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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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입학용병'을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가 지난 11일 일본 도쿄 시부야의 라인프렌즈 스퀘어에서 열렸다. 시부야 어디 한적한 뒷골목에서 열린 게 아니다. 하루 수백만 명이 오가는 중심지인 파르코백화점 맞은편에서 진행됐다. 웹툰이 일본에서도 인기라는 기사는 몇 번 썼지만 실제 현지에서 얼마나 인기 있는지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지나가던 일본인뿐만 아니라 서양인 관광객까지 자신이 보는 웹툰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알아보고 팝업스토어로 들어와 구경했다. 다음날 방문한 현지 웹툰스튜디오의 작업실은 국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네이버웹툰의 일본어 서비스 라인망가와 손잡은 곳이었다. 그곳 대표는 고단샤, 쇼가쿠간, 슈에이샤 같은 일본 굴지의 3대 출판사를 뛰어넘고 싶어 라인망가와 손잡았다고 했다. 출판작가들이 수년 내 웹툰으로 넘어올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그런데 웹툰 종주국인 한국에선 그다지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웹툰의 성과를 소개하는 기사엔 '아무리 잘해도 일본 만화보다 못하다' '유료
최근 한 국회의원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우연히 상대 당 의원과 마주칠 일이 있었다고 한다. 지나가듯 "거, 요즘 너무 소리를 지르시는 것 아닌가"라고 말을 건넸다고 했다. 반박을 쏟아낼 거라 생각했던 상대는 오히려 웃으며 "저 생계형 정치인이잖아요. 다음 총선 때 재선하려면 어쩔 수 없어요"라고 했다고. 사실 국회에서 정치인들이 서로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그리 이상한 광경이 아니다. 다만 그것이 본인의 정치적 소신을 표현하고 실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지지를 얻고 다음 선거를 통해 정치 생명을 또 한 번 연장하기 위한, 그저 '생계'를 위한 것이라는 얘기엔 뒷맛이 씁쓸하다. 실제로 요즘 '생계형 정치인'이 많아졌다는 얘기가 여의도에서 심심찮게 들린다. 본인의 신념을 펼쳐보이기 보단 다음 총선에서 공천받고 한 번 더 배지를 달려고 당 지지자나 지도부의 눈치만 보는 이들 말이다. 비상계엄에 이어 탄핵 국면까지, 말 한 마디가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민감한 비상시국이
"양자컴퓨터가 정말 실현될까"라는 질문 뒤 곧바로 붙는 말이 있다. "솔직히 양자컴퓨터가 뭔지 모르겠다"다. 모두가 미래 유망 기술이라고 지목하는 이 기술이 대체 어떻게 내 삶을 더 좋게 바꾼다는 건지 쉽사리 와닿지 않아 묻는 말이다. 양자컴을 설명하기 위해 으레 붙는 '기존 컴퓨터로는 수백 년 걸리는 계산을 몇 분 만에 끝내는 계산기'라는 말은 사실 충분치 않다. 복잡한 단백질 구조를 빠르게 찾아내는 기능은 신약 개발이라는 결과물까지 고려하면 희망찬 기대감을 주지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과는 별 관련이 없다. 인류의 머리로는 풀지 못하던 수학적 난제를 컴퓨터가 찾아준다는 전망은 흥미롭지만, 역시 '오늘의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양자컴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투자자를 위해 이 이상의 설명을 개발할 의지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 '미래 유망 기술'이라는 용어 하나면 그 어떤 모호성도 쉽게 용인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물리학적 개념이라는 단어가 덧붙여지면 양자컴의 위상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175㎡가 최근 106억원에 거래됐다. 3.3㎡당 2억원 수준. 송파구 잠실에선 불과 닷새만에 실거래가가 2억5000만원 오른 아파트가 있다. 강남권에서 연일 신고가 기록이 나온다. 비쌀수록 잘 팔린다. 경제학의 수요-공급 법칙이 통하지 않는다. '베블런 효과'다.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은 저서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Leisure Class)'에서 "수요-공급 법칙이 틀렸다"며 이 효과를 주장했다. 강남 아파트는 명품이자 사치재다. 서울시가 앞서 약 5년 간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브랜드'를 부여한 '잠청대삼(잠실·청담동·대치동·삼성동)' 부동산은 최근 토허구역 지정이 해제되자 불이 붙었다. 눌려있던 가격이 천장을 뚫는다. 일부 집주인들은 호가를 수억원씩 올린다. '프리미엄'이 붙는다. 1월 기준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2년 초보다 높다. 불황이 무색하다. 구매력있는 이들
"불공평하다는 생각은 들지만...동시에 변화의 신호탄이란 점에서 반갑죠."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재계 관계자의 말이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 적용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반도체 특별법' 공방과 관련, 반도체 업계만 대상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현실에 대해 한 부러움과 타 산업군 적용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교차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작은 기대조차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17일 여야가 52시간 예외 조항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반도체 특별법 처리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동시간 유연화에 공감한단 취지의 발언을 해 기대감이 높아졌던 만큼 실망감 또한 컸다. 우리나라에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건 전쟁 중이던 1953년 5월이다. 부산 조선방직의 열악한 작업 환경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일으킨 이른바 '조방쟁의'가 도화선이 됐다. 1970년 서울 평화시장에서 전태일 열사가 자신을 희생하며 부르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KAIA)는 '2024 대한민국 액셀러레이터(AC) 및 초기투자 생태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업계 종사자 1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2024년 초기투자 생태계에 대한 평가와 함께 2025년 전망이 담겼다. 우선 응답자의 절반은 2024년 초기투자 생태계가 1년 전보다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스타트업 투자환경 △정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스타트업 사업환경 등 항목별 생태계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는 정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가장 박한 점수를 줬다. 정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 10%에 그친 반면,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6%에 달했다. 정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관련 세부 질문 중 '정부사업 수익구조(사업성)'에 대해 전체 74.1%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정부사업 수주 가능성
"진실을 얘기하는 것이 이렇게 힘이 든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헌법재판소에 출석한 후 돌아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홍 전 차장의 증언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고 쟁점 중 하나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고 하지만, 그의 상사인 조태용 국정원장은 홍 전 차장의 진술이 허위라고 주장한다. 진실게임이 치열해지며 맥락과 관계없이 메신저의 과거 비위를 공격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출석한 이번 탄핵심판에는 14명의 증인이 나섰지만 진실 공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회·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의도와 정치인 체포 지시 여부 등 논점은 명쾌한데 어느 하나 말 하기 쉬워 보이는 이는 없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로 병력을 출동시킨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의 말도 엇갈린다. 조 단장은 상관인 이 전 사령관으로부터 "국회 본청으로 들어가 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세계 국가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이르면 4월초 맞춤형 '상호 관세'를 세계 각국에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상호관세는 각국이 미국 상품에 적용하는 관세율만큼 미국도 상대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지난 4일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데 이어 800달러 이하 소액 물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는 소액면세제도를 폐지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여파로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는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테무와 쉬인,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이하 C커머스)는 그동안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왔다. 특히 800달러 이하 소액 물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는 소액면세제도는 C커머스가 미국 시장 내에서 더욱 빠르게 자리 잡도록 도왔다. 지난해 테무의 미국 매출은 150억~200억달러(약 22조~36조원)로 추정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관세장벽
2025년 대한민국은 암울하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적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올해 우리나라는 1%대 저성장이 예상된다. 정부는 물론 국내외 기관 전망이 엇비슷하다. 가뜩이나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트럼프발(發) 글로벌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수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하면 한국 경제는 2023년(1.4%)과 지난해(2%)에 이어 3년 연속 잠재성장률(2%)을 밑돌거나 턱걸이하는 수준에 머물게 된다. 문제는 위기 대응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글로벌 통상 규범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대응 전략은 안 보인다. '회의를 위한 회의' '협의를 위한 협의'만 난무한다. 'AI 기술 경쟁'에서도 한국은 뒤처진다. 전세계는 AI(인공지능)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한국은 '정쟁'(政爭)에만 몰두 중이다. 뒤늦게나마 AI 혁명 시대에서
"정부가 뭘 하겠다고 발표해도 지금처럼 (정책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움직이기 쉽지 않아요."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기업 관계자는 요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인들도 기업들의 고민을 모르는 바 아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에서 외국 기업들이 투자하기 힘든 이유가 '예측하기 힘든 규제 환경'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국가의 리더십이 부재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국회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춰주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과연 그런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지난해 말 정부가 제출한 세법 개정안을 포함해 190개 안팎의 법안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여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올해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는 바람에 비쟁점 법안들까지
#지난달 2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옆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옆에 섰다. 이들은 5000억달러(730조)를 AI(인공지능) 인프라에 투자하는 '스타게이트'를 발표했다. 13일 후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은 태평양 건너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스타게이트를 논했다. 다음날 두 사람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두시간 가량 진행된 비공개 회담에는 반도체 설계자산 전문기업인 Arm의 르네 하스 CEO도 참석했다. 이날의 주된 논의도 스타게이트와 AI였다. 미국과 일본의 AI산업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서초사옥 방문은 AI 생태계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을 보여준다.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판매까지 가능한 종합반도체회사이자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를 AI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다. 다만 두 사람의 방한이 '비공개 회동'으로 끝난 건 뒷맛
"글쎄요. 믿을 수 있을까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보이는 '우클릭' 행보에 대해 한 기업 관계자가 사석에서 한 말이다. 그의 실용주의적 발언들이 진심인지, 선거용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취지다. 만약 조기대선이 현실화된다면 선거는 '이재명 대 반(反) 이재명' 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이 대표의 우클릭을 믿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조기대선 결과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아직 유권자들이 이 대표의 진심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속도가 붙긴 했지만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가 하루 아침에 나온 건 아니다. 지난해 당대표 연임 도전 당시 이 대표는 이미 '먹사니즘'이란 신조어를 꺼내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이념보다 우선하겠다고 선언했다. '에너지 고속도로'와 같은 성장 전략도 내놨다. 기자들과 대화하던 중 1가구 1주택에 한해 종합부종산세(종부세) 완화가 필요해보인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당내 일부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