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더불어민주당의 압승과 국민의힘의 참패가 예상됐다. 60%에 육박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윤 어게인' 인사를 공천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퇴행적 행보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달랐다. 광역단체장 선거는 민주당 12석, 국민의힘 4석,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민주당 9석, 국민의힘 4석, 무소속 1석이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집권여당의 승리이자 제1야당의 패배다. 그러나 당초 예상대로 민주당의 압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했기 때문이다. 송영길 전 대표도 "압도적 승리가 예상됐지만 서울과 대구에서 패배했고, 특히 부산 북갑과 경기 평택을에서도 패배해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양적 승리와 질적 패배가 동시에 나타났다. 유권자들은 퇴행과 무능에 빠진 국민의힘을 심판하는 한편, 민주당의 독주에도 제동을 걸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양당 모두에 대한 경고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정원오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역전패를 당했고, 한동훈 후보는 부산 북갑 재보선에서 양당을 제치고 승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명픽'으로 꼽은 정원오·하정우·김병욱 후보의 낙선은 충격적이다. 이들은 왜 패배했을까?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제기한 공소취소 논란, 스타벅스 불매운동 논란, 부동산 양도세 개편 논란 등이 패인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특히 '조작기소 특검법'은 공소취소 논란을 일으키며 대통령이 법 위에 군림하려는 이미지를 형성했고, 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가 작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스타벅스 논란 역시 2030 유권자들의 반발을 샀다. 이 대통령은 스타벅스를 향해 '악질 장사치의 패륜 행위'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원칙적 비판을 넘어 불매운동을 압박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지나쳤다는 반응이다. 대통령이 대화와 토론의 공론장보다 정의와 공동선의 기준을 독점한 채 상대를 절대악으로 규정하고 응징하려는 태도는 자의적 권력 행사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자유와 법치주의를 제약하는 공포정치를 떠올리게 한다.
결국 국민은 어느 한쪽에 권력을 몰아주기보다 양당 모두에게 경고장을 보냈다. 민심은 여당에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야당에는 견제의 권한을 부여했다. 이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공화주의 원칙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택이었다.
61%의 높은 투표율이 담은 메시지도 분명하다. 정쟁과 정치양극화를 멈추고 민생경제 회복과 국민통합에 집중하라는 요구다. 거대 양당은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윤석열의 불법 계엄과 '윤 어게인' 노선이 심판받았다고 해서,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까지 면소된 것은 아니다. 국가 공권력이 특정 정치세력이나 개인의 이해관계를 위해 사유화된다는 의혹이 나오지 않도록 권력분립과 사법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국정운영이 필요하다. 또한 공소취소 논란을 반복하기보다 협치를 통한 민생정치 회복에 전력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