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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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어답터'로 유명한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변경 보상 프로그램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하소연이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달 '갤럭시S10(갤S10)'를 출시하면서 5G 단말기(5G 버전)가 나와 바꿀 경우 LTE(롱텀에볼루션) 버전 단말기 출고가 전액을 보상하는 프로그램을 앞다퉈 출시했고, 지인도 해당 상품에 가입했다. 하지만 5G 서비스 개시한 이후 반응을 지켜보다 아예 그냥 LTE로 쓰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대체 써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게 그가 5G 전환기회를 포기한 이유다. 우선 5G 서비스를 먼저 써보는 기회 비용이 너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단말기 출고가 자체가 LTE폰보다 더 비싸다. 그렇다면 높아진 가격 부담을 상쇄할 만큼 가치를 고객들이 5G 서비스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 5일 개통이 시작된 이후 주변에서 들려오는 5G 품질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5G 망이 터지는 곳이 별로 없다"거나 "LTE 망마저 먹
"제발 사업에만 집중하게 해 달라." 지난 8일 국회에서 특별한 만남이 성사됐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선으로 국내 주요 스타트업과 정부부처 공무원, 국회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우아한형제들, 메쉬업코리아, 비바리퍼블리카, VCNC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스타트업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들 기업의 사업과 직결된 정책, 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소속 과장들이 정부 대표로 나왔다. 여러 부처 실무자들이 스타트업과 소통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건 이례적이다. 이날 스타트업 임직원들은 자사 사업모델, 시장 현황 등을 설명하며 과도한 규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플랫폼 사업자의 법적 책임을 강화한 전자상거래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플랫폼 노동, 플랫폼 택시 등 현안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부가가치세 감면과 같은 직접적인 요구도 내놨다. 자사 사업이 번창하기 위한 민원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트업이 끊임없이 생겨날 수 있는
"'보따리상'보다는 '대리 수출인'으로 부르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최근 한 패션·뷰티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따이궁'에 대해 과도하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오히려 국내 패션, 뷰티 제조업체들에 따이궁은 큰 비용과 노력을 투입하지 않고도 중국으로 수출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판로가 되고 있다는 것. 따이궁은 현재 면세업계 매출의 70~8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주고객이다. 한국 물건을 사다가 자국 내 위챗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지인과 팔로워들에게 판매한다.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매출은 총 18조9602억원인데, 만약 따이궁이 사라진다면 대략 12조원 매출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런 따이궁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현장 수령하는 국산 화장품 등이 국내에서 재유통되는 경우도 있어 불법성을 의심하는 눈초리를 받고, 중국 현지에서의 과세 문제 등도 지적받는다. 이는 많건 적건 시정돼야 할 문제들이다. 면
2015년 4월 금호산업 인수에 단독으로 뛰어들었던 호반건설은 입찰 금액을 써내기 직전 금융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자신이 정한 금액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사실 금호산업보다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실질적인 매물이었다. 당시 한 금융사 대표는 호반건설에 이렇게 조언했다. "가능한 낮은 금액을 써내도록 하세요. 어차피 아시아나항공은 3년 뒤쯤 더 좋은 조건에 매물로 나올 겁니다." 얼마 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입찰가로 써낸 금액은 6007억원. 시장 예상가 8000억~1조원을 훨씬 밑도는 금액이었다. 결국 금호산업은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7228억원에 품었다. 박 전 회장도 시장 예상가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호반건설의 낮은 인수가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호남에 기반을 둔 호반건설이 박 회장을 도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당시 금호산업 실사에 참여했던 실무진 생각은 달랐다. 예상보다 아시아나의 재무구조가 너무 허
지난 3월 국내 첫 조 단위 리츠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홈플러스리츠가 공모를 철회했다. 홈플러스리츠의 AMC(자산관리회사)인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은 당초 리츠 상품이 생소한 국내 시장 환경을 고려해 공모 물량의 84%를 해외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했다. 그러나 수요예측에 돌입하자 해외투자자들의 참여는 예상보다 저조했다. 반면 국내 인수주관사 측은 4000억원 이상의 기관투자자 참여를 이끌어냈다. 홈플러스리츠의 공모규모 하단인 1조565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공모 리츠에 대한 국내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모 철회는 홈플러스리츠가 책임 임차인 홈플러스를 두고 임대료 수익을 내는 상품의 구조적 문제 탓이 아니었다. 규모 측면에서 시기상조였다. 수요예측을 계기로 국내 리츠 수요가 3000억~40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된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공모 리츠 시장 확대를 위해선 제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 상장 리츠 상품이 늘어나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국내 리츠의 평균 자본
"요즘 세상에 돈 받는 경찰이 어디 있어요? 말도 안 되죠" 서울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이 처음 불거졌던 올 초 경찰들 사이에서 나온 볼멘소리였다. 이들의 "터무니없는 의혹"이라는 반응과 달리, 게이트가 열릴수록 '돈 받은 경찰', '제 역할 못한 경찰'은 속속 나왔다. 버닝썬 관련해서 입건된 경찰만 6명이다. '경찰총장'으로 불린 총경급 인사는 청와대 근무 중에도 승리(본명 이승현·29) 등과 골프·식사를 이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이 뿌린 공연 티켓은 청탁금지법 위반의 근거가 됐다. 중고 수입차 사업을 하던 전직 경찰 강모씨(44·구속)로부터 수입차를 시세보다 싸게 산 전 강남경찰서 과장 석모 경정은 청탁금지법을 초과한 금액으로 시세보다 싼 가격에 중고차량을 산 혐의로 입건됐다. 처음부터 안일했다. 역삼지구대 폭행사건에서 경찰은 초동조사 소홀 의혹을 부인하다 판을 키웠다. 최근 나온 석 과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안일한 대응 중 하나다. 지난달 중순 언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기 위한 기준 마련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처음 카드 상품을 만들 때 적자가 생기지 않도록 적정 수준의 부가서비스를 탑재할 필요가 있다.” 신용카드사의 부가서비스 축소 허용과 관련해 한 금융당국자가 한 말이다. 카드사들이 적자 상품에 한해 부가서비스를 줄일 수 있도록 해달라지만 수익성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아 적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지적하는 문제는 제휴카드 출시 때 특히 나타난다. 제휴사의 선택을 받으려면 혜택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실제 수익 창출 여부는 뒷전이 되는 경우가 잦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제휴를 위해 사실상 처음부터 적자를 예상하고 만들기도 한다”고 털어 놓았다. 하지만 대부분 카드 상품은 처음부터 적자를 각오하고 설계하지 않는다. 출시 첫해와 이듬해는 초기 마케팅비용으로 인해 흑자가 나지 않더라도 3년째부터는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한다. “수익성 분석을 엉망으로 해 적자라는 말”은 전체가 아닌
삼성이 그룹 차원의 '미세먼지 저감 마스터플랜'을 세운다는 본지 보도 이후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삼성이 정말 미세먼지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느냐'부터 '언제쯤 피부로 변화를 느낄 수 있는지 알려달라' 등 삼성에 거는 기대와 함께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사회 전반의 높은 관심을 느낄수 있었다. 삼성안전환경연구소가 추진 중인 마스터플랜은 산업별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방안이 핵심이다. '산업별 저감목표 제시',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저장시설 개선방안' 등이 포함된다. 삼성이 단순히 사회 이목을 끌기 위해 미세먼지 연구를 선포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이미 올해 초 '미세먼지연구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R&D(연구·개발)에 착수했다. 구체적 윤곽이 언제쯤 드러날지 예단할 수 없지만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삼성 주요 관계사가 자율적으로 동참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 중 삼성이 처음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화두로 던진 만큼 다른
"매년 5만개 넘는 정부 연구개발(R&D) 과제가 진행되는데 성공률이 무려 98%에 달한다." 지난해 7월26일 열린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첫 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R&D 성공률' 얘기를 꺼냈다. 일반적으로 성공률은 높을수록 좋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100%에 가까운 성공률을 칭찬하기 위한 게 아니었다. '실패'가 없는 국가 R&D 생태계를 질타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선진국 기초과학 연구 성공률은 20% 수준이다. 이에 비춰 보면 98%라는 수치는 비상식적이다. 이는 국책 R&D 사업 운영 체계와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 정부 R&D 과제는 성공 여부로 성과를 평가했다. 그러다보니 평가와 예산 배정이 유리한 단기 성과 과제에만 치중했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창의적·도전적 연구는 이뤄지지 못했다. 기술사업화 성공률이 20~30%에 그친다는 게 그 증거다. 문 대통령이 "R&D의 도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며 직접 나서자 관계 부처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븐일레븐이 56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 3일 일본 세븐일레븐이 후루야 카즈키 사장을 경질하자 일본 언론들은 이렇게 평가했다. 편의점의 24시간 영업을 고집하던 후루야 사장이 물러나고 이튿날엔 사측이 "사정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하자, 사실상 24시간 영업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지난 2월부터 세븐일레븐 점주들은 구인난으로 심야영업이 어렵다며 24시간 영업 정책을 폐지해달라고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사측은 지난달부터 10개 점포에서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단축 영업 실험에 돌입했다. 일본 내 점포 2만개를 보유한 업계 1위 편의점이 변화를 택하면서 이 같은 기조는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은 24시간 편의점의 '원조'다. 미국 회사였던 세븐일레븐은 2차세계대전 이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때문에 사명도 바꿨다. 24시간 영업은 1963년 미국 텍사스에서 처음으로 실시됐다. 이후
경남의 국회의원 2석이 걸린 4·3 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정의당의 여권 연합(창원성산)과 제1야당 자유한국당(통영고성)의 1승1패로 끝났다. 각 진영은 제각기 셈법으로 ‘승리’를 말한다. 통영-고성만 해도 청와대와 여권이 받을 타격은 제한적이다. 46년간 한국당 계열 이외에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않은 지역이다. 여권이 무겁게 받아들일 대목은 경남 창원 성산의 득표율 변화다. 창원성산이 최근 치른 5번의 주요 선거는 순서대로 △2014년 6회 지방선거(도지사) △2016년 20대 총선(국회의원) △2017년 대선(대통령) △2018년 7회 지방선거 그리고 △2019년 4월3일 보궐선거(국회의원)다. 창원성산은 언제나 민주당 또는 진보 단일후보를 지지했다. 노동자층, 진보 성향이 많은 지역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런데 창원성산의 1위는 김경수(48% 낙선) 노회찬(51.5% 당선) 문재인 대통령(42% 당선) 김경수(61% 당선)로 이어지다 여영국 정의당 당선인은 46%(45.75
재판이 아닌 수사단계부터 중범죄 피의자들에게 변호 혜택을 제공하는 '피의자 국선변호인 제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삼례 나라수퍼 살인사건' 등 과거 수사기관의 잘못된 관행으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문재인정부 초기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재작년 처음 '형사공공변호인제'라는 이름으로 청사진이 제시된 이후 현재까지 근 2년간 제대로 된 논의가 없었다. 당시에도 제한된 공공변호 인력을 합리적으로 배분할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기구가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내 흐지부지됐었다가 이번 법무부의 입법예고로 다시 논쟁에 불이 붙었다. 우선 법무부 산하 기관인 법률구조공단을 주무기관으로 지정한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공단은 범죄 피해자의 권리보호와 피해회복을 돕는 '피해자 구조사업'의 주무기관이기도 하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공단이 가해자 격인 중범죄 피의자와 피해자 모두를 대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