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규제인데 안 지키면 그만 아니에요?"
지난 8일 금융위원회가 저축은행 광고 자율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한 후, 한 저축은행 관계자가 한 말이다. 금융위가 예상보다 강한 규제안을 내놓은 것을 보고, 말로만 '업계 자율'이라고 비꼬는 말이었다. 이날 발표된 방안에는 청소년 시청 시간대에 TV광고를 못하게 하고, 이미지 광고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들이 담겼다.
그 동안 저축은행 업계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준에 따라 자율적으로 광고를 심의해 왔다. 광고를 희망하는 저축은행이 저축은행중앙회에 심사를 신청하면, 저축은행중앙회가 살펴보고 문제가 없으면 승인한다.
만약 심사를 받지 않고 광고를 하거나 승인 없이 강행하는 경우에는 저축은행중앙회가 시정 및 중단 요청을 하게 되고, 이마저도 통하지 않으면 저축은행 대표들이 모이는 총회를 통해 저축은행 자격을 박탈한다.
이는 아주 극단적인 경우다. 현실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업계의 질서를 해치는 저축은행으로 낙인 찍히면서까지 무리하게 광고를 하려는 곳은 없다. 법으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모든 저축은행이 자율적인 광고 시스템을 잘 따라왔던 이유다.
하지만 과도한 광고가 대출을 조장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커지면서 정치권, 금융당국이 보다 강하게 규제하도록 하는 강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상급기관인 금융위가 정한 방안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케이블 TV 등에서 넘쳐나는 저축은행, 대부업 광고를 보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도 많다. 규제 강화에 대해 마냥 불만만 표시할 입장은 아니라는 얘기다.저축은행 업계 역시 과도한 광고의 문제에 대해 공감을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방안에 울분을 표하는 것은 그 동안 업계 자율적으로 해 오던 부분에 당국이 개입하면서 당초 광고를 제한하려던 취지를 벗어난 과한 규제 방안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출 조장이 문제라면 대출 광고만 제한하면 되지, 기업을 알리는 이미지 광고와 예·적금 상품 광고도 못하게 하는 것은 목적에 어긋날 뿐 아니라 업계를 죽이는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한다.
저축은행 업계는 저축은행 사태 이후 겨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과도한 광고 규제는 자칫 업계 전체를 다시 위축시킬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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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업계의 반성과 함께,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일'은 아닌지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민도 더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