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한 주 내내 SI(시스템구축) 업계에선 ‘차세대 시스템’이 화두였다. 전통 SI강자인 LG CNS가 한 지방은행의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한 뒤 발생한 연동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두고서다.
전말은 이렇다.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식 오픈한 첫날(7일) 이 은행 이용자들은 펀드 신규, 기업뱅킹 등 인터넷뱅킹 서비스 일부를 이용하지 못했다. 거래 내역 조회 등 일부 업무는 일주일 내내 삐걱거렸다.
고객 불편과 혼선에 대해 해당 은행 측은 차세대 구축을 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거래지연에 불과하지 장애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핵심 서비스인 계좌이체도 정상 작동되고 있으며 차세대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일부 업무 지연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아주 없는 일만은 아니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차세대 시스템을 전담했던 LG CNS도 책임 밖의 일로 규정하고 있다. 계정계 시스템구축만 담당했을 뿐 인터넷뱅킹과의 접합 부분에 대한 책임은 다른 협력사에 있다며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핵심 시스템을 구축한 SI 전담사가 ‘시스템 개발’은 물론 ‘시스템 연계’에 대한 책임이 아예 없지 않은데 ‘나몰라라’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LG CNS가 수천억원 규모의 국책은행 차세대 수주전을 앞둔 상황에서 뜻하지 않았던 악재를 잠재우기 위한 책임 회피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LG CNS는 이 지방은행에 적용한 개발방식을 국책은행의 차세대 시스템에 적용할 참이었다. 입찰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앞선 사례의 성공적 안착은 필수적이었을 것이란 추론이다. LG CNS는 결국 국책은행 차세대 사업 입찰 직전 돌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번 사태로 LG CNS 자신들 말대로 이번 사태의 전적인 책임은 없을지라도 메이저 SI기업으로 고객과 업계에 신망을 잃은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시스템 업그레이드보다 신뢰 업그레이드가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