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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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2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700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다. 불구속 기소를 기대했던 롯데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롯데그룹은 그야말로 '초비상상태'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된 이래 이미 수조원대 투자가 중지됐고 호텔롯데 상장을 비롯해 그룹 지배구조 개선작업도 '올스톱'됐다. 유통업계 경쟁사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며 생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롯데는 옴짝달싹을 못하고 있다. 신 회장 부재가 더욱 곤혹스러울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2인자'의 부재다. 고(故)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은 수사에 대한 압박감으로 애석한 죽음을 선택했다. 검찰 수사에 어려움이 더해졌거니와 수장없는 롯데의 막막함도 커졌다. 신 회장이 기댈만한 오너 일가 구성원도 없다.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구속됐고 경영권 분쟁 상태인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역시 기소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신 회
새누리당이 좀 서운할 것 같다. 야당의 '국정 훼방'에 나름 극약처방에 가까운 국정감사 보이콧 카드를 내놨는데 국민들은 태연자약하다. 국회가 국정 발목을 잡는다는 호들갑스러운 여론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냥 야당끼리 하라는 반응도 있다. 어차피 청와대 거수기 노릇할 바에 국감에서 정부 감싸기나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대통령이야 국회가 돌아가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없지 않다. 해외 순방에 나서 정상 외교를 진행할 수도 있고 행정부 차원의 국정 과제 성과를 챙길 수도 있다. 국회와 대결구도를 가져가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무엇으로 국민들에게 '나, 일 좀 합니다'라고 할 것인가. 대통령 눈에 들어 장관으로 발탁되지 않는 이상 국회의원의 할 일을 해야 한다. 법안 처리와 국감, 예산 심의 등 국회의원의 할 일은 그야말로 야당과의 합의를 전제로 한다. 즉 야당과 잘 협의하고 잘 합의하는 것이 여당 국회의원 일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대로 야당의
"관심이 없어서 몰랐던 겁니다. 역사적으로 또렷이 자료가 있는데 직접 겪어본 사람이 없으니까 무시해왔습니다." 2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긴급진단 한반도 지진, 우리는 안전한가' 특별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 지진 전문가의 말이다. 청중들은 조선시대에만 1000회 이상 지진 기록이 있다는 강연을 듣고도 믿기 힘든 듯 했다. 한 참석자는 쉬는 시간 전문가를 찾아 "한반도에서 지진이 그렇게 많았습니까?"라고 되물었다.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 강진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한반도에는 지진 불감증이 만연해 있었다. 생전 겪지 못한 강진에 국민과 정부가 우왕좌왕한 이유다. 지진 후 국내 지진 전문가들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세미나와 학회에서 강연 요청은 물론 언론 인터뷰와 기고 청탁까지 각종 러브콜이 쇄도한다. 몸값이 오른 이유는 간단하다. 전문가들이 별로 없어서 그렇다. 손에 꼽을 만큼 많지 않은 지질자원연구원 등 기관 소속 연구원이나 지질학 전공 대학교수들은 유래 없이 바쁜
한국은 세계 5위(2014년 통계)의 제지생산 강국이다. 산림자원이 풍부한 스웨덴, 캐나다 등 전통의 제지 강국들을 제치고 이뤄낸 쾌거다. 한국의 제지 생산량 성장률은 연평균 4%대로 '톱10'에 든 국가들 중 가장 높다. 제지의 주원료인 펄프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도 기술 개발을 통해 폐지 재활용률을 세계 톱 수준인 92%까지 끌어올린 결과다. 향후 글로벌 제지업계를 이끌어나갈 제지 강국 기대주로서 한국이 세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이유다. 이 같은 대외적 성과와는 반대로 국내에서 제지업종을 바라보는 시각은 싸늘하다. 국제산림관리협회(FSC)가 인증한 친환경 펄프를 주원료로 쓰고 한번 쓴 폐지는 재자원화 과정을 통해 생산 공정에 투입하지만 '환경파괴산업'이란 꼬리표는 여전하다. 더구나 정보기술(IT) 기기의 발달로 신문용지, 인쇄용지 등 제지 수요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에서 사양산업으로 분류된 지 오래다. 정부는 한술 더 떠 학교 교과서의 디지털화를 추진한다며 기존의 서책형 교
‘전 세계 250만대 전량 전면 교체’ 글로벌 휴대폰 사상 초유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빚어진 지 20여일이 흘렀다. 한국에선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배터리 문제가 해결된 새 제품으로의 교환 작업이 한창이다. 일부 매장에선 여전히 재고가 없어 교환에 애를 먹고는 있지만 어쨌든 속도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동안 제조 혁신을 통해 하드웨어(HW) 사업에서 세계 일류화를 경험했던 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 이슈로 홍역을 치를 것으로 관측한 이는 분명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 기대만큼 삼성전자가 잃은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조(兆) 단위로 추정되는 천문학적인 손실이다. 갤럭시노트7(국내 출고가 98만8900원)의 정확한 부품원가(BOM ·bill of materials)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갤럭시S7’ 32GB 모델의 BOM이 249.55달러(27만8497원, 시장조사기관 IHS)임을 감안할 경우 갤럭시노트7은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 S펜, 홍채인식 등의
김수천 부장판사(57·사법연수원 17기)가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51)로부터 사건 청탁과 함께 1억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다. 김 부장판사에게는 '레인지로버 판사'라는 오명이 씌워졌다. 특히 김 부장판사가 재판에서 가짜 네이처리퍼블릭 상품 제조사범들을 엄벌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대목이 법조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정 전 대표는 김 부장판사가 제조사범들에 대한 항소심 재판 3건을 맡게될 것을 미리 알고 현금 1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고 한다. 실제로 김 부장판사는 청탁받은 재판 3건 중 1건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제조사범들을 전부 실형에 처했다. 김 부장판사는 "네이처리퍼블릭이 처벌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양형사유로 들었다. 이후 사례금 500만원을 더 받았다고 한다. 김 부장판사가 구속됐을 당시 대법원은 '제2의 김수천'을 막겠다며 대책안을 내놨지만 실효성이
“5, 4, 3, 2, 1…시초가 1만2750원에 형성됐습니다.” 자동차 부품업체 유니테크노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20일 오전 9시.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유니테크노의 시초가(최초 매매거래가)가 공모보다 20% 이상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수소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개장한지 4분 만에 시초가보다 15% 낮은 1만850원으로 떨어졌고,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채 장을 마쳤다. 유니테크노 사례처럼 상장 첫날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34개사가 IPO(기업공개) 절차를 통해 신규 상장했다. 28개사의 시초가가 공모가를 상회했으나, 이 중 5% 이상 하락 마감한 곳은 13곳에 달했다. 지난달 8일 상장한 에코마케팅의 경우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가까이 오른 6만8000원에 형성됐으나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급락하는 원인 중 하나는 공모물량의 60~80%를 배정받는
경주 인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규모 4.5의 지진이 잇따르자 건축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대형 지진과 그로 인한 재난에 대한 경험이 없다시피 한 국내에서 한 주간 400여차례 지속된 여진은 강도를 떠나 온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지진 발생 장소와 시기를 예측할 만한 과학적 기술을 갖추지 못했고 즉각적인 경보 시스템도 부랴부랴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진이 닥치면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뒤늦게나마 내년부터 새로 짓는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 의무 대상을 3층에서 2층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존 건물도 내진 보강시 건폐율·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내진설계를 비교적 잘 적용하고 있는 고층 건물이나 공공 건축물 이외 전국에서 우후죽순 지어지는 저층 민간 건축물의 안전에 대한 제대로 된 규제가 절실하다. 문제는 기존 건축물을 보강하고 손보는 것은 현재로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오
중국 칭화대와 미국 서부 스탠포드대 학생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뭔지 아시나요?” 얼마 전 실리콘밸리 출장길에서 만난 창업컨설턴트 티모시 추 박사의 질문이다. 정답은 다름 아닌 ‘질문’에 있다. 스탠포드 학생들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을 툭 던지면 끝도 없이 질문을 하지만 칭화대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추 박사는 “호기심 없이는 혁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25년간 학생들을 가르치고 스타트업을 지원해 온 산증인이다. 추 박사처럼 실리콘밸리 문화를 몸소 경험한 인사들이 전하는 혁신의 원동력은 자율과 개방 두 가지로 집약된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사고하며 성장한 인재들이 없었다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혁신적인 기업들은 세상의 빛을 볼 수 없었을 것이란 생각에 온몸이 전율했다. 그렇다고 이렇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이들이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것도 아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 오후 4시가 되면 팔로알토 인근 레스토랑 거리는 청바지에 맨투맨 티셔츠
생각보다 그 수가 많았다.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거나 ‘결혼제도’ 자체에 부정적인 의견을 지닌 경우 말이다. “비혼을 택한 것은 아니다” 라면서도 ‘사랑하는 두 개인의 연대’가 아닌 ‘집안과 집안의 만남’으로 진행되는 한국 특유의 결혼문화에 피로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비혼’이란 주제를 다루게 된 것은 강남역 살인사건, 넥슨의 김자연 성우 해고 논란 등을 거치며 더 격렬해진 페미니즘 열풍 때문이었다. 기존의 비혼 논의가 경제적인 이유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N포세대’의 연장선에서 주로 다뤄졌다면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국에서 굳이 결혼할 이유가 없다”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었다. 취재 중에 만난 소위 ‘결혼적령기’의 여성들은 “결혼은 곧 여성을 이중으로 착취하는 구조”라는 인식이 강했다. ‘가사노동과 육아’를 오롯이 감당하면서도 ‘맞벌이’를 하는 경제 주체의 역할까지 요구받는 현실 때문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성별과 상관없이 ‘비혼’에 대해 긍정적
국토교통부의 연이은 뒷북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택 공급과잉·분양시장 이상과열 대응부터 갤럭시 노트7 폭발 대응까지 연이어 논란이 되면서 국토부를 향한 날 선 비난들이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할 국토부가 기업의 입장을 우선 고려했다는 지적이 많다. 국토부는 올 초까지만 해도 주택 공급과잉 우려는 섣부른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무자들이 공급과잉 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장관조차 공급과잉이라는 단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였다. 하지만 국토부의 생각은 불과 반년 만에 180도 달라졌다. 국토부는 지난달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주택의 공급과잉이 가계부채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주택공급을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분양시장 이상 과열에 대한 국토부의 대응도 마찬가지다. 위례신도시, 강남 재건축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실거래가 위반이나 불법전매 행위가 만연했지만 국토부는 불법거래의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티니위니가 아직도 있었어?" 이달 초 이랜드가 패션 브랜드 티니위니를 중국 여성복 기업 브이그라스(V·GRASS)에 1조원 규모로 매각했다. 최근 몇 년간 진행된 패션업계 M&A 중 최대규모다. 2013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약 1조원을 투자해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지분 94.2%를 인수한 것을 웃도는 수준이다. '티니위니 매각'은 패션업계 화젯거리였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의아한' 이야기였다. 2000년대 초반 중·고생시절을 보낸 이들에게는 '추억의 브랜드'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미 없어진 줄 알았는데 1조원에 팔렸다는 소식에 적잖게 놀랐다는 반응도 상당수였다. 1997년 론칭해 테스트숍으로 시작한 티니위니는 2000년 삼성동 코엑스에 정식 매장을 열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캐주얼부터 여성복과 남성복, 아동복 등 상품군을 확장해 나갔다. 이어 2004년 중국에 진출해 현재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에 1300여개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4218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