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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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직장인들도 그렇겠지만 기자들에게도 금요일은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한 날이다. 토요일자 주말판 지면 부담도 적은 편인데다 주말을 앞둔 설렘도 작용한다. 지난 일요일 출근했던 기자들이 '대휴'를 사용해 쉬면서 기자실에도 다소 여유로운(?) 분위기가 생긴다. 그런데 요즘 식품업계 출입기자들은 오히려 금요일 오후 늦게까지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올 들어 금요일만 되면 식품 업체들이 깜짝 가격 인상 발표를 터뜨려서다.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때문에 '5분 대기조'가 돼야 한다. 금요일 대휴는 언감생심이다. 지난달 12일 금요일 CJ제일제당이 설탕값을 9.8% 올리자 정확히 한 주 뒤인 19일 경쟁업체 삼양사와 대한제당도 비슷한 수준의 인상안을 발표했다. 이달 들어서도 동아원이 금요일인 지난 1일 밀가루값 인상을 발표했고 CJ제일제당도 한주 뒤 가격을 올렸다. 잇단 설탕과 밀가루값 인상으로 앞으로 라면·과자·빵 등의 도미노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금요일은 더 긴장감이
장바구니 물가 운운하고 기사도 썼지만 장을 잘 안 보는 입장에서 그걸 느끼긴 쉽지 않았다. 적어도 지난 주말까지는 말이다. 지난 일요일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과 집 근처 마트에 들렀다. 받아쓰기 공책부터 빗자루, 우유 등등 이것저것 필요한 것이 많다고 했다. 오른 것만 꼽아보니 우유는 1ℓ짜리가 200원 인상됐다. 예전 문방구에서는 100원쯤 했을지 싶은 공책은 600원이 넘었고 다섯개가 묶인 것도 전혀 값이 떨어지지 않았다. 고구마 세개는 5000원 가까이나 됐다. 과일 몇가지와 휴지, 어린이용 우산, 라면, 과자 등등까지 카트에 넣다보니 가격은 몇만원을 훌쩍 넘겼다. 휴~. 한숨이 절로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었다. ℓ 당 100원씩 내린다는 소식을 들어 조금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자주 들르던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20~30원밖에 떨어져있지 않았다. 뭔가 이상했지만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주유원과 실강이할 일은 아니지 싶었다. 최근 전했던 3월 소비
지난달 21일 경기 하남. 고 정주영 회장 10주기 추모행사에서 현대아산 직원을 오랜만에 만났다. 그를 직전에 본 게 2005년 11월 금강산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7주년 기념행사 때였으니 5년이 훌쩍 지났다. 현장취재를 해야 하는 탓에 안부를 묻는 선에서 대화를 끝냈으나 아쉬움이 컸다. 그 직원을 20여일이 지난 뒤 다시 떠올리게 됐다. 북한이 지난 주말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을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게 계기다.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한 이후 오늘날까지 대북사업 '유산'을 물려받은 현대로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을 법했다. 정작 현대는 의외로 담담했다. 북한이 현대나 남측 당국이 아닌 중국의 여행사를 통해 금강산사업을 벌이기 위한 '명분 축적용'이라는 해석과 무관하지 않아 보였다. 일각에선 이미 예상한 수순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물론 현대는 사업파트너인 북한을 두고 이렇게 말을 못한다. 2008년 국내 관광객이 금강산에서 북한 초병이 쏜 총에
수조원의 자산을 세금 한 푼 안 내고 모으는 일이 가능할까. 선박 재벌 A씨는 가능했다. 국내에 매출도 거의 없는 해운회사를 만들어 놓고 조세피난처에 수십 개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만들었다. 160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자유롭게 사업을 했으며, 버는 돈은 모두 조세피난처에 숨겼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 그렇게 모든 돈으로 A씨는 또다시 선박을 사 모으고, 국내에 호텔과 사업체를 인수하고, 해외에서 부동산을 사들였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스위스 계좌에 수천억 원을 숨겨뒀다 적발된 업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국세청이 역외탈세 조사에 주력하면서 하나둘 드러나는 탈루 수법과 규모는 영화 그 이상이다. 11일 국세청이 발표한 1분기 역외탈세 조사 결과는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진다. 특히 A씨의 사례는 한 마디로 '탈세종합선물세트'다. A씨는 세계 각지에 수십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형식적인 대리점 계약을 통해 외국법인으로 위장했다. 해
방통위의 신임 상임위원 3명이 지난 4일 KBS 등 지상파 방송 3사를 방문한 것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자신들의 최고위 간부들의 비밀스런 행차를 뒤늦게 확인한 방통위 사무국이 난처해하고 있다.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오해의 소지도 많기 때문이다. 상임위원들이 지상파 방송사의 누구를 만났는지, 어디를 시찰했는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무국은 물론 대변인실도 방문 사실조차 몰랐다. 이때문에 감독해야할 피규제 회사들에게 '문안' 인사를 간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방통위를 출입하는 지상파 방송사 기자들은 상임위원들의 방문에 대해 "인사차 왔다고 들었다"고 말하는 지경이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난감 그 자체"라며 한숨만 쉰다. 자신들의 '높은 분들'이 문안드리는 피 규제 대상들에게 무엇을 어찌해야할 지 답답해진다는 하소연이다. 상임위원들은 업무파악을 위한 '현장 방문'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공식일정을 잡아 방문하고 방문 후에도 누구를 만나 어떤 얘기를
미국 CBS방송의 '언더커버 보스'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신의 회사에 위장취업, 근로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직원들의 고충을 듣는 일종의 '몰래 카메라' 프로그램이다. 10일(현지시간) 방송된 `언더커버 보스'에는 멕시칸음식 체인점 '바하 프레시'의 데이비드 김 사장(한국명 김욱진)이 출연했다. 밑바닥에서 출발한 김 사장의 처절한 노력이 오늘의 성공을 일군 씨앗이란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노력이라는 씨앗이 움틀 토양을 제공한 것은 미국이란 나라의 포용성이다. 미국이 20세기 이후 강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세계 각국의 모든 인종을 받아들여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할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모두 이민자였고 이들이 만든 토대 위에 또 다른 이민자들이 다양성을 발휘해 번영의 꽃을 피웠다. 실리콘밸리를 주름잡는 벤처 CEO 가운데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더스틴 모스코비치는 러시아계 이민 후손이다. 야후 창업차 제리 양은 중국
서울 강남지역 증권사 지점의 프라이빗 뱅커(PB) A씨. 자문형 랩에 10억원을 투자했던 고객이 30% 정도 수익이 나자 얼마전 돈을 뺐다고 귀띔했다. 찾은 돈 가운데 3억원은 헤지펀드에 묻었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9명의 투자자를 모아야 하는 사모형 재간접 헤지펀드 투자금을 모으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틀 만에 1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몰려든다. 1호에 이어 2호, 3호에도 돈이 계속 들어온다. 거액 자산가들이 헤지펀드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뭘까. 직접적으로는 얼마전 정부가 규제를 풀어 '한국형 헤지펀드'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게 촉매제가 됐다. 증시 관계자들은 "'한국형 헤지펀드' 구상이 '포스트 랩'을 대비하고자 하는 심리가 확산되는 시기와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위기, 중동 정정불안 등으로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자문형 랩은 대부분 현물 주식에만 투자하기
포항에 사는 한영미씨(가명)는 '여자가 가장 아름다울 때'라는 28살을 살아가고 있지만 거울 보는 게 두렵습니다. 아래턱은 자라지 않고, 왼쪽 턱은 내려앉아 입조차 제대로 벌릴 수 없는 '얼굴기형' 환자이기 때문입니다. 태어났을 때는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6살때 집 앞에서 뛰어놀다 트럭 타이어가 얼굴을 밟고 지나가는 엄청난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의 문턱에서 간신히 살아났습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윗턱과 아래턱이 잘못 이어져 입이 1cm 밖에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은 10분이면 먹는 점심 도시락을 30분 넘게 먹어야 하는 생활을 반복하다가 12살때 힘든 수술을 받았지만 겨우 3.6cm 입을 더 벌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불운은 사고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14살이던 중학교 1학년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며 가족을 떠났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어머니도 2년 후 이모집에 영미씨를 맡기고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영미씨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여의치 않은 환경에
"금융당국이 엉뚱한 곳에서 삽질하고 있는 거죠." 최근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대부업체 사람들과 신용대출 관련 이야기를 하다보면 으레 듣게 되는 말이다. 최근 부쩍 '제2카드대란'이라는 말이 거론되고 있는 까닭은 3가지 '무늬'가 닮아서다. 우선 지난해 카드자산 75조6000억원, 카드이용액 517조4000억원 등 외형이 2003년 카드사태 당시와 비슷해졌다. 업계 경쟁이 심화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업계 2위인 KB국민카드의 분사에 이어 우리카드까지 2분기 중 분사하면 전업계 카드사의 수는 8개로 2003년과 같아진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는 점은 카드론 등 현금대출의 급증이다.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 한해 동안 카드론 잔액 증가율은 40%를 웃돌았다. 하지만 지금은 카드사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 카드사들은 오히려 리스크 관리 능력이 커졌다. 지난해(9월말)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1.8%,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로 안정적이다. 조정자기자본비율 역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6인 소위원회(이하 '사개특위')의 사법개혁안이 법조계뿐만 아니라 경찰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해묵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가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검찰과 경찰은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고 여론몰이에 나서기 위해 뜨거운 장외논쟁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개혁안이 결국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 고위직들은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여가며 불철주야 입맛에 맞지 않는 개혁안을 솎아내려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일 이귀남 법무부장관은 사개특위 회의에서 "검찰은 더 고칠 것이 없다"고 했고, 김준규 검찰총장도 지난 2일 법무연수원 워크숍에서 "국민을 편하게 하고 경찰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개혁이지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경찰은 편하게 하는 것이 올바른 개혁이냐"며 날을 세웠다. 이에 질 새라 경찰은 우회적으로 정치권을 옹호하며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60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물질 오염수를 바다로 직접 방출하면서 현지는 물론 한국 등 주변국들의 우려가 더 깊어졌다. 대기 중으로 퍼지던 방사능 공포가 이제는 바다로까지 확산됐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지진이라는 자연재해의 위력 때문만은 아니다. 총리부터 "예측불허"라고 말을 할 정도로 판단력과 대응력이 부족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책임이 크다. 오염수 방출의 불가피함을 가능성 차원에서라도 예상했다면 일본 국민들은 물론 주변국들도 심리적인 준비 정도는 할 수 있었다. 원자로 냉각을 위해 외부에서 대량의 해수와 담수를 끌어와 퍼부은 순간부터 오염수 발생 가능성은 검토할 수 있었다. 그랬다면 이제야 오염수를 옮겨 닮을 저장 공간을 마련하느라 다른 복구 작업들까지 중단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사고 발생 6일째 폐연료봉 저장 수조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을 때도 같은 식이었다. 앞서 여러 원자로 건물에서 수소폭발과 화재가 일어나 폐연료봉 손상 가능성도 염두
"담당 직원이 실수로 법안에 서명을 했다. 나는 이 법안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 결재 없이 담당 직원이 다른 법률안과 함께 이 법안에도 서명을 했다."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논란이 되자 공동 발의한 국회의원 일부가 발의를 취소하며 내놓은 해명이다. 발의 의원 21명 의원 가운데 3명이 취소하면서 하나같이 '담당 직원의 실수'를 내세웠다. 이 개정안은 선거범죄로 인한 국회의원 당선무효 요건을 현행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에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으로 상향조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비리 범죄' 범위를 대폭 축소하려는 취지의 법안이 제출된 것도 문제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가 달려 있는 법안 발의 과정에 보좌진의 '실수'가 작용할 정도로 허술하다는 데서 혀를 내두르게 된다. 국회의원이 특정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포함해 국회의원 10명이 발의자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동료 의원에게 공동 발의를 요청할 때는 통상 의원회관 우편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