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281 건
한글날인 9일 검색어에 '한글날'을 쳐보았다. 당연히 공휴일이니까 몰려드는 인파에 몸살 앓는 관광지 얘기부터 밀리는 고속도로 상황, 3년째 빨간날임에도 이제야 알았다는 놀라움(?) 아니, 즐거움을 나누는 사람들까지…. 하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글은 한글 파괴에 대한 자성이었다, '이것도 몰랐나' '어의없는 오자들' '신조어로 파괴되는 한글'. 고로 '한글을 사랑하자'로 귀결된다. 당연하다. 매년 느끼는 것이고 매년 또 느껴야 하고…. 모순된 말이지만 한글날 주인공이 된 한글, 다행스럽다. 누가 한글을 파괴했나. 진행 중인 또다른 논란거리다. 은어나 새로운 조합의 외계어를 쓰는 10~20대가 압도적 주범이란다. 나무라는 기성세대의 일부는 신조어로 느끼는 세대차이가 거슬리고, 일부는 파괴되는 한글에 대한 걱정이 진심일 테다. 신세대도 부인하진 않는다. 하지만 신조어는 국립국어원조차 매달 발표하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주장한다. 또 우리말이니 한글이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빛의 속도로 빠른
얼마전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아마존'의 직원들 간 치열한 생존 경쟁이 화제가 됐다. 뉴욕타임스가 아마존 전현직 임직원 100여명을 인터뷰해 ‘다위니즘(Darwinism)’이라고 불릴 정도로 피도 눈물도 없는 아마존의 기업문화를 집중 보도한 것. 모바일 오피스를 기반으로 한 24시간 업무에 모든 것이 너무 빨리 돌아가고 거의 매일 다른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물론 아마존은 "기사가 과장됐다"며 반발했고 일부에서는 "회사에 비판적인 일부 직원들의 얘기"라고 해석했지만 아마존의 고성장 뒤에 어떤 조직문화가 있었을지 쉬 짐작이 간다. 잘나가는 외국계 기업을 취재하다 보면 종종 그들의 유연한 근무시간, 수평적인 조직, 자유로운 의사결정 구조 등에 놀라곤 한다. 취업 준비생들이나 일반 직장인들이 외국계 기업을 선망의 대상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만난 한국에 근무하는 외국계IT기업 A씨는 연말에 한달간 휴가 계획을 잡았다고 했다. 한국 기업문화에서는 상상
올해 프로야구 관중수가 700만을 훌쩍 넘기며 신기록을 세웠다. 야구 인기의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해외로 나간 선수들의 활약이 그 하나가 아닐까. 단지 그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팬들이 야구를 보는 시각이 넓어졌으니 말이다. 추신수의 활약을 짚어 보며 관심이 적었던 '출루율'을 보게 됐고, 류현진을 보면서 '삼진/볼넷 비율'에도 관심 갖게 됐다. 메이저리그 야구 자체도 즐기게 됐다. 그런데 이런 영향인지 몰라도 최근 야구계에는 낯선 영어 표현이 부쩍 늘었다. 물론 미국이 야구 종주국 위치에 있으니 기본적인 말들이 영어인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요즘 모습은 '이렇게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엔 방송과 신문기사의 영향이 크다. 근래 자주 쓰이는 말 중에 '빅 이닝'이 있다. 다득점 이닝을 말하는데 그 기준은 야구인들 사이에서도 다르다. 조해연의 '우리말 야구용어 풀이'에는 3점 이상을 낸 이닝이라 돼 있고, 위키피디아에서는 4점을, 어떤 기사는 5점을 기준으로 삼는다. 마치 우등생
얼마 전 A그룹 홍보맨으로부터 저녁 늦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낮에 쓴 한 기사를 놓고 자신이 곤경에 빠졌다는 하소연이었다. 그는 앞으로는 이런 식의 기사는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홍보맨을 힘들게 한 기사는 A그룹이 구조조정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실적도 개선됐다는 내용이었다. 기업이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는 내용은 통상 고맙다는 말을 들을 내용인데 어쩌다 해당 기업 직원들의 애를 태우게 됐을까. 사연은 이랬다. A그룹 회장은 현재 구속 수감된 몸이다. 그의 역할을 회장 가족 중 한 사람이 대리하고 있다. 회장의 부재는 대리인의 등장으로 이어졌고 대리인에 의해 경영이 호전됐다는 인과 관계가 성립됐다. 대리인은 이런 류의 기사에 상당히 민감해 했다고 한다. '회장이 없어도 또는 없어야 경영이 잘 풀린다'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홍보실 직원들에게 주의를 준 모양이었다. 한국 특유의 유교적 기업문화가 강하게 반영된 대목이다. 게다가 회장의 부재를 틈타 경영 전면에 나서
"담배 한 개비 드릴까요?" 회사 건물 한 켠에 마련된 흡연구역에서 만난 선배에게 담배를 권했다. 그는 올해 초 정부가 담뱃세를 2000원 올릴 때 담배를 끊었다. '정부가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세금 더 걷어가는 모양새가 괘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처음 몇 개월은 잘 버텼다. 하지만 몇 달 전 부터는 담배를 한 개비씩 얻어 피우곤 했다. 그래서 담배를 권한 것인데 이제는 예전처럼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모양이다. 선배는 "금연도 하지 않는데 주변에서 얻어 피우기 미안해서 다시 담배를 사기 시작했다"며 민망한 듯 웃었다. 세금 인상으로 잠시 떠났던 흡연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지난 1분기 담배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줄었지만 수요 감소폭은 2분기 19%, 3분기 9%로 점차 완화되고 있다. 지난해 9월11일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담뱃세 인상안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이었지만 총대는 복지부 장관이 멨다. 담뱃세
"우리 회사 주가가 10만원이 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최근 만난 국내 해운회사 직원은 "주가가 떨어져 현재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회사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직원은 몇 개월 전 회사가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에서 자사 주식을 주당 6000원대에 취득했다. 이 회사 직원들은 적게는 수 천주에서 많게는 수 만주에 이르는 회사 주식을 갖고 있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회사는 최근 5년간 네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했지만, 직원들의 애사심 덕분에 매번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직원들이 본인 몫뿐 아니라 기존 주주가 포기한 실권주도 인수했기 때문이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의무감으로 증자 대금을 납부한 직원들도 있었지만, 이 경우에도 회사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란 바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증자에 참여한 대부분의 직원들은 1인당 수 천 만원이 넘는 납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퇴직금을 담보로 회사에서 돈을 빌
10여 년 전으로 기억한다. 홍콩을 방문해 금융 전문가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홍콩이 아시아 금융 중심지가 된 배경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그 중에서도 철저한 시장 중심의 금융규제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금융당국이 불합리한 금융규제를 최소화하고 시장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 규제를 도입한다는 얘기다. 그 결과 세계 각국의 금융사가 앞 다퉈 홍콩에 진출해 자유롭게 경쟁하며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면서 금융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한국도 금융개혁으로 규제 일변도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건 금융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한국에서도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금융사가 탄생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를 가지게 된 것도 이 때쯤이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최근 만난 금융투자업계 인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규제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아베 신조 정권이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되돌리는 집단자위권 법제화를 사실상 완성하면서 한국 외교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집단자위권은 동맹국 등이 공격당했을 때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는 권리로, 일본은 지난 19일 새벽 관련 법안을 참의원 본회의에서 표결로 가결했다. 2차 대전 패전 후 70년 만에 일본 군대의 해외파병이 가능해진 순간이다. 우리 외교부는 법안 통과 직후 2개 문단으로 된 짤막한 논평을 냈다. 요지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투명하게 추진해야 하고,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선 우리 측 요청 또는 동의가 없는 한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전쟁 가능 국가' 일본에 대한 우려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지난 21일 법사위의 국방부 군사법원에 대한 국감에서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북한이 전쟁을 일으켜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진 미군이 일본 자위대에 (한반도로) 들어오라고 하면 거절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한민구 국방장관은 "거절할
영화 ‘더 헌트’에서 유치원 교사 루카스는 이혼 후 고향으로 내려와 새 여자친구, 아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꿈꾼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있지도 않은 성추행 얘기를 꺼내면서 루카스의 인생은 180도 바뀐다. 그의 진실은 ‘성추행’이라는 도덕적 이미지에 묻힐 뿐이다. 교사라는 ‘강자’를 상대로 한 소녀라는 ‘약자’의 거짓말은 집단으로 전파될 때 ‘선’으로 미화된다. 약자의 억울함은 곧 진실이고,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팩트의 오류는 거세되기 일쑤다. 그 선한 주인공이 교회에서 눈물과 광기의 시선으로 집단 폭력에 대항하는 마지막 장면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가 17명의 호소문으로 막말과 욕설, 성추행 당사자로 굳어진지 9개월이 지났다. 시작부터 약자의 집단적 피해자 의식은 언론의 동정을 얻기 충분했다. 당사자가 극구 부인하는데도, 거의 모든 언론이 약자의 억울함은 ‘선’일 수 있다는 전제로 앞다퉈 보도에 나섰다. 그런데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자, 사건은 18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국어가 서툴다. 일본에서 나고 성장했고, 20~30대 대부분을 일본과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 보냈다. 1977년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경제학부를 마치고 1980년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첫 직장도 일본계 기업이다. 1981년 일본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 입사했다. 한국에서는 1990년 롯데케미칼(옛 호남석유화학) 상무 이사직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나이 35세였다. 신 회장은 한국어가 서툴지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와중에 불거진 '일본기업 논란' 얘기를 듣고 '롯데는 한국기업'이라고 단언할 만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주위에서 지켜본 임직원들의 평가다. 신 회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드러난 지배구조 불투명성과 특혜의혹, 국적논란, 병역문제 등이 거론될 전망이어서 롯데그룹을
"우리나라 여학생들에게 자신의 매력 3가지를 물어보면 대부분 없다고 대답합니다. 그게 문제입니다. 다이어트만 하면 송혜교나 전지현이 될 거라고 착각하는데 자신의 매력을 찾지 못하면 다이어트를 해도 그냥 매력 없이 부피만 작은 사람이이 될 뿐입니다." TV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서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과체중 중학생에게 정아름 트레이너가 조언한 말이다. 매우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관광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이를테면 홍콩의 매력 3가지를 꼽으라면 어렵지 않게 야경과 면세, 미식을 꼽을 수 있다. 일본은 벚꽃과 면세, 엔저가 경쟁요소로 꼽힌다. 엔저를 대체할 수 있는 매력도 친절, 미식, 디자인, 온천 등 많다. 이러한 매력은 그 나라에서 뭘 해야 할지 직감적으로 알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해 보인다. 홍콩을 갈 때는 야경이 좋은 곳을 찾게 되고, 맛집을 검색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꼭 사야할 쇼핑·맛집 명단을 준비한다. 짧은 시간 안에 최대의 만족을 누리기 위해 여행객
"어이가 없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말이다. 보통은 황당하거나 기막힌 일을 당했을 때 나오는 표현인데 최근엔 1200만 관객을 끌어 모으며 화제의 중심의 선 영화 '베테랑' 때문에 더 회자되고 있다. 극중에서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를 연기한 배우 유아인이 시종일관 내뱉은 대사여서다. 특히 이 말의 어원을 설명하면서 악행을 저지르는 유아인의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유아인이 "나무로 된 맷돌 손잡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 '어이'는 사실 '어처구니'를 잘못 말한 것이다. 실제로 콩을 넣고 맷돌을 돌려야 하는데 정작 손잡이가 없는 상황을 '어처구니가 없다'고 한다. 서두부터 '어처구니' 얘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벌어진 '어처구니' 없는 일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이렇다. 앞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선물사 등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금융투자협회는 7개월간 공석이었던 김준호 전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장을 내정했다. 자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