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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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부는 더 이상 '선택과목'이 아닌 '필수과목'이 됐다." 김경식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이 24일 '중국연구회' 출범회의에서 던진 말이다. 단순히 중국을 참고하는 수준이 아닌, 철저히 연구하고 파헤치는 수준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급부상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달 초 지경부는 조직개편을 통해 대중국 실물경제 총괄조직인 '중국협력기획과'를 신설했고, 국내 전문가들을 활용해 중국 실물경제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중국연구회'도 발족했다. 실제로, 중국은 올해 10월까지 수출의 30.4%를 차지할 만큼 우리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비중이 16.9%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10년 새 2배 가까이 확대된 셈이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은 2만766개로, 우리나라 해외진출 기업의 43.4%를 차지한다. "실물경제 분야에 있어서 중국을 빼고는 단 하나의 정책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라고 털어놓은 김
지난 여름정국을 뜨겁게 달군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청와대가 연루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파문이 또다시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포폰 의혹' 등 청와대가 불법사찰 커넥션에 연루된 정황들을 줄줄이 제기하며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의혹의 당사자인 청와대와 부실수사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검찰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논란이 가중되자 "검찰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새로운 증거가 나와야 수사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한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그동안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실패한 수사'임을 시인해왔다. 그러나 재수사나 보강수사는 하지 않고 있다.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에 변명만 늘어놓는다면 더 큰 불신을 초래할 뿐이다. 특히 검찰이 지금처럼 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복지부동한다면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핵
"당사자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어서…" 지난 18일 금융위원회가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했다며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 상당'의 중징계를 확정한 뒤 기자들이 이에 대한 브리핑을 요구하자 당국자가 던진 말이다. 다 알려진 내용인데 굳이 카메라 앞에서 브리핑까지 할 필요가 있냐는 말투였다. 여기저기서 기자들의 불만이 쏟아졌지만, 끝내 브리핑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한장짜리 간단한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차명계좌 수, 최초 차명예금액 등 추가 취재는 각자 알아서 하라는 의미였다. 9월 2일 신한은행이 신상훈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며 촉발된 '신한 사태'와 관련해 감독당국은 이렇게 찜찜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신한 사태' 발생 후 줄곧 '늑장대응' '은폐' '묵인' '비호' 의혹 등에 시달려야 했던 감독당국이다. 검사 과정에서 라 전 회장의 차명계좌 운용 사실을 적발하고도 이를 윗선에 보고하지 않은데 대한 비난이었다. 자체 검사를 할 수 있었음에도 검찰 핑계를 대며 움직
"10년간 현대건설에 20조원을 투자한다고요? 도대체 어디서 자금을 끌어다 대겠다는 건지. 현대그룹 계열사 중에서 이익 내고 있는 곳이 도대체 어디 있나요. 현대그룹에 인수되는 순간 현대건설이 맏형이 될 텐데 그저 안쓰러운 동생들 챙길 일만 남은 셈입니다."(현대건설 직원 A씨) "2000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힘든 상황이 많았지만 묵묵히 회사를 지켜왔는데…. 앉아서 하한가 맞은 기분입니다. 8만원까지 끌어올렸던 주가가 뚝 떨어져 6만원도 붕괴 직전이에요. 주식시장이 우리 직원들의 상황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는 거죠."(현대건설 직원 B씨) 현대그룹이 지난 16일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현대건설 인수·합병(M&A)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직원들의 우려와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것. 현대건설 노동조합은 채권단에 이번 M&A 우선협상자 평가기준 공개를 요구한데 이어 현대그룹의 실사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그룹이 써낸 인수자
"저희 직원들 중에서도 현장에 직접 가 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생산 현장을 안내하기 위해 동행한 캐나다 하베스트 직원은 한국 언론의 이번 방문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자국 내에 있는 육상유전을 직접 가 본 직원이 왜 없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 12월 40억 달러를 투입해 인수한 캐나다 하베스트 본사를 지난주 찾았다. 하베스트가 보유한 육상유전의 생산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출장길이었다. 당초 캘거리에서 생산광구가 있는 현장까지 육로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워낙 오지에 있는 터라, 항공사의 정기 항공편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버스로 이동할 경우, 현장 한 곳을 가는데만 10시간 이상 걸린다는 계산이 나왔다. 결국, 프로펠러가 달린 소형 전세 비행기를 하루 동안 빌렸다. 전세 비행기는 일행 20여 명을 태우고 캐나다 북부의 한 작은 공항으로 날아갔다. 소형 비행기 외에는 내릴 수 없는 초미니
엄마는 출산 직후 젖을 물리지 못하고 바로 회복실로 옮겨진다. 엄마는 회복실, 아이는 신생아실에 떨어진 채 며칠이 지난다. 그 사이 모유 맛보다 한 회사에서 나온 분유 맛에 익숙해진 아기는 내내 그 분유만 찾게 된다. 대부분 우리나라 산부인과에서 벌어지고 있는 풍경이다. 회복실의 엄마도, 말 못하는 아기도 N사, 혹은 M사의 분유를 먹겠다고 사전에 '선택'한 적은 없다. 그저 그 병원 원장이 특정 분유기업으로부터 개원자금을 사실상 거저 빌렸거나 영업보증금을 챙기고 분유독점 공급에 합의했을 뿐이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들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산부인과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분유를 독점 납품한 혐의를 포착, 이들에게 과징금 4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남양유업의 경우, 2009년 말 장기대여금 593억원 중 418억원이 산부인과병원에 2%의 초저리에 대여됐다. 남양유업이 71개 산부인과에 각각 빌려준 평균 액수는 약 5억8000만원. 아무리 의사 직
지난 18일 찾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0'은 분명 예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규모면에서 월등히 커졌고 전시 콘텐츠도 질적으로 향상됐다. 지난 2008년 처음으로 지스타를 취재했을 때 느꼈던 민망함도 어느 정도 줄어들었다. 그만큼 올해 지스타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들을 만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났던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자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올해의 성공이 지스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국제적 위상 제고' '최고의 게임쇼' 등 거침없는 수식어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05년 시작된 지스타는 미국과 일본, 독일 등 게임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는 국가들을 벤치마킹하며 탄생했다. 'E3' '도쿄게임쇼' '게임스컴'과 당당히 겨루며 세계3대 게임전시회로 거듭나겠다는 당찬 포부도 드러냈다. 그러나 성공적이라고 자축하는 올해만 하더라도 지스타 곳곳에서는 안타까운 모습이 포착됐다. 우선 국제게임전시회라는 타
"로또 사는 것보다 옵션 대박날 확률이 훨씬 높다던데요. 매주 로또 사는 것 그만 하고 이제 옵션 한 번 해 보려고요" 얼마 전 만난 한 증권맨이 제법 심각하게 건넨 말이다. 지난 11일 '옵션만기일 쇼크'로 풋옵션에 투자해 갑자기 돈방석에 올라 앉은 지인을 보니 어짜피 한 방, 보다 가능성이 높은 것에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란다. 실제로 여의도 증권가에선 증시 급락 속에서도 행운을 거머쥔 이들의 얘기가 끊임없이 회자됐다. '모 증권사 영업점 직원이 25억원을 벌었다더라'부터 시작해서 '내 친구는 이번에 1억원 투자한 게 300억원이 됐다더라', '최고 500배 수익도 났다던데 그게 누구냐'까지. 25억원의 주인공은 실제 300만원으로 4억원이 채 못 되는 돈을 벌었다지만 '대박 소문'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단일 외국계 자금의 대규모 차익거래 청산으로 옵션의 고수익이 크게 부각됐지만 냉철하고도 비정한 금융시장이 일순간에 도박장으로 변한
현대홈쇼핑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 현지 유선사업자와 함께 합자홈쇼핑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현대홈쇼핑의 중국 진출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증권사들의 리포트가 이어졌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던 현대홈쇼핑 주가도 이에 화답하듯 반짝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호재'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반등 폭이 미미했고 이후 다시 주가는 다시 내리막길을 탔다. 복합적인 재료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긴 하지만, 현대홈쇼핑 주가가 하락하는 주요 요인이 역설적으로 '무리한 중국 진출'에 있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선 현대홈쇼핑의 중국 파트너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현대홈쇼핑의 합자 파트너사 중 하나인 '동방파이'가 따지고 보면 CJ오쇼핑의 합자파트너사인 'SMG'와 계열 관계에 있다는 분석이다. 지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긴 하지만 결국 국내 주요 홈쇼핑사들이 한 중국 회사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도 롯데홈쇼핑을 앞세워
더벨|이 기사는 11월17일(08:5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에 실적이 좋고 재무구조가 우수한 중소기업이 매물로 등장할 때가 있다. 기업의 오너가 자신의 보유지분을 규모가 큰 국내·외 대기업이나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려는 경우다. 만약 이 기업이 높은 기술력까지 보유했다면 딜 성사는 그리 어렵지 않다. 동종 업계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먼저 오퍼(offer)가 오는 경우도 많다. 매각에 대한 조건 경쟁이 시작되면 딜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결국 M&A가 이뤄진다. 매각자와 인수자 모두에게 윈윈(win-win)인 딜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M&A 시장에 등장한 씨앤비텍은 ‘성장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평가 받았다. 실적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고 현금창출력도 개선되는 추세였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세계적 수준의 CCTV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씨앤비텍은 2008
더벨|이 기사는 11월17일(09: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바이오는 최근 수 년래 가장 유망한 분야 중 하나로 꼽혀왔다. 소득이 늘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건강'이 인류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트렌드를 앞서 읽어야하는 벤처캐피탈(VC)들은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했고 투자를 단행했다. 정부와 기관투자가들도 바이오를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 투자 포트폴리오의 5~10%는 바이오로 가져가도록 했다. 그러나 바이오는 아직도 '유망하기만 한' 업종이다. 바이오 투자를 통해 이익을 본 벤처 투자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VC들은 그 원인을 구조적인 관점에서 찾는다. 상대적으로 짧은 조합 만기와 미성숙한 시장 구조가 투자에서 엑시트(EXIT)로 이어지는 흐름을 방해한다고 했다. 특히 신약 개발 분야 투자가 어렵다. 성공하면 대박을 터뜨릴 확률이 높지만 개발에서 임상을 거쳐 '인증'을 받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길고 복잡
2006년 상반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선 대우건설을 둘러싼 M&A 전쟁이 달아올랐다. 금호아시아나와 두산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과 유진 프라임 삼환 등 탄탄한 중견기업이 사활을 건 '쩐(錢)의 전쟁'을 전개했다. 결과는 금호의 승리였다. 금호는 같은 해 11월 대우건설 지분 72%를 6조4000억원에 사들였다. 인수 후보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가격이 당초 예상인 4조~5조원보다 2조원 이상 뛰었다. 채권단은 예상치 못한 대박에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M&A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과 '무리한 차입 인수' 논란은 뒤로 밀렸다. 당시 한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국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M&A"라며 "매도자와 매수자, 매물이 모두 윈윈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금호는 3년 뒤 유동성 위기로 그룹이 분리되고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신세로 전락했다. 대우건설 인수 자금 상당액(3조원)을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서 차입하고 풋백옵션(매도 선택권)을 부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