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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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처음에는 자격만 갖추면 다 허용해 줄 것처럼 말하더니 최근에는 너무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자기자본을 늘려놨는데 되려 경영에 악재가 될까 걱정됩니다." 올 하반기 시행 예정인 초대형IB(투자은행) 제도와 관련,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삼성증권이 초대형IB 핵심인 발행어음 업무 심사에서 '보류' 결정을 받자 증권업계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대형증권사(자기자본 4조원 이상)를 대상으로 초대형IB 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자본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초대형IB 업무가 가능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적으로 지원해 줄테니 자본을 늘려 모험자본 투자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유상증자, 내부유보금 확대 등을 통한 몸집 키우기(자기자본 확충)에 열을 올렸다.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자본 규모가 클수록 시장 선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국 입장은
"중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업체들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7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꺼내놓은 고민이다. 문 대통령도 "요즘 중국 때문에 자동차가 고전하는 것 같다"고 먼저 말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두 달이 돼가는 지금, 상황은 오히려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그사이 중국 현지 합작사(베이징현대차)의 파트너 베이징기차와의 갈등설은 확산 중이다.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이후 설립한 첫 합자 자동차기업 베이징현대차는 두 회사가 절반씩 지분을 가지며 15년간 각각 생산, 재무를 도맡아왔다. 이런 협력 속에서 중국은 현대차의 최대 해외시장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중국 국영기업 베이징기차는 올 들어 사드 이슈가 불거진 이후 부품사들에게 20~30%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며 현재 최소 4개월 이상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그나마 '아쉬울 게 없는' 프랑스·독일
금융감독원 노조는 최근 금감원장 인선과 관련해 성명서를 세 차례나 쏟아냈다. 세 성명서의 공통된 키워드는 신임 금감원장이 아닌 '금융위원회'였다. 노조는 최흥식 금감원장이 내정되기 전인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금융위 출신 금감원장이 오면서 금융위 산업정책에 비판을 제기할 수 없게 됐다"며 "철옹성 같이 견고한 재무관료에 대항해 소신을 말할 수 있는 원장이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금융원장 내정자로 거론되던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환영한다는 뜻이었다. 지난 6일 조 전 사무총장이 아니라 최 원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노조는 곧바로 반대 성명을 내놨다. 반대의 가장 큰 이유 역시 금융위였다. 노조는 "(최 원장이 임명되면) 금감원장은 금융위 관료의 허수아비로 전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원장의 취임식이 열린 지난 11일 내놓은 성명서에서도 금융위가 빠지지 않았다. 노조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 원장 임명을 제청하며 "금감원은 시장의 규제완화 요구에 부응해
“수도권에서 산림 및 부순 모래는 당초 계획 대비 30% 이상 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바닷모래 채취중단사태로 골재대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골재원 다변화를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해양수산부가 어족자원 고갈 등을 이유로 바닷모래 채취사업 허가에 소극적으로 나서자 국토부가 뒤늦게 부족분을 육상모래 등으로 채우겠다고 발표한 것. EEZ(배타적경제수역)와 연안지역의 골재채취 허가는 국토부와 지자체 소관이지만 해수부의 동의 없이는 진행이 불가능하다. 이에 해양생태계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하천과 산림파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우려는 국토부가 9개월이나 지난 이달 초 발표한 ‘2017년 골재수급계획’에도 나타난다. 국토부는 올해 건설현장의 골재수요 등을 고려해 전년 수준(7026만㎥)인 7077만㎥ 규모의 모래 채취를 허가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도 이중 바닷모래량은 2700만㎥로 전년(4104만㎥) 대비 34.2%
지난 4일 가이 라이더 ILO(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과의 오찬간담회에 노사정 관계자들이 모였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사정위에서도 모이지 않던 노사정이 이렇게 다 모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짓으로 ‘노’엔 자신을, ‘사’엔 박병원 경총 회장을, ‘정’엔 문성현 노사정위 위원장을 가리켰다. 노사 양측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 장관이, 스스로를 노동계 인사로 여기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사실 김 장관의 이 같은 인식은 간담회 전부터 모습이 엿보였다. 간담회장에 일찍 도착한 라이더 사무총장과 양대 노총 위원장, 문성현 위원장이 모인 가운데 김 장관은 “오늘 한 명(박회장)을 빼고 다 노동이야”라고 말했다. 이 말은 그대로 통역을 통해 ILO 총장에게 전해 졌고 그는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바뀐 신분을 망각하는 것은 비단 김 장관만은 아니다. 김 장관의 ‘노동’ 발언과 같은 날 공대 교수 출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금호타이어를 박삼구 회장
"제가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장이라는 금기를 건드리니 '갑자기 OO박사가 돌았나', '보수 꼴통됐나'라는 얘기를 들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가 지난달 한 포럼에서 한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장론'의 입지는 ‘꼴통’쪽이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의 현실, 국제 정세를 모르는 ‘이단아’ 취급을 받았다. 2012년 6월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가 '공포의 균형'을 내세우며 핵무장을 대선 공약으로 발표했을 때, 지난해초 원유철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핵무장을 주장하며 '핵포럼'을 발족했을 때 귀를 기울인 이는 거의 없다. 이런 ‘허튼 소리’가 최근 정식 의제 대우를 받는다. 상황이 급변한 건 북한의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6차 핵실험 이후다. 후보시절 한국과 일본의 독자적 핵무장을 거론했던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술핵 재배치와 한·일 핵무장 용인을 검토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8일 보도했다. 이같은 흐름은 필연적이다. 미국의 본토 안보,
"지난 2분기 순익이 1분기 대비 반의 반 토막이 났어요." 한 저축은행 직원이 최근 저축은행업계 상황이 너무 안 좋다는 취지로 하소연하며 한 말이다. 금융당국이 올초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대출총량제를 적용하고 지난 6월부터는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더 쌓도록 주문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법정 최고금리도 현행 연27.9%에서 24%로 인하돼 갈수록 영업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에 대해 "정부가 저축은행의 부정적인 면만 확대 해석해 규제를 늘리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저축은행을 향한 정부와 세간의 부정적 시각이 다른 누구도 아닌 저축은행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 저축은행 중 상당수는 대부업과 별반 차이 나지 않은 최고금리 선에서 대출을 해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순익이 크게 줄어든 저축은행 대부분은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 비중이 큰 곳이었다. 지난 6월부터 고금리 대출에 대
"27번째인가 28번째였다고 하더라고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의 창조과학회 활동 이력에 이어 역사관 논란이 커질 무렵 한 경제단체장은 기자에게 이같이 귀뜸했다. 청와대가 검증한 중기부장관 후보군이 30명에 가까웠다고 하니 박 후보자의 순번(?)은 대충 그쯤 되는 듯하다. 그만큼 청와대가 초대 중기부장관 인선에 애를 먹었단 얘기다. 실제 중기부장관 후보자 인선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 106일 만에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하마평에 오른 인물을 손에 꼽기도 벅차다. 한때 유력했던 정치인 입각은 현장 전문가를 우선한다는 방침에 따라 기업인으로 기울었지만 직무 관련 주식을 백지신탁해야하는 공직자윤리법이 바리케이트처럼 작동했다. 이 때문에 상당 수 기업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 발표일인 지난달 24일 인선과정은 그동안 청와대가 후보자 지명에 얼마나 고심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하루 동안 청와대는 후보자 발표를 '할 수 있다'고 했다가 곧 '없다'고 확정한 뒤, 다시
“피해 청소년은 물론 가해 청소년까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게 자활을 돕겠다”, “처벌 위주로만 논의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등 최근 잇단 청소년 중대 범죄가 일어 나자 지난 7일 기자실에 찾아와 한 말이다. 청소년 보호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발언 취지는 일면 이해된다. 그러나 지금 화두는 소년법 개정이다. 만 14세 미만은 이른바 촉법소년으로 범죄 경중에 관계없이 형사 처벌이 면제된다. 만 14~18세의 경우 최대 형벌수위가 20년으로 제한된다. 인천에서 8세 여자 아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범죄자는 만 18세 미만이어서 검찰이 20년을 구형했다.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가담자 중 한 명은 촉법소년이어서 어떤 법적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사실에 국민은 공분했고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있는 소년법 개정 제안에 지금까지 30만명 넘게 동의했다. 범죄의 잔혹성이 사
17살 민철(가명)이는 친구 6명과 함께 만취한 여중생을 집단강간해 붙잡혔다. 민철이는 "집단강간이 큰 죄인 줄 몰랐다"고 했다. 누구도 그게 왜 죄인지, 피해자들이 어떤 고통을 당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어떻게 모를 수 있나' 싶다. 전문가들은 어렸을 때부터 가정과 사회에서 방치된 아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김광민 부천시청소년법률지원센터 소장은 "오랜 시간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범죄 의식 자체가 낮다"고 말했다. 청소년 강력범죄가 잇달아 일어나며 미성년자 처벌 연령을 낮추고 형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친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오른 '소년법' 폐지 청원에 24만여명이 찬성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이들이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논의는 없다. 개개인에 대한 비난만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족과 사회공동체 해체를 원인으로 지적한다. 8년째 청소년 재판을 맡고있는 천종호 판사는
"벌써 좀 잠잠해진 것 같아. 채 한달이 가지 않네." 지인이 최근 여러 사회 이슈에 밀려 '살충제 계란' 사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 같다며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는 정부의 전수 조사, 관련 업체들의 유통 중단 등 발빠른 대응 때문일지 모르겠지만 전 국민을 공포로 떨게 했던 중대 이슈가 어느새 대중들에게 잊혀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아 계란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지만 '사용하는 계란이 안전하다'고 적었던 일부 식당의 안내 공지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가면 이슈가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괜한 우려와 걱정을 붙들고 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살충제 계란 사건이 하나의 옛 얘기가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살충제'와 '계란'이 짝을 이룬 것 외에도 1979년부터 국내 판매가 금지된 살충제 DDT(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의 존재가 재등장한 것은 이번 이슈를 더 충격스럽게 만들었다. 레이첼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규제가 쏟아지고 있다. 초기에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효과는 나타났다. 지난 6~7월만 해도 "미친 집값"으로 불릴 정도로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지만 8·2대책 발표 이후 상승률이 둔화됐다. 현 정부가 투기의 장으로 지목한 서울 재건축시장은 대책 발표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격이 0.54% 하락했다.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다. 규제를 하지 않은 지역으로 (투자)수요가 이동하는 풍선 효과를 우려하지만 정부는 지난 5일 8·2대책 후속 조치를 통해 성남시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했다. 또 부산 전역과 고양시 일산동·서구 등 24개 지역을 집중 모니터링 지역으로 선정하고 언제든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풍선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급등하는 집값을 제어하고 투기수요로 인한 가격 거품을 걷어내겠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긍정적인 목소리가 높다. 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