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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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아마존은 250억 달러의 대규모 장기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최장 만기 40년의 채권에는 국채 수익률에 더하여 0. 7% 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었다. 3월 370억 달러의 채권 발행에 이어 4개월 만에 시장에 복귀했지만, 연이은 발행으로 투자자의 피로감은 상당했다. 공급 물량 누적으로 채권발행 초과 청약배수가 과거 3~4배 수준에서 1 배수 중반으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아마존은 AI 데이터선터 및 클라우드 인프라 등 2000억 달러 규모 자본지출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강행하고 있다. 빅테크의 대규모 채권발행은 아마존에 그치지 않는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채권 발행은 2024년 연간 200억 달러로 전체 투자적격등급 채권 발행의 2%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격화한 2025년 5개사의 채권발행은 940억 달러로 급증했다. 증가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금년 7월까지 이들의 채권 발행 총규모는 1320억 달러였다.
"기생충 정당 양산하는 국고보조금 폐지하라. " 6년 전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했던 말이다. 2020년 2월 14일 그는 "국고보조금을 노린 기생충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지금 용 후보자는 장관이 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고 국고보조금과 의원실·보좌진 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다. 과거에는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을 '기생충'이라 부르던 그가 이제는 국고보조금과 정당의 존립을 이유로 의원직을 붙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겸직 논란을 넘어선다. 지난 7일 용 후보자는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논란과 인사청문회 완주 여부를 묻는 질문에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기본소득당을 '사실상 용혜인 1인이 지배하는 가족정당'이라며 "하나의 의원과 가족, 보좌진이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독식하는 정당이 있었느냐"고 직격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공당을 가족 기업처럼 주무르며 배우자와 함께 임금, 상여금, 공천권까지 결재해 온 '사당화' 행태"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영국 재무부는 디지털 전환과 경제 위기 속 소외계층의 경제 참여와 금융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20년만에 '금융포용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 금융위원회 역시 올해 '포용금융 전략추진단'을 출범하고 '포용금융 최고책임자' 도입을 논의하였다. 두 나라 모두 금융소외를 개인의 역량 부족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으로 인식한 것이다. 그러나 대응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영국은 재무부·금융감독청(FCA)·의회가 역할을 나눈 삼중 구조이다. 재무부는 '설계자'로서, 경제적 학대·정신건강·접근성을 축으로 은행 접근, 저축, 보험, 신용, 채무지원, 금융교육이라는 6개 우선과제(신분증 없는 계좌개설 시범사업, 금융허브 350곳 설치 등 포함)를 제시해 FCA와 업계에 실무를 위임했다. 집행자인 FCA는 이미 2024년 9월부터 현금접근성 규칙을 시행해 은행이 지점·ATM을 폐쇄할 경우 석 달 안에 지역 현금 접근성을 재검토하도록 의무화했다. 감시자 역할을 하는 의회 재무위원회는 이 전략을 검토한 뒤 '누가, 어디서, 왜 배제되는지' 정량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기준선, 목표, 담당자, 기업 단위 데이터, 정기 보고체계가 없다면 활동 나열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시는 인공물의 공간이다. 사람들이 만든 건물과 도로로 가득찬 도시는 답답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공원을 만들고 자연을 도시로 가져오기 위해 노력한다. 어느 나라나 성장이 일단락되면 거주환경을 챙기게 되고 쾌적함을 원한다.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공장이 떠나고 난 지역과 거대한 아스팔트 공간들이 공원이 되었다. 작은 땅이 있으면 나무를 심었다. 30년의 세월이 지나자 가냘파 보이던 나무들은 굵은 둥치의 나무가 되었고 도시 이곳저곳은 숲으로 우거지기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하천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단, 엘리베이터 등이 여기저기 만들어졌다. 녹색의 공간들이 많이 생겼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며 즐거워한다. 문제는 이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최근 서울 시내 주요 도로들을 다니다보면 과도하게 자란 나무들이 종종 눈에 띈다. 교통 표지판을 가리는 것은 물론이고 콘크리트 구조물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은 위험한 곳에 자리잡은 나무들도 점점 많아진다.
일은 하지만 노동법의 보호를 온전히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에게는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등 근로기준법의 일부 핵심적인 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형태 종사자, 프리랜서 중에는 어디까지가 근로관계이고 어디부터가 독립된 계약인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노동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보호는 경계에서 멈춘다.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자 추정제는 바로 이 문제에서 출발한다.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우선 근로자로 추정하고, 상대방이 그렇지 않음을 입증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업무 지시와 평가, 보수 결정에 관한 자료에 노무제공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취지는 이해할 만하다. 실제로 근로자처럼 일하면서도 도급·위탁계약을 맺거나 '3. 3% 사업소득자'로 처리해 노동법 적용을 피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보호가 필요하다는 사실과 근로자 추정제를 곧바로 도입해야 한다는 결론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현행법 아래에서도 계약의 명칭과 관계없이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면 근로자로 판단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발생주식의 1% 미만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6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797만명, SK하이닉스는 346만명으로 두 회사를 합치면 1140만명이 넘는다. 따라서 이 두 기업의 주가와 주주환원 정책은 일부 대주주나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일반투자자들 자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되었다. 최근 두 기업의 주가는 전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AI 산업과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된 점도 있지만, 막대한 이익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 정책이 투자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영향이 있다. 이론적으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환원은 경영진이 미래 현금흐름에 자신 있을 때 자본시장에 보내는 신호이다. 또한, 기업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에서 사업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을 불필요하게 현금으로 보유하는 대신 주주에게 돌려줌으로써 대리인 비용을 낮추는 장치이기도 하다.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은 경우 자사주를 매입하여 소각하면 지분가치와 주당이익을 높일 수 있다.
최근 중국 첨단과학기술 발전의 비결을 묻는 논의에서 '엔지니어링 국가 중국, 변호사적 사회 미국'(댄 왕, '브레이크넥')이란 대비가 자주 소환된다. "중국은 만들고 미국은 가로막는다"는 표현으로 종종 소개되지만, 사실 저자인 댄 왕의 의도는 서로 너무 다른 미국과 중국이 상대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상대의 미덕(장점)으로 자신의 과잉(단점)을 교정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을 우리에게 옮겨보면 어떨까. 우린 상대의 어떤 장점으로 우리를 교정해야 할까? 댄 왕이 보기에 미국은 다원주의와 개인의 권리를 지키는 미덕을 갖지만, 법과 절차·심사와 이의제기가 거부권 체계로 굳으며 주택·철도·전력망과 공장을 실제로 건설하는 능력을 약화시켰다. 그사이 중국은 미국과 서구가 축적해온 산업적·기술적 성취, 산업적 야망을 자기 방식으로 흡수해 일부 전략 산업에서 미국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부상했다. 하지만 중국의 방식은 사람과 사회까지 설계 대상으로 삼으면서 한 자녀 정책과 제로 코로나 같은 폭력도 낳았다. 중국의 힘은 공학자 출신 지도자 몇 명에게만 있지 않다.
최근 적발된 중국인들의 군사기지 정탐 사건은 우리 방첩 체계에 심각한 경고다. 경찰이 지난 11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인 2명이 한미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서로 다른 방식의 정보 수집 활동을 벌인 혐의로 구속됐다. 60대 중국인은 올해 4월 한미 공군 전력이 운용되는 군산공항 인근 호텔에 머물며 안테나, 수신기, 노트북을 이용해 전투기와 관제실 간 교신을 불법 도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한미 공군의 훈련 시기에 맞춰 여러 차례 관광비자로 입국했다고 한다. 당국은 2024년부터 관련 교신을 수집한 혐의와 자료의 전달 대상이 누구인지 조사 중이다. 또 다른 40대 중국인은 평택 주한미군기지 주변에서 군용품점을 운영하며 기지 근무 한국인 여성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한미 연합훈련, 무기 이동, 미군 지휘부 인사 등 정보를 수집한 혐의다. 전자는 군사시설 주변에서의 신호정보(SIGINT) 활동, 후자는 내부자를 포섭한 인간정보(HUMINT) 활동으로 분류될 수 있다. 얼마 전 부산 해군기지와 수원 비행장에서도 드론과 고해상도 카메라를 활용한 중국인들의 영상정보(IMINT) 활동도 있었다.
정부가 지난달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내놓았다. 원화를 규제통화에서 자유교환 통화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인식의 대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하다.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역외원화결제기관 도입, 한국은행의 역외원화결제망 구축을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내놓았다. 원화를 해외에서도 조달·송금·결제할 수 있는 통화로 만들기 위한 기반이다. 여기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거래와 국경간 유출입을 제도화하고,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연계한 국채 토큰화, 글로벌 결제 프로젝트 참여까지 추진하겠다는 방향이 담겼다. 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의 부가상품만이 아니라 원화 국제화의 강력한 실행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원화 국제화의 가장 큰 한계는 사용 장소와 시간이다. 해외 투자자와 기업이 원화를 이용하려면 국내 계좌와 외환 절차를 거쳐야 하고, 무역과 국제금융은 여전히 달러 중심이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24시간 이전할 수 있고 지급과 결제, 담보와 자산거래를 하나의 디지털 환경에서 연결할 수 있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전방위로 심화되면서, 국가 R&D(연구·개발) 성과물과 첨단 핵심기술을 지키는 일은 경제와 기술 주권을 좌우하는 최우선 전략 과제가 되었다. 주요국이 기술 보호 장벽을 높이는 가운데, 연구 현장을 겨냥한 인재 포섭과 은밀한 기술 탈취 시도도 갈수록 교묘하고 지능적인 양상을 띤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0일 시행되는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 개정안은 우리 연구보안 체계의 실효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보안과제'와 '일반과제'의 이분법을 넘어 중간 단계인 '민감연구과제'를 신설해 3단계 체계를 구축한 데 있다. 엄격한 규제로 연구와 국제 교류가 위축되던 보안과제와, 보호 장치가 부족해 유출에 노출되던 일반과제 사이에서 그동안 마땅한 관리 수단이 없었다. 민감연구과제는 경제적·기술적 가치가 큰 성과물을 합리적 울타리 안에서 보호, 연구의 개방성과 자율성은 지키면서도 유출은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정밀한 보안 통제를 가능하게 한다.
달러당 1550원선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1개월 남짓의 기간 동안 큰 폭으로 하락, 달러당 1400원대 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고환율 장기화가 국가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하는 시각이 강했음을 감안할 때 최근의 환율 하향 안정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교과서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성을 가진다. 환율의 상승, 즉 원화의 약세는 원화 표시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고, 타국가 대비 높은 수출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 반면, 해외 제품, 특히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는 우리에게는 달러 표시 제품의 가격을 끌어올려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확대시킬 수 있다. 특히 이란 사태로 인해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의 환율 상승은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부담을 더욱 확대시킨다. 즉, 수출에는 긍정적이지만 수입에는 물가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야기하는 것이다. 문제는 국내 경제가 특정 산업의 수출 성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고환율 장기화가 수출과 내수의 성장 불균형과 양극화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지방정책은 '자치분권을 기반으로 한 '5극 3특'으로 요약된다. 지난달 초 이재명 대통령은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5극3특 각 권역이 독자적 산업생태계를 구축한 채, 서로 경쟁하며 발전하는 지방주도성장을 빚어내겠다"고 말했다. 5극은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을, 3특은 제주·강원·전북 등 세 개의 특별자치도를 뜻한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5극3특으로 재편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기조에 맞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는 7월 1일 공식 출범했다. 초광역 메가시티를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은 시대적 흐름처럼 보인다. 그러나 거대한 성장 담론이 빠뜨린 질문이 하나 있다. 행정의 광역화가 과연 주민과 행정 사이의 민주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가? 초광역화는 행정과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점으로 행정기구와 주민 사이의 물리적·심리적 거리가 멀어지면서 발생하는 '민주주의 결손(democratic deficit)'을 초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