다. 외교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초국가범죄로 검거된 우리 국민은 188명이었으며 △베트남 50명 △태국 67명 △필리핀 23명 △라오스 28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 1~6월까지 상반기에만 △캄보디아 187명 △베트남 117명 △태국 70명 △필리핀 20명 △말레이시아 50명 △라오스 18명이 검거되는 등 대폭 증가한 추세다.
구체적 사례도 주목된다. 지난 1월 말레이시아 내 한 아파트단지에서 우리 국민 24명이 온라인도박 연루 혐의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한꺼번에 체포됐으며, 올 상반기에만 관련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된 우리 국민이 5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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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남아 지역을 벗어나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한국인 스캠 조직원 14명이 검거된 바 있다. 이들은 한국으로 전원 송환됐다. UAE(아랍에미리트)에서는 약 5조3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총책급 사범 2명이 검거돼 송환된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검거된 우리 국민 초국가범죄 혐의자가 대폭 증가한 것은 풍선효과의 증거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우리 정부와 해당국 정부 간 초국가범죄 확산을 막기 위한 공조가 강화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국가범죄가 지역 곳곳으로 확대되는 만큼 외교부는 대내외 대응 방안을 다변화했다. 외교부 자체적으로는 외교부 전문 시스템상 '초국가범죄 대응 공관장 그룹'을 신설했다. 이 그룹에는 중국 10개·동남아 18개 공관을 비롯해 스리랑카·UAE(아랍에미리트)·두바이·카자흐스탄·알마티·일본 등의 공관이 참여해 범죄 발생 상황과 대응 역량 등을 공유하고 있다.
외교부는 캄보디아의 '코리아 전담반' 업무 범위를 스캠 범죄에서 마약과 온라인 도박까지 확대했다. 필리핀에는 코리안데스크 담당 경찰관 4명을 파견했고, 태국 경찰청과 마약통제청에도 경찰 협력관을 각각 1명씩 두고 있다. 중국·말레이시아·일본과는 초국가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양해각서 또는 협력각서를 체결했다.
다만 이들 조직이 재정적 여건이 좋지 않은 한국인 등을 대상으로 노골적·조직적으로 범죄 가담을 종용하고 있으며, 가담자들 또한 범죄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해 캄보디아 사태 이후로도 범죄에 가담하는 이들은 취업 사기를 당하거나, 정상적인 일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외국으로 향했다고 상상하기 어렵다"며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범죄에 종사하게 되는 이런 문제는 사회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