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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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돈으로 대학 목줄 잡겠다는 거 아닙니까. 철저히 비민주적이에요. 민주적인 가치를 알아야 할 학생들이 뭘 배우겠어요. 약육강식만 새겨질 뿐입니다." 서울 상위권 대학의 한 경영대 교수는 작심한 듯 교육부의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PRIME)'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오는 3월 계획서 제출 마감을 앞두고 있지만 대학가에서는 여전히 사업의 효용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게 현재의 모습이다. 특히 정부지원을 내세운 '대학 흔들기'라는 게 비판의 주를 이룬다. 물론 정부의 구상도 일리는 있다. "교수 개개인이 자신을 헌법기관으로 여긴다"는 말이 나올 만큼 경직된 교수사회, 기업에 비해 의사결정이 느린 대학본부의 생리 등 현재 여건에서는 자발적 구조조정이 힘들다는 인식이다. 분명 어느 정도의 학제 개편은 필요한 만큼, 지원금이라는 당근을 이용해 효율적인 개편을 돕겠다는 게 정부의 의도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교육부는 "미래 사회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2011년 삼성과 애플이 벌인 특허 분쟁에는 국내 최고의 특허 전문 변호사들이 양측 대리인으로 선임됐다. 그런데 이들이 치열한 다툼을 벌였던 법정에서 뒷자리에 앉아 자료를 챙겨주던 사람이 있었다. 해당 변호사와 한 로펌에서 일하는 변리사였다. 특허권과 관련한 소송에서 최고라는 변호사들 뒤에도 변리사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변리사는 총 8176명. 이 중 4774명이 변호사다. 이들은 대체로 변호사 자격 취득에 따라 자동으로 변리사 자격을 얻은 사람들이다. 자동으로 변리사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가 혼자 특허관련 사건을 수임해 소송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 변리사들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과학기술은 점점 고도화 되는데 법 전문가인 변호사들은 이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변리사협회는 "실제로 변리사회에 가입해 업무를 하는 사람은 변호사의 8%(397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변호사들도 "소송에서 법률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은 변리사보다
"2월이면 신학기, 봄 이사철을 앞두고 주택담보대출 상담이 꽤 있어야 하는데 올해는 창구가 썰렁하네요" 지난 1일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강화가 시작되면서 일선 은행에서는 창구를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도 뜸해졌다고 전했다. 신규 주담대를 받는 경우 이자와 원리금을 처음부터 나눠 갚는 '비거치식 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을 받아야 하니 상환에 대한 부담감으로 대출 문의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부동산 경기 냉각으로) 살 만한 집도 없는데 대출 받을 사람이 있겠냐"며 최근 급격히 가라앉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이 어둡다고 내다보는 시각에는 공급과잉, 미분양 증가, 가격상승 피로감, 미국발 금리인상, 대출 규제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섞여있다. 금리인상이나 미분양도 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지만 현장에서는 대출 규제가 달아오른 부동산 분위기를 급반전시킨 원인으로 꼽는다. 빚을 내서 집을 살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부
연초부터 수입차 본사 고위 임원들의 방한 러시가 이어졌다. 특히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총괄과 라스 다니엘손 볼보 수석부사장이 연이어 자사의 새해 플래그십(기함) 세단 출시 소식을 들고 나타나 주목받았다. 두 사람은 입을 모아 "한국은 고급차 성장성이 높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치켜세우며 한껏 애정을 드러냈다. 수입차, 그중에서도 럭셔리카 시장이 급성장하는 한국에서 신차로 승부수를 걸어보겠다는 의지다. '차별화된 럭셔리'를 지향한다고 강조한 것도 닮은 꼴이다. 재규어와 볼보는 그들의 고향인 영국과 스웨덴 고유의 스타일을 한껏 부각시켰다.(현재 두 회사의 최대주주는 각각 인도 타타, 중국 지리자동차다.) 한마디로 "독일 고급차만 찾지 말고 우리 차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호소인 셈이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고급차 쏠림 현상이 심한 건 사실이다. BMW는 7년째 수입차 시장 '만년 1위'이고, 2위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는 지난해 수입
'웅~~', '웅~~' 문자메시지가 왔다는 휴대폰 진동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끝도 없이 울린다. 개인적으로 문자를 주고받는 상대는 거의 없다. 대부분 출입처, 혹은 이와 관련된 문자다. 기자는 현재 정보미디어과학부 소속이지만 3주 전 편집국 인사 이전까지 정치부 국회팀 소속이었다. 정식으로 등록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출입처를 옮긴 이후 기자단 리스트 삭제를 요청했기 때문에 문자 역시 오지 않는다. 2개 정당을 제외하면 어느 정당에도 연락처를 공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받은 문자 가운데 스팸성 문자 대부분은 다른 정당들과 총선을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이 보낸 것들이다. 수많은 총선 예비후보들의 연락에 휴대폰 배터리가 버티지 못할 지경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읍소형 문자와 이메일이 하루에도 수 십 건씩 쏟아진다. 친분이 있는 한 정당 당직자에게 기자들 연락처를 당 소속 예비후보자에게 공유해주느냐고 물었다. '공식적으로는' 공유하지 않는단다. 하지만 당을 오가는 인사들이 많다 보니
‘24일 최강한파 온다 ㄷㄷㄷ’.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한 일간지 기사 제목이다. 이 제목을 두고 커뮤니티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바로 ‘ㄷㄷㄷ’. 최근 바다가 얼어붙을 만큼 ‘매우’ 추운 날씨가 이어졌다. 32년 만에 찾아온 ‘최강한파’ ‘살인추위’ 등으로 표현될 만큼 혹한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짧고 강하게 글로 묘사할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24일 최강한파 온다 ㄷㄷㄷ’은 연일 계속된 강한 한파에 대한 기사의 제목으로, 초성 자음으로 이뤄진 인터넷용어가 눈길을 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비판적인 반응이 눈에 띄었다. 표준어를 써야 하는 신문에서 인터넷용어를 제목으로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신문이 스스로 수준을 깎아내린다” “이러한 인터넷용어는 일상생활에서도 지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댓글이 달렸다. 일각에선 “표준어만 써야 한다는 건 시대착오적 생각”이라며 긍정적 반응도 나왔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메신저에서 한글의 초성 자음만으로
“공정위의 모든 업무가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것인데 공정위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억울하다.”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한 식당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내내 경제민주화에 대한 소신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굵직한 사건의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예컨대 롯데그룹 지배구조만 해도 “일본 국적을 가진 사람과 일본 기업인 광윤사 주주현황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뿐만 아니라 공정위가 지난해까지 마무리 하겠다던 대형마트의 불공정행위, 연내 심사보고서를 상정하겠다던 퀄컴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 등 주요 사건들은 해를 넘겼다. 신한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조사는 2012년 7월 조사에 들어간 뒤 3년이 넘었지만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같은 장기 미해결 사건으로 인해 불공정행위 혐의를 받고 있는 대기업들이 덕을 보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
"병원 문을 닫았는데 소송에 이긴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최근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을 상대로 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의정부 L병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의 의의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L병원은 원장인 의사 K씨 명의로 개설된 재활병원이었다. 하지만 동업을 한 의사 J씨가 경기도 일산에서 또 다른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이른바 '병원 이중개설 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2014년 경찰은 K씨와 J씨가 공모해 병원을 이중 개설하고 운영한 것으로 판단했고, 이 같은 수사결과를 전달받은 공단은 L병원에 요양급여비용 지급을 중단했다. 지급된 요양급여비 약 92억원도 환수하겠다고 통보했다. 결국 법원은 K씨와 동업한 J씨가 L병원의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상처 뿐인 영광'이었다. 요양급여가 수익 대부분인 L병원은 공단의 급여지급 중단으로 자금유통이 막히자 3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한 병원을 파산으로 몰고 간 바탕
27일과 28일에 걸쳐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등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의 홈페이지에 사과문이 올라왔다. 지난 23일 제주에서 발생한 32년만의 기록적인 폭설과 강풍으로 대규모 결항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는 내용이었다. 제주공항을 취항하는 LCC는 모두 사과문을 게재했다. 양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국내 LCC 업계가 사상 초유의 '사과 공조'에 나선 것은 정부의 입김 때문이다. 복수의 LCC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측에서 사과문 게재를 요구해 와 게재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결항 사태가 벌어진 제주공항이나,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의 홈페이지에서는 일절의 유감 표명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25일 올라 온 '악기상으로 인한 활주로 폐쇄(제주공항) 관련 주차료 특별면제계획 알림'이라는 안내문만 있을 뿐이다. 사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온전히 LCC들에게 묻기에는 무리가 있다. LC
"필요는 하겠죠. 그런데 적절한 방법을 찾는 게 문제 아니겠습니까. 제대로 된 평가방법을 고안하려면 3년은 있어야 할겁니다." 최근 금융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성과주의 확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한 은행장이 이같이 답했다. 이 은행장 역시 직원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왔지만 성과주의를 적용하려면 공정한 평가방법이 전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해말 공식석상에서 "금융개혁의 마지막 과제는 성과주의 확대"라고 언급하면서 금융권에 성과주의란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아직 '가이드라인'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의도하는 성과주의는 호봉제 비중을 줄이고 연봉제를 확대하며 성과급의 격차를 벌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금융공기업부터 성과주의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공기업의 올해 인건비 인상률 2% 중 1%를 경영 인센티브 인건비로 책정해 성과주의 확산 등에 대한 기여도를 따져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금융공기업들은 조만간 정
"많은 사람들이 현재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과매도 구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뭔지 아세요?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H지수가 1만선일 때도 과매도 구간이라고 생각했다는 거죠." 최근 H지수가 약 7년만에 8000선을 밑돈 데 대해 한 증권사 직원은 "지수 방향성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며 "지금이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가입 기회라고는 해도 100%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4년 전부터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절대수익형' 투자 상품이 유행했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들어서면서 시장이 부진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군에 눈을 돌린 것이다. 기초자산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약정된 수익을 받는 ELS(주가연계증권), 상승할 주식을 사고, 하락할 주식을 매도해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헷지펀드, 시장의 매매 신호에 따라 컴퓨터가 자동으로 운용하는 시스템트레이딩 등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으로 각광받았
"건물을 팔고 다시 사는 격이죠." 산업단지공단(산단공)은 지난해 말 서울디지털단지에 있는 '키콕스벤처센터'를 매물로 내놓았다. 그런데 이 건물을 다시 사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란 것이다. 이처럼 이해하기 힘든 일이 왜 벌어지는 것일까. 원래 이 빌딩은 산단공이 대구로 이전하기 전까지 본사로 쓰던 곳이다. 이처럼 지방으로 내려간 공공기관은 기존 본사를 매각해야 한다. 신사옥을 짓는 데 필요한 재원도 마련하고, 지방 균형 발전이란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수도권 등에 있던 부동산을 팔아 미련을 갖지 말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총 120개 공공기관의 '종전 부동산' 중 지난해 말 현재 95개가 팔렸다. 산단공도 이에 따라 키콕스벤처센터를 매물로 내놓았다. 하지만 이 결정은 자충수에 가깝다. 산단공의 주요 업무는 입주기업의 지원이다. 이 때문에 반월·시화나 성서 등 주요 산단에 산·학·연이 입주한 비즈니스센터를 만들고 있다. 키콕스벤처센터도 서울디지털단지 내 비즈니스센터 역할을 맡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