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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트]이순신의 울돌목, 박영선의 세월호
1597년 9월16일(음력) 오전 6시30분, 진도와 해남 사이 좁은 수로. 조류는 초속 2m 이상의 속도로 북서쪽을 향해 흘렀다. 날렵한 모양의 왜선 세키부네(關船) 133척이 조류를 타고 빠른 속도로 해협에 들어섰다. 판옥선 13척이 일자로 늘어선 채 이들을 맞았다. 오전 8시, 양쪽의 거리가 250m쯤 됐을 때 판옥선의 현자총통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포탄이 쏟아졌고 왜선들이 차례로 격파됐다. 왜선들은 조총의 유효 사정거리인 50m까지 접근을 시도했다. 그러나 대부분 가까이 가기도 전에 포탄에 맞아 수장됐다. 오전 10시10분, 조류가 초속 4m 수준으로 빨라졌다. 바닥이 V자 모양으로 좁은 왜선들이 조류에 밀리면서 진형이 흐트러졌다. 선회를 시도하던 일부 왜선이 다른 배와 엉키기면서 진형은 더욱 엉망이 됐다. 오후 12시21분, 조류가 남동 방향으로 급변했다. 오후 2시40분, 조류는 초당 2.7m까지 빨라졌다. 왜선들은 조류에 밀려 판옥선에서 더욱 멀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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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지난 2월19일. 설렘을 가득 안은 상봉 대상자들이 속초에 집결했다. 그 때 갑자기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깡마르고 메마른 입술, 자기 몸과 직각을 이루는 허공만을 힘겹게 응시하는 멍한 눈동자. “죽어서라도 금강산에서 죽겠다”던 故 김섬경(91) 할아버지와의 첫 만남이었다. 누운 상태로 집결지에 나타난 김 할아버지는 이날 저녁 몰라보게 호전됐고, 비록 금강산에서 상봉 하루 만에 다시 후송차로 내려와야 했지만 북한의 딸들과 상봉의 꿈을 이뤘다. 남에서 동행한 아들과 한 시간 가량을 방에서 인터뷰하는 내내 꼿꼿하게 앉아 계시던 모습까지 생생하다. 그를 일으킨 건 다른 이산가족들과 마찬가지로 가족, 형제자매를 만나겠다는 작은 희망이었을 것이다. 마지막 헤어지며 북한 딸 춘순, 진천씨가 남긴 “통일 후 만나요”라는 말을 뒤로 한 채 상봉 한 달이 조금 넘은 어느 날, 그리움의 한을 풀었다는 듯 김 할아버지는 생의 끈을 놓았다. 뒤늦은 감이 없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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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박영선을 위한 변명
국회 본관 2층을 정면에서 보면 붉은 카펫이 깔린 중앙 출입구를 중심으로 왼쪽이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 측 사무공간이다. 한번 정해진 자리를 당명이 바뀌면서도 물려받은 것인데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의 농성장도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실 창문 너머다. 유가족들이 '오른쪽' 새누리당보다는 '왼쪽' 새정치연합에 더 의존하고 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새정치연합과 유가족의 그런 연대감에 균열이 생긴 것은 지난 7일. 여야 원내대표의 세월호특별법 합의 결과 진상조사위에 기소·수사권을 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비난은 야당 협상대표인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에게 쏟아졌다. 기소권·수사권 확보가 진상규명의 핵심 열쇠인데 이루지 못했으니 후퇴이고, 유가족에게 미리 알리지도 않았으니 야합 아니냐는 것이다. 협상을 잘못했으니 다시 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논란이 거세진 10일 오후 박 위원장은 자신의 사무실 창문너머인 유가족 농성장을 찾았다. 합의내용을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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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새누리의 '크레이지'…야성을 강화하는 방법
젊은 애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로 눈길 좀 끌어보려 하는구나, 솔직히 새누리당의 모바일 정당 '크레이지파티'에 대한 첫 느낌은 이 정도였습니다. 크레이지파티가 첫번째 주제로 '게임중독법' 얘기를 꺼내는 것을 보고 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주제로 '18세 선거권'을 꺼내 든 것을 보고는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귀에 더 크게 들린 건 18세 선거권에 대한 온라인 투표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띄운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특정 포털사이트에 대해 여권이 불편해 한다는 얘기는 심심찮게 나왔습니다. 다른 포털에 비해 유독 반(反) 여권 정서가 강한 글들과 댓글들이 많이 올라온다고 판단하는 것이여권의 정서인 것도 사실입니다. 다음의 토론게시판인 아고라는 특히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주장들이 넘쳐납니다. '광우병 파동' 당시 촛불집회 제안이 나온 곳도 이곳이었습니다. 일부 강성 여권 지지자들이 이른바 '좌좀(좌익 좀비)'들의 놀이터라고 비꼬아 부를 정도입니다. 1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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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를 각오하면…" 안철수의 배12척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장수라면 죽이기 쉽다" 안철수의원(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은 경영자 시절, 간부직원들에게 이런 말을 들려주곤 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실패하는 장수의 다섯가지 유형' 첫번째이다. 전략적인 사고와 준비 없이 무조건 앞으로 죽기 살기로 달려나가는 장수는 쉽게 죽는다는 말이다. 장수가 죽으면, 전투와 전쟁을 망친다. (영화 '명량'으로 새삼 뜨고 있는 이순신 장군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살 것이요..."라고 말했지만, 이는 군졸들의 공포를 용기로 승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영화속 장면처럼 이순신이 무모하게 칼을 빼들고 백병전에 나섰다가 조기에 전사했다면 '바다'도 '조선'도 없었을 것이다.) 실패한 장수를 경계하던 안철수가 '실패한 장수'가 됐다. 주위의 만류가 적지 않았음에도 민주당이라는 '호랑이 굴'에 들어갈 때부터 어찌 보면 그는 '죽기를 각오한 장수'의 길에 접어들었는지 모른다. 술을 마시고 빨간 신호등에 횡단보도를 건넌걸 두고두고 후회했다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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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나경원 유세장에 울린 "김무성 대통령"
"김·무·성…대·통·령!" 7·30 재보궐선거 투표일을 하루 앞둔 지난 29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가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의 지원 유세를 위해 동작구 사당역 인근을 찾았다. 나경원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지지 연설이 이어진 후 김무성 대표가 소개됐다. 이 때 청중 속 한 남성이 '나경원' 대신 '김무성'을 연호하면서 이름 뒤에 '대통령'을 붙였다. 지난 14일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쥔 김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도 점점 이름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이 남성 역시 김 대표가 차기 대통령감이란 뜻으로 이 같은 구호를 외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뜻밖의 호명에 기분이 나쁘진 않았는지 빙그레 웃으며 "감사합니다"하고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당 대표가 되자마자 재보선 선거 현장으로 달려갔던 김 대표에게 '차기 대통령'이란 수식어는 이제 익숙한 일이 됐다. 지난 16일 경기도 김포의 홍철호 후보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서도 비슷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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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보는세상]김부겸 이은 이정현의 '도전 2탄'
지난 19대 총선에서 지역구도의 견고한 틀 깨기에 몸을 던져 주목을 받은 이들이 있었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다. 이들은 탄탄대로를 놔두고 TK의 아성이 흔들림없는 대구·경북(대구 수성갑)과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전남(광주 서구을)에 지역구도 타파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후보는 견고한 지역구도를 깨기 위해 끝까지 선전했지만 40.4%, 39.7%라는 의미있는 득표율을 거두는데 만족하며 아쉽게 물러나야 했다. 언론도 이들의 도전을 '아름다운 패배'로 조명했다. 그리고 2년후. 김 고문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 후보로 대구시장 선거에 나서며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갔다. 김 고문은 '김부겸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새누리당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아쉽게도 고배를 마셔야했다. 대구시민들도 뒤늦게 그의 선전을 안타까워했고, "다음에는 김부겸 후보를 꼭 찍겠다"는 말들을 건넸다. 김 고문의 아름다운 도전과 패배는 사실상 '정치적 승리'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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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권은희·기동민 전략공천 '브라질 축구' 재연하나
11일 마무리된 새정치민주연합의 7·30 재보선 공천 과정에서는 '새정치'도 '민주'도 실종됐다.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 윗선의 부당한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사표를 제출한 것은 지난달 20일이다. 같은달 30일 사표가 수리되면서 권 과장은 "7·30 재보선 출마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말은 불과 열흘 만에 뒤집어졌다. 광주 광산을 선거구에 대한 권 전 과장의 공천은 새정치연합이 대선 이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던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한 순수성을 의심받게 만든 악수(惡手)일 수 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연일 "거짓 폭로에 따른 댓가, 추악한 뒷거래"라고 공격에 나섰다. 광주 광산을에 출마 선언한 기동민 전 서울정무 부시장은 서울 동작을로 '돌려막기'했다. 앞서 세차례나 전략공천자에 후보직을 내줬던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에 대한 동정여론이 커지면서 기 후보의 입지는 위축됐다. 허 전 위원장이 당을 위해 수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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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담뱃값 인상, 물가연동제로 풀자"
전체 성인 인구의 4명 가운데 1명은 연간 56만원의 세금을 더 내고 있다. 성인 전체 흡연율 25.8%를 기준으로 흡연자들이 하루에 담배를 한갑씩 피웠을 때 얘기다. 이는 연봉 3000만원의 근로소득세액과 비슷한 수치다. 이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을 큰 폭으로 인상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폭적인 담배세금 인상을 통해 흡연율을 낮추고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겠다는 취지다. 사실 담배세금은 2004년말 인상을 끝으로 10년 동안 변화가 없었다. 물가가 계속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담배 세금은 실질적으로 인하된 것이다. 따라서 흡연율 억제와 신규 흡연자의 유입을 막기 위해서는 담배세금 인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담배세금을 급격하게 인상하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찬성하기 어렵다. 첫째, 과도한 물가 상승의 우려가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결정하는 481개의 항목 중 담배의 가중치는 20번째로 높다. 이를 기초로 담배가격 인상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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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진격의 정의화'...野도 "존경한다" 이례적 논평
이쯤되면 '진격의 정의화'라고 부르기 어색하지 않다. 정의화 국회의장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우선 파격적이다. 정 의장은 28일 전남 진도를 방문, 세월호 참사 수습상황을 보고받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지난 14일 의장 취임 후 첫 외부일정으로 광주를 택한 데 이어 두번째 호남 방문이다. 남북관계 개선 행보도 적극적이다. 남북국회회담 추진을 공식화하더니(6월2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청해 지지를 이끌어냈다. 원로정치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25일). 6.25 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도 찾아 순국영령을 위로했다. 국회의장은 정당에 속하지 않는다. 집권여당에서 배출하지만, 탈당해 무소속으로 의장직을 수행한다. 하지만 '사실상 여당 편'이란 게 일반적이다. 권력구조상 대통령과 청와대 동의가 없으면 선출되기 힘든 자리다. 때문에 야당은 늘 국회의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의사일정, 쟁점사안에 대한 조율, 극단적인 경우 직권상정 가능성 등에 대해 '의장은 여당 편'이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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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트] 극우, 기독교, 그리고 문창극 후보
"쾅! 쿠쿠쿵!" 1995년 4월19일 오전 9시5분, 미국 중부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의 도심 한복판. 마약단속국 등 연방기관들이 입주해 있던 9층짜리 건물이 '굉음'과 함께 무너져내렸다. 이 폭발로 갓 출근한 공무원과 탁아소의 어린이 등 168명이 목숨을 잃고 600여명이 다쳤다. 건물은 완전히 파괴됐고 폭발 지점에는 폭 10m, 깊이 2.5m의 큰 구덩이가 파였다. 사건 발생 90분 뒤 100km 떨어진 지점에서 26세 백인 남성 티모시 맥베이가 경찰의 과속 단속에 걸려 검문을 받았다. 과속 혐의로 구금된 맥베이는 갇혀 있는 동안 경찰의 수사로 결국 테러 혐의가 확인됐다. '걸프전'에 참전해 무공훈장까지 받았던 맥베이는 전역 후 '극우 민병대'에 가담하기 위해 캔사스, 애리조나주 등을 전전했다. 테러 1년 전까지는 애리조나주에서 20대 초반의 여자친구와 갓난 딸을 데리고 트레일러에서 생활했다. 테러 혐의로 기소된 뒤 맥베이는 "연방정부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거대한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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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문창극 발언,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유대인은 팔레스타인을 떠나야 한다." 미국 언론의 전설로 여겨지는 헬렌 토머스는 이 한 마디로 60년을 출입했던 백악관에서 쫓겨났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대모라 불렸고, 퇴임 이후엔 지정석에 이름이 새겨질 정도로 신망을 받았지만 '유대인 비난 발언'이 발목을 잡았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친일 발언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과거 교회 강연에서 "일제 식민지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 게 문제가 됐다. 그는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받아와서 우리가 경제개발할 수 있었던 것" "조선민족의 상징은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것"이란 말도 남겼다. '비하'에 가까운 발언에 대해 야당은 강하게 반발, 철저한 검증을 통해 문 후보자를 낙마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당 지도부는 그의 발언을 옹호하는 분위기이다. 옹호론의 요지는 과거 기자시절 얘기고, 종교적 관점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