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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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업계나 비밀은 있다. 기름값이 비싼 국회 앞 주유소 단골들은 리터당 몇백원씩 리베이트로 돌려받는다. 교수들도 법인카드로 제자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카드깡을 한다. 의료계 리베이트는 워낙 심하다보니 그 중 일부가 협찬비라는 명목으로 아예 공식화됐다. 시골장터서 고추가루를 파는 순박해보이는 할머니들은 종종 중국산 고추를 사다 비닐하우스에서 말려 빻은 뒤 국산 태양초로 속여 판다. 변호사업계엔 대표적인 거짓말 두 가지가 있다. '전관예우는 없다'와 '브로커 근절'이다. 전관예우는 과거에 비해 약해졌지만 분명 존재한다. 불법브로커는 전혀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변호사들과 공생한다. 법률 소비자들은 대개 법률시장을 전혀 모른다. 내가 처한 분쟁에 어떤 변호사가 적당할지 수임료는 적정가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알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300만원 정도면 해결할 간단한 사건인데도 무지한 탓에 수천만원대의 수임료를 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시장 환경이 '전관예우'와 '불법브로커'를 가능하게
1. 얼마전 심하게 앓았다. 장(腸)에서 밤새 비명소리가 나더니 급기야 다음날엔 오한에 열까지 겹쳤다.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설 연휴 절반을 침대에서 보냈다. 병원에 가기 전 카톡이 왔다. 건강에 이상없냐고. 미루고 미뤄둔 저녁식사를 이틀 전 함께했던 지인들로부터였다. 저녁 메뉴는 해산물. 굴도 있었다. 모두 병원에서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소견을 듣는 건 예정된 수순이었다. 코로나19(COVID-19)로 개인위생이 각별해진 요즘, 다른 건 몰라도 질병으로부터 멀어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위안을 삼았는데, 결론적으로 방심했다. 2. 한 때 200명대로 줄었던 코로나19 발생환자가 시나브로 600명을 넘어섰다. 전파는 병원에서, 보일러 공장에서 들불처럼 번졌다.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가게 문이 열리고 닫히는 자영업·소상공인들은 다시 늘어난 환자 수에 노심초사다. 이미 빚은 능력 닿는데까지 끌어다썼다. 또 다시 영업 제한을 받게되면 존폐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여기에 4차 재난지원금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66)은 꼼수보다 정공법을 즐기는 타입이다. 물밑 논의의 역할을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니지만 공개적으로 터놓고 얘기하는 데 스스럼이 없는 거의 유일한 대기업 총수다. 이런 기질이 잘 드러난 사례가 2015년 말 그가 두산그룹 회장이었을 당시 두산인프라코어의 희망퇴직 사태다. 20대 고졸직원과 갓 입사한 공채 신입사원이 명예퇴직 신청자에 포함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박 회장이 직접 수습에 나섰다. 실무자를 내세워 적당히 해명하거나 그조차도 하지 않고 뭉개는 여느 총수들과는 확연히 다른 조치였다. 정작 본인은 어린 직원들을 지키지 못했던 순간을 '죽음과 같이 힘든 시간이었다'고 회고하지만 두산의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뻔했던 사태가 제법 조기에 수습된 데 박 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점에 이의를 다는 이는 거의 없다. 박 회장이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장을 맡고 국회 문턱이 닳도록 정치권을 찾은 것도 이런 기질 덕이었다. 2013년 8월 대한상의 회장으로
#"조민만 그런 게 아니라더라" 의대 교수인 친구가 지도학생들한테 들은 얘기를 털어놨다. 또래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 출신들 사이에선 조국 전 장관의 딸 '의사 조민'에게 분노보다는 짐짓 모른 체하는 기류도 있다는 전언이다.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문제가 될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의미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닐 것이다.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 불법행위가 정당화될 수도 없고 동시에 조민이라는 이유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는 것도 옳지 않다. 분명한 건 학력자본을 갖추는데 '세습'이 작동하는 현실이다. 의사 조민은 이를 새삼 적나라하게 일깨워줬다. 기득권 세력으로 맹비난을 받고 있는 586 세대가 공고한 그들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자녀들에게 차곡차곡 물려준 사회적 자본이 밀레니얼 세대 내에서 장벽을 세웠다. #97세대가 끝물인듯하다. 부모에게 세습 받지 않아도 학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지방마다 명문고(비싼 비용이 들지 않는 일반고)가 있었고 가난하거나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낮아도 소위 좋
#"조민만 그런 게 아니라더라" 의대 교수인 친구가 지도학생들한테 들은 얘기를 털어놨다. 또래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 출신들 사이에선 조국 전 장관의 딸 '의사 조민'에게 분노보다는 짐짓 모른 체하는 기류도 있다는 전언이다.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문제가 될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의미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닐 것이다.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 불법행위가 정당화될 수도 없고 동시에 조민이라는 이유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는 것도 옳지 않다. 분명한 건 학력자본을 갖추는데 '세습'이 작동하는 현실이다. 의사 조민은 이를 새삼 적나라하게 일깨워줬다. 기득권 세력으로 맹비난을 받고 있는 586 세대가 공고한 그들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자녀들에게 차곡차곡 물려준 사회적 자본이 밀레니얼 세대 내에서 장벽을 세웠다. #97세대가 끝물인듯하다. 부모에게 세습 받지 않아도 학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지방마다 명문고(비싼 비용이 들지 않는 일반고)가 있었고 가난하거나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낮아도 소위 좋
더불어민주당에선 최근 '13명의 대선주자'가 화제다. 이른바 '민주당 13룡(龍)'이다. 대권을 향해 뛰는 당내 주자가 열명이 넘을 정도로 쟁쟁한 인물들이 많은지 놀랍다는 게 첫번째 반응이다. 곧이어 따라오는 질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뚜렷하게 굳어진 '이재명-이낙연' 양강구도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 이처럼 많은 주자를 내세우는 까닭에 대해서다. 특히 '13룡'설의 근원지가 친문(친문재인) 그룹이라는 점에서 그 의도와 배경에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이낙연 있는데…누가 '13룡' 등판을 바라나━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외에 정세균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광재·박용진 의원은 대권 도전 의시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당내 인사들이다. 여기에 '586세대' 대표주자 격으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꾸준히 언급된다. 대법원 판결을 남겨놓은 김경수 경남지사도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로 보고 '13룡'에 포함됐다. 영남 지역
미래에 닥칠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만들 때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돈이든, 각오든 많이 쌓아두고 단단히 다져놓을수록 충격 흡수력이 좋다. 빠른 복원도 기대할 수 있다. 은행들이 미래의 손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는 것도 같은 이치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악화와 맞물려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일정 이상 쌓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이 때 시나리오는 모든 경우의 수를 반영하되 어느 정도는 합리적이고 예상 가능한 범위 이내여야 한다. 물론 블랙스완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비현실적 가정에 기반해서는 안 된다. 특히 가까운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일수록 그렇다. 금융당국이 주요 금융지주들에 연간 기준 배당성향 20% 권고안을 전달하면서 관치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배당성향을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공식적으로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런 적이 없으니 설왕설래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금융당국이 이런 방침을 밝힌 뒤 당장 금융사들 주
지난 28일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SME’(중소자영업)라는 단어를 28번 언급했다. 코로나 19의 위기에도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해 자영업 소상공인, 개인창작자들과 성장 기회를 함께 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전국 80개 시장 상인들이 온라인에서 직접 물건을 판매하도록 지원한 것이나 SME의 온라인 전환과 창업, 운영을 지원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이버는 실적발표 전날 SME 대상 정산을 하루 더 앞당겼다는 자료를 내기도 했다. 특정 플랫폼 기업 대표가 실적발표 현장에서 자영업, 소상공인과의 상생부터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실제 SME에 대한 전폭적 지원으로 지난해 네이버의 매출 성장률(20%)에 비해 수익성장은 5%에 머물렀다. 잠재수익을 나누고 희생했다는 의미다. 투자자나 주주 입장에서는 마뜩잖은 일일 수 있다. 한 대표의 발언은 물론 최근 여권에서 추진하는 이익공유제를 의식한 것이다. “알아서 잘 하고 있으니 제발 우린 좀 봐달라”는 뜻으로 들린다
#"정부의 방역조치에 따라 영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을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부처가 당정과 함께 검토해주길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손실보상제 주무부처로 기획재정부가 아닌 중기부를 지목했다. 그동안 정부 재정이 많이 필요한 사업 등을 언급할 땐 기재부에 당부해 왔다는 점을 두고, 일각에선 '기재부 패싱' '홍남기 패싱'을 얘기한다. 과연 그럴까. 기재부는 예산과 세제를 바탕으로 국가 경제를 전반을 콘트롤한다. 돈줄을 쥐고 있으니 기재부가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종종있다. 기재부 예산실은 돈을 뿌리는 곳이 아니다. 각 부처가 올린 예산을 삭감하는데 이골이 난 집단이다. 세제실은 말할 필요도 없다. 기재부는 규제부처다. 이러한 규제부처에 특정 분야의 진흥을 요구하는 건 애초에 달성하기 힘든 미션이다. 정책조정 기능을 통해 진흥 역할도 하지만 이는 담당부처의 정책을 한데 모아 힘을 실어주는데 방점이 찍
권봉석 LG전자 CEO(최고경영자·사장)는 끊고 맺음이 뚜렷한 경영자다. 가능성이 희박한 대박을 노리면서 역량을 소모하기보다 좀더 성공 확률이 높은 분야를 계산해 집중하는 지독한 현실주의자다. 일화가 있다. 권 사장이 6년 전 HE사업본부장(당시 부사장)으로 TV 사업을 총괄하게 됐던 때다. 당시 출시 3년차에 들어서도 판매가 신통치 않았던 커브드 TV를 두고 권봉석 당시 본부장이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지금은 화면을 말거나 접는 TV와 스마트폰까지 나왔지만 당시엔 TV 화면 중앙이 오목하게 들어가도록 구부리는 것만 해도 첨단의 기술이었다. 커브드 TV는 한국업체들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제품으로 통했다. IT·전자업계에서 기술력을 상징하는 제품은 당장의 판매 실적을 크게 개의치 않는 경향이 있다. 기술력을 홍보하는 효과만으로도 적잖은 실익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화면을 접을 수 있는 갤럭시폴드 시리즈를 출시하기 전까지 스마트폰의 엣지 디스플레이를 한사코 고수했던 데도 이
법무부 법조인력과는 공무원 23명이 1년에 한번 있는 변시를 준비한다. 10회째인 올해 변시는 법조인력과에겐 최악의 악몽으로 기록될 것이다. 공법 기록형 과목에서 사실상 문제유출이 인정됐다. 유출 의혹이 있는 문제는 2건이나 더 있다. 알람 소리를 종료벨로 착각한 감독관 실수로 부정행위로 의심될 만한 일도 발생했다. 시험용 법전 밑줄 허용여부를 두고 부정행위를 조장했다는 지적도 있다. 1년에 한 번 치르는 시험을 관리 운영하면서 이렇게 많은 실수를 동시에 범하는 것도 쉽지 않다. 법조인력과는 변시 관련 업무가 1년 농사다. 스스로 농사를 망친 무능한 농부라 부를만 하다. 법조인력과는 이제 해체해야 한다. 사법시험이라는 구체제에서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으로의 개혁이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단행됐다. 그런데 수십년 사시 업무를 관장하던 법조인력과가 변시 업무를 이어 맡으면서 로스쿨의 '비극'도 시작됐다. 법무부는 지난 2015년 말 '사시폐지 4년 유예안'을 발표했다. 2009년 로스쿨 개원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방역대응 평가에서 'B학점'을 받아들었다. 코로나19 국내 발생 1년을 맞아 머니투데이가 감염내과 교수 등 보건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다. 통상 B학점은 평가가 엇갈리는 애매한(?) 점수다. 주변에 C, D가 즐비한 상황이라면 만족스런 결과일 수 있고, 장학금을 기대한 경우라면 한숨 나오는 성적이다. 여론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하다. 해외 주요국가와 비교할 때 만족스런 결과라는 평가와 최상위권 국가 도약의 기회를 걷어찼다는 박한 평가가 공존한다. 2~3차 유행을 거치면서 온라인에선 진보와 보수의 진영 싸움으로 번진 상황이다. 코로나19 방역대응 평가는 방역정책에 전문가 집단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각자의 의견에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다양성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제안이 정책에 반영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또 과거의 판단에 대한 평가도 새로운 기준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도 가미됐다. 실제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