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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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코데즈컴바인’을 찾았다” 최근 코데즈컴바인의 주가급등을 등에 업은 한탕주의성 인터넷 투자 광고다. 궁금증에 들어가보니 나름의 투자전략을 공유하는 모임으로 연결됐다. 다행히 코데즈컴바인 같은 롤러코스터 주가의 기업을 추천해주는 곳은 아니었다. 그래도 영 마음이 찜찜한 건 저런 광고에 눈이 갈수밖에 없는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 때문이다. 28일 기준 코데즈컴바인의 시가총액은 2조3954억원로 코스피 시가총액 94위인 롯데칠성과 같다. 한쪽은 수년째 적자를 거듭하고 있는 회사고 다른 한쪽은 지난해 794억원의 순이익을 낸 알짜 기업이다. 누가 봐도 정상적인 주가가 아니다. 코데즈컴바인은 과거 투기 광풍이 불던 네델란드의 튤립 파동을 연상케 한다. 17세기 네덜란드에 새로 소개된 튤립은 사재기 거래가 확산되면서 한 뿌리가 1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고, 급기야 튤립 선물거래가 생기기도 했다. 한편에선 튤립을 사겠다고 영지를 담보로 잡는 귀족까지 나타날 정도였다. 그러나
20대 총선에 임하는 여야의 경제공약이 다시 성장으로 돌아섰다. 해법은 중기다. 새누리당은 중견중소기업을 성장시켜 수출기업으로 바꿔놓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소기업 임금을 올려 대기업과 격차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공약집을 본 한 정치평론가는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 아니냐"고 말했다. 새누리의 경제실정을 심판하겠다던 더민주는 법인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소득하위 기초연금이나 사병월급,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하고, 여기 드는 돈을 법인세 인상으로 충당하겠다는 거다. 대기업에서 돈을 거둬 복지에 돈을 풀겠다는 얘긴데 작년 초 법인세 인상논란과 판박이다. 증세 여건이 그때보다 더 부정적이라는게 차이라면 차이다. 세종시 문제도 다시 나온다. 더민주가 세종시에 국회 분원설치를 내세우자 새누리도 부랴부랴 검토에 들어갔다. 이전 대상이 '갑중 갑'인 입법부라는 점에서 제대로 논쟁도 붙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역시 차이라면 차이다. 벌써 각 당내서 반발이 감지된다. 20대 총선의 여야
"은행 KPI(핵심성과지표)는 파워포인트(PPT)와 유사하다." 2000년대 수년간 은행 임원으로 재직했던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이슈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KPI를 꺼냈다. "PPT는 실제 담긴 내용을 '더 있어 보이게' 포장할 수 있다는 독성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사용된다. 그래서 오히려 소통의 질을 떨어뜨린다. KPI 역시 상품을 개발한 본부가 지점을 다루는 걸 쉽게 만들기 때문에 남용의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남용이 멈춰지지 않는다. 하지만 과도한 KPI 의존은 숫자 이면에 담긴 걸 간과하게 해 경영진을 불성실하게 만든다. 직원들이 KPI에 지나치게 신경쓰면 실제 고객이 받는 서비스 질에 신경을 덜 쓰게 되기 때문이다." KPI가 은행에서 남용되면서 은행 경쟁력 향상이란 도입취지에 반하는 경향이 있다는 그의 지적은 ISA 출시 후 벌어지고 있는 '할당영업'의 폐해와 맞물려 더 와 닿았다. 출시된 지 보름밖에 안된 ISA를 둘러싸고 이미 불완전판매 가
"조금만 기다리면 되는데 이전 수치를 인용해서까지 면세점 허가 준다는 게 더 봐주기 아닌가요?" 최근 정부의 면세점 개선안에 대한 한 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면세업계는 신규 면세점 허용 여부를 두고 첨예하게 다투고 있다. 지난 연말 특허 갱신에 실패한 롯데·SK 대 지난해 어렵게 특허를 얻은 신규면세점 5사 간의 대결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오랜 기간 공들여 쌓은 탑이 무너질 위기인 롯데·SK나 치열한 경쟁 속 기회를 얻은 신규면세점들의 입장 모두 이해는 간다. '황금알 낳는 거위'인줄 알았던 면세사업에서 '본전'도 못 찾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업체들은 상처만 남을 혈투를 벌이고 있다. 따지고 보면 모든 것은 정부에 책임이 있다. 국내 매출 3위 점포였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규모는 작지만 충성고객이 있었던 SK워커힐면세점 사업권을 빼앗은 것 모두 정부다. 애초 제로썸 게임 구도를 설정해 '뺏고 빼앗기는' 판을 만들었다. 업체 선정 과정에서 불투명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이는 면세
지난 17일 HDC신라, 한화갤러리아, 신세계디에프, 두산, 에스엠면세점 등 5곳의 신규 면세점 사장단이 세종시에 있는 기획재정부를 방문했다. 면세점 사장단이 기재부를 찾은 것은 아마 처음일 것이다. 그것도 항의를 위한 목적으로 말이다. 이들은 면세점 신규 특허를 추가 발급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기존의 사업자인 롯데와 SK가 사업권을 박탈당한 데서 비롯된다. 2013년 관세법 개정으로 면세점 특허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됐고, 갱신제도가 폐지되면서 두 회사는 사업권을 잃었다. 그러나 '패자'였던 두 회사는 사업 인프라와 노하우의 사장, 직원들의 고용문제 등을 내세우며 구제 받기를 원했다. 정부도 관세법 개정안으로 인해 생긴 일련의 문제를 수습한다는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특허기간 연장, 추가 특허 발급 등을 검토했다. 이는 신규 사업자들로선 납득하거나 수용할 수 없는 조치였고 신규 사업자와 탈락자 간
지난 18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주파수 경매 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경매에 나온 주파수 가운데 광대역, 혹은 광대역화가 가능한 주파수를 할당받은 기업은 1년 내 1만5900개(15%), 4년 내 6만8900개(65%)의 기지국을 세워야 한다. 망 구축 의무 비율이 이전(5년내 30%)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 같은 망구축 의무 강화가 경제 활성화와 ICT 생태계 활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통신사들이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장비업체들과 부품업체, 설비 구축업체 등 관련 생태계 산업에 활력이 돈다. 주파수만 확보한 채 방치하는 것은 효율적인 국가 자원정책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통신사들이 단순 시기별로 기지국 설비 투자비율을 의무화한다면 결국 이용자 통신요금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4일 주파수경매 토론회에서 통신3사는 한 목소리로 망 구축 비용 증가에 따른
요 며칠 더불어민주당 분위기는 살벌했다.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김종인 당 비대위 대표가 사퇴의사를 공공연히 밝혔을 정도다. 비례대표 명부를 둘러싼 갈등이 '셀프공천' 논란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23일 김 대표가 이를 철회하면서 내홍이 일단락 됐다. 하지만 뒷맛이 씁쓸하다. 이날 발표한 20대 총선 비례대표 명부를 보면 그렇다. 더민주는 비례대표 당선안정권을 15번까지로 판단한 듯하다. 선거법상 홀수번호는 여성 몫임에도 15번에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부대표를 배정하는 편법을 썼다. 물론 13번까지는 홀수에 여성이 배정됐다. 지난 총선 당시 정당 지지율(36.5%)과 줄어든 비례 의석수, 국민의당이라는 변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이 전 수석대표는) 당헌에 따른 순번 투표 결과 정당 내에 전혀 인지도가 없는 분임에도 상당한 득표를 해서 당선 가능권에 진입했다"며 "원래 여자 번호는 홀수, 남자는 짝수에 배치되는게 맞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홀수에 남성을 넣을 수
지난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직구한 제품 중 하나는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의 청소기다. 국내에선 80만원대인 다이슨 청소기 'DC 62'는 미국 아마존에선 439달러(한화 약 48만원)에 판매된다. 발빠른 소비자들이 직구에 나선 이유다. 다이슨 제품은 경쟁제품들과 차별화되는 편의성과 디자인으로 국내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선 유독 고가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다이슨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잘 팔린다. 다이슨의 국내 수입원인 코스모앤컴퍼니는 지난해 다이슨 청소기 16만여대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목표치를 35만대로 높여 잡았다. 불황기라고는 하지만 최근 국내 가전 시장에선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속설을 그대로 반영한다. 다이슨뿐 아니라 스메그(이탈리아), 발뮤다(일본), 블루에어(스웨덴) 등 다른 고가 외산가전들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비싼 가격이 꼭 가격 만큼의 품질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2013년 한국소비자원이
서울 시내에서 전셋집 구하기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있다. 공인중개소 사이를 하루종일 오가며 발품을 팔아도 "반전세도 없는데 세상에 무슨 전세냐"는 불퉁거림이 돌아오기가 일쑤다. 이른바 전세 종말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 세입자들의 마음은 고달프다. 자기 집은 따로 있으면서도 한달에 월세 몇백만원을 대수롭지 않게 지출하는 고급(?) 세입자 분들께서는 공감하지 못하겠지만 전세 세입자 대다수는 월세가 무섭기만 하다. 그렇지 않아도 뻔한 벌이에 돈 나갈 일은 늘어만 가는데 월세로 또 돈이 빠져나가면 내 집 마련은 더한 언감생심이 돼버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전체 임대 아파트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9.4%까지 상승했다. 전월세 사는 10명 중 4명이 월세를 내고 사는 셈이다. 여기에 보증금이 없어 확정일자를 신고하지 않는 순수 월세 세입자까지 더하면 월세 비중은 한참 더 올라간다. 누구는 전체 세입자의 절반이 월세 사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문제는 월세
"연소득 5000만~1억원 정도되는 중산층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혜택을 받지 않을까요?" 지난주 ISA 출시 행사장에서 "어떤 계층이 혜택을 볼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답변이다. 황 회장은 "서민들이 1년에 2000만원씩 투자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1년에 1000만~2000만원씩 ISA에 넣을 수 있는 중산층에게 절세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ISA는 제도 도입 초기부터 '서민을 위한 절세형 만능통장'으로 소개됐다. 그런데 금투협 회장마저 서민들이 혜택을 보기 힘들다는 말을 하니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이다. 실제로 서민이 ISA의 절세 혜택을 받기는 쉽지 않다. 총 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사업자는 서민으로 분류돼 '서민형' 계좌를 가지게 된다. ISA의 비과세 혜택은 계좌 운용을 통해 발생한 순수익 200만~250만원에 한정되니 절세 혜택을 보려면 예상 손실을 감안해 넉넉하게 투자해야
"인류가 진게 아니라 이세돌이 진 겁니다." 인류라는 단어가 이토록 거룩하고 숭고하게 들린 적이 있었던가. 지난 12일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3연패를 한 뒤 꺼낸 말이다. 패배의 탓을 인류가 아닌 자신에게 돌리는 이 9단의 겸손함에 대중은 감동했다. 또 인간의 도전정신에 열광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다시 언급하는 이유가 있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주목받는건 인간의 정신(멘탈)이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아무리 과학기술의 발전이 정점에 이른다 해도(끝은 없겠지만),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의 영역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우리가 기계와 다른 점은 뭘까'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이번 이세돌-알파고 대국만 봐도 그렇다. 한 인문대학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대결은 "'인간다움'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라고 평했다. 우리가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인 인문학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이러
1897년 평양 남제 산방의 소작농 노만진과 송주화는 지주의 5촌 조카 황노순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386냥을 지불하고 토지를 경작할 권리인 도지권을 매입해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황노순이 그 경작권을 빼앗으려 하자 소를 제기한 것이다. 판결은 소작인의 승이었다. 판사는 황노순에게 "이치에 어긋나는 일로 소를 걸었다"며 곤장 15대 태형을 내렸다. 한국역사연구회에서 발행한 '역사와 현실' 논문(민사판결문을 통해 본 근대 한국의 도지권 분쟁과 처리, 이승일)에 실린 이 사례는 조선 후기 소작농의 지위향상과 함께 변화된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판결의 쟁점인 도지권은 17세기쯤부터 소작인에게 관습적으로 부여된 권리다. 도지권을 가진 소작인은 그 토지를 영구적으로 경작할 수 있었고 소작료도 수확물의 25~30% 정도로 당시 기준에서는 저렴한 편이었다. 일종의 물권으로 인식돼 매매나 상속, 양도도 가능했다. 도지권은 소작농이 황무지를 개간하거나 둑·제방 축조 등으로 자본이나 노동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