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상한금리가 더 인하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대부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회에서 종전 계획한 상한금리(29.9%)보다 2%포인트 더 내린 27.9%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대부업계는 상한금리가 내려갈수록 서민들에 대한 신용심사가 더 깐깐해지고, 결국 대출을 못받은 어려운 서민들이 불법사채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충분히 설득력 있는 말이다.
하지만 국민과 금융당국, 국회에 이르기까지 대부업계의 이 같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만큼 대부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상한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대부업 상한 금리를 더 내려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치밀하게 계산한 결과까지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시선도 마찬가지다. 대부업과 다른 대우를 받으려고 하면서 대부업과 비슷한 상한 금리를 적용해달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판만 저축은행일 뿐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해서 고금리에 대출해주는 비즈니스 모델은 대부업과 차이가 없고, 최신 금융 트렌드와도 동떨어져 보인다는 것이다.
최근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P2P금융기업들은 기존 금융기관의 조직구성과 금융기법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는 중금리 구간에 뛰어들었다. 아직 규모도 작고 당장 수익이 나는 것도 아니지만 고금리에 돈을 빌린 고객들이 이자 비용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이 회사들을 찾고 있다. 이보다 규모가 큰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자리를 잡고 중금리 시장이 커지면 기존 2금융권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금리인하는 변수가 아닌 상수라고 보고 전략을 짜나가야 한다. 그저 상한금리 올리기만 바라고 별다른 준비도 하지 않는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들은 앞으로 더 힘든 시련을 만날 수 있다. 반면 이 같은 시장 흐름을 읽고 지혜롭게 대응하는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들은 금리를 지금보다 낮춰도 수익을 내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것이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대부분 산업에서 혁신은 규제나 장벽을 만났을 때 나왔다. 배기가스 규제가 친환경 차량들을 보급했고, 층간소음 규제들로 방음 소재들이 개발됐다. 여기서 어떤 기업들은 뒤처지기도 하고 심지어 문을 닫기도 했다. 그러나 어쨌든 세상은 좀 더 나아졌다. 금융권에도 적용 가능한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