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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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일대에 조성된 현도일반산업단지(산단)는 대한민국 중부지역의 젖줄 '금강'을 끼고 있는 친환경 산단으로 유명하다. 30여년전 조성된 이곳엔 국내 대표 주류회사 하이트진로(청주공장)와 오비맥주(청주공장)가 입주했고 두 공장엔 1000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참이슬 등 하이트진로가 생산하는 전체 소주의 30%와 카스 등 오비맥주가 만드는 전체 맥주의 30%가 여기서 출고된다. 청정 식품 산단으로 각광받던 이 곳은 4년전부터 시끄럽다. 청주시가 2022년 11월 이 산단 인근에 폐기물 선별장 건립을 추진하면서다. 폐기물장 부지는 오비맥주 공장에서 350m,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900m 거리에 있는데 하이트진로 직원 기숙사와는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았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이 사업 초기부터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 등을 통해 공사를 막아 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법원이 1심 판결에서 이들 기업의 신청을 기각, 공사가 시작됐고 현재 약 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설정한 3개 시나리오 모두에서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배럴당 63달러)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 1일 발간한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KIEP는 2027년 4분기 시나리오별 배럴당 유가가 △90달러(전쟁의 조기 종전) △117달러(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174달러(에너지 시설 타격)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긍정적으로 봐도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의 유가가 1년 넘게 지속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정유업계의 시선도 다르지 않다. 지금 당장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시설과 공급망 회복에 적어도 2~3개월이 필요하다는게 중론이다. 미군이 철수한다면 호르무즈 해협이 곧바로 열릴지 그 조차도 낙관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각국이 알아서 하라"고 했다. 이란도 이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에 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제 수급 불안에 기반한 '고유가 뉴노멀'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혹시 우리 회사에도 행동주의 펀드가 들어오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 " 최근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DB손해보험 사이에 생긴 갈등을 지켜본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주주환원 확대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요구의 수준이 회사의 장기적 생존과 성장을 저해할 정도로 커질지 모른다는 우려다. DB손보의 소액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달 이 회사 주주총회 등을 앞두고 주주환원률 50% 확대 등을 요구하며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2명을 추천했다. 이에 정종표 DB손보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자본이익률(ROR) 중심의 자본 관리 정책은 경영 유연성을 제약하고,장기적으로 주주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호소했다. 주주입장에선 상장사의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업의 특수성을 고려해달라"는 보험업계의 반박도 타당하다. 보험업의 가장 큰 특성은 수익 실현이 매우 장기적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2023년부터 국내에서 IFRS17(신회계기준)이 도입된 이후 보험사의 이익 구조가 현재보단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었다.
"이같은 상황(고유가)이 지속되면 전기차 구매 등으로 사람들의 행동 방식이 바뀌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되돌리기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 최근 에너지계의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미국 연례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CERAWeek)에서 S&P글로벌에너지의 카림 파와즈 글로벌 정유시장 담당 이사가 남긴 이 말은 최근 중동사태 이후 나타나는 변화의 핵심을 짚어내고 있다. 유가 상승이라는 충격이 소비자의 선택을 변화시키고, 이는 다시 시장과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다. 이 대목에서 시장의 동력과 안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 봐야 한다. 고유가는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는 방향으로 소비를 유도한다. 내연기관차 유지 비용이 높아질수록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에너지 절약과 같은 소비 패턴 변화도 뒤따르게 된다. 시장이 화석연료에 '덜 의존적인 구조'로 이동할 유인이 생긴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도 탈화석연료를 축으로 한 에너지안보와 맞물려 상승작용을 만들 수 있다.
4월 말이면 전국 고등학교에서 중간고사가 치러진다. 고등학교 1학년이라면 대학 진학을 위한 3년간의 과정이 시작되는 시기다. 최근 서울대가 2028학년도부터 정시에도 내신을 40% 반영하겠다고 밝히면서 내신이 더욱 중요해졌다. N수를 감수한다면 수능은 한번 더 치를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내신은 재학 기간 중에만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재학생은 내신에 최대한 집중한다는 게 많은 학생들의 입시전략이다. 그런데 고등학교의 내신 기출문제는 17년째 완전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기출문제를 받기 위해 '족보'를 갖고 있는 학원을 다니거나 인터넷 유료사이트를 찾기도 한다. 정부는 2009년 사교육 관련 대책 중 하나로 초·중·고등학교 홈페이지에 내신시험 기출문제를 공개토록 했지만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어 중단했다. 국어나 영어시험 지문에 나오는 '공표된 저작물'은 수업시간이나 시험문제에 사용될 수 있지만 이를 공개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 다만 모의평가나 수능 문제도 전체 공개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가 납득하기는 어렵다.
출산율이 바닥을 찍고 모처럼 반등했다는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두렵다.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지만, 정작 아기 받을 산부인과 찾기가 '모래알 속 진주 찾기'처럼 어려워져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월 출생아는 2만6916명.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17명(11. 7%) 늘었는데, 동월 기준으론 7년 만에 가장 많았다. 정부는 출산 장려책이 힘을 받고 있다고 평가한다. 구체적으로 △임신 사전건강관리(여성 난소기능검사, 남성 정액검사 지원) △첫만남이용권 지원(출생아에게 200만원 이상 지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산모의 산후 회복과 신생아 양육 돕는 건강관리사 파견) 등이 그 예다. 그런데 이런 '당근'을 뒤로하고 적잖은 예비부부가 '아기를 낳을 곳'을 찾느라 삼만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우분투건강정책랩에 의뢰해 수행한 연구 결과, '산부인과 의원'으로 개설 신고한 의료기관 중 실제 분만을 수행하는 곳은 11. 6%에 그쳤다. 심지어 2024년 산부인과 전문의가 개설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42.
"이 가격에 팔아도 남는 게 있나요?"(기자) "손해 보고 파는 미끼상품이 아닙니다. "(이마트 관계자) 이마트가 최근 선보인 가성비 PL(자체 브랜드) 상품 '5K 프라이스 스팀다리미'는 4980원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김밥 한 줄에 5000원이 넘고 한입 크기 디저트 두바이쫀뜩쿠키(두쫀쿠)가 한 때 개당 7000~8000원에 팔린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그래서 남는 장사냐고 물었는데 의외로 "이익이 난다"는 답이 돌아왔다. 회사 관계자는 이 가격을 책정한 건 "노력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소싱팀이 수 개월간 발로 뛰어 중국 저장성 항구도시에서 제조사를 발굴했다고 한다. 공장 규모와 안전관리 등 다양한 검증 절차를 거쳤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만원으로 점심 한 끼 해결하기 버거운 고물가 시대, 국내 유통 시장에선 5000원 이하 균일가 제품들이 지형을 뒤흔드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그동안 국내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물가도 뛰면서 유통가에선 '박리다매'(薄利多賣, 이익을 적게 보면서 많이 판매한다) 전략이 점차 힘을 잃었다.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거대한 구조물이 올라섰다. 도심 교통은 통제됐고, 경찰과 안전요원이 대거 배치됐다. 역사 공간을 왜 이런 무대에 내주느냐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시민의 광장을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쓰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전세계 중계를 앞두고 서울이 들썩였다. 최근 BTS(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 얘기가 아니다. 17년 전인 2009년 12월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 때 장면이다. 그해 광화문광장에는 높이 34m, 길이 100m의 스노보드 점프대가 세워졌다. 당시엔 "왜 하필 광화문이냐"는 반발이 컸다. 역사 공간 훼손 우려가 나왔고, 안전 문제도 제기됐다. 일부에선 서울시의 과시성 행사, 세금을 낭비하는 '정치적 이벤트'라는 비아냥도 뒤따랐다. 결과는 어땠을까. 대회는 전세계 170여개국에 중계됐고, 사흘간 26만여명이 찾았다. 첫 시도는 많은 우려와 비판이 따른다. 광화문을 세계가 보는 무대로 시험한 첫 장면도 그랬다. 그 한 번의 장면이 다음 장면을 불렀고, 그다음이 또 다음을 불러냈다.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는 잠들지 않는다. 터미널을 가득 채운 여행객의 설렘과 물류 창고를 누비는 지게차의 소음은 대한민국 경제가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가장 역동적인 증거다. 반대로 대합실의 적막을 견뎌야만 하는 지방공항의 풍경은 우리가 풀어야 할 해묵은 숙제다. 최근 공론화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통폐합론은 '양극화된 공항 생태계를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한다. 통폐합론의 명분은 간단하다. 알짜 공기업인 인천공항의 수익으로 지방공항의 적자를 메우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거대 국책 사업의 재원 조달 부담을 분산하겠다는 취지다. 자원과 인력을 하나로 모아 국가 전체의 항공 인프라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다만 정부의 기대와 달리 공룡 공기업의 탄생이 반드시 운영 효율이나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영국은 1987년 런던의 허브 공항인 히스로국제공항과 개트윅공항, 스탠스테드공항, 사우스엔드공항, 글래스고공항 등 5개 주요 공항을 통합했다. 당시 히스로는 영국 공항 전체 수익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흑자 상태였고 개트윅 등 나머지는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전형적인 지방공항이었다.
"시장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립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분명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한 발언이다. 모회사와 자회사 간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코스닥 시장을 1부(우량 혁신기업)와 2부(스케일업 기업)로 나누는 구조 개편 방안이 이날 제시했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복상장 금지와 일반주주 보호가 병행되면 코스피 1만 포인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의 신뢰와 기대가 담겼다. 그러나 정책이 언제나 기대대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강한 힘으로 내리친다면 상대는 큰 충격을 받는다. 다만 그 힘은 결코 한 방향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 같은 크기의 반대 방향 힘이 반드시 되돌아온다. 모든 힘은 균형을 향해 움직인다. 이 단순한 자연과학의 원리는 사회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특히 정부 정책은 선의로 설계되더라도 예상하지 못한 반작용을 낳기 쉽다.
"몰상식이라거나 무개념이라는 게 틀린 말은 아니에요. 하지만 질문이 남죠. 그 청년은 대체 왜 그런 말을 했냐는 거요. " 대전 공장 화재 사고에 대해 취업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두고 기자와 얘기를 나누던 한 여당 국회의원 보좌관이 한 말이다. 이 안타까운 사고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러자 한 청년이 취준생(취업준비생)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이번 화재 사망자 자리는 언제 채용할까요. 고인이 되신 분들은 안타깝지만 취준생으로서 궁금하네요. " 실제로 채용 시점이 궁금했는지, 아니면 소위 '어그로'(부정적 관심)를 끌려고 조작한 글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인간으로서 해선 안 될 말을 했다는, 공감 능력 붕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저 질문은 분명 선을 넘었다. 하지만 무개념이라고 마냥 비난하기엔 한 가지 궁금증이 너무 분명하게 남는다. 왜 청년들이 인간다운 사고조차 사치인 시대를 살게 된 걸까.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월 기준 우리나라 청년고용률(15~29세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43.
3월은 바이오기업에 두려운 시기다. 감사 및 사업보고서 공시와 맞물려 생존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특히 적자 상태의 바이오는 '법차손'(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란 관문도 넘어야 한다. 해마다 법차손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바이오가 한둘이 아니다. 지난해 브릿지바이오가 대표적 사례다. 법차손 때문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미국 헤지펀드 파라택시스에 인수되며 살아남았다. 글로벌 임상 2상까지 완료한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개발의 꿈은 멀어졌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차손이 자본의 50%를 초과한 상장 기업을 관리종목(기술특례상장 기업은 3년 유예)으로 지정한다. 최근 만난 한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결산을 했더니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49%더라"며 "간신히 살았다"고 웃지 못할 농담을 했다. 바이오에 법차손은 눈엣가시다. 신약 개발의 특성상 당장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어려운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은 길게는 10년 이상 걸린다. 개발 과정에서 임상 비용 등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