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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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정당은 선거가 끝나면 돈을 번다. 선거 때마다 수백억원의 돈을 쓰지만, 정부가 덤을 얹어 보전해주는 탓이다. 국민 상당수가 잘 알지 못하는, 합법적이면서 기만적인 재테크다. 정치권 입장에서 보면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선거보전금인 셈이다. 선거보전금은 헌법에 보장된 선거공영제의 산물이다. 선거는 '쩐의 전쟁'이기에 선거에 나서는 이들은 돈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고무신 나눠주던 선거가 판을 치던 시기엔 돈 많은 후보가 유리했다. 불평등을 덜어주려고 선거보전금을 제도화했다. 득표율 15%를 넘기면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해준다. 10%만 넘겨도 절반은 돌려받는다. 소수 정당과 정치 신인에게도 길이 열렸다. 여기까지는 진정 '아름다운' 제도다. 다른 제도와 엮이면서 아름다움은 추해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주요 정당에 매년 경상보조금을 지급한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경상보조금만큼 선거보조금을 준다. 선거가 끝나면 선거 비용을 다시 보전해준다. 선거에 쓰라고 돈(선거보조금)을 주
지난 10일 찾은 군산플라즈마기술연구소. 2013년부터 이곳에서 개발된 기술 중 민간에 이전돼 상용화된 건수는 무려 55건에 달한다.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는 반도체 식각·증착 공정을 시뮬레이션하는 소프트웨어다. 연구소는 이 기술을 경원테크에 이전했고,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실제로 구매해 쓰고 있다. 최용섭 소장은 "도시바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우리 기술을 쓰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일본에 전문 공정 소프트웨어를 수출한 첫 사례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이 ...
#검사에서 대통령으로 직행한 '정치인' 윤석열은 실패했다. 지난 4일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두 번째로 파면된 대통령이라는 오명만 남았다. 2022년 3월, 1639만4815표라는 역대 최대 득표로 당선됐지만 끝내 거대 야당과 불화하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정치적 자멸'의 버튼을 눌렀다. 혹자는 그의 실패에 대해 단순히 개인의 정치적 역량 부족을 넘어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거대 야당의 입법 공세와 고위 공직자에 대한 탄핵 위협에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 했다. 이는 오히려 탄핵소추로 이어졌고 결국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를 받는 비극적 결말로 마무리됐다. 거대 야당이 장악한 의회 권력과 불화한 대통령이 어떤 한계에 직면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을 제왕으로 착각했던 것이 문제 아니었을까. #리처드 뉴스타드 전 하버드 교수는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
단원 김홍도의 '씨름' 같은 풍속화에 등장할 만큼 '엿장수'는 역사적으로 친근한 이미지지만 실생활 언어에서 엿은 그렇지 않다. '엿 같은 경우', '엿 먹어' 처럼 부정적인 의미로 더 자주 쓴다. 엿장수는 6·25 한국전쟁 후 국가 재건에 필요한 철을 공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엿을 주고 고철로 활용할 수 있는 고물을 받아 공업소에 넘겼다. 여기서 철근이나 철선, 볼트 너트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교환비율이 엿장수마다 제각각이고 어제오늘 기준이 달라 '엿장수 마음대로'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
역대급 초강력 부동산 정책 VS 시장 자율에 맡긴 느슨한 대출 정책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후폭풍이 거셌던 지난달 19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3구를 비롯해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값이 단기간 수 억원씩 뛰기 시작한다. 주택거래량은 3배 폭증했다.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안정세를 찾았던 가계부채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진다. 촌각을 다투며 대책을 쏟아 내야...
민주주의 현대 정치사에서 '사과'(apology)에 유독 인색한 정치인을 들자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연 첫 손에 꼽히지 않을까 싶다. '트럼프 2기' 들어 예외없이 투하한 경제 핵폭탄(상호관세)에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초토화되는데도 사과는커녕 도통 물러설 기미가 없으니 말이다. 첫 집권때인 '트럼프 1기'부터 이어진 숱한 막말과 기행이 문제가 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가 고개를 숙였다거나 진솔하게 사과했다는 뉴스를 찾기는 쉽지 않다. 정치인 트럼프가 딱 한 번 '사과' 대신 '유감'(regret)을 표했던 적은...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는 대선 이후 새 정부 들어서야 뭔가 가닥이 잡히지 않을까요?"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가 한숨을 쉬며 한 말이다. 지난해 7월에는 결론이 났어야 할 KDDX 사업자 선정이 끝없이 밀리고 있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낸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무책임하다"고 토로했다. KDDX는 7조8000억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6000톤급 최신형 이지스함 6척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했다. 관례대로 라면 기본설계를...
'생존' 국내 기업 CEO(대표이사)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가장 많이 거론한 단어다. 국내·외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다. 이들은 내수침체와 수출둔화 등으로 위기 신호가 여러 곳에서 울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수출 주력 'K-기업'들의 활력은 점점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이들 기업은 무엇보다 '불확실성'이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은 "얼마전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는 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취소된 적이 있다"며 "성장은 커녕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최근 발표한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작년 말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Economic Policy Uncertainty)는 10년전(2014년 12월) 107.76보다 3.4배 증가한 365.14를 기
우리은행이 이달부터 임직원 대상 '블록 리브(Block Leave)'를 시작한다. '블록 리브'는 본점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영업일 기준 10일간의 장기휴가를 주고, 이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업무를 점검하는 제도다. 장기간 한 업무를 담당한 직원들을 하루이틀 휴가 보내는 명령휴가제는 있었지만 이처럼 장기간, 특정 직급 이상을 장기휴가 보내는 것은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그만큼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강화 의지가 강력하다는 의미이지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휴가를 원할 때 쓰지 못하고, 원하지 않는 장기휴가를 가야할 수 있고, 또 휴...
"(IRA의 일부 세금 공제를 폐지하면) 바로 다음날 공과금이 인상될 것이다." 지난달 공화당 하원의원 21명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폐지를 반대하는 내용을 담아 공화당 지도부에 보낸 서한의 일부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IRA의 수혜를 입은 지역구의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이 서한에서 IRA에 따른 인센티브가 제조업과 에너지 생산을 촉진하고, AI 데이터 센터로 늘어날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거란 주장도 펼쳤다. 서한을 주도한 공화당의 앤드루 가바리노(뉴욕주) 하...
"8년간 657만원 내고 23년간 1억1800만원 수령" 한 국민연금 내역고지서가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다. 이 사진이 사실이라면 수령자는 한달 6만원씩 내고, 2001년부터 월 43만원씩 받았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계산이지만, 후세가 이 부담을 짊어졌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렇게까지 내는 돈과 받는 돈의 차이가 큰 수령자는 소수"라고 말한다. 그는 "국민연금 제도가 노인 빈곤을 막기 위해 가입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 가입 유도를 위해 특...
"1년이 넘도록 시스템과 제도를 정비했다. 전 종목 재개한다."(김병환 금융위원장) "과거 불법사례로 실험한 결과 99% 적발할 수 있었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주요 금융당국 수장들의 중앙점검시스템(NSDS) 신뢰는 굳건했다. 공매도 법인의 거래내역을 수시로 들여다볼 수 있는 전산화 시스템을 활용해 테스트해보니 대부분의 불법사례가 걸러졌다는 게 자신감의 원천이다. 31일 공매도가 재개된 것은 2023년 11월5일 글로벌IB(투자은행) 대규모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을 계기로 중단된 후 17개월 만의 일이다. 종목 제한없이 공매도가 허용된 것은 2020년 3월13일 코로나19 주가폭락으로 중단된 지 5년 만이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의 원인이면서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주가지수 편입의 장애물로 평가해왔다. 공매도가 금지된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 참가했던 투자자들은 당국의 '기업 밸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