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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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심사가 종료된 게 아니라 세액이 확정된 건 아닙니다. 유기농 백태(두부의 원료)는 여러 단계를 거쳐 들여오기 때문에 가격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없어요." 최근 관세청으로부터 294억원의 관세를 추징당한 풀무원홀딩스의 항변이다. 풀무원홀딩스는 현금흐름이 여의치 않자 지난 3일 사업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으로부터 140억원을 빌려 관세청에 납부했고 다시 이 차입금을 갚기 위해 200억원의 무보증사채를 지난 17일 발행했다. 풀무원식품 역시 갑작스레 목돈을 지주회사에 빌려주면서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지난 16일 400억원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풀무원식품과 풀무원홀딩스 모두 신용등급이 'A-'로 우수해 채권이자율은 4%후반이다. 9월 말기 준으로 풀무원식품의 부채비율은 149.6%, 풀무원홀딩스는 112.8%라 재무구조도 안정적 수준이다. 하지만 '무고하다'는 풀무원그룹의 항변과 달리 풀무원 그룹은 이번 관세추징으로 시장에서 상당 부분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입을
"사실 우리가 이렇게 될 줄 알았나요." 올 연말 자동차업계 인사들이 각종 사석에서 멋쩍은 웃음과 함께 종종 전하는 말이다.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다. 2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만 해도 직격탄을 맞은 국내 자동차업계는 모두 "앞이 안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위기 속에서도 선전하더니 올해는 경기회복 국면을 맞아 글로벌 무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올들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보다 100만대 이상 더 팔아 120년 세계 자동차산업 역사에 기록을 남기게 됐다. 전체 자동차 국내생산은 400만대, 해외생산은 255만대, 수출은 500억달러를 각각 달성했다. 화려한 조명을 받는 주연배우 뒤에 수많은 연출진이 있듯 자동차산업의 숨은 주인공은 부품회사다. 뼈를 깎는 원가절감, 치열한 품질혁신으로 지금의 국산 자동차 경쟁력을 만들었다. '이렇게 될 줄' 몰랐지만 이렇게 된 게 결코 우연은 아니다. 이제 해외 유수 완성차업체들이 먼저 나서서 우리 부품을 찾고 있다. 벤츠, BMW,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여의도 당사를 찾았다. 안 대표가 공식적인 당무가 없는 일요일 당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한 것은 지난 10월 이후 두 달 만이다. 두 달 전인 10월 24일 안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안 대표는 "내년 상반기부터 당의 개혁과 도약을 위한 대변신을 시작하겠다"며 자신감 있게 기자간담회를 이끌었다. 당시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답변했다. 기자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계속되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안 대표는 꼬박꼬박 답을 했다. 답변 방식도 직설적이었고, 구체적이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안 대표가 당사를 찾은 것은 사과를 하기 위해서다. "요즘은 성형을 너무 많이 하면 좋아하지 않는다, 요즘 룸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을 찾는다"는 발언에 대한 사과다. 이날 안 대표의 행동은 두 달 전과는 사뭇 달랐다. 당사에 들어오자마자 준비된 원고를 읽었다. 중간에 한번 고개를 숙였고, 이후
더벨|이 기사는 12월21일(11:1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따져보면 한국 M&A시장서 2007~2008년만큼 메가딜이 홍수를 이뤘던 적도 없다. 하이마트, 하나로텔레콤, 씨앤앰, 실트론, 만도, 쌍용건설,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대선주조, 외환은행 등 굵직 굵직한 딜이 두 해에 전부 몰렸다. 숱한 I뱅커들이 3년전 호황의 '뒤치다꺼리'(리파이낸싱, IPO, 재매각)로 지금도 먹고 산다. 당시 거래구조를 머리속에 꿰차지 못하면 IB자격상실이란 말도 있다. 이 가운데 유독 팔자 사나운 매물이 몇몇 있다. 대한통운이 그렇고 쌍용건설이 그렇고, 또 대우조선해양이 그렇다. 십년 가까이 조기민영화가 거론되는 우리금융이나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현대건설 매각도 비슷한 부류다.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파는 주체가 법원, 예금보험공사 혹은 자산관리공사(캠코), 채권단 등 공공성을 요구하는 이들이다. 이들이 매각주체인 거래에는
올해도 수많은 인물과 기업들이 명멸했다. 애플, 토요타, 오바마, 그리스. 좋든 나쁘든 화제의 중심에 섰던 많은 이름들이 스쳐간다. 그동안 써올린 머니투데이 국제경제부 기사목록을 통해 한 해를 조망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싶다. 우선 IT 업계를 살펴보자. 22일 현재까지 제목에 '구글'이 든 것은 97건, '안드로이드'(21건)를 합치면 118건이다. '애플'은 160건인데 연관 검색어도 참 많다. 잡스(30건) 아이패드(69건) 아이폰(89건)을 합산하면 348건이나 된다. '애플, 아이폰·아이패드 대박'처럼 키워드가 중복된 걸 제외해도 애플 관련 기사는 월등히 많다. 이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MS)는 66건, 리서치인모션은 'RIM'과 '블랙베리'를 합쳐 39건에 불과했다. 시대의 흐름에 퇴장하는 거인의 쓸쓸한 뒷모습이 연상된다. 변화는 그렇게 온다. 산업계에선 대규모 리콜사태의 토요타(240건), 파산보호를 청산한 GM(109건), 원유유출 사고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8
이번 한 주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식은 코코엔터프라이즈다. 코코는 지난 17일 카메룬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추정 매장량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연간 소비량의 2.6배에 달하는 4억2000만 캐럿. 이를 가공하면 수십조, 수백조원의 가치가 가능하다는게 회사측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코코는 4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23일에도 상한가는 무너졌지만 여전히 11% 급등하며 6720원으로 마감, 불과 5일만에 두배 가까이올랐다. 이날 하루 거래량만 2900만주로 전체 상장주식의 절반이상이 손바꿈을 했다. 3465원이던 주가는 불과 5일만에 두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코코의 주가급등은 2000년대 초반 증시를 '보물선'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2000년 말 상장폐지를 앞둔 동아건설이 50조원 어치의 금괴를 싣고 침몰한 돈스코이호 발굴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00원에 거래되던 동아건설 주가는 17일 연속 상한가
"화장실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주가가 올라 한시름 놓았네요." 우리금융 민영화 중단 결정이 내려진지 며칠이 지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기자에게 털어놓은 말이다. 그는 "민영화 중단은 주가에 부정적"이라는 증권가 리포트를 손에서 떼지 못했다고도 했다. 민영화 중단으로 가뜩이나 정부의 신뢰가 떨어진 판에 주가까지 급락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주가는 9월 중순까지 1만3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그러나 공자위가 우리금융 민영화 준비에 착수하고, 10월 매각공고를 내면서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우리금융은 10월 한 때 1만5000원대 후반까지 올랐다. 주가는 잠시 조정을 밟기도 했으나 이달 들어서도 1만4000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3일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유력한 방안으로 꼽혔던 독자민영화를 추진하던 '우리사랑 컨소시엄'과 'W컨소시엄'이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
"올해 초에 주식 샀으면 연말에 일본 여행 한 번 다녀왔을 텐데. " 지하철에서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핸드폰에 대고 이렇게 말한다. 실현되지 못한 아쉬움은 항상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와 비교되기 마련이다. 21일 코스피 종가 2037.09와 지난해 연말 종가 1682.77을 비교하면 1년 새 주가는 21%가 올랐다. 그녀가 연초에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210만원을 벌었을테니 실제 일본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을 것이다. 망년회에서 만난 동창들도 주식 얘기다. 지하철녀 생각이 나서 한 20% 벌었냐고 물었다. 평균 개념이니 참석한 친구 중 절반은 이보다 더 벌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얼마전 도이체방크 사태 있었지. 아는 사람이 대박 내준다고 1000만 원 맡겼는데 다 날렸다" 한 친구의 말이다. 다른 친구는 연초에 하이닉스에 투자했다 상투를 잡았다. 그도 1000만 원 정도를 손해 봤다고 한다. 그나마 쌍용머티리얼에 투자했던 선배가 7% 정도의 이익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좌충우돌 '사교육 정복전(戰)'이 어디까지 계속될까. 대교협은 최근 2가지 황당한 정책을 잇달아 내놨다. 지난 10일 일선 사교육업체들의 입시 컨설팅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옐로우 카드'를 빼내들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일부업체들이 일선 고교로부터 학생들의 수능점수 통계를 받아 배치표를 만든 행위를 두고 "개인정보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며 '레드카드'를 빼들고 나섰다. 대교협이 이처럼 사교육업체들과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와 취지 자체는 공감할 수 있다. 그동안 수능이 끝날 때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사설학원이 주최하는 입시설명회를 찾아다니며 막대한 비용을 치러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2가지 황당 정책을 보노라면 대교협이 문제의 본질을 정말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학생과 학부모가 진정 원하는 것은 대교협이 사교육과의 전쟁에서 얻게 되는 '승리'가 아니다. 사교육업체들의 손·발을 꽁꽁 묶는 '
"어차피 어딘가에 투자될 자본이라면 땅투기보다는 일자리도 만들고 국민을 건강하게 해줄 수 있는 병원에 유입되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서울지역에서 2개의 산부인과 전문병원을 운영하며 매년 3000여명의 신생아를 탄생시키고 있는 모 병원 이사장이 꺼낸 말이다. 그의 꿈은 세계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규모의 여성전문병원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병원 1곳에서만 40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며 4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만큼 제대로 만들어놓으면 모자건강은 물론 일자리도 늘리고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 관건은 '자본'이지만 현재 의료법상 병원에는 민간자본이 투자될 수 없어 아직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다. 산업이 성장하려면 자본 투자가 필수이지만 현재 법으로는 병원에 의료인과 비영리법인만이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업이 산업화되고, 의료시장이 성장하는 모든 일이 의사들 '쌈짓돈'에 달려있는 셈이다. 실제로 병원은 매출액이 1억원
심증만 있던 우유 업체들의 가격 담합이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우유 등 14개 우유업체들이 친목모임인 '유맥회' 등을 통해 제품별 가격인상안을 교환하고, 인상 시기, 인상률 등을 협의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들은 담합사실이 드러날까 우려해 웹하드에 패스워드까지 만들어 가격인상안을 공유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뿐만 아니다. 큰 우유에 작은 우유를 테이프 등으로 감아주는 이른바 '덤' 증정 경쟁이 붙어 비용이 늘어나자 업체가 모두 중단키로 합의했고, 학교 급식에 우유를 납품할 때는 특정 가격 이하로 판매하지 않기로 담합하기도 했다. 국민의 생필품 중 하나인 우유를 놓고 온갖 담합을 다 벌인 셈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이들 업체에 부과한 과징금은 188억 원에 불과하다. 실명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리니언시'(자진 신고자 감면제) 혜택을 받은 업체도 있다고 하니 단순하게 계산하면 업체당 10억 원이 조금 넘는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셈이다. 이처럼 '선처'를 베푼데 대한 공정위의
요즘 외국어고 체면이 말이 아니다. 서울시내 6개 외고의 2011학년도 입학 경쟁률은 평균 1.3대 1로 지난해(3.1대 1)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자율형사립고는 추가모집에서도 대규모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외고 경쟁률 하락에 대해선 이런저런 분석이 나온다. '올해부터 영어 내신으로만 뽑도록 선발방식이 바뀌면서 지원 대상이 크게 줄었다' '자율고가 대거 생기면서 지원자가 분산됐다' '내신 불리를 우려한 학부모들이 외면했다' 등이 주된 내용이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하는 원인은 '내신불리' 부분이다. 이명박 정부는 수능 영향력을 줄이는 대신 내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입시정책을 몰아가고 있다. 그래야 학교수업이 정상화되고 사교육비도 줄어들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이 판단은 매우 정확하지만 한가지 난제가 있다. 대학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것. 실제 대학들은 정부가 내신을 강화할 때마다 논술, 면접 등등을 내세워 무력화시켰고 일부 대학의 경우 '특목고 입도선매'를 입학전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