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웃도어 꽁꽁 언 손 녹이려면

[기자수첩]아웃도어 꽁꽁 언 손 녹이려면

배영윤 기자
2016.11.14 05:30

"이 정도로도 안 돼요. 지금보다 더 추워져야 합니다." 얼어붙은 아웃도어 업계가 '추위'를 갈망하고 있다. 유난히 따뜻했던 10월에서 11월로 넘어가면서 기온이 영하로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서울 첫 영하 기록(11월26일)에 비해 한 달 가량 이른 추위다.

아웃도어 업계는 올 시즌 신제품 '다운재킷' 판매에 일찌감치 속도를 냈다. 추위가 길어질수록 방한용품 판매 기간도 길어지고 이는 곧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겨울이 무척 추울 것이라고 하는데 아웃도어 업계에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날씨가 기대와 달리 다시 포근해져 화색이 돌았던 업계를 당혹하게 했다. 아웃도어 업계가 이처럼 날씨에 연연하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시장은 2010년 3조3500억원에서 2014년 7조16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불과 4년 만에 2배로 시장규모가 커질 정도로 황금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이 때를 정점으로 아웃도어 업계는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아웃도어 업체들은 제각각 살길을 찾고 있다.

일부는 일찌감치 아웃도어 브랜드 사업에서 철수했다. 지난해신세계인터내셔날(13,790원 ▲740 +5.67%)이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을 포기했고 올해는 노스케이프(형지), 잭울프스킨(LS네트웍스(3,445원 ▲160 +4.87%)) 등이 문을 닫았다.

브랜드 재정비에 나선 업체도 있다. 화승은 산하 브랜드 가운데 르까프를 생활스포츠 브랜드로, 케이스위스는 테니스 콘셉트로, 머렐은 '트레일러닝' 시장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재정비하기로 했다. 화승은 지난 10일 패션위크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패션쇼를 열어 '환골탈태' 의지를 드러냈다.

일부 업체들은 골프 등 스포츠 라인과 라이프스타일 콘셉트 제품 확대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이와 관련, 중견 의류기업F&F(19,290원 ▲320 +1.69%)가 2012년 론칭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일찌감치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로 각광받자 경쟁적으로 벤치마킹하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패션 업계 특성상 경기 등 외부 환경 요인에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경쟁사와의 차별점 없이 유행만 쫓아서는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 아웃도어 업계가 자신만의 고유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날씨나 경기 등 외부 요인에 흔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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