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따이궁, 색안경끼고 볼 필요 없다

[기자수첩] 따이궁, 색안경끼고 볼 필요 없다

박진영 기자
2019.04.12 05:00

"'보따리상'보다는 '대리 수출인'으로 부르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최근 한 패션·뷰티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따이궁'에 대해 과도하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오히려 국내 패션, 뷰티 제조업체들에 따이궁은 큰 비용과 노력을 투입하지 않고도 중국으로 수출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판로가 되고 있다는 것.

따이궁은 현재 면세업계 매출의 70~8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주고객이다. 한국 물건을 사다가 자국 내 위챗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지인과 팔로워들에게 판매한다.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매출은 총 18조9602억원인데, 만약 따이궁이 사라진다면 대략 12조원 매출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런 따이궁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현장 수령하는 국산 화장품 등이 국내에서 재유통되는 경우도 있어 불법성을 의심하는 눈초리를 받고, 중국 현지에서의 과세 문제 등도 지적받는다. 이는 많건 적건 시정돼야 할 문제들이다.

면세업계가 따이궁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는데, 면세점들은 물론 국내 관광업계가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한국으로 몰려와 면세시장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다주는 '따이궁'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홀대할 필요는 없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면 이후 사라진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운 따이궁이 없었다면 국내 면세시장은 어떻게 됐을까?

사실 따이궁은 한국만 고집하지 않는다. 일본, 유럽, 호주에서도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더 이득이 되는 곳으로 언제든지 이동한다. 단지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따이궁이 계속 한국만을 찾진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면세업계의 고객 다변화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되, 따이궁 시장을 더 큰 기회로 만들기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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