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사진=황준선](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09/2025093014161334620_1.jpg)
코스닥은 1996년 7월 개장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미국 나스닥을 본떴다. 지수 1000으로 출발해 2000년대 초 닷컴버블 열풍 속에 전성기를 누리며 한때 3000 고지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나스닥에 이은 세계 두 번째 성장주 시장이라는 영예 속에 출발한 코스닥이 내년이면 어느덧 서른 살을 맞는다.
이 기간 벤치마킹 대상이던 나스닥 지수는 1100대에서 최근 2만3000선을 바라본다. 코스닥 개장 당시 800대였던 코스피지수는 3400을 넘어섰다.
그러나 코스닥은 여전히 불안정한 성장기에 머물러 있다. 닷컴버블 이후 지수가 출발선이었던 1000을 넘은 것도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뿐이었다.
최근 지수는 800대 중반이다. 국내 증시 전반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대비 성장세가 더디다. 시장에서는 "지독한 아홉수에 걸린 것 아니냐"는 푸념까지 나온다.
아홉수는 시간이 지나면 풀리는 단순한 심리현상에 불과하지만, 코스닥은 시간이 해결해주리라는 보장이 없다.
증권가에서는 투자할 만한 종목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코스닥이 정체를 보이는 첫째 이유로 꼽는다.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MS, 아마존 등 세계적인 빅테크들이 포진한 나스닥과 가장 비교되는 대목이다.
상장을 기대했던 국내 유니콘들은 해외 증시를 선택했다. 몸집이 커진 기존 상장사들은 코스피로 이전하는 흐름도 반복됐다.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셀트리온 등이 여전히 코스닥에 남아 있었다면 코스닥의 위상은 달라졌을 수 있다.
코스닥은 투기성 자본과 단타 위주의 시장이라는 인식이 쌓여갔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참여가 줄어 우량기업이 외면받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만 정착돼 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자본시장 개혁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열흘 만에 한국거래소를 찾아 불공정거래 엄벌을 선언했다. 이에 당국은 최근 1000억 원대 주가조작 세력을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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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이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서 "코스닥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져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려고 한다"고 한 발언을 주목한다.
코스닥을 1부와 2부로 나누는 구조 개편 등 투기적 분위기를 줄이고 부실기업을 신속히 솎아내는 정책이 구체화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함께 든다.
덩치가 커지면 빠져나가고, 실체 없는 테마주와 한계기업이 활개 치는 시장을 건강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루아침에 정상화되는건 무리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변화도 없다. 정책 추진에 따른 부작용까지 함께 언급할 수 있는 다양하고 생산적인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
서른살을 앞둔 코스닥이 중소·중견기업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 창구로 자리 잡고 한국 자본시장의 구심점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