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94 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국정감사 현장.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으로 한마음이 된 야당 의원들, 그리고 입을 아예 다물기로 한 듯 결연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킨 공무원들, 질타는 쏟아졌지만 정작 그 질타를 듣고 물음에 답을 할 대상자는 국감장에 없었다. 올해 교문위 국감의 대표 화두는 ‘비선 실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당 의원들이 단체 보이콧 한 상태에서 야당 의원들은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미르재단, K스포츠와 얽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과 차은택 등에 관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여당의 반대로 끝끝내 두 사람 중 누구 하나도 증인으로 세우지 못했다. 대신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모든 부처 기관장들이 쩔쩔매며 답변을 피하거나 에둘러 답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4일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청 산하 한국문화재재단이 운영하는 한국의 집에 미르재단이 운영하는 프랑스 요리 학교가 들어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식의 세계화를
"우리 국민은 정부가 정하는 전기요금을 '전기세'라고 부르면서 세금처럼 내고 있어요. 그런데 전기요금이 과연 적정하게 계산된 것일까요? 아닙니다. 불공정한 약관으로 무효입니다." 2년 전 8월, 법무법인 인강의 곽상언 변호사가 한전을 상대로 국내 주택용 전기요금 반환청구 첫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기자에게 연락을 해왔다. 지인 10여명이 소송에 참여했고 추가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이전까지 유례가 없는 소송이라서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걱정도 했다.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불만은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것이다. 기자 역시 대학시절 자취생활을 하면서 무더운 여름마다 전기요금 폭탄을 맞아봤다. 적잖이 속이 쓰렸지만 '뭐 어쩌겠어'라는 푸념이 전부였다. 정부가 원망스러웠지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는 아예 안 했다. '전기요금 폭탄' 논란이 가열되자 여러 개선책을 내놨지만 그 밥에 그 나물이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절전만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STX조선해양과 계열사 고성조선해양, STX프랑스를 묶어서 사겠다는 영국계 인수의향자가 나타났다.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당국과 자금 회수에 목마른 채권단 모두 기다리던 소식이다. 하지만 이 인수의향자의 구매 조건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우선 STX프랑스 지분 33.34%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는 자국 조선소가 보유한 기술의 해외 유출을 엄격히 막고 있다. STX프랑스 생나제르조선소는 크루즈선 외에 프랑스 해군이 운용중인 군함도 짓고 있다. 인수의향자는 생나제르조선소의 크루즈선 기술인력을 STX조선 진해 도크로 데려와 중국 등 신흥국 크루즈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 법원측에 인수의사를 밝히기 전 프랑스 정부와 교감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패키지 매각에 대해 채권단과의 대화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4일 채권단 관계자는 "당장 외국계 선사에서 관심을 보이는 STX프랑스부터 연내 매각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며 "패키지 매각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법원에서 ST
"주택가격 부양 목적이 아닙니다." 정부의 8·25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집값이 상승하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초에 한 말이다. 임 위원장은 지역별 수급 요건을 보면서 공급을 조절하겠다는 의미이지 공급이 줄어드니 가격이 오른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 위원장의 당부에도 시장은 움직였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불식되고 공급 제한에 따른 가격 상승 우려와 기대가 커졌다. 집 주인들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더 올렸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21%를 기록해 8월(0.67%)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경기·인천 지역의 아파트도 0.29% 올라 8월 상승률(0.15%)의 약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9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은 그 전 주에 비해 0.35% 상승했다. 주간 상승률로는 2006년 12월 1일(0.35%) 이후 9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달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중소기업청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홈앤쇼핑이 어김없이 도마에 올랐다. 중소기업중앙회 자회사인 홈앤쇼핑이 중소기업 판로지원이라는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할 만큼 중소업체에 민간 홈쇼핑 못지않은 높은 판매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목 좋은 방송시간대를 대기업이나 수입제품 위주로 편성하는 전략도 고쳐지지 않았다. 홈앤쇼핑에 대한 국감 레퍼토리는 식상할 정도다. 오죽했으면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불성실한 자료 제출과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을 왜 반복해야 하냐"고 질타했다. 야당 의원은 중기중앙회 등을 통해서 홈앤쇼핑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중기청을 또 몰아세웠다. 중기청이 뒷짐만 진 건 아니다. 중기청은 올해 중기중앙회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다. 주 타깃은 홈앤쇼핑이었다. 중기청은 홈앤쇼핑이 중소기업 면세점 사업자 취득 후 지분을 전량 매각, 주주에 손실을 초래한 점 등을 들어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
“방송산업 청사진, 1년 안에 나오진 못하겠죠. 새 정부 인수위원회 때까지 현실적으로 손을 댈 수가 없어요.” 2개월 반이 흘렀다. 공정거래위원회의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불허 결정이 나오면서 유료방송산업이 시계(視界)제로 국면에 접어든 지. 제로 국면에 접어든 지. 파급력이 큰 M&A 추진으로 인해 멈췄던 방송·통신 생태계의 시계(時計)가 다시 돌기 시작한 지도. 케이블업계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려 활동을 시작했고, 곧 이어 정부도 연구반을 만들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유료방송 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8월 만든 연구반은 이달 안에 토론회를 열고 초안을 발표한다. 해당 내용은 의견수렴을 거쳐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겉으로는 어느 때보다 바빠 보이는 움직임. 방송 산업을 오래 봐 온 한 고위공무원이 단언한 듯 말했다. 겉과 속은 다르다고.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대선’(大選)이라는 새 마라톤이 시작되면 방송 정책 논의는 물밑으로 가라앉을 수밖에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지난해 TV드라마와 원작 웹툰으로 인기였던 최규석 작가의 '송곳'에 나온 대사다. 부당 해고, 노동조합 탄압 등 한국 내 굵직한 노동 문제를 주제로 삼은 이 만화는 현실 사회를 그대로 녹여낸 고발적 메시지로 매회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호평 받았다. '풍경'에 대한 이 대사는 만화 속 주인공 중 한 명으로 노동상담소를 운영하는 구고신 소장이 노동 강연에서 뱉은 말이다. 그는 "노동운동 10년 해도 사장 되면 노조 깰 생각부터 하게 되는 게 인간"이라며 "당신들은 안 그럴 거라고 장담하지 마"라고 했다. 지금은 약자(노동자)로서 강자(기업)를 상대로 대등해지기 위해 분투하지만, 그 자신이 강자가 되면 이러한 노력은 금세 잊혀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경계하고, 여러 각도의 풍경을 이해하고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강자가 돼 갈 수록 이런 생각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이해 충돌 문제는 지금보다 쉽게 해결될 수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협치’를 전면에 내세워 출범한 20대 국회 얘기다. 출범 직후부터 크고 작은 불협화음으로 우려를 키우더니 결국 사상 초유의 국정감사 파행 사태에 이르렀다. 29일로 국정감사 나흘째를 맞았지만 여야의 대립으로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는 개의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 그나마 감사가 진행 중인 상임위도 야당만의 ‘반쪽’ 국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감은 국민을 대신해 행정부를 견제·감시하라는 것으로 국회의 의무다. 헌법에도 규정돼 있다. 이를 당리당략 때문에 파행시키는 것은 직무유기다. ‘국감 보이콧’을 고수하는 새누리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끼리 한다’고 수수방관하는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 눈에는 똑같은 존재다. “정치권이 민의를 얼마나 업신여기는지를 이번에도 여실히 확인했다”는 날선 비판은 여야 모두에게 향해 있다. 이대로라면 ‘역대 최악’ 타이틀은 20대 국회가 따 놓은 당상이다. 이런 국회를 보면서 얼마 전 취재차
#"우리 회계사들은 뼛속까지 을(乙)입니다." 국내 대형 회계법인 파트너 회계사의 말이다. 공부 잘 하는 친구들 가운데서도 가장 똑똑한 '최고급 인력'들만 모였다는 회계업계지만 실제 업무에선 '갑(甲)'과는 거리가 멀다는 고백이다. 그래서 젊은 회계사들은 법인을 떠나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의 삶을 선택한다. #"신용평가사의 '등급장사'는 영업정지나 인가취소까지 한다는데, 정작 평가대상이면서도 평가에 개입하려는 기업은 어떻게 제재하나요." 지난 22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한 한 신평사 실무자의 평가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등급장사도 구매자와 판매자를 모두 감시해야 하지만, 기업들의 신평사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은 미약하다는 것. #"IR 강령이요? 증권사 매니저한테 주문 안 준다는데 같은 회사 애널리스트로 부담이 없을까요? 곧 떠날 임원이 '매도' 보고서를 장려한 것도 무책임하긴 마찬가지지만요."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말
"무노동 유임금도 국회의원의 특권이라는 댓글 지적이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려면 국회의원들이 일 안하고 가져가는 세비부터 먼저 토해내게 해야 한다는 원망의 말도 들립니다." 지난 5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욕먹을 각오로 얘기한다"며 국회의원의 특권을 이같이 소개했다. 그로부터 20여일이 지난 26일, 이 대표는 김재수 농림해양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단독처리에 반발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 촉구를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여당 대표의 단식 돌입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감 보이콧'으로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번주부터 시작된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도 꼬여버렸다. 야당 위원장인 상임위는 '반쪽 국감'이 됐고, 여당 위원장인 상임위는 국감 개시도 못했다. 이를 보도한 기사엔 "저렇게 일 안하고도 세비는 챙길 것"이라는 댓글이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김영우 국방위원장의 돌발선언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을 줄기차게 해왔다"
양대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곧 혁신안을 내놓는다. 혁신안은 조직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지난 6월에 혁신안 발표를 약속하면서 산은은 2021년까지 인력을 10% 축소하고 2019년까지 지점 8개를 통합하기로 했다. 수은 역시 2021년까지 정원을 5% 감축하고 2018년까지 본부 2개와 지점 4개를 줄이기로 했다. 문제는 조직 숫자를 줄이는 것이 원래 의도했던 혁신의 취지인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수은은 이미 발표한 대로 본부 조직을 줄이기 위해 업무 유사성이 떨어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여신 조직을 합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이는 여심심사 강화라는 사회 요구에 오히려 역행하는 조치일 수 있다. 산은은 지난 6월에 부행장 자리를 10명에서 9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부행장 자리는 이미 지난해말 9명으로 축소됐다. 혁신안을 포장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했던 조치까지 포함해 발표했던 것이다. 수은이나 산은 모두 숫자에만 연연할 뿐 근본적인 혁신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산
스위스에서 또 다시 상징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스위스 국민들은 25일(현지시간) 국민투표에서 국가연금 지급액을 10% 늘리자는 법안을 부결시켰다. 반대 의견은 전체 투표자의 59.4%를 차지했다. 연금 모범국가로 꼽히는 스위스는 국가연금과 기업연금, 개인연금 등 3종류의 연금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스위스 노총은 저소득층을 위해 국가연금 수급액을 올려야 한다며 국민투표를 주도했다. 하지만 스위스 국민들은 ‘당장의 과실’을 따먹는 걸 거부했다. 미래세대를 위해 ‘연금의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연금 수급액을 늘릴 경우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합리적인 판단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4월 총선 이후 국민연금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총선 공약으로 국민연금의 공공투자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공공투자 특별위원회’(이하 특위)까지 운영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위는 지난 19일 한국노총과 정책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