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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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이요, 확인해보니 그럴 수 없던데요?" 최근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가 서류 조작 등을 이유로 인증취소, 판매정지를 당한 것에 대해 수입차 업계의 관행이라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를 들은 모 수입차 업체 임원의 말이다. 지난해 배출가스 조작 사건부터 최근의 판매정지 사태까지 일련의 논란을 수입차업계 공동의 관행으로 묶는다면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가 저지른 행태는 운 나쁘게 걸린 공통의 잘못일 뿐이다. 그러나 동종업계 종사자들은 단칼에 그럴 수 없다고 자신했다. 아무리 관행이라고 양보해 보더라도 득 볼 게 없어 관행으로 유지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차를 쉽게 많이 파는 것이 수입차 사업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 수입차 시장은 △2011년 10만5037대 △2012년 13만858대 △2013년 15만6497대 △2014년 19만6359대 △2015년 24만3900대 등으로 폭발적인 판매증가세를 보이며 성장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처럼 국내 수입차업체들은 그동안 판
정부가 과열된 아파트 분양시장을 진정시키겠다며 분양권 불법거래 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서겠다고 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상황은 나아 보이지 않는다. 모델하우스에는 여전히 떴다방(이동식 불법 중개업소)이 활개를 치고 있고 인기가 높은 신도시 현장에는 암암리에 불법전매와 다운계약이 이뤄진다. 떴다방이나 불법거래를 알선하는 공인중개사에게 혹시 단속에 걸릴 일은 없냐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절대 걸리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온다. 고객을 안심시키기 위함일 수도 있지만 이들이 자신만만한 데는 이유가 있다. 분양권 거래는 사인 간의 거래라 불법행위가 겉으로 잘 드러나지도 않고, 단속망을 빠져나가기 위한 교묘한 편법들이 수 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모델하우스 주변에서 대 놓고 불법 영업을 하는 떴다방은 금방 단속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게 관계당국의 설명이다. 단속 공무원이 오면 떴다방은 "단순히 분양 상담만 해 줄 뿐"이라며 발뺌한다고 한다. 지도·감독 권한만 있고 수사
“알파고를 만든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SW 아키텍처(architecture)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도 이를 키워야 살아 남는다” 중소기업에서 들을 법한 이 내용은 삼성이 지난 6월~7월 만든 ‘삼성 SW 경쟁력 백서 1부, 불편한 진실’과 ‘삼성 SW 경쟁력 백서 2부, 우리의 민낯’ 중 일부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의 통렬한 자기반성인 만큼 당시 백서는 IT(정보통신) 업계의 큰 이슈로 떠올랐다. 이른바 ‘민낯 파장’ 이후 삼성이 SW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택한 전략은 ‘인내심’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삼성은 왜 기다림을 택했을까.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미국 뉴욕 ‘갤럭시 언팩’ 사전 간담회에서 “하드웨어(HW)가 김장 김치라면 SW는 묵은지 같다”며 “적절한 인력을 확보한 다음 그 사람에게 시간과 권한을 주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의 이날 발언은 백서
"대형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국가적 차원에서 산업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한 번쯤 생각해 볼 때 입니다."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이장익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이같이 답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약품 심사관으로 7년간 활동한 이 교수는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한국의 현주소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 그가 '글로벌도약' 조건으로 지적한 부분은 '국가'가 아닌 '업계' 역할이었다. 사실 제약·바이오 산업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올려놓은 공의 8할은 업계에 있다. 지난해 사상 유례없는 신약 기술수출은 실적 부진을 감수하고 연구개발에 '올인'한 한미약품의 뚝심에서 시작됐다. 미국과 유럽에서 연달아 들려오는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출시 역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투자 덕이었다. 오히려 '국가'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세제, 인허가 등 정부 규제 문턱이 높아 신약 개발과 세계시장 진출에 별다른 도움이
"매각을 추진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들을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의 마음은 착잡합니다." 국내 한 LNG 발전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원자력·석탄을 쓰는 공기업 발전과 달리 LNG 발전은 민간 사업자들이 투자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크게 나빠지며 업계는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한진중공업 계열 별내에너지와 대륜발전이 대표적이다. LNG 발전·소각열 생산을 하는 집단에너지업체인 별내에너지와 대륜발전은 지난해 인수자를 찾지 못해 한 차례 매각에 실패하자 도시가스업체인 대륜E&S를 함께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별내에너지와 대륜발전은 지난해 각각 180억원과 2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삼천리의 자회사 에스파워 지분 매각도 마찬가지다. 에스파워가 경기 안산에서 운영 중인 LNG 복합발전소는 작년에 준공됐다. 효율성이 좋지만 가동 1년밖에 지나지 않아 좋지 않은 마진에 매각하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비싼 가격을 받고 사업을 접겠다는 생각이다. LNG 발전시장은 급격
"피해자들은 옥시의 간담회 일정도 미리 알지 못했습니다"(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성준이 어머니) "피해자 의견은 전혀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조금씩 배상 규모를 늘려가는 겁니다. 이건 수사를 받게 되니 '물타기' 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어요"(강찬호 가습기피해자와가족모임 대표) 옥시(옥시레킷벤키저, 현 RB코리아)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배상안은 '또 일방적'이었다. 피해자들은 구체적인 배상안에 대해 언론 보도, 또는 간담회 소식을 접하고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한 기자들을 통해 듣게 됐다. 이들의 격앙된 목소리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반응이었을 터. 피해자들은 옥시를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다, 너는 대답만 해) 같다"고 한다. 사건 원인과 피해 규명부터 사과, 배상까지. 수년간 이어진 옥시의 대응은 피해자라는 상대방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일방적 발표로 일관해왔기 때문이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지
VIG파트너스로 이름을 바꿔단 옛 보고펀드가 이르면 내달 6000억원대 대형 블라인드 펀드를 만든다. 청사진이 아니라 약 5000억원의 모집이 이미 확정돼 설립이 마무리 단계다. 3년 전 실트론 인수금융 채무불이행으로 회사 존폐가 거론되던 것과는 격세지감이다. 보고의 오늘을 지켜보며 2가지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먼저 2013년 국민연금 바이아웃 운용사 컨테스트다. 당시 결선에 오른 보고는 투자 실패를 두고 신랄한 비판을 면치 못했다. 변양호, 이재우, 신재하, 박병무라는 쟁쟁한 인물들이 어떻게 이름값도 못하냐는 인격적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머리를 숙였다. 명성이나 자존심보다는 투자세계의 판단오류를 담담히 인정했다. 대신 그를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의 전략을 어떻게 수정할지 얘기했다. 파트너들은 심지어 개인 재산 현황을 자발적으로 기재하고 청렴한 운용을 다짐했다. 국민연금은 그해 1300억원을 위탁해 재기의 기회를 열어줬다. 2년간 보고는 변화한 전략으로 절치부심했다.
"가격 대립이 한창일 때 정부가 나서 중재를 해줬죠. 그래서 가격을 올릴 수 있었던 건데 이제 와서 담합이라니요? 억울합니다." 국내 한 골판지 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하소연했다. 최근 골판지 업계에 부과된 담합 과징금은 당시 업계 상황을 충분히 고려치 않고 기계적으로 법을 적용, 집행한 행정편의주의 단면이라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격 담합 등 불공정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원지에서부터 포장재에 이르기까지 전 지종에 걸쳐 국내 골판지 업체 40여곳에 총 1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각 업체의 영업담당자 등이 수시로 만나면서 가격 인상률과 시기 등을 조율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게 생각하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해보인다. 골판지 주요 원자재인 폐지 가격은 지난 2007년 톤당 8만원에서 14만원으로 75% 폭등했다. 중국이 국제적으로 폐지를 '싹쓸이'하면서 폐지 수급에 이상이 생긴 탓이다. 폐
대부업체들이 동남아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로 국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반면 동남아에서는 소액대출과 리스업 등의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금리도 높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과 러시앤캐시의 모회사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지난 6월에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에서 소액대출전문 안다라은행 인수를 최종 승인 받았다. 캄보디아에서는 JB금융그룹과 손잡고 JB-아프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과 캄코특수은행(CamKo Specialized Bank)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대부업체 웰컴론의 모회사 웰컴크레디라인대부는 지난 4월 라오스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리스업 예비인가를 받았다. 웰컴크레디라인대부는 본인가를 받는대로 이르면 올해 안에 오토금융 등을 내세운 리스업 회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진출한 필리핀과 캄보디아에서는 캐피탈 법인을 설립하고 소액대출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동남아는 매년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금융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
5년 대통령단임제 아래 집권 4년차는 정부의 레임덕의 시작되는 시기일 수도 혹은 국정과제를 추진할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국민 생활과 맞닿아있는 경제정책은 특히 집권 4년차인 정부의 힘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기도 하다. 기획재정부가 28일 발표한 '세법개정안' 역시 그런 정책의 하나다. 세법개정안은 출산 세액공제 확대, 월세 세액공제율 상향 조정 등 비교적 서민과 밀접한 내용들로 채워졌지만 전반적으로 무게감이 부족하다. 변론부터 하자면,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 개정이 필요한 세법개정안에 민감한 내용을 넣는 건 부담스러울 법하다. 집권 4년차에 꼭 파괴력 있는 세법을 다룰 필요도 없다. 박근혜정부가 이미 도입한 △종교인 과세(2015년) △가계소득증대세제(2014년) △소득공제 항목을 세액공제로 전환(2013년) 등 논쟁적인 세법을 수습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기재부 스스로 개정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안까지 피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방어적이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예컨대 소득세법은
지난주 국내 휴가지에서 있었던 일이다. 유료주차장에 5시간 정도 차를 세워두고 나가려는데 주차요원이 카드결제가 되지 않는다며 출구를 열어주지 않았다. 평소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후진해서 차를 돌려 현금인출기를 찾았다. 수수료 1200원을 부담하고 현금을 꺼내 주차료를 내고 나가려는데 주차요원이 갑자기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요구했다. 그냥 지나치려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 왜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까지 묻는지 되물었다. 주차요원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제가 주차료를 떼어먹었을 거라고 의심해요"라고 답했다. 출구를 나서 거스름돈을 확인해 보니 받아야 할 돈에서 1000원이 모자랐다. 차를 귀퉁이에 세우고 다시 주차요원을 찾아가 1000원을 받아왔다. 주차요원을 탓하려는 게 아니다. 생각해보면 이 과정들은 모두 카드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주차요원은 받지 않아도 될 의심을 받으며 일일이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기록해야 하고 당연히 카드 결제가 되리
"뭐가 불안해서 밀실조사를 합니까. 그동안 감추고 감추면서 이렇게 피해가 커진 것 아닙니까." 27일 '국회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현장조사를 지켜본 한 피해자 가족 모임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까지 사흘 동안 이어진 국회 특위의 현장조사는 정부와 정치권이 가습기 살균제 첫 사망자가 나온 지 5년째 이 문제를 왜 풀지 못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현장조사는 첫날부터 삐걱댔다. 여당 국회의원들의 지각 출석으로 예정시간을 넘겨 시작한 데 이어 조사에 착수하기도 전에 공개 여부를 두고 1시간 가까이 갑론을박했다. 새누리당이 "회의가 공개되면 제대로 된 질의가 어려우니 비공개로 하자"고 버티면서 결국 현장조사 대부분이 비공개로 결정됐다. 어렵사리 시작된 조사도 충실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정부 부처에 대한 질의는 응답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조사 비공개를 주장했던 한 여당 의원이 다른 일정을 이유로 조사 도중 자리를 뜨는 일도 있었다. 정부는 피해 대처가 늦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