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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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예탁결제원 사옥 앞. 강추위 속에서도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들은 지난 15일부터 이재호 예탁결제원 투자지원본부장(상무)의 출근저지 투쟁을 해오고 있다. 이 본부장은 결국 직원들과의 실랑이 끝에 이날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 본부장의 출근을 막는 것은 그를 ‘낙하산 인사’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는 산업은행에서 트레이딩센터장 국제금융부장 등을 지냈다. 예탁결제원 노조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 본부장의 신임을 물은 결과 515명의 노조원 중 500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연차휴가로 투표에 나서지 못한 직원을 감안하면 반대율은 사실상 100%다. 선임안이 이사회 개최 3시간 전에야 이사들에게 긴급 통보되고, 속전속결로 처리돼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킨 것이 직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 본부장의 예탁결제원 행이 결정된 것은 산은 출신의 자회사 재취업 금지 규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산은 자회사였던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계기로 산은 퇴직자의 자회사 재취
케냐의 시골 마을 40곳 주민들은 조건 없이 12년간 매달 2280실링(약 2만4000원)을 받는다. 액수는 이 지역 웬만한 사람들의 생활비보다 많은 것이다. 다른 80곳 마을은 같은 액수를 2년 동안만 받는다. 비영리 자선단체 기브디렉틀리(Give Directly)는 지난해 11월부터 이 같은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아르는 이 실험에 50만달러(약 5억3000만원)를 기부했고, 한 비트코인 부자가 만든 파인애플펀드는 지난해 말 500만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이 단체에 기부했다. 기브디렉틀리는 조건 없는 월급을 받는 두 그룹과 돈을 받지 않는 다른 100개 마을 사람들의 생활을 비교해 분석할 예정이다. 과연 기본소득이 사람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인지, 아니면 이들을 더 게으르게 할 것인지, 마약 등에 손을 대게 할 것인지 시간이 지나면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 단체는 이보다 1년 먼저 다른 마을 주민 95명에 대해서도 같은 실험을
"대우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Alarm bells for Daewoo Group)." 1998년 10월29일 일본계 증권회사 노무라증권이 내놓은 4장짜리 보고서의 제목이다. 대우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짚은 이 보고서는 대우그룹 몰락의 서곡이었다. 보고서에는 '최악의 경우 대우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부에서는 이 보고서가 대우 현상을 단순히 예견한 것을 넘어, 몰락을 앞당기는 단초가 됐다고 평가한다.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외국은행은 물론 한국은행들까지도 채권 회수에 나서면서 자금난에 빠진 대우그룹은 1999년 8월16일 공중분해 됐다. 비상벨이 울렸다고 보고서를 썼는데, 실제로는 비상벨을 누른 꼴이 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대우그룹 산하 40여 개 계열사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거나 줄줄이 팔려나갔다. 이곳에 다니던 수많은 이들의 삶의 행로도 뒤흔들렸다. 당시 대우자동차에 다니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회사를 관둔 것도 이 무렵이다. 기획실에서 일했던 서 회장
최근 도이치방크의 셀트리온 보고서로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회계처리가 도마에 올랐다. 사실 이 문제는 새삼스럽지 않다. 셀트리온을 비롯한 업계 전반의 관행이 몇 차례 보도된 바 있다. 이번엔 조금 달랐다. 보고서가 나온 19일 셀트리온 주가는 하루만에 9.9% 급락했다. 보고서가 '분식회계' 냄새를 풍긴 게 화근이었다. 논란의 핵심은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 내 '개발비'로 보느냐, 판매비와 관리비 내 '경상연구개발비'로 보느냐다. 판관비는 매출원가와 함께 매출액에서 빠지는 돈이다. 그 결과치가 영업이익이다. 무형자산으로 분류하는 건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도 있지만 더 궁극적으로는 영업이익 감소요인 제거다. 셀트리온은 정말 영업이익을 부풀리기 위해 연구개발비 상당액을 무형자산(2016년 73.3%)으로 분류했을까. 정답은 없다.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말장난 같지만 사실이 그렇다. 기업의 회계 자율성을 부여한 국제회계기준(K-IFRS) 때문이다. 무형자산과
"무인 경비 체계를 도입하면 3년 동안 1억800만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세종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 무인경비 찬반 투표 안내문이 뿌려졌다. 이 단지엔 경비원 2명이 맞교대로 근무한다. 입주자대표회의가 보낸 안내문에 따르면 인건비로 한 해 5400만원, 3년이면 1억6200만원이 들어간다. 이들을 해고하고 CCTV 30대를 설치한다면 장비 임대료로 연간 360만원이면 족하다. 입주 가구 수로 나누면 아낄 수 있는 돈이 가구당 1년에 34만원 꼴이다. 적지 않은 돈에 당장 혹할만하다. 찬반 투표를 추진한 데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상승 폭이 커졌다는 사정이 반영됐다. 더 깊이 들어가면 본질은 인간과 기계의 경쟁이다. 기계가 우리의 일자리를 잠식해간다는 건 무인경비 외에도 최근 화제가 된 아마존의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에서도 볼 수 있다. 기술 발달로 생산성이 좋아지면 일자리가 사라진다. GM은 1950년대 종업원 한 명이 한 해 자동차 7 대를 만들었다. 1990년대엔 연간
"한국에서 금융사가 그것도 대형사가 정부 정책에 동조하지 않고 사업을 하는 게 가능할까요." 최근 만난 금융투자업계 고위관계자에게 증권사의 가상통화 금지령에게 대해 묻자 예상 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금융권에 여전히 규제가 만연해 증권사가 막강한 규제권한을 쥐고 있는 금융당국 정책을 거스를 수 없다고 털어놨다. 가상통화 거래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따지기 전에 일단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그의 말처럼 증권사들은 이달 11일 정부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폐지 등 고강도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든 이후 약속이나 한 듯 가상통화 금지령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11일 임직원들의 가상통화 거래 금지를 당부하는 공지를 내부통신망에 올렸다. 이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거래 금지와 관련한 교육을 실시하고 서명도 받았다. 회사 측은 "교육에 참여했다는 의미로 서명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상 임직원에게 거래 전면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도 12일 임
정부의 통신비 정책 관련 사회적 합의를 위해 마련된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이하 협의회)가 보편요금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해관계자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는 월 2만원대 요금에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기가바이트)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 및 시민단체는 보편요금제에 찬성하며 오히려 같은 요금제 기준 음성 무제한, 데이터 2GB 등 혜택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동통신사들은 법률로 보편요금제를 강제해 도입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만 보편요금제를 의무 출시토록 했으나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할 때 KT와 LG유플러스 등도 같은 요금 수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보편요금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은 MVNO(알뜰폰)업계도 마찬가지다.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으로 이미 위기를 겪고 있는 알뜰폰업계의 경우 보편요금제 도입으로 추가
대한민국 경제활동인구의 10%가 한다는 가상통화 투자가 ‘투기’ 광풍으로 번지는 상황이 법무부의 시각에서는 ‘악’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그래서 '거래사이트 전면폐지'라는 극약처방까지 내세우다가 지금은 한 발짝 물러서서 ‘선량한 시민 구출 작전’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정부의 기본 기류는 여전히 제도권 규제를 통한 ‘압박’이지만 비트코인을 탄생시킨 블록체인 기술은 발전시키면서 비트코인이 야기하는 각종 투기는 근절하겠다는 양동작전을 구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논란은 있겠지만,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을 따로 분리해서 보기 쉽지 않다는 게 해법을 복잡하게 만든다. 무작정 ‘가상통화=악’으로 대국민 선전에 나서는 것은 일반인들과 개인투자자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가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위협할 정도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가상통화와 그 배경에 대한 설명과 이해는 뒤로 한 채, 오로지 그것이 야기하는 부작용과 폐해만 부각시키는 홍보 전술은 단순하고 비효율적이다. 흙수저의 반란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여성경제단체의 신년하례식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최저임금제 등 정부의 노동정책을 자랑하는 자리였다. 홍 장관은 최저임금제가 도입되면 근로자들의 소득이 늘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어려움만 얘기하는데 서민경제에 돈이 돌아야 한국경제가 쇠락의 길에서 전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장관은 최근 전통시장을 방문한 이야기를 꺼냈다. 최저임금제 관련 일자리 안정자금을 홍보하러 간 자리였는데 현장에서 만난 상인들 대부분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정책 취지에 공감하며 칭찬한 상인도 있었다는 내용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으로 직원들의 월급을 올려줄 수 있게 돼 좋았다는 얘기였다. 업계에서도 당장은 어렵지만 받아들이겠다는 분위기다. 문제는 근로시간 단축이다. 홍 장관은 이와 관련,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왔고 로봇과 인공지능이 저숙련 노동자들을
"크레인을 배에 태우고 한국으로 떠나보내는 날, 말뫼 시민 30만명이 항구에 나와 눈물을 흘리며 크레인을 향해 '그동안 덕분에 부유하고 행복했노라'고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거 한 강연에서 '말뫼의 눈물'을 이렇게 설명했다. '말뫼의 눈물'은 2002년 현대중공업이 스웨덴의 항구도시 말뫼에 있는 조선업체 '코쿰스'의 골리앗 크레인을 1달러에 인수하면서 나온 표현이다. 불황에 직면한 산업이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에 실패하면서 쇠퇴한 사례로 자주 인용되는 사건이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볼보'의 도시로 유명한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도 사실 '말뫼'가 슬픔에 잠겼던 당시 남몰래 눈물을 삼킨 곳 중 하나다. '말뫼'와 같은 항구였던 탓에 자동차와 함께 조선산업은 그 지역은 물론 국가를 대표하는 산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한 방식은 다소 달랐다. '말뫼'는 스웨덴 정부의 IT·바이오산업 육성을 통해 스타트업 천국의 첨단산업 도시로 변모했
가상통화 거래가 광풍 수준으로 번지면서 정부의 대응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 주도로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을 때만 해도 분기별로 TF를 개최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수차례의 특별대책이 나올 정도로 정부의 움직임은 빨라졌다. 하지만 정부 대책의 약효는 먹히지 않고 있다. '거래소 폐쇄도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고 했지만 가상통화 가격은 계속 우상향이다. '규제하겠다'는 정부 대책 발표에 가격이 급락했다가 이내 회복하고 더 오른다. 이 때문에 정부 대책 발표 시점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정부 대책 발표 때마다 가상통화업계는 "정부 대책을 환영한다. 안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호응한다. 정부는 가상통화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은 정부의 규제 대책을 수용하고 따름으로써 자신들이 제도권으로 편입되고 있다고 느낀다. 상황이 이렇다면 정부가 시장에 정확한 시그널을 주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실제로 정부
'1년 이상 경력자 구함'. 여느 회사의 전문직 채용 공고가 아니다. 요즘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원하는 아르바이트(알바)생의 조건이다.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도 지난해말 알바 직원 2명을 내보내고 3년 경력의 알바생 1명을 새로 뽑았다. 시급은 최저임금보다 많은 8300원을 주기로 했다. A씨는 "매년 수익은 줄어드는데 최저임금이 크게 인상돼 부담스럽다"며 "지난해 수준으로 인건비를 유지하려면 초보 알바 2명 몫을 하는 경력자 1명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을 제대로 못하는 초보 알바생에게 높은 시급을 주면서 교육 시키고 싶지 않다"며 "기껏 일을 가르쳐 놓으면 (알바생이)관두기 때문에 점주 입장에선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새해 벽두부터 곳곳에서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불고 있다. 주요 사립대들이 청소원 일자리를 아르바이트로 대체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고,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는 직접 고용하던 경비원들을 전원 해고하고 위탁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