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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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리, 더 높이'를 요구하는 원장의 욕심을 묵묵히 감당해주신 임직원 여러분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와 함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지난 5일 3년의 임기를 마치며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마지막으로 낸 메시지는 사과였다. 이 전 원장은 임기 내내 거침없는 발언과 행보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이 전 원장 재임 기간 언론과의 백브리핑은 100회에 달한다. 언론을 통해 시장에 메시지를 낸 사례가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논란의 중심에도 자주 설 수밖에 없었다. 특히, 공매도 재개 시점과 상법개정 등에 대해 정부와 불협화음을 내면서 "금감원장의 정책 발언이 너무 잦다", "월권이다"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각종 현안마다 금감원이 전면에 나서면서 수습은 직원들의 몫이었다. 업무강도가 높아진 데다 대규모 인사도 잦았다. 직원들의 고충이 컸다. 이에 금감원에서 이탈하는 직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2월에 5명, 4월엔 7명이 증권사·은행·카드사·가상자산 업계 등으로 빠져나갔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지난 6개월간 이어졌던 정치적 불확실성도 이제 일단락됐다. 하지만 새 대통령 앞에는 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무너진 경제를 되살려야 한다. 지금 한국 경제는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발(發) 관세전쟁 여파로 수출마저 흔들린다. 당장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당선된 3일(현지시간), 모든 교역국에 무역 협상과 관련한 '최상의 제안'을 4일까지 제출하라는 서한을 발송했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해온 기존 25%의 관세를 50%로 2배 인상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통상 불확실성 고조에 따라 올해 한국 경제는 0%대 성장에 그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줄잇는다. 한은이 최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로 내렸지만 탈진 상태에 빠진 경기를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새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비상경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아버지 간병비가 걱정이거든요. 그래서 대선 후보들의 간병비 지원 공약을 보고 투표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공약도 더 꼼꼼히 비교하게 됐습니다." 평소에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다는 한 30대 주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혹자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똑같다"고 하지만 설마 공약을 하나도 안 지키랴. 정치 무관심층이었던 주부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 그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약이었다. 6·3 대선의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전통시장과 번화가로 나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이었다. 비상계엄 이후 차갑게 식은 경기를 거리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 20대 여성은 "정치가 우리 삶에 이렇게 영향을 주는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장사가 잘 안 된다는 상인도 많았다. 20·30대 취업준비생에게 '누구를 지지하냐'고 물었을 때 그들의 정치 성향보다 빨리 알아챌 수 있었던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아도 어려운 때입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최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이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봤다. 민심도 다르지 않았다. 최근 2030 세대 심층 인터뷰나 PK(부울경)·충청·경기·서울 등 대선 승부처 르포를 통해 확인된 국민들의 첫번째 걱정은 '경제'였다. 초저성장 시대를 맞아 부모 세대보다 어렵게 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청년세대를 짓누르고 있었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는 유권자가 가장 많았던 이유다. 이에 못지 않게 국민들이 갈망하는 게 '국민통합'이다. "혐오를 이용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지층만 보지 말고 전체 국민을 봐 달라"는 등의 바람이었다. 경제회복과 국민통합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과는 달리 세 차례의 대선 후보 TV 토론은 낯 뜨거운 상호 비방전으로 얼룩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6월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역대 최다 범법자를 양산한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경찰청은 지난 23일 기준 선거사범 946명을 단속했다. 선거 벽보나 현수막을 훼손한 사례가 690명으로 가장 많았다. 5대 선거범죄에 해당하는 인원은 195명이다. 경찰은 대선후보 살해 위협 게시글 12건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대선캠프 관계자 등을 사칭한 '노쇼' 사기는 50건으로 집계됐다.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수식이 붙는 선거가 각종 범죄로 얼룩지고 있다. 선거사범 급증 배경에는 극단의 정치 갈등이 있다. 서로를 적으로 규정한 정치 선동이 극성 지지자들에게 번져 폭력 행위로 발현된다. 선거에 지면 자기 진영이 궤멸될 것이라며 위기감을 조성하는 이들도 판친다. 우리 편이 당한 폭력에 분노하면서 상대 편에 가해진 폭력엔 침묵한다. 대선후보들 역시 정책 경쟁보다 트집 잡기, 허물 드러내기 등에 전력을 다하며 혐오의 정치를 유발한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분
증권사에서 또 사고가 터졌다. DB증권 직원이 회사 명의로 10년간 상품권을 구매한 뒤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이른바 '상품권 깡'을 해온 사실이 적발됐다. 누적 거래 규모는 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회사 명의를 도용해 상품권을 대량 구매하고, 이를 현금화한 뒤 사적으로 사용했다. 상품권 결제 시기가 다가오면 상품권 깡을 통해 만든 현금으로 결제했다. '돌려막기'를 해 온 것이다. 이 직원이 아직 결제하지 않은 금액은 30억원에 이른다. DB증권은 직원이 상품권을 현금화한 돈으로 결제했다며 횡령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금융감독원도 해당 사안이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사건이 아닌 만큼 조사 대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저 개인의 일탈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이 10년간 회사 명의를 도용해 수백억원 규모의 사적인 거래를 했는데도 몰랐다는 금융회사에 투자자들이 선뜻 돈을 맡길 생각이 들지 의문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DB증권이 장기간 직원의 부정행위를 잡아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식별장치) 교체 둘째 날인 지난달 29일 오전, 국가정보원이 전날 19개 정부 부처에 "업무용 단말·기기의 유심을 교체하라"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오픈런'에 참여하지 않았던 지인들도 "내일부턴 줄을 서야 하는 것 아니냐"며 술렁였다. 같은날 오후 2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차 민관합동조사 결과를 긴급 발표했다. 유심 정보 중 IMEI(단말기고유식별번호)가 유출되지 않아 유심보호서비스로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골자였다. 굳이 유심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에 국민 불안도 다소 누그러졌다. 그러나 이달 19일 오전 과기정통부는 IMEI와 개인정보가 임시 저장된 서버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됐다는 2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차 때와 달리 IMEI 유출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다만 IMEI가 유출됐더라도 복제폰을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민관·공공분야에 신고된 피해사례는 없다.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같은날
"걸려온 전화, 발신자는 없다." SK텔레콤 '유심(범용가입자식별모듈) 해킹' 사고가 세상에 드러난 지 한 달. 정부와 통신사, 보안전문가들이 각기 다른 해석과 주장을 내놓지만 정작 이 사태의 핵심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가장 먼저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것은 '어떻게 뚫렸는가'다. 철통보안을 자랑하던 국내 최대 통신사의 방화벽이 뚫렸다. 그것도 단발성 침입이 아닌, 3년 전부터 내부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침해당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충격은 배가 됐다. 이 침입이 고도화한 사이버 공격의 결과인지, 내부자의 조력이 개입됐는지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흔적조차 거의 남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이나 중국의 APT(지능형지속위협) 조직이 배후일 가능성도 나오지만 단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또 하나, 범인의 목적은 무엇이었나. 2696만건에 달하는 유심정보가 유출됐지만 정작 해킹 이후 불법인증이나 금융사기 등 구체적인 피해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런 정보는 다크웹이나 범죄조직에서 활
"항공업 특성은 '규모의 경제' 실현", "기재 확보와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 갖춘 회사로 키울 것". 최근 에어프레미아 인수에 성공한 김정규 회장의 발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항공업계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움직임이 치열해지고 있다. 김 회장이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하자마자 합병 카드를 꺼내 든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는 서비스를 최소화하되 항공권을 싸게 파는 '박리다매' 구조로 수익모델을 만들었다. 자연스레 운항 비용이 많이 드는 장거리 노선보단 일본·중국·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 위주로 운항해 왔다. 하지만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계기로 항공업계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통합 LCC'가 국내 LCC 판도를 뒤집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외 LCC들이 장거리 노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하이브리드 항공사'란 이미
"선거가 없다고 생각하고 금리를 결정하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 말이다. 금리 결정이 정치적 해석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한 발언이다. 동시에 정치와 경제가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으로도 들린다. 이달 금융통화위원회는 대선을 닷새 앞두고 열린다. 어떤 결정이 나와도 정치적 해석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민감한 시점이다. 일각에선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전례가 근거다. 최근 25년 동안 총 5차례의 대선에서 선거 직전 금통위가 금리를 조정한 적은 없다. 정치적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불문율'처럼 여겨졌다. 가장 가까운 사례는 2022년 대선이다. 선거 2주 전 열린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했다. 그 직전 두 차례 금통위에선 연속 인상이 있었지만 이 때만 예외였다. 선거가 끝난 뒤 다시 금리 인상이 재개됐고 이듬해까지 7차례 연속 금리인상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수백만원씩 할인해 팔고 있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길어져 수출이 줄고 재고가 쌓이면서 결국 출혈대응을 하는 셈이다. 현대자동차는 올 들어서만 생산라인 가동을 세 차례 중단했다. 차를 싸게 팔아도 살 사람이 없으니 만들 이유도 없는 것이다. 최대 수출처이자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었던 미국은 그나마 시장이 열려 있었지만, 전망이 투명하진 않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이 조기 종료될 가능성까지 흘러나온다. 일본 혼다는 2030년까지 계획했던 전기차 투자 규모를 당초보다 30%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는커녕 더 악화하거나 지지부진한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이미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주요 업체들이 원가 이하로 가격을 낮추며 점유율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 여파는 글로벌 시장 전체로 번지고 있다. 한국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
"선거에서 호감도가 얼마나 중요합니까. 고무적이죠."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호감도가 비호감도를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발표되자 캠프 관계자들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대선 삼수생'인 이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은 대선 기간 국민 호감도를 높이는 데 정성을 기울였다. 이 후보는 한 아이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하자 웃으며 "여기 안 계셔"라고 답하는가 하면 홍삼을 들고 온 한 시민에겐 "이것은 징역 5년"이란 자학개그로 웃음을 끌어냈다. 이 순간들은 기사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바닥 민심에 닿았다. 지지율이 현재 지표라면 호감도는 향후 후보의 지지층의 확장성을 가늠하는 미래 지표다. 호감도가 낮으면 추가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각 캠프 관계자들이 후보의 이미지 개선 전략을 밤 새워 준비하는 이유다. 이른바 '커피 원가 120원' 공방 역시 호감도를 둘러싼 싸움이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