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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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뿐 아니라 유로화, 엔화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달라진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위안화에서도 관찰되는데 코로나19 사태를 전후해 지속적으로 약한 흐름을 이어간 위안화가 최근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위안화 강세기조가 뚜렷한데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4월 7. 35위안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달러 대비 위안화 강세)하면서 달러당 7위안 선을 하회하며 2년7개월 만에 가장 강한 흐름을 이어간다. 원화 대비로는 더욱 두드러지는데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위안당 210원 수준까지 원/위안 환율이 상승(원화 대비 위안화 강세)했다. 중국 내 부동산 시장의 부진으로 매년 성장률 전망이 하향조정되는 상황에서 수출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위안화의 절상에 시장에선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타난다. 의외의 위안화 강세,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다른 국가들과의 통상마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1월 사상 최대인 1조달러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2026년 글로벌 교역환경의 키워드는 불확실성이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이 구조화됐고 보호무역은 예외가 아닌 상수가 됐다.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관세정책을 일상화했고 중국은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유럽과 신흥국으로 수출의 물길을 빠르게 돌렸다. 세계 교역은 더이상 하나의 바다로 흐르지 않는다. 여러 항로로 쪼개진 '교역 분절화'의 시대다. 이 같은 환경에서 FTA(자유무역협정)의 의미도 달라졌다. 과거처럼 관세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보완하는 도구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 FTA는 불확실한 통상질서 속에서 우리 기업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전략적 무역거점을 확보하는 장치가 됐다. 최근 타결된 영국과의 FTA 개선협상은 이런 통상 패러다임의 전환을 잘 보여준다. 영국은 단순한 개별 시장이 아니다. 브렉시트 이후에도 글로벌 금융·서비스 허브이자 유럽과 북미를 잇는 규범의 교차점이다. 이번 한영 FTA의 가장 상징적인 성과는 자동차 원산지 기준 완화다. 부가가치 기준이 55%에서 25%로 낮아지면서 핵심 광물과 배터리 공급망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우리 기업이 안정적으로 특혜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대통령궁에서 생포돼 미국으로 압송돼 뉴욕의 법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혐의는 마약이다. 1989년엔 파나마 마누엘 노리에가 대통령이 마약혐의를 이유로 미군에 의해 체포돼 미국 교도소에서 20여년을 복역했다. 마두로 체포작전은 도널드 트럼프의 작전명령 개시 이후 2시간 만에 완료됐고 첫 번째 폭발음이 들린 때로부터 3분 만에 마두로가 체포되고 경호원 80여명이 사살됐다고 한다. 이 효과적인 작전은 돈바스의 참호에서 4년 동안 허우적대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귀감이 될 만하고 대만 병합을 노리는 중국의 시진핑에게는 대만을 침공해도 된다는 면죄부로 보일 만하다. 미국이 최근 발표한 안보전략보고서에서 미국의 지배권을 남북아메리카로 축소하고 유라시아에서 중국, 러시아의 지배권을 인정한 것에 정확히 부응하는 조치다. 베네수엘라 석유의 최대고객은 그동안 중국이었는데 이번 일로 베네수엘라와 중국의 고리는 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오늘 코스피 상승이 실적 때문인지, 아니면 수급이나 정책 때문인지 이유를 어떻게 보시나요. " 코스피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얼마 전 한 언론으로부터 받은 질문이다. 대화 마지막에 지금 상황이 "체질개선"이냐는 질문엔 "그런 가치판단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답변할 수 없다"고 했지만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너무도 간명했다. "실적입니다. " 지금 시장이 오르는 것은 그냥 실적, 그것도 D램 중심의 삼성전자 추정치 상승을 반영한 것이다. 그래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위주로만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2026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0조원을 밑돌았고 최대 추정치도 50조원 초반이었다. 8월부터 추정치는 급격히 높아졌고 10월에는 80조원 수준에 도달했다. 최근 상향된 컨센서스는 110조원 초반인데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전후해 145조~160조원대의 추정치가 속속 발표된다. 왜 갑자기 이렇게 실적 추정치가 올랐을까 싶은데 전적으로 AI 투자 때문이다.
2026년 신년 주식시장은 겨울 불꽃놀이와 닮았다. 하늘은 화려한데 땅에 서 있는 사람의 체감은 다르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박수는 많지 않다. 숫자는 축배를 들었는데 시장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 상승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지난 연말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에는 분명한 동력이 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업황 회복, AI 투자사이클 재개, 메모리가격 반등은 기업실적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증가의 상당부분은 반도체 대형주에서 나왔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이 코스피 전체의 약 50%를 차지하면서 지수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설명하는 구조가 더 공고해졌다. 문제는 이것이 '한국 증시 전체의 회복'으로 읽히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수는 올랐지만 시장의 폭은 오히려 좁아졌다. 대기업, 특정 산업에 집중된 실적과 주가는 다수 기업과 산업의 정체를 가렸다. 이른바 '지수착시'다. 지수는 오르는데 시장은 뜨겁지 않다. 이런 구조에서는 지수가 아무리 높아져도 시장 전체에 대한 평가는 인색해진다.
지금도 세계를 이끄는 나라들은 영어권이다. 컴퓨터, 인터넷, AI(인공지능) 같은 최첨단 기술에 스텔스 전투기로 상대방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군사력을 가진 미국, 그리고 BBC를 위시한 소프트파워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영국, 그리고 호주, 캐나다 등의 영어권 사촌국가들. 달러는 전 세계가 함께 쓰는 기축통화고 영어는 기축언어다. 유럽 변방의 브리턴섬에서 시작해 영국인들은 세계로 진출했고 서로 연대해 세계를 경영하려고 한다. 부럽기도 하고 시샘도 나지만 그 성공비결은 배울 필요가 있다. 영미(英美)의 역사를 보면 특히 한 가지가 눈에 띈다. 정부라는 리바이어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 끊임없이 움직였다는 점이다. 영국 개신교도들은 종교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건너갔다. 이들은 북미 뉴잉글랜드의 황무지를 맨손으로 개척하며 자치공동체를 꾸려나가다 영국 정부든 자치정부든 공무원들이 등장해 질서의 명목으로 자유를 억압하면 또 짐을 꾸려 길을 떠났다. 이른바 서부개척이다. 영미인들은 자유를 찾아 바다로 나갔고, 초원으로 나갔다.
지난 1월3일 새벽, 미국 특수부대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다는 소식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독재로부터 해방"이라는 환호와 "명백한 침략"이라는 야유가 엇갈리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 사건은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이번 작전이 국제법의 근간을 흔드는 불법행위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법의 언어 이면에서 작동하는 '힘의 정치'를 직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국제법이라는 거울에 비친 이상만을 바라보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첫째, 현직 국가원수가 타국의 사법권으로부터 보호받는다는 국제관습법상의 원칙인 '인적면책'은 천부권리가 아닌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다. 이는 절대규범이라기보다 상호주의에 기초한 신사협정이다. 마두로 사례는 이 면책이 타국의 정치적·외교적 인정(認定)을 전제로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미국은 마두로를 정당한 국가원수가 아닌 기소된 범죄자로 규정함으로써 면책 방어막을 제거했다. 실질적인 국가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국제적 인정을 받지 못하는 대만의 상황을 개인의 차원으로 옮겨놓은 게 마두로인 셈이다.
2010년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해역에서 영토분쟁이 벌어졌다. 일본 순시선이 중국 어선의 선장을 체포해 중일간 외교갈등이 격화했다. 중국 정부는 보복조치에 나섰다. 일본제품 불매와 더불어 희토류 수출중단이란 강력한 보복수단을 선보였다. 중국의 수출통제는 세륨, 네오디뮴, 디스프로슘에 집중됐다. 세륨은 자동차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촉매장치에 필수다. 반도체 웨이퍼와 같은 정밀유리 연마에도 없어서는 안 된다. 수출중단은 일본 소재기업뿐만 아니라 한국, 대만의 반도체 생산라인에도 큰 타격을 가한다.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은 강력한 자성을 지닌 영구자석 제조에 쓰인다. 네오디뮴 자석은 자기력이 매우 강해 전기차나 풍력발전기, 로봇과 스마트폰 구동에 필요한 첨단모터의 구동을 가능하게 한다. 디스프로슘은 고온에서 모터의 자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돕는다. 중국은 미래 전자·항공·군수의 핵심원료인 이들 희토류 자원의 생산과 가공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산업생산의 목줄을 쥐고 있다. 하지만 2000년 이전만 해도 희토류 생산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왜 명태균-김건희 공천개입 스캔들과 통일교의 조직적 당원가입 사건이 벌어졌는가. 과연 우연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이는 강성당원이 공천을 좌우하고 공천이 당선으로 직결되는 대중정당의 구조에선 필연적으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여야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원 비중을 높이는 공천룰을 선택했다. 이는 문제해결에 반하는 조치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 선출에서 상무위원과 권리당원 투표를 각각 50% 반영했고 국민의힘은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비율을 기존 50대50에서 70대30으로 강화하려 한다. 명분은 '당원 참여 확대'지만 실상은 강성당원과 팬덤의 극대화다. 문제는 이런 공천룰이 정책과 능력보다 충성도와 팬덤 친화성을 기준으로 공천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개딸' '윤어게인' 같은 극단적인 팬덤이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 뻔하다. 이 상황에서 후보자들은 중앙당과 팬덤에 줄을 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지방선거는 주민을 대표하는 선거가 아니라 당내 강성팬덤이 승부를 겨루는 장이 된다. 지방정부·의회는 중앙정치에 종속되고 지방자치와 주민자치는 껍데기만 남는다.
2026년 새해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으로 시작됐다. 작전명 '앱솔루트 리졸브'로 명명된 특수부대의 기습공격을 통해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하는데 성공했고 미국으로 압송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미국 CIA는 마두로 대통령 측근을 정보원으로 확보하고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 석유부국 베네수엘라를 좌익혁명의 기지로 만든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계승한 마두로 대통령은 그동안 강압적인 통치로 국제사회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유엔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는 물론 권력유지를 위한 살인, 고문, 성폭력, 무차별적 구금 등의 행위를 저질렀다. 하이퍼인플레이션과 정치적 탄압을 피해 약 800만명의 베네수엘라 국민은 해외 이주를 선택했고 이는 중남미는 물론 미국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차베스 대통령 이후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제재를 유지했지만 직접적인 군사행동은 자제해왔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통해 특정 국가를 장악해 정권을 교체하고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발생한 수백억 원의 해킹 사고는 국내 산업의 취약한 기반을 다시 드러낸 사건이었다. 이번 사태에서 더 시급하게 짚어야 할 지점은 사고 자체보다 대응방식이다. 과거 몇 년 전 국내 1·2위 대형 거래소가 연달아 해킹을 당했을 때도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고 결국 전액 보상이라는 임시처방으로 상황을 봉합하는 데 그쳤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넘기려 한다면 한국 가상자산산업의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국내 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는 기술 부족이 아닌 구조적 불안정성이다. 상장에서부터 매매, 예치, 운용 등 모두 한 조직 안에 묶여 있는 구조에서는 높은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는 사후 보안 강화나 피해자 구제와 같은 단기 미봉책만 반복해왔다. 이제는 단기 땜질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을 지탱할 튼튼한 생태계와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100조원 이상의 한국인 자산이 소수 거래소에 집중되는 동안 외국인과 법인 투자가 사실상 배제된 환경 또한 지속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저출생과 주력산업 성숙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우리 경제를 재도약시킬 핵심 기반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주요국은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총력전을 벌이고 있고 기업들 역시 AI 전환을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인식한다. 지금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은 AI 기반 성장전략을 추진하는데 얼마나, 그리고 어디에 자원을 집중 투입할지다. 정부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AI를 포함한 첨단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께서 얼마 전 우리나라가 일정 수준의 AI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20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필요하며 이에 소요될 자금만 대략 1400조원에 달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물론 투자자금 전부가 정부 재정으로 충당되는 것은 아니고 민간과 글로벌 자본의 참여도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정책재원으로 AI 경쟁에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국가간 경쟁이 전면화된 AI 분야에서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중국 같은 방식으로 '규모의 경쟁'을 벌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