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독한 아들·사위 좀더 할게요

[우보세]독한 아들·사위 좀더 할게요

김도윤 기자
2021.07.02 08:47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결혼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독한 사위란 말을 들었다. 나름 싹싹한 편이라 자부하고 장인어른·장모님과 허물없이 농담도 주고받는 사이인데도 말이다.

코로나19(COVID-19)가 유행한 이후 계속 가족 다 같이 모이는 자리는 피하겠다고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이어 올해 봄 장모님 생신, 5월 어버이날에도 처갓집에 가지 않았다. 장인어른과 장모님, 처가 가족과 우리 부부까지 합치면 9명이라 다 모이면 사적모임 금지 제한을 넘는다.

지난 4월 장모님 생신에 이어 5월 어버이날에도 따로 찾아뵙겠다 말씀드리자 장모님은 "독하다"고 하셨다. 장인어른은 "그냥 모이면 어떠냐"며 오라 하셨지만 모두 모이면 9명이라 죄송하지만 못 간다고 했다. 처제 가족과 조카들이 모인 날을 피해 우리 부부만 따로 찾아뵀다.

아버지 생신 때도 가족이 다 모이지 못 했다. 따로 뵙긴 했지만, 내심 온 가족이 모이길 원한 부모님은 조금 서운해 하셨다. 어머니는 "막내 아들 유난 떤다"고 핀잔을 주셨다.

점차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진행되고, 국민 피로감이 높아지자 방역당국은 7월 일상회복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새 거리두기 시행으로 사적모임 금지 제한과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이 완화됐다.

하지만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정부는 수도권에 한해 새 거리두기 시행을 일주일 연기했다. 신규 환자가 늘고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위험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곧 수도권에서 6~8인까지 모일 수 있고, 밤 12시까지 식당에서 즐길 수 있다. 비수도권은 식당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다. 거기다 백신 접종자는 한적한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방심할 때가 아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취재를 하면서 의료진과 정부 부처 담당자들이 얼마나 힘든 사투를 벌이고 있는지 몸소 느꼈다. 힘든 거리두기와 방역수칙 준수를 실천하고 있는 우리 모두 마찬가지다.

7월 새 거리두기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6월 30일 방역당국과 지자체의 다급함도 이해가 간다. 방역당국은 당일 오전 전국적인 새 거리두기 시행을 발표했지만, 오후 들어 수도권 제외로 방향을 틀었다. 하루에도 오락가락하는 방역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방역 상황이 심각한 상황에서 빠르게 결단을 내렸단 평가도 있다.

이제 우리 양가 부모님은 모두 백신을 접종했다. 백신 인센티브로 가족 모두 모일 수 있다. 곧 수도권에서도 새 거리두기가 시행될 예정이다.

어머니도, 장모님도 최근 통화에서 이제 다 같이 모일 수 있겠다며 기대하셨다. 장모님은 "독한 사위 이제 못 모이겠다고 핑계 못 대지"라며 놀리셨다.

거리두기는 완화됐지만 아직 방역 긴장의 끈을 풀 때가 아니다. 혹 온 가족이 다 같이 모이더라도 외식을 피하고, 집에서 먹고 마실 생각이다. 좀더 독한 사위, 유난 떠는 막내 아들 소리를 듣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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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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