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양한 신간과 서평을 통해 사회, 경제, 건강, AI, 예술 등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전문가의 통찰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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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인문학은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한가로운 소리'를 하는 학문으로 치부됐다. 대학이 더 이상 '학문의 전당'이 아닌 '취업사관학교'가 돼버렸을 때 인문학 전공자는 필사적으로 경영·경제 관련 학과를 복수 전공하는 방법을 택해야 했다.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학문, 숫자와 지표로 나를 증명할 수 없는 학문은 쓸데없는 학문이 돼버렸고 학과 통폐합대상에 심심찮게 오르내렸다. 그렇게 오롯이 취업과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내달리는 현대인에게 남은 것은 공허한 자아다. 목표를 달성했을지언정 나를 찾고 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뿌리가 땅에 단단히 박혀 아래로 뻗어 나가기도 전에 위로 더 빨리, 더 많이 자라는 데만 급급한 결과다. 작가 정여울의 책 '공부할 권리'가 반가운 것도 그 때문이다. "외적인 성장만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아래로 자라는 법, 내면으로 자라는 법, 무의식 깊숙이 영혼의 닻을 내리는 법을 망각해버렸습니다." 그는 "나무가
한국 사회에선 여성혐오가 일상화됐다. 온라인 상으로 여성 강간이 모의 되고, 랩이나 TV 개그 프로그램 등 대중문화에선 여성 비하 코드가 너무 쉽게 쓰인다. 왜? 그래도 되는 사회적 분위기니까. 이에 대한 반격으로 여성들이 반(反) 여성혐오 사이트를 만들기 시작했고 개그우먼 김숙의 이른바 '가모장제' 캐릭터가 여성들 사이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지만 거기까지다. 당당히 "나는 페미니스트다"라고 외칠 수 있는 여성은 아직 많지 않다. '남성 혐오자'라는 굴레가 두렵거나 감히 페미니스트라기엔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러나 아이티계 미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록산 게이 교수는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기보단 차라리 나쁜 페미니스트가 되겠다"고 말한다. 게이는 그의 저서 '나쁜 페미니스트'에서 그녀가 보그지를 즐겨보며 금기의 색인 분홍색을 좋아하는 나쁜 페미니스트라 고백한다. 여기에서 '나쁜'은 도덕적 의미가 아니라 '부족한, 완벽하지 않은'의 의미다. 높은 기준을 세워 놓고 그
민주주의는 흔히 자유 평등, 박애와 같은 이상과 함께 거론된다. 정치적 관행이나 제도와 결부되어 언급될 때도 있다. 민주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보다 간단하다.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행하는 제도'다. 그러나 세계적인 비교역사학자인 템마 캄플란은 '당신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민주주의가 피상적이거나 이상적이기 만한 개념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대신 우리 삶 속에 녹아들었던 민주주의의 진짜 역사를 말한다. 저자는 민주주의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한다. 인류가 더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해 민주주의를 추구했다고 역설한다. 저자의 생각은 민주주의의 기원을 찾는 부분에서 돋보인다. 많은 역사학자가 고대 아테네에서 민주주의가 시작됐다고 본다. 저자는 그러나 그보다 훨씬 오래전인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 이집트 문명, 페루의 모체 문명에서 민주주의가 태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자는 인류 최초의 법전인 함무라비법전에 주목한다. "농작
"시험은 필요할까?", "외모가 중요할까?", "초등학생에게 스마트폰이 필요할까?", "욕설을 사용해도 될까?", "학원에 다녀야 할까?", "초등학생이 이성을 사귀어도 될까?" 수많은 질문에 정답도, 옳고 그름도 없다. 단지 '다른 의견'들이 공존할 뿐이다. 실제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모여 펴낸 '어린이 토론학교' 시리즈는 토론을 통해 어른이 정해준 답이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도덕과 생활', '학교와 가족', '과학과 기술' 총 3권으로 구성된 '어린이 토론학교'는 실제 교실에서 혹은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실전 안내서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논제를 선정하고 각 논제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같은 무게를 실었다.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생각과 생각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부정적인 측면도 있으니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버리자는 식의 어정쩡한 절충은 이 책에 없다. 대신 찬반 입장을 선명하게 고수하면서 아이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분석적인 전략가로 평가받지만 직원을 관리하는 일에는 능숙하지 못했다. 문제를 해결할 관리자를 물색하던 저커버그는 구글의 임원이었던 셰릴 샌드버그를 최고운영책임자로 고용했다. 샌드버그는 저커버그가 '다른 회사에서라면 내가 직접 했어야 할 일들'이라고 불렀던 업무들을 처리했다. 당시 페이스북은 새로운 수익 구조가 필요했고, 샌드버그는 광고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자는 합의를 이뤄냈다. 페이스북은 2010년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사용자 수도 이전보다 10배로 늘었다. 저커버그가 '다른 회사에서라면 내가 직접 했어야 할 일들'이라고 한 역할, 그리고 그 역할을 샌드버그에게 맡긴 저커버그의 결정 모두 '관리의 기술'에 속한다. 마크 저커버그나 애플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같은 천재형 리더가 각광받는 시대에서 '관리자'는 낡은 단어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의 뼈대와 근육을 구성하고 지탱하며 조직을 떠받치는 것은 여전히 역량 있는 관리자의 몫이다. '훌륭한
그의 기사에 단 댓글 중 가장 심한 악평은 “왜 이런 좋은 곳을 소개하느냐”이다. 어디서 한 번쯤 봤던 곳이 아닌,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라며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희소의 절경들이 그의 발품에서 나오자, “(앞으로)잦은 발길로 절경이 훼손될 것 같다”는 우려의 반응인 셈이다. 저자인 박경일 여행전문기자는 1년 중 3분의 1을 길에서 보내지만, 편안한 길은 그의 영역이 아니다. 쉽게 갈 수 없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곳, 갔다 오면 하루 종일 안줏감으로 떠들어댈 수 있는 별천지 세상에 그는 주목한다. ‘인생풍경’은 그가 발품을 팔아 찾은 한국 최고의 비경 27곳을 모았다. 걸을 때마다 풍경화 한편씩 만나는 전북 무주 잠두길, 가을의 끝자락에 만난 고요함이 서려 있는 땅끝 도솔암 등 8개 미경에선 ‘만남’이란 주제를 관통한다. ‘위로’를 느끼고 싶다면 은밀하게 유혹하는 막동계곡이나 신이 사는 숲 원주 성황림 등이 추천되고, ‘시작’의 테마와 함께 하고 싶다면 솔숲 너머 붉은 기운을 품
경제성장이 고도화되고 소득이 증가되면서, 생산과 소비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유한한 자원 아래 과도하게 증가한 생산과 소비는 필연적으로 환경오염을 동반한다. 환경오염, 자원고갈 등으로 유발되는 여러 문제점은 인류 미래의 지속가능성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사회에서는 자원 재활용 문제가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자원재활용과 순환이 비즈니스와 연계되는 사회를 자원순환사회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자원순환이 발생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소극적 대응이었다면, 향후의 자원순환 사회는 폐기물 발생 억제, 폐기물 재사용과 재활용, 폐기물의 환경 악영향 최소화를 중시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환경 이슈를 더욱 중시하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는 기업경영 환경에도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에 환경 인식 및 접근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주로 진행되었다면, 이제는 기회의 시장으로 활용하는 적극적, 전략적, 혁신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같은 시각을 바탕
"AlphaGo resigns. The result 'W+Resign' was added to the game information." (알파고가 패배했다. '백돌의 불계승'이라는 결과가 게임 정보에 추가됐다) 지난 13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로봇 알파고의 4차전, 알파고 화면에 기권 메시지가 뜨는 순간 지켜보던 이들은 환호했다. 힘든 싸움을 견뎌낸 이세돌에게 보내는 응원이자 '인간'으로서 마지막 자존감을 지켜냈다는 안도가 섞였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아직 미완이어도 사고와 판단이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이 더는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상상의 존재가 아님을, 그리고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인공지능 로봇은 의학부터 금융권, 예술분야까지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지 한참이다. 위기감은 직관, 감성 등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기던 분야까지 넘본다는데서 나온다. 인공지능 로봇은 어떤 존재이고 인간은 어떻게 공존해야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는 그가 전 생애에 걸쳐 이룬 다양한 음악적 기법을 총망라한 역작이다. 혼돈의 상태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장면을 그림 그리듯이 생동감 있게 묘사했다. 1798년 그가 직접 지휘봉을 들었던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당시 하이든의 친구였던 질베르슈톨페는 "태초의 빛이 터져 나오는 순간 작곡가의 타오르는 눈에서는 한 줄기 빛이 쏟아졌다"고 기록했다. 나를 향해 찬란하게/빛나는 자연이여!/빛나는 저 태양!/웃는 저 들판! 나뭇가지마다/꽃들이 돋아나고/덤불 속에선/수많은 목소리가 모두의 가슴에선/기쁨과 환희 솟네/오 땅이여, 태양이여!/오 행복이여, 기쁨이여! (괴테-'오월의 노래' 中) 하이든이 삶의 절정을 '천지창조'에 녹여냈다면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시 '오월의 노래'에서 팔딱팔딱 뛰는 생명의 싱그러움을 노래했다. 따사로운 햇빛이 쏟아지는 푸른 들판에서 연인과의 뜨거운 사랑을 노래하면서 비로소 삶은 생명력을 얻는다. 음악의 언어는 시의 언어와 통한다.
오랜 기간 조선시대 전통 인물화 기법을 연구해온 동양화가가 있다. 일찍부터 현장과 현실에 바탕을 둔 수목운동에 참여해 독자적 회화세계를 일군 김호석이 그 주인공이다. '모든 벽은 문이다'는 수묵으로 인물을 그리는 김호석의 눈으로 본 선사들의 내면을 담았다. 저자는 성철 스님, 관응 스님, 법정 스님, 일타 스님 등 선사와 나눈 소중한 인연과 생전 모습을 글과 그림으로 엮었다. 저자는 성철 스님의 진영(眞影)을 그리던 사연부터 시작해 사람을 그린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다. 성철스님의 얼굴에 나타난 주름이 생활 속에서 자연히 형성된 것임을 깨닫는 과정이 흥미롭다. 저자는 성철 스님의 신장이 좋지 않았고, 얼굴은 푸석거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피부가 맑았다고 회고한다. 정신적 깊이가 얼굴의 빛으로 형상화되는 성철 스님의 피부 표현은 그의 과제이기도 했다. 저자는 눈에 보이는 형태와 함께 내면 정신세계까지 담아야 한다는 우리 전통 초상화의 '전신사조' 개념을 의식한다. 외형 너머 숨겨진
아예 관심 없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좀 더 나은 삶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개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내면의 성장과 수양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며, 하나는 세상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활동에 치중한다. 이 둘은 마치 다른 부류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내면의 변화 없이는 세상의 변화도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서른이 채 되기 전 아우슈비츠로 끌려간 네덜란드의 학생 에티 힐레움이 남긴 문장처럼 말이다. "먼저 우리의 내면을 바로잡지 않고서 외부세계의 그 무엇이든 바로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간디도 비슷한 말을 남겼다. "여러분 스스로 자신이 이 세상에서 보고 싶은 변화가 되십시오." 세상에 불만이 가득하지만, 실행이 없는 사람들을 향하는 온화한 이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렇듯 자기 자신을 바꾸는 일은 곧 세상을 바꾸는 일이 된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탐욕은 끝이 없고, 그 안에서 약자들이 굶어 죽는 세상은 쉽게 변화하
지난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연예인이 '창바이산(장백산)천연광천수'광고를 촬영해 논란이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가 백두산을 일컫는 중국말인 '창바이산' 생수광고를 한다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비난을 산 것이다. 백두산은 왜 '창바이산'이 됐을까. 중국과 북한에 걸쳐져있는 백두산에 대해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애국가 1절에 등장하는 백두산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는 무엇일까. 의문은 이어지지만 정작 백두산을 제대로 다룬 교양서는 없다. 이에 전국의 중·고교 교사 5명이 의기투합했다. 백두산의 생태와 환경, 지리, 역사는 물론이고 과학, 정치, 국제법을 망라해 다양한 관점에서 '종합 백두산 교양서'를 펴냈다. 꼼꼼한 사료를 바탕으로 백두산의 가치를 풀어낸다. ◇백두산을 부탁해=이두현, 조정은, 장우연, 윤창희, 박남범 지음. 서해문집 펴냄. 237쪽/1만3900원고려시대 일연 스님이 편찬한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더불어 우리 고대 역사를 알게 하는 대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