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것이죠."
박근혜 정부에 대해 한국 스포츠산업계가 최근 갖는 감정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스포츠산업 육성'이라는 공약을 믿고 지지했으나 임기 말로 향하는 현재, 스포츠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아쉬움에서다.
이같은 배신감은 당초 이번 정부에 대해 가졌던 높은 기대감에서 비롯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체육인 복지 강화 및 스포츠산업 육성'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국가 스포츠산업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스포츠산업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을 약속했고 스포츠산업계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정권 출범 후에도 정부의 관심은 식지 않은 듯 했다. 박 대통령이 탁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상대로 스매싱을 쳐내는 등 수준급 탁구실력을 뽐내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어 "테니스도 치고 운동도 하던 생각이 난다. 그 덕분에 지금도 여러 가지 고된 일들이 많아도 (괜찮다)"며 생활체육인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였다. 스포츠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산업 지원이나 정책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사그라졌다. 스포츠산업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도 사실상 멈춰 섰다. 스포츠산업 육성은 내용 없는 구호에 불과했고, 정부에 지지를 보냈던 스포츠산업계와 생활체육인들은 고개를 떨궈야했다.
현재 이들의 배신감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안방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에 정작 국내 스포츠산업계가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회 기간 중 세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공식파트너 중 스포츠기업은 미국 노스페이스를 국내 유통하는 영원아웃도어가 유일하다. 의류를 제외한 용품이나 장비 업체는 전무하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스포츠강국들이 올림픽을 통해 나이키와 아디다스, 미즈노 등을 글로벌 스포츠기업으로 성장시키며 스포츠산업 강국으로 발돋움한 것과 대조적이다.
앞서 3차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월드컵 등을 치러낸 경험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단지 자긍심 고취나 국가브랜드 홍보를 위해 수조원에 달하는 올림픽 예산을 사용한다면, 이는 투자라기보다 비용에 가깝다. 불과 2년여전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산업적 성과 없이 천문학적 부채와 잉여시설만 남긴 과오를 경험한 바 있다. 평창올림픽 개회 1년여를 앞두고 있는 지금, 진정한 의미의 올림픽 성공 개최가 무엇인지를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