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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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열린 '임금체계 개편과 취업규칙 변경' 공청회에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 모두의 이목이 쏠린 것은 이 공청회가 '노사정 대타협' 실패 후 정부가 주도하는 노동개혁의 신호탄 격이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민간기업이 노조 동의 없이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제할 예정이었고, 노동계는 이에 반발하며 공청회 저지를 예고한 상황이었다. 정부는 미리 경찰병력까지 배치했지만 결국 공청회는 무산됐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공청회를 실력으로 저지했고,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장서 10여분을 조합원들 틈에서 머물다가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공청회 무산에도 불구하고 정부 발제문은 이날 조간신문을 통해 모두 보도가 됐다. 정부가 공청회 하루 전 언론에 발제문 내용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노동계의 공청회 실력저지와 정부의 발제문 사전공개는 정부와 노동계 양쪽 모두의 심각한 불통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부는 공청회를 통해 노측에 임금피크제 도입 방안에 대한 공개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재생산지수는 0.6~0.7 정도 입니다. 환자 숫자가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지난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확인된 후 보건당국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 같은 예견은 불과 1주일 만에 잘못된 판단으로 드러났다. 첫 환자가 발생한지 8일 만에 국내 메르스 환자는 7명으로 늘었다. 1명의 환자가 6명에게 전파한 것으로 재생산지수는 6이다. 보건당국에서 파악했던 국제 평균의 10배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28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논문에는 병원 내 메르스 재생산지수가 7인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병원 내 감염 숫자가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제 와서 국민들을 안심시키기에는 군색한 변명이다. 전파 가능한 접촉자를 모두 관리하고 있다며 자신하던 보건당국의 방역망에도 숭숭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추가 확인된 메르스 환자 1명과 의심환자 1명은 모두 보건당국 관리대상에서 제외됐던 사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방분권을 위해 굉장히 노력했습니다. 이제 노 전 대통령의 과(過)는 그만 따지고 공을 높이 평가해 국민통합 시대로 가야 합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3일만에 입을 열었다. 김 대표는 26일 경북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회지방살리기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뜻밖의 '노무현 칭찬'을 던졌다. 앞서 23일 있었던 노전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노전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는 반성도 안 했다”고 직격탄을 날린바 있다. 김대표의 이날 발언은 건호씨의 분노에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화해의 진정성을 인정받기에는 발언 내용도 장소도 '미달'했다는 생각이다. 포럼이 끝난 후 기자는 김 대표에게 "야당 내에서도 건호씨의 '작심발언'과 관련해 반성해야 할 점은 반성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에 동조 하느냐"고 물었다. 질문을 받은 김 대표는 굳은 얼굴을 한채 "답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 난연 패널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국내에서 건축물 마감재료의 난연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독점 권한을 가진 이곳은 해당 기술에 대한 성능 시험을 역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합격점을 준다. 이렇게 합격점을 받은 기술로 특허 등록을 무난히 마친 뒤 관련 업체들에 이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 판매토록 한다. 그렇게 발생한 매출의 일정 비율은 특허료 명목으로 챙긴다. 한술 더 떠 이 연구기관은 정부가 가짜 난연 패널 근절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진행한 단열재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하고, 제조사를 대상으로 한 현장 평가작업에도 참여한다. 이 모든 과정은 연구기관에 붙은 '정부 산하'라는 타이틀의 후광 덕에 아무런 제재 없이 진행된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행보로 최근 논란이 된 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 얘기다. 관련 업계는 물론, 학계 등 전문가 집단과 시민단체까지 건설연의 이 같은 전횡을 질타하고 나섰다. 특히 건설연이 단열재 제조업체들에 특허 사용을 독려해 특허료
“10년 전에도 무선인식시스템(RFID) 실증사업을 엄청나게 많이 했지만 결국 예산낭비라는 비판만 받았습니다. 실증사업이 끝난 후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흉물이 돼 버린 곳들도 많습니다. 사물인터넷(IoT) 실증사업에 대해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2주 전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열린 ‘IoT 글로벌 민·관 협의체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이 같은 말을 던지자 분위기는 순간 싸늘해졌다. 이날 자리는 정부가 국내외 기업들과 협의체를 결성한 지 1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창조경제 핵심사업으로 꼽히는 IoT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부터 3년 동안 지방자치단체, 대학, 공공기관 등과 연계한 IoT 실증사업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IoT를 미래부의 중점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올 한 해 동안에만 총 9개 실증사업에 정부출연금 312억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정부가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의지를 밝혀도 업계에서는 불안감을
'3월 주택 거래량 사상 최고.' '4월 들어 또 사상 최고치 경신.' 올 들어 주택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택시장이 대세상승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전망과 함께 집을 사야 할지, 산다면 언제 사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이가 많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3849가구로 주택시장 최고 호황기였던 2006년 4월(1만1733가구)보다 많다. 2006~2014년 4월 평균 거래량(7200가구)의 2배에 달한다. 종종 급증한 주택거래량은 집값 급등의 전초현상으로 여긴다. 이런 가운데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 20일 ‘주택매매거래 100만건과 주택가격’이란 보고서를 통해 “단순한 주택거래량 비교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주택거래량만 가지고 주택시장을 진단하면 시장을 과열 또는 침체상황으로 잘못 진단해 정책적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주택거래율’ 지표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기준시점의
지난 1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선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과 관련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노후화 된 서울역고가에 대해 "콘크리트 바닥판을 교체하고 기둥 등을 보수보강하면 작은 수목과 편의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과 4개월 뒤인 5월, 시는 서울역고가를 수목원으로 만드는 설계안을 확정, 발표했다. '작은 나무' 정도만 설치할 수 있다던 서울시의 말이 시내 각종 나무를 심겠다는 '수목원' 계획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D등급 고가가 감당해야 할 수목원의 무게, 그로 인한 안전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와 관련해 기자설명회 도중 나온 질문에도 "별 문제 없을 것"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서울역고가는 지난 1970년 개통한 후 44년이 경과됐다. 지금도 노후화가 계속되고 있고 2013년 감사원 감사에선 조기철거를 주문하기도 했다. 차량통행 안전성은 한계에 도달했으며 지난해 2월엔 교량 바닥판의 콘크리트가 떨어지는 사
"실리콘밸리 엑시트(투자금회수) 비중을 보면, M&A(인수합병)의 비중이 IPO(기업공개)보다 훨씬 높다. 대형업체는 R&D(연구개발)도 M&A를 통해 보완한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 인수가 더 활성화되고 있다."(미국 실리콘밸리 트랜스링크 캐피털 대표) 창조경제를 가로막는 최대의 벽으로 소극적인 M&A가 꼽혀왔다. 창업을 위한 투자, 공간, 교육, 활로 개척 등이 활발하지만 이 같은 투자를 회수할 방법은 마땅치 않았다.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몇몇 업체가 코스닥 상장을 한 것이 거의 유일한 사례다. 지난 19일 국내에서 기념비적인 M&A가 성사됐다. 내비게이션 앱(애플리케이션) '국민내비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록앤올이 창업 5년 만에 626억원을 받고 회사를 매각한 것. 국내 스타트업에서 보기 드문 '대박' 거래였다. 앞선 8일에는 디지털제품 중고거래 서비스 '셀잇'이 다음카카오에 인수됐다.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였다는 후문이다. 올해 서른 살을 맞이한 셀잇의 김대현 대표는 창업 2년 만
"어린 시절 밤하늘을 바라보던 소년의 꿈을 반드시 이룬다" 지난 19일 열린 LG디스플레이 기자간담회의 시작은 특이했다. OLED(올레드, 유기발광다이오드)사업부장인 여상덕 사장을 모델 삼아 자체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상영했다. 밤하늘 쏟아지는 별빛을 TV 화면에 그대로 옮기고 싶었던 아이가 36년 디스플레이 업계에 몸담은 후 마침내 소원을 이루는 내용이었다. '꿈'만 같은 올레드 기술인만큼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대비 우수성도 조목조목 설명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이라 시야각이 완벽히 구현된다, 디자인적 제약이 일반 LCD와 비교가 안 된다"와 같은 강한 표현이 연이어 등장했다. 세계 최초로 올레드 소자를 발견해 '올레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칭 탕 홍콩 과학기술대 교수까지 초청했다. 탕 교수도 "LCD가 아무리 좋아도 어쩔 수 없는 빛 샘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런데 감성과 이성을 모두 동원한 이 같은 '올레드 띄우기'는 사실 일종의 자기부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1
"상표권 잡으려다 시장을 잃을 수 있습니다" 한 화장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서로를 '짝퉁'으로 깎아내리는 가운데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제품 자체에 대한 불신이 싹트고 있다"며 이 같이 우려했다. 최근 마유크림(말기름 성분 크림) '게리쏭9컴플렉스' 상표권을 두고 '클레어스코리아'와 '에스비마케팅' 간에 벌어진 분쟁에 관한 지적이다. 분쟁의 내용은 이렇다. 클레어스코리아와 에스비마케팅은 업무상 제휴를 맺고 지난해 2월 '게리쏭9컴플렉스'를 홈쇼핑을 통해 출시했다. 지난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불티나게 팔리며 중국 관련 매출만 1000억원 가량을 올리자 클레어스코리아는 '게리쏭9컴플렉스' 상표권을 단독으로 출원했다. 양 사는 상표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을 시작했다. 이에 더해 올 들어서는 스스로 원조라는 여론전 까지 벌이고 있다. 급성장하는 브랜드의 소유권은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은 당연하다. 법정 공방을 벌이는 것 까지도 인지상정이다. 문제는 다른 한 쪽을
"이제 전기자전거를 자전거의 서자(庶子) 아닌 막내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딱 일주일 전이다. 지난 13일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이 주최한 '전기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토론회'에서 한국교통연구원 신희철 연구위원의 간곡한 한마디가 '발목 묶인' 한국 전기자전거 현주소를 압축했다. '자전거인 듯 자전거 아닌' 전기자전거. 유럽과 일본, 중국에선 이미 친환경 개인이동수단으로 각광받는 전기자전거가 국내에선 자전거로 분류되지 않아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없다. 도로교통법 상 '원동기장치자전거', 다시 말해 오토바이가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신 연구위원은 또 "전기자전거가 자전거가 아님에도 국민들은 자전거라고 산다. 그런데 자전거도로에서 타선 안 된다"며 현실과 제도의 괴리를 설명했다. 그 괴리 간극은 이날 토론회 패널 간의 입장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전기자전거에 들어가는 리튬배터리는 원자력에 쓰이는 방사성 물질로 위험하다." 국내 자전거 시민단체를 대표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하고 100만원을 무통장 입금했지만 제품을 받지 못한 A씨. 화가 나 경찰서를 찾아가 사기꾼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고 통보하고 끊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기꾼이 다시 전화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A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그는 해당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A씨를 바꿔달라"고 요구한 뒤 "사기 아니니 좀 기다려라"고 말했다. 그러나 며칠 뒤, 또 한 번 믿었거늘 사기꾼은 역시나 잠적했다. A씨는 그제야 사건을 경찰에 접수했다. 경찰서에 확인해 본 결과 같은 사건 고소장이 여러 건 쌓여있었다. 그는 "이렇게 하루 이틀 시간을 번 뒤 돈을 빼돌리려 한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온라인 사기꾼들이 점점 대범해지고 있다. 피해자들의 연락을 일일이 다 받으며 시간을 끄는 것은 물론, "경찰도 안 두렵다"는 식으로 나온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이 이렇게 대범해진 이유는 뭘까. 소비자 단체들은 사기범들이 '잡혀도 감옥 다녀오면 된다'는 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