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이치방크의셀트리온(242,000원 ▼2,500 -1.02%)보고서로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회계처리가 도마에 올랐다. 사실 이 문제는 새삼스럽지 않다. 셀트리온을 비롯한 업계 전반의 관행이 몇 차례 보도된 바 있다.
이번엔 조금 달랐다. 보고서가 나온 19일 셀트리온 주가는 하루만에 9.9% 급락했다. 보고서가 '분식회계' 냄새를 풍긴 게 화근이었다.
논란의 핵심은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 내 '개발비'로 보느냐, 판매비와 관리비 내 '경상연구개발비'로 보느냐다. 판관비는 매출원가와 함께 매출액에서 빠지는 돈이다. 그 결과치가 영업이익이다. 무형자산으로 분류하는 건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도 있지만 더 궁극적으로는 영업이익 감소요인 제거다.
셀트리온은 정말 영업이익을 부풀리기 위해 연구개발비 상당액을 무형자산(2016년 73.3%)으로 분류했을까.
정답은 없다.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말장난 같지만 사실이 그렇다. 기업의 회계 자율성을 부여한 국제회계기준(K-IFRS) 때문이다. 무형자산과 판관비, 어느 쪽으로 나눠놓든 회계 보고서에 과정과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 놓으면 된다. 금융감독원 문의 결과다. 기업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회계처리를 했을 때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만약 어떤 계기로 조사를 했는데 분식 혐의가 드러나면 모를까 회계처리는 기업 몫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헷갈릴 수 있다. 기업들마다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밸류에이션 비교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연구개발이 혼재된 코스닥 기업 알테오젠. 알테오젠은 2016년까지 연구개발비를 판관비과 매출원가로 처리해오다 지난해 투자비 일부를 무형자산으로 분류했다. 바이러스 항암제 개발회사 신라젠은 전액 판관비로 처리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라는 게 신약과 달리 개발에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자산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모두 성공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오히려 도이치방크 주장대로 셀트리온 연구비를 판관비로 돌렸을 때 영업이익률이 50%대에서 30%대로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환산하면 3분기까지 영업이익 3584억원이 2000억원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3409억원인 영업활동현금흐름과 괴리가 너무 커진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순수하게 영업으로 벌어서 통장에 들어온 현금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셀트리온식 영업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이상적인 반면 도이치방크식 처리는 부자연스럽다.
금융감독원 설명처럼 정답은 없다. 셀트리온 주가가 급등하자 입을 닫아버린 국내 증권사들로부터 조언도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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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스스로 연구하는 수밖에 없다. 상장사 정기보고서를 꼼꼼히 뜯어보고 따져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증권사 리포트가 말해주지 않는 행간의 의미를 잡아내고 가치주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제대로 된 투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