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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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는지, 살아있는지 생사를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있다. 3만여명을 상대로, 확인된 액수만 4조원대 다단계 사기를 저지르고 종적을 감춘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씨(58)다. 경찰은 수년 전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검찰은 별안간 살아있다는 전제 하에 조씨의 뒤를 쫓겠다고 나섰다. 조씨의 최측근이자 '2인자' 강태용씨(54)를 중국에서 붙잡았으니 조씨의 생사와 로비 정황 등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동안 조씨가 살아있다는 소문은 무성했다. 하지만 경찰의 대처는 석연찮은 구석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경찰은 2012년 5월 "조씨가 중국에서 2011년 12월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현지에서 조씨 가족이 촬영했다는 장례식 동영상과 중국에서 작성된 사망진단서 등이 사망을 뒷받침하는 증거였다. 3년 후인 지난 13일 강신명 경찰청장은 조씨의 생존 가능성이 제기되자 "당시 중국으로부터 통보가 왔고, 중국에서 보낸 자료를 보고 현실적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아파트는 전세물건 없어요. 반전세만 있죠.” 최근 공인중개소를 방문할 때마다 듣는 소리다. ‘정말 없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신기하게도 모두 없다고들 한다. 반전세 전환 통보에 “너무 한다. 월세를 깎아달라”는 세입자들의 전화 목소리도 들린다. 지역과 아파트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서울 강남 등 학군이 좋은 지역의 경우 보증금 2억원에 월 임대료는 180만~200만원도 한다. 월세를 낼 형편이 안되면 아파트에서 빌라로, 서울에서 경기나 인천 등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계약이 만료되는 전세물건의 상당수가 월세를 내야 하는 반전세로 속속 바뀌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지속 되지 않는 한 저금리 등의 여파로 월세로의 전환은 막을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연초부터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가 가동됐지만 여야의 입장차이로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감사원 감사와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인사 청탁을 받아 직원을 채용했던 사실이 드러나며 '철퇴'를 맞았다. 정치인과 고위공무원의 청탁에 중진공은 서류를 수정하는 무리수까지 두며 직원을 채용했다.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범규 전 중진공 부이사장은 증인으로 출석, 인사청탁을 받았음을 밝혔다. 김 전 부이사장은 "내가 공개함으로써 (중진공이) 외부에서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건강하고 튼튼한 조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정치인의 인사청탁 의혹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진공 뿐만이 아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법무공단에 아들의 취업을 청탁한 의혹을 받았다. 새정치연합의 또 다른 의원은 딸을 한 대기업 계열사에 채용할 수 있도록 요청한 의혹을 받았다. 이를 단순히 부패한 정치인과 공공기관의 합작품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게 문제의 본질이다. 특히 중진공과 같은 기금형 준정부기관들은 청탁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소위 '갑을' 관계의
국민 메신저로 거듭난 카카오톡(카톡)은 소통 방식 자체를 뒤바꾼 혁신적인 서비스다. 모바일 시대의 입이자 귀인 카카오톡은 소통을 위한 필수 도구가 됐다. 하지만 정작 혁신의 주체인 카카오는 소통에 소극적인 태도다. 임지훈 신임 대표 내정 소식이 알려지고 정식 취임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주주들과의 만남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언론을 통해 간접 소통할 방법도 배제된 상태다. 지난 2일 카카오의 모바일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대표 취임 과정의 소회를 밝힌 게 전부다. 임 대표 선임과 사명 변경을 결정한 임시 주주총회에는 김 의장과 임 대표 모두 불참했다. 주주와 언론과 접촉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오해를 받기 충분했다. 이런 탓에 카카오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은 증폭되고 있다. 새 대표가 선임됐는데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이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마저 나온다. 카카오 의도와 무관하게 카카오는 이미 IT 생태계 중심에 서 있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최근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인 P2P(개인대개인) 금융업체를 통해 돈을 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업체 사람들을 만나 이곳을 찾는 고객들의 특징이 뭔지 물어봤다. 대부분 비슷한 답이 돌아왔다. 우선 기존 대출금을 갚기 위해 또다시 대출을 받으려는 대환대출 이용 고객들이 많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생각보다 20대 대출 신청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20대라면 십중팔구 학생일 텐데 대환대출을 이용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더 알아봤다. 현실은 더 심각했다. 지난주 국감에서 김영환(새정치연합 ) 의원이 금융위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신용대출을 받은 20대 청년층의 37%가 은행보다 금리가 훨씬 높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를 이용했다. 신용회복위가 파악한 지난해 20대 파산신청자는 6671명에 달한다. 어떻게 된 것일까? 학생들은 대부분 학자금 대출이나 통신비 등을 연체해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그래서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같은 2금융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국내
최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입장에서 서운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유 장관의 유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교체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유 장관이 계속 국토교통부 장관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학을 전공한 기자 입장에선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관가의 분위기가 이렇다. 장관보다 국회의원. 국회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장관들의 속마음이 가감 없이 노출된다. 예상됐던 일이지만, 곁에서 지켜보기 불편하다. 현재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장관은 총 5명이다.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교육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인공이다. 기재부와 교육부 장관은 부총리까지 겸하고 있는 중요한 자리다. 물론 각 부처별로 분위기는 다르다. 힘 있는 장관을 '모신' 부처에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기획재정부를 이끌고 있는 최 부총리가 대표적이다. 최근 만난 기재부 고위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이 두 달도 안 돼 재점화됐다. 형제들의 반복되는 다툼에 롯데그룹을 향한 여론은 또 싸늘해졌다. "집안 싸움에 멀쩡한 기업이 골병드는 나라"라는 자조도 나왔다. 고령의 창업주는 또 다시 동영상에 등장했다. 큰아들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자신에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잘못을 밝힐 전권을 위임했다며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 서명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위임장에서 '회사의 비리를 밝히기 위해 필요한 일체의 법적 조치 및 행위'를 위임한다는 대목은 창업주가 자식을 앞세워 자신이 세운 회사의 비리를 밝히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요란한 집안 싸움에 한 기업가가 끝내 '자기부정'을 하기에 이르는 씁쓸한 장면이다. 롯데가 도덕성에 대한 대중 신뢰가 흐려지는 사이 신 전 부회장 측은 '도의'와 '인지상정'을 호소하고 나섰다. 신 전 부회장 측은 "형을 후계자로 임명한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는 것은 도
지난 여름 일본 오키나와에 갈 일이 있었다. 일본어로 적힌 간판들을 보니 일본에 왔다는 게 실감이 났다. 한 상점을 지나고, 두 상점을 지나고…. 오키나와 중심가를 걸어가면서 우리나라와 차이점을 느꼈다. 영어로 된 간판을 찾기 힘들다는 것. 일본어에는 까막눈인 탓에 처음에는 적잖이 당황했으나 행인에게 지도를 내밀며 물어보고 인터넷 검색도 하면서 길을 찾아갔다. 그렇게 일본어에 점점 친숙해졌다. 내가 일본에 왔구나, 실감한 건 일본어 간판의 역할이 컸다. 일본어로 된 간판은 불편한 게 아니라 일본어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일본에는 일본어로 적힌 간판이 많은 것이 당연한데도 왜 영어로 된 간판이 적은 게 이상하게 생각됐을까. 우리나라는 관광지뿐 아니라 시내 곳곳에서도 영어로 된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명동만 가도 영어로 된 간판이 즐비하다. 정부가 시행하는 사업 역시 영어로 된 이름이 많지 않은가. 한창 진행 중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도 그 뜻을 모르는 사람에겐 그저
"폭스바겐코리아는 본사 및 한국 정부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리콜 등을 고려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충실히 이행할 것입니다." 폭스바겐그룹의 한국법인 폭스바겐코리아가 8일 토마스 쿨 사장 명의로 언론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공식 사과문이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이 그룹의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지난달 19일 발표한 이후 18일 만의 첫 공식 사과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쿨 사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는 날이다. 시차상 국감 증인석에 서기 직전에야 대국민 사과를 한 모양새가 됐다. 국내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 장착 차량(EA 189 디젤엔진) 9만 2247대의 소유주들에게도 사과문 인쇄물을 우편 발송할 예정인데, 대량 제작과 배송 기간을 고려하면 다음 주쯤에야 도착할 수 있다. 발표 이후 독일 본사에서는 당시 마틴 빈터콘 전 회장이 여러 차례 사과했지만 폭스바겐코리아 차원에서는 그간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사건 이후 폭스바겐코리아
"매도(Sell) 보고서를 반강제적으로 쓰라고 하면 스몰캡에 집중할 수 밖에 없죠. 증권사 수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적으니까요. 매도 보고서를 내놓는다고 공정하고 독립된 투자의견을 내놓는다고 할 수 있을까요" 최근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가 특정 기업의 주식을 팔라고 조언하는 매도 보고서를 확대하라는 금융당국의 입장에 대해 밝힌 견해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에 리서치센터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도를 시행하면서 사실상 매도 보고서 작성을 권고하고 나섰다. 전체 보고서 가운데 매도 보고서의 비율이 얼마인지 공개하라는 것이다.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조차 "증권사 매도 보고서가 실종됐다"는 의원실 자료가 나오며 질타가 이어졌다.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증권사 리서치센터 입장에서도 매도 보고서를 내지 않는데 대해 부담을 느끼게 됐다. 전방위적인 압력에 과거 한두건도 찾기 힘들었던 증권사 매도 보고서는 최근 들어서 간간히 눈에 띄기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국내 증권사 보고서
"중국 자본의 한국 침투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체계적인 관리는 필요합니다." 대형 증권사에서 중국 쪽을 담당하는 직원의 말이다. 이미 중국 자본은 벤처투자, 코스닥 기업 유상증자 참여, 우회 및 직접 상장 등 다양한 형태로 국내 시장에 침투해있다. 특히 올해는 코스닥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까지 10여곳의 기업이 최대주주가 중국계로 바뀌었고 최근에도 몇몇 중국 기업이 우회 상장할 코스닥 기업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한동안 중국 기업의 코스닥 기업 사냥은 지속될 것이란 게 IB(투자은행)업계의 의견이다. 문제는 자본의 투명성이다. 중국 기업이 국내 코스닥 기업의 지분을 취득할 때 재무사항과 휴·폐업 여부, 감사의견 등 기본적인 사항 외에는 밝힐 의무가 없다. 중국 자본이 중간에 SPC(특수목적법인)이나 한국 법인을 거쳐 들어오면 자본의 원류를 추적하기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문에만 의지해 관련 기업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는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로 진화하겠습니다" 최근 패션·뷰티 업계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이다. 개인이나 집단의 삶의 방식, 생활 양식, 행동 방식 등을 뜻하는 정도로 쓰였는데 요즘은 상품이나 브랜드를 수식하는 데 주로 쓰인다. 예를 들면 '라이프스타일숍'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 등이다.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아웃도어 업계에서도 이 단어가 대세다. 네파, K2, 코오롱스포츠, 에이글 등 내로라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로의 진화를 성장 돌파구로 내걸고 있다. 기존 '산악인'을 떠올릴 정도의 투박함에서 점차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세련된 컨셉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라이프스타일숍'도 대세다. 침구, 의류, 주방용품, 가구 등 생활용품 전반을 파는 곳으로 이랜드그룹 '버터'가 가세하는 등 너도나도 '라이프스타일숍'으로의 진화를 내걸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기업인 MPK그룹도 미스터피자를 장기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