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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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 추진한 세운재정비촉진사업을 수백억 자산가인 을지면옥 등 노포를 보존하기 위해 두 번씩이나 백지화시킬 수는 없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세운3구역 토지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본인이 2014년 결정한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을 손바닥 뒤집듯 다시 뒤집으려 한다”며 “대통령이 서울시의 불법을 바로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세운3구역의 을지면옥이 재개발로 철거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관련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이후 을지면옥과 양미옥 등 세운3지구 내 생활유산으로 지정된 음식점을 보존하고 토지주, 상인, 전문가 등이 참여한 협의기구를 만들어 연말까지 보완대책을 만들기로 했다. 얼핏 서울시가 갈등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 같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우여곡절 끝에 봉합된 재개발 갈등에 오히려 기름을 부었다. 서울시가 노포 보존 근거로 제시한 '생활유산'은 정부 문화재 지정과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
지난해 11월 출시와 동시에 돌풍을 일으킨 현대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팰리세이드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이 5903대로 집계됐다. 대형 SUV 시장에서 역대 최다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고, 누적 계약 대수만 4만5000대를 돌파했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가전제품은 무엇일까. 언뜻 대답하기 쉬운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동안 그 누구도 속 시원하게 답하지 못한 질문이다. 국내 가전업계에서 판매량이 공공연한 비밀이 된 지 오래다. 제조사가 판매량 자체를 공개하지 않는 탓에 IHS마킷 등 일부 시장조사업체가 내놓은 추정치만 참고할 수밖에 없다. 5000달러~1만4000달러(약 562만~1574만원)에 달하는 시장조사업체 보고서마저도 집계방식을 놓고 시각차가 있어 정확한 자료라고 평가하기에 무리가 있다. 간혹 일부 유통업체나 중소 가전업체에서 판매량을 발표하지만, 시장 전반을 가늠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판매량을 공개하는
지난 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벤처기업인들이 만났다.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 등이 참석했다. 창업 신화를 쓴 1세대 벤처기업인과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스타트업을 이끄는 창업가들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기업인들과 만난 지 3주 만에 이들과 따로 만남을 가졌다. 갖은 노력 끝에 혁신 기업을 길러낸 창업가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참석자들과 장소는 특별했지만, 사실 이들이 나눈 대화는 특별할 게 없다. 창업가들이 문 대통령에게 전한 메시지는 짧고 명확하다. 창업과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창업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와 절차를 철폐하고, 국내 기업에만 규제 준수와 세금 납부를 요구하는 역차별적 경쟁환경을 바꿔달라고 했다. 특정 기업, 업계를 위한 민원이 아니다. 창업을 꿈꾸거나 사업을 펼치는 이들을 위한 원론적인 요구에 가깝다. 이미 언론을
탁트인 공간, 벽도 없고 파티션도 없다. 2~4인용 테이블이 곳곳에 놓여 있다. 한켠에는 공용 회의실과 커피, 다과가 마련된 스낵바도 있다. 스타트업들이 모여 쓰는 공유오피스다. 사무실인지 카페인지 놀이 공간인지 잘 구별되지 않는다. 공유오피스는 사업주가 여러 입주자에게 공간 이용료를 받는 구조다. 몇 년 새 서울에만 외국계부터 토종 벤처기업과 대기업까지 36개 공유오피스 브랜드가 생겼다. 요즘은 건물주들의 '최애픽'이 '스타벅스'(카페)보다 '위워크'(공유오피스)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국내 관련 시장은 지난해 600억원 수준에서 2022년 7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단순히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를 더했다. 최고급 호텔식 인테리어나 놀이·오락실, 최신 IT 시스템, 여성 전용 공간까지 갖췄다. 한발 더 나아가 소셜벤처나 패션, 금융 핀테크 등 특정 분야 전문 공유오피스도 생겨났다. 오피스·주방·상점 등 '공간'
"결국 구조조정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자리인데. 몸 담기 부담스럽겠죠." KDB산업은행(산은)이 설립을 추진 중인 구조조정 자회사 'KDB AMC'(가칭)를 두고 한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는 이렇게 우려했다. 산은이 한동안 구조조정 실패의 책임론에서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이동걸 현 회장이 취임한 2017년 9월 이후로 범위를 좁혀도 책임론은 반복됐다. 취임 즈음의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 결렬,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포기,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와 R&D(연구개발) 법인 신설, 화승의 법정관리 신청 과정 등에서 산은은 매번 관련 업계와 정치권,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했다. 다만 이 회장 취임 후 약 1년 6개월은 '이전과 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조와의 벼랑 끝 협상으로 금호타이어 매각을 성사시켰고, 한국GM은 간단치 않은 논란을 연거푸 봉합했다. 성동조선해양은 법정관리를 보냈고, 대우조선해양은 20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된다. 부작용이 존재하고 우려의 목소리도
"노량진 수산시장의 A횟집에서 구입한 생선이 상했다고, 노량진 수산시장 측이 책임을 지는 건 아니잖아요?" 최근 공정위,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 법률안'을 두고 한국온라인쇼핑협회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전자상거래법 전부 개정안'은 네이버, G마켓, 11번가, 옥션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 입점한 업체에서 구매한 뒤 피해를 입었을 때 오픈마켓 플랫폼 기업에도 책임을 묻는 것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를 빗대 비판한 것이다. 개정을 추진하는 공정위와 전 의원 측은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카탈로그·우편'등 전통적 통신판매 개념을 위주로 2002년 제정한 법으로 온라인쇼핑 연간 거래액이 100조원을 돌파한 지금의 상황과는 걸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한 온라인쇼핑 확산에 따라 소비자피해도 급속도로 늘고 있어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온라인업계는 크게 반발한다. 소비자 피해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구제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 자체에는
"어차피 또다시 구조조정이 있겠죠." 조선업 '빅2'(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합병으로 대형 조선사 3개를 2개로 만드는 작업) 재편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1일, 대우조선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만난 한 근로자는 이 같이 말했다. 긴 불황을 뚫고 오며 허리띠를 졸라맨 조선사 직원들에게 거대한 산업 재편 움직임은 또 다른 '생계'의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우조선의 현재 주인인 KDB산업은행은 빅2 전환 계획을 내놓으며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다. 산은은 그 근거로 "(양사가) 상당 부분 인력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단계"라는 점을 들었다. 그동안 구조조정을 감내한 현장의 아픔을 이해하는 듯한 뉘앙스도 감지됐다. 그렇지만 현장에는 우울한 소문이 떠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모두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20% 이상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는 루머가 대표적이다. 양사 노조는 인수 반대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산은의 "구조조정 불필요" 선언이 설득력을 얻기 힘든 까닭은
남양유업이 배당을 확대하라는 국민연금의 요구를 거절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당을 해봐야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이익이 한쪽으로 쏠리고 사내유보금을 통해 재무구조 건전성을 높여 장기투자를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해왔다는 게 남양유업 측의 주장이다. '이익을 유보해 재투자하는 방법으로 성장성을 높히겠다'는 얘기는 기업들이 배당을 요구하는 주주들에게 항상 해왔던 변명이다. 실제로 경제성장이 폭발적인 시기에는 자금을 외부로 유출하기보다 이를 성장판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그러나 성장률이 낮아진 지금은 유보금을 쌓아두는 것이 답이 아니다. 배당을 늘려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주주들에게도,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18.5%에 불과한 초우량 기업이다. 남양유업 말대로 대주주(지분률 53.85%)에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 우려됐다면 차등배당 제도를 활용할 수 있었다. 투자자들이 남양유업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남양유업 뿐만 아니라
"쓰지도 못할 거 같으면 걷지나 말지." 지난해 '불용예산'(8조6000억원)이 추가경정예산(3조9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는 기사를 본 지인의 푸념이다. 지난해 정부의 계획보다 더 걷은 세금 규모가 역대 최대(25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말해주니 "그러고도 나라가 돌아가냐"는 볼멘소리가 돌아왔다. 불용예산. 말 그대로 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배정해 놓고 집행하지 않은 예산을 말한다. 지난해 불용예산은 2017년보다 1조5000억원이 늘었다. 불용률은 2.0%에서 2.3%로 확대됐다. 항목별로 보면 예비비 등이 포함된 일반회계는 지난해보다 1000억원 늘어난 수준(4조3000억원)이지만 우체국 예금지급, 농어촌구조개선, 직접지불기금 등이 포함된 특별회계 불용이 1조4000억원(4조3000억원) 늘었다. 그나마 2013년 5.8%까지 치솟았던 걸 감안하면 많이 줄었다는데 위안을 삼을 순 있다. 그렇다고 불용예산 절대액수가 적지는 않다. 15세 미만까지 아동수당을 매달 10만원씩 지
“저희도 포기하지 않을 테니 카드업계 여러분들도 포기하지 말아 주십시오.” 신용카드사의 경영진 또는 노조에서 한 말이 아니다. 부가서비스 변경 허용과 업계의 규제완화 논의가 지지부진해지자 금융당국이 실무자 회의에서 카드업계에 한 발언이다. 카드업계가 좀 더 설득력 있는 규제 완화 건의를 해 달라는 의미다. 당국이 한번 ‘노(NO)’ 했다고 해서 끝난 일로 여기지 말라는 당부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똑같은 내용이라도 충분한 논리를 갖추면 당국도 수용 안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은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카드업계는 수익성 다변화와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그동안 수 차례 인하됐지만 인하에 따른 수익성 보전안을 금융당국이 나서서 만들겠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오히려 절박해야 할 카드업계가 더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 카드업계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규제완화 건의사항이 62개인데, 이는 거꾸
“응급의료센터 현장은 매일매일 전쟁터입니다. 전쟁을 해야 하는 병력은 항상 부족하고 지친 병사들이 간신히 수성하는 수준이죠. 언제까지 이 싸움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서울 모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교수의 말이다. 설 연휴 병원 사무실에서 숨진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열악한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응급의료센터는 24시간, 365일, 10분 대기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응급의료체계 개선에 일생을 바친 윤 센터장 역시 마음 편히 퇴근을 못 하고 센터장실 구석에 마련된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사실 응급의료 현장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017년에는 JSA(공동경비구역)를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의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의 발언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정부도 지정된 응급의료기관 평가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5·18 역사는 좌익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북한군 개입은 이미 증명된 사실”(지만원씨) 위태롭다 못해 도를 넘은 언사가 쏟아졌다. 발언이 나온 장소는 태극기 부대 집회가 열린 광장이 아니다.지난 8일 국회에서 김진태·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 발표자로 나선 지씨는 “전두환은 영웅”이라면서 “그 순발력과 용기가 아니었다면, 이 나라는 쿠데타 (세력의) 손에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군 개입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을 “못 배운 사람들”이라고 일컬으며 “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의 얘기”라고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지씨에게 판을 깔아준 데 이어 5·18 민주화 운동을 향한 거침없는 공격에 합세했다. 이 의원은 “80년 광주 폭동이 10년, 20년 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 운동이 됐다. 이제 40년이 됐는데 그렇다면 다시 (폭동으로) 뒤집을 때”라고 말했다. 한국당 2·27 전당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