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5G 빈수레, 이제부터 채울때

[기자수첩]5G 빈수레, 이제부터 채울때

김세관 기자
2019.04.15 04:00

'얼리어답터'로 유명한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변경 보상 프로그램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하소연이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달 '갤럭시S10(갤S10)'를 출시하면서 5G 단말기(5G 버전)가 나와 바꿀 경우 LTE(롱텀에볼루션) 버전 단말기 출고가 전액을 보상하는 프로그램을 앞다퉈 출시했고, 지인도 해당 상품에 가입했다.

하지만 5G 서비스 개시한 이후 반응을 지켜보다 아예 그냥 LTE로 쓰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대체 써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게 그가 5G 전환기회를 포기한 이유다.

우선 5G 서비스를 먼저 써보는 기회 비용이 너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단말기 출고가 자체가 LTE폰보다 더 비싸다. 그렇다면 높아진 가격 부담을 상쇄할 만큼 가치를 고객들이 5G 서비스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 5일 개통이 시작된 이후 주변에서 들려오는 5G 품질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5G 망이 터지는 곳이 별로 없다"거나 "LTE 망마저 먹통이 된다", "지하철에선 5G가 안된다"는 불만들이다. 사실 이같은 네트워크 접속 문제는 5G 기지국이 늘면 해결되는 문제다. 그는 그 이후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더 빨라진 전송 속도로 과연 무엇을 즐기거나 볼 것인지 막막하다는 것.

이통 3사 모두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 실감형 미디어를 내세우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아직 AR·VR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건 데이터 전송속도보다는 실감 미디어 기술·콘텐츠 자체의 문제가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유튜브 등 동영상이 4G LTE 시장을 자연스럽게 키워나갔듯이 5G만의 차별화된 콘텐츠·서비스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지금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은 정부가 지나치게 '세계 최초 상용국가'라는 타이틀에만 매몰돼 준비 안된 상황에서 조급하게 서비스를 개통한 데 따른 후유증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상용화 이후 '5G 플러스' 전략을 발표하면서 세계 최고 5G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5G 플러스 전략이 빈 수레가 되지 않기 위해선 차별화된 5G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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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자본시장이 새로운 증권부 김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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