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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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의 행동들을 개인사로 치부하기엔 우리 사회에 미친 악영향이 너무나 크고 뼈아프다." 이른바 '명동 사채왕'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최민호 전 판사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지난달 21일. 재판장인 현용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부장판사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재판부는 최 전 판사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부적절하게 얻은 2억6000여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검찰 구형량과 정확히 일치하는 판결이다. 검찰 구형은 공식적으로 한쪽의 주장에 불과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양형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형사재판에서 '검찰 구형의 3분의2 정도 선고하면 가장 무난하다'는 얘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형량은 검찰이 법리 검토를 거쳐 내놓은 것인 만큼 대부분 합리적 범위 내에 있지만, 수사 기관의 엄벌 의지가 담겨 실제 선고되는 형량보다는 다소 무거운 경우가 많은 것.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1심 판결은 최 전 판사를 엄벌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
"정부 창업지원금은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 받는 게 낫습니다. 사업 초기 종잣돈으로 쓸 수가 없어요. 괜히 복잡한 일만 떠안는 겁니다." 3차례 정부지원금을 운용해본 창업 4년차 장모씨의 말이다. 지원금으로 1만원짜리 펜 한 자루를 사더라도 복잡한 서류 작업을 거쳐야 해서다. 그는 "사업에 방해가 될 정도다. 돈 쓰기가 너무 어렵다"며 "어떤 곳은 정부지원금 서류 작업만 담당하는 직원을 고용했다더라"고 덧붙였다. 필요한 기자재 하나를 구입해도 사전·사후 승인절차, 증빙자료 제출 등 수많은 서류 작업을 거쳐야 한다.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창업지원금의 비목별로 사용제한을 두던 규정을 폐지, 각 기업에 자율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10만원 미만 소액결제도 사후 검증으로 바뀐다. 청년 창업자가가 실제 필요에 맞는 곳에 자금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창업가들은 정부 창업지원금을 운용하는 데에도 뿌리 박힌 관료주의 때문에 정작 사업 종잣돈으로 쓸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건설업계가 웃으면서 회의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소규모 복합공사 확대'를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국토교통부가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종합건설업계와 전문건설업계가 참석한 가운데 관련 회의를 열었다. 회의를 주재한 김경욱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은 "언론에서 너무 많은 관심을 가져 겁도 난다"며 회의를 언론에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회의는 당초 예상과 달리 '첨예한 갈등 모습'은 연출되지 않았다. 기자들이 발언 하나하나를 모두 기록하는 상황에서 참석자들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 면에서 이날 공개회의의 '취지'는 성공적(?)이었다. 애당초 소규모 복합공사는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건설업계 내부에선 최대 현안 중 하나다. 종합과 전문으로 구분된 칸막이식 건설산업에선 영역별로 첨예한 문제여서다. 즉 먹고 사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복합공사는 2개 이상 전문공사로 구성되며 기본적으로 종합건설업체만 도급계약을 할 수
삼국지 촉한의 황제 유선이 위나라에 항복하라는 칙령을 내리던 날, 검각에서 위군을 맞아 싸우던 강유와 병사들은 칼을 뽑아 돌을 찍으며 큰 소리로 울었다. 그들은 "우리들이 여기서 죽기로 싸우고 있는데 어째서 먼저 항복한단 말이냐"며 울부짖었고, 그 통곡소리는 수십리 저편까지 들릴 지경이었다고 한다. 지금 성동조선해양도 '죽기로' 싸우고 있다. 초대형 상선, 해양플랜트 등으로 세계시장에서 싸우는 조선 빅3와 달리, 성동조선은 중국 조선소들이 주도권을 틀어 쥔 중대형 상선 시장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중국에 뒤지는 인건비 경쟁력을 연비 효율성 등 기술우위로 만회하며 아프라막스 탱커(8만~12만톤) 세계 1위, 수에즈막스 탱커(13만~15만톤) 세계 2위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최근 연비효율을 강화하는 조선업계 트렌드에 맞춰, 성동조선도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4척, 2조6000억원 규모로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한 성동조선의 수주잔량은 현재 76척. 향후 2년
올해 중소기업청의 예산은 역대 최대규모인 7조9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정부 부처별 간접적인 지원을 합치면 매년 수십조원의 예산을 중소·벤처기업에 투입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중소·벤처기업의 인력난은 여전하다. 기업 경쟁력의 원천인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우니 중소기업의 형편이 곤궁한 상황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지적하며 한 벤처기업 대표는 정책 지원의 수혜를 누가 가장 많이 입고 있는지 되물었다. 그의 답은 이렇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기업에 각종 자금과 저리 융자를 지원하는 중소기업 육성책은 결국 중소기업 사장 도와주는 겁니다. 택시비 올려도 택시기사의 지갑이 두툼해지기보다 택시회사 사장에게 많은 몫이 돌아가는 것과 다를 게 없죠." 그는 이런 관점에서 중소기업 지원책의 초점을 기업보다 직원에게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경영진이 정부 지원을 통한 성장의 과실을 직원과 나누기 위해 월급과 복지 수준을 높이는데 적극적인지를 심사항목으로 중요하게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뉴스제휴 평가를 언론계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언론 단체에만 사전 설명한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포털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언론계 내부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온라인 뉴스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는 비판도 나온다. 포털은 이번 결정에 대해 뉴스제휴 심사의 공적,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뷰징, 광고 협박성 기사 등 행태를 일삼는 사이비언론을 언론계가 직접 가려 달라는 요구다. 표면적으로는 포털이 뉴스서비스 권한의 상당 부분을 내려놓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뉴스제휴 계약 체결을 위한 사전 심사만 넘기는 것이다. 포털의 뉴스 제공 방식은 달라지지 않는다. 건물을 지키는 문지기가 방문자의 출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지만, 건물(포털) 안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선 관여하기 어렵다. 이번 결정은 문지기의 소지품 검사 기능 정도를 넘긴 것으로 비유할 수
"요즘 가장 큰 스트레스는 스타벅스입니다." 최근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한국에 방문한 덴마크 은행 임원과 얘기를 나누다 그가 던진 말이다. 은행에서 왜 스타벅스를 언급하는 지 고개를 갸우뚱하자, 그는 스타벅스가 내놓은 선불카드와 결합된 사이렌오더 앱 서비스가 자국 결제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금도 세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큰문제가 아니겠지만 스타벅스가 내놓은 지급결제 서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은행으로 들어올 돈이 스타벅스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유사한 업체들이 5~10개만 있다면 은행으로 들어올 돈이 빠져나가면서 은행의 자금력 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는 은행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며 " 비(非)금융 플레이어들의 등장이 장기적으로는 은행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덜란드 은행 임원도 결제시장에 뛰어든 구글이 은행의 기반을 빼앗아 갈 것이라고 유사한 우려를
"내년에 티볼리 1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려면 공장 라인을 조정해야 하는데 노동조합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지난 달 28일(현지시각) '티볼리'의 유럽 출시를 기념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기자간담회.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간담회에서 평택공장 '라인 재편'의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몰리는 수요에 맞게 티볼리의 생산량을 늘리려면 생산라인을 재조정해야 하는 만큼 노조 차원의 대승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티볼리는 연초 출시 이후 내수시장에서 넉 달 만에 2만 대 넘게 팔릴 정도로 쌍용차의 '볼륨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로마에서 열린 쌍용차 글로벌 미디어 콘퍼런스에 참가한 영국시장 쌍용차 총판 관계자는 "티볼리에 대한 수요가 상당해 선주문 물량이 이미 다 팔렸다"고 했다. 기자가 직접 들른 터키 등 유럽 지역 다른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쌍용차로선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지만 정작 고민은 다른 데 있다. 현재의 생산 시스템으론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주식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국내 대표적인 포털사이트 네이버 증권 카테고리에선 한 달 넘게 인기검색종목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관심이 많아서일까. 주가 변동이 극심하다. '가짜 백수오' 사건 전 8만원을 넘던 주가는 단숨에 1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6번의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2만원선을 회복했다. 회사에 좋은 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주가만 요동친다. 전문가들은 이미 내츄럴엔도텍 주가에 대해 분석이나 전망이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기업 가치 분석을 떠나 이미 투기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가짜 백수오 사건이 터진 이후 증권사에선 단 한 건의 분석 보고서도 내고 있지 않다. 애널리스트들도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코멘트'를 기피하기 일쑤다. 이는 내츄럴엔도텍의 핵심 사업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내츄럴엔도텍 지난해 매출액 1240억원 중 백수오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4% 이상이다. 백수오에대한 신뢰회복 없이 내츄럴엔도텍의 회생은 불가능
1일 오전 9시 정부세종청사. 지난달 수출입 실적(속보치)이 공개되자, 경제 관료들이 술렁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은 423억9200만 달러. 지난해 5월보다 무려 10.9%나 줄어서다. 올해 들어 벌써 5개월 연속 감소세다.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1월~200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두자릿수 감소세 역시 5년9개월(2009년 8월, 20.9% 하락)만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가장 큰 폭의 감소인데, 금융위기때나 겪었을 법한 수출 폭락세를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던 수출이 졸지에 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있는 '주범'으로 낙인찍히고 있다. 정부가 분석한 수출 둔화 원인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세계적인 교역 감소, 유가 하락 등이다. 여기에 환율문제(엔저 등)까지 겹쳐,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경제부처 장관들은 수출이 쪼그라드는 게 제어할 수 없는 대외변수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지난달 29일 국회는 박근혜정부 최대 난제였던 공무연원급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막판 쟁점이 된 부분은 국회법 개정안이었다.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으로 촉발된 시행령 수정 권한을 국회에 주는 내용을 두고 위헌논란이 발생했다. 자칫 판이 깨질 듯한 급박한 위기 속에서 여야가 내놓은 해법은 '지체 없이'였다. 국회법 개정안에 따르면 '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아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하고 수정·변경을 요구받은 행정기관은 이를 지체없이 처리하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여기서 '지체 없이'를 뺀 것이다. 어렵게 도출한 협상안의 법적 효력은 유지하면서, 행정부를 자극하지 말자는 게 이유였다. 협상 실패 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나 공무원연금개혁의 '출구'를 찾아야 할 새정치민주연합이나 그만큼 절실했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관용적 표현이기 때문에 빼도 법적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부업 최고 금리를 연 25%로, 카드사 등 여신금융기관은 연 20%로 제한하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를 두고 대부업계와 저축은행 업계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대부업계는 침착한 반면 저축은행은 당황해 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왔던 내용들과 다를 게 없다. 금리를 더 낮추게 되면 서민의 금융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당국 등에 계속 전달하고 있다"는 게 대부업계의 설명이다. 한두 번 겪는 일이 아니라는 것. 반면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라는 게 한번 내려가면 다시 올리기 어렵다. 갑작스럽게 큰 폭으로 금리를 낮추면 저축은행들이 견디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두 업계 모두 금리가 낮아지면 실적 악화 등의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저축은행이 더 당황하는 이유는 그 동안 고금리 논란에서 한발 비껴서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저축은행의 고금리 문제도 계속 지적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