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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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가 프리츠 핸더슨 전 최고경영자(CEO)의 바통을 이어받을 후임자 찾기에 곤란을 겪고 있다. 과감한 쇄신을 위해 외부 인사가 적격이나 나서는 이가 아무도 없다. GM 신임 선장의 앞날은 가시밭길이 노정된 자리이다. 옛 명성을 되찾을 혹독한 구주조정과 수익성 제고도 문제이지만 구제금융 이후 최대 주주가 된 정부의 압력은 물론 전임 핸더슨을 불시에 낙마시킨 에드 휘태커 회장을 위시한 이사진의 눈치도 봐야 한다. GM은 이사회의 입김이 특히 강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최근 펜스케로의 새턴 브랜드 매각 좌절, 유럽 자회사 오펠-복스홀의 유지 결정 등에 이사회가 중대한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사브 브랜드를 인수하려던 스웨덴 코닉세그의 막판 철수에도 이사회 간섭에 대한 부담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헨더슨 전 CEO의 퇴진을 이사회가 막후 조정했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할 일은 태산이지만 보수는 타사의 절반도 안된다. 구제금융을 받은 대가로 `급여차
"지상파방송 드라마를 보면 나이 30세 안팎의 인물들이 서울 소재 대기업 임원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드라마의 이러한 비현실적인 설정이 지방에 위치한 중소기업 종사자들에게 적지 않은 소외감으로 다가옵니다." 우리나라 반도체장비 대표기업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사장은 기자와 만날 때면 으레 드라마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다룬, 이른바 '드라마론'에 대해 열변을 토하곤 한다. 황 사장의 이러한 생각을 반영하듯 '다함께 차차차'(KBS) 이철 본부장(이종수 분)과 '그대, 웃어요'(SBS) 이한새 이사(이규한 분) 등 드라마 속 인물들은 나이로 봐서는 기업 내 말단 직원 혹은 대리급임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임원자리를 꿰차고 있다. 물론 이 캐릭터 상당수가 재벌2세 혹은 유학파라는 이점을 가지고 입사 초기부터 임원자리에 오른 것이라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또 열심히 노력하면 젊은 나이에도 임원에 오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
농림수산식품부는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된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판 음식점 713곳을 적발했다. 당시 아예 원산지를 표시조차 하지 않은 음식점도 249곳이나 됐다. 하지만 농림부는 지난 4월 이들 업소의 이름을 '○○마트', '○○갈비' 등으로 지운 채 공개했다. 주소도 '서울 송파구', '서울 중구' 등으로 표시해 위반업소를 식별할 수 없게 했다. "개인 사생활의 비밀이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게 농림부가 밝힌 정보공개 거부 이유였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농림부를 질타했다. 대부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된 이후 국민들 사이에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는데도 농림부는 이를 해소하기는커녕 업소들의 이익만 대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이진만 부장판사)는 3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미국산 쇠고기를 한국산으로 허위 표시한 업소의 명단과 주소를 공개하라"며 농림부장관을 상대로
두바이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이 잠시 충격을 받았다. '잠시'가 붙는 이유는 주식 및 외환시장이 사태 발발 전후에 요동쳤지만 이내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때문이다. 두바이 사태 전후로 기민하게 움직인 것은 금융시장만은 아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일요일(지난달 29일)에도 회의를 열어 불안심리 차단에 나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가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일부 수정·가결한 것은 하루 뒤다. 하지만 가결시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두바이 사태가 어떻게 확산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 위기 수습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법안을 처리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 금융당국의 불만이다. 지난 4월에 마련됐다 유보된 개정안에서 몇가지가 바뀌면서 사실상 극도로 제한된 한은 단독조사권을 법안에 넣는 것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있다. 상황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조짐도 보인다. 제한적 조사권 외의 일부 조항에 대한 불만이 다시 나오고 있고 또다른 등장인물인 정무위원회도 '한은법 개정관련 입법절차 시정요
"앞에서는 잘했다고 박수를 치면서도 뒤에서는 '바보'라고 손가락질하는 것이 국제 온실가스 감축 협상장입니다." 오는 7일부터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에 한국 대표단 일원으로 참석하는 한 인사는 "한국이 의욕적으로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대해 해외 반응은 어떤가"라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온난화 저지'라는 지구적인 목표보다 자국의 이해에만 관심이 있는 국제사회의 냉험한 현실을 설명한 것. 한국 정부는 지난달 2020년 온실가스를 BAU(Business As Usual) 대비 30%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BAU는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 없이 기존에 계획한 대로 에너지를 사용했을 때의 상황을 말한다. 이같은 감축량은 개발도상국에 권고하는 가장 강력한 수준일 정도로 달성하기가 결코 만만치 않다. 온실가스 감축은 당장 일반 국민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계획을 달성하려면 획기적인 기술 발전이 없는 한 전기나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을 올려 가
"이제 15분 동안은 걱정 없이 물건을 배달할 수 있게 돼 잘됐죠. 물론 물건이 많으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일단 마음이 편해진 게 가장 좋습니다." 연말을 맞아 넘치는 물량 바쁜 택배 기사들이 오랜만에 웃고 있다. 각 지역 경찰청들이 1.5톤 이하 택배·소형화물차의 도심 주차를 지역별 실정에 맞게 허용했기 때문이다. 주차허용시간은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1회 주차시간은 15분. 이번 조치로 택배차량 등 소형 용달차량들이 점포 앞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주차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도로 교통법상 절대적으로 주·정차가 금지된 장소나 차량 간 교차 운행이 불가능한 좁은 도로 등지에는 종전처럼 주차할 수 없다. 그래도 일단 택배 기사들은 '15분'간의 행복을 만족해하고 있다. 그 동안 택배 기사들은 불법 주·정차 단속으로 위반 스티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1회 과태료는 4만 원이 부과된다. 하루 100상자를 나르면 대략 8만~9만 원 수익을 올리지만 택
경기 파주시 교하신도시에 조성된 한 광장에는 흉측한 펜스가 둘러쳐져있다. 대형평수로 구성된 A단지와 중소형 조합원아파트인 B아파트 주민들 간 마찰 때문이다. B아파트보다 2억 원 가량 비싼 분양가를 지불한 A아파트 주민들은 재산권을 내세워 광장을 공유하는데 불만을 제기했다. 인근 주민들은 차별화된 고급아파트단지를 만들려는 A단지 주민의 욕심이 작용한 탓이라고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과 제도를 뜻하는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아파트공화국 대한민국에서는 '아파트'헤이트가 벌어지고 있다. 피부색 대신 아파트값, 평수, 임대와 분양단지 등 빈부격차에 따라 차별 양상도 다양하다. 광주 북구 C주공아파트는 임대아파트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임대아파트인 1단지와 분양아파트인 2단지 사이에는 아직까지 200m 가량 철제담장이 남아있다. 2단지주민들은 '사유지에 대한 재산권 행사'를 이유로 담장을 세웠다. 1단지 주민들은 임대아파트와 분리하려는
지난달 송파구 먹자골목에 갑자기 임시 천막이 하나 나타났다. 천막 중간에 가장 큼지막한 글씨로 박혀 있는 건 '금이빨' 이었다. 종로 금은방에서 송파구까지 어르신 금니를 찾으러 출장나온 셈이다. 순간 집에 있는 반돈짜리 금이라도 팔아볼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웃었다. 그냥 웃을 일이 아니었다. 금을 주 원자재로 액세서리를 만들고 있는 한 중소기업은 9개월치 금 재료를 미리 사놓고 금 헷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장사를 잘 하고도 키코(KIKO) 손실로 쩔쩔맸는데 이제 금 폭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금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이름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2일 전인미답인 온스당 1200달러대마저 뚫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에 너도나도 몰린 탓이다. 이제는 온스당 5000달러 예상이 나와도 놀랍지 않다. 이쯤되면 금이 정말 '안전자산'이냐는 의문이 커질수 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 나오던 우려들이 사그러
서울대병원이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정부가 43개 종합전문병원을 대상으로 급성심근경색증 치료를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매긴 평가에서 5등급 중 3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급성심근경색증은 심장으로 통하는 혈관이 갑자기 막히며 산소 등이 공급되지 않아 심장 근육조직이나 세포가 죽는 질환이다. 따라서 환자를 얼마나 신속하게 조치하느냐가 관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지 60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약물은 투여했지만, 약물만으로는 부족한 환자들의 혈관을 별도 시술을 통해 120분 안에 확장시켜 위기를 넘긴 비율은 89.3%에 그쳤다. 시초를 다투는 환자 100명 중 11명은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2시간 넘게 방치된 것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도착한 환자들을 처리하는 정도가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서 늦어 3등급으로 분류된 것"이라며 "신속하게 혈관을 확장해주는 시술을 하려면 원내에 전문팀이 구성돼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
"소프트웨어 연구개발기업으로 돌아가겠다." '매출 1조원 달성'을 호언하던 티맥스소프트가 시스템통합(SI)사업을 중단하고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개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1300억원에 이르는 차입금은 사옥 등 부동산을 처분해서 해결하고, 1500명에 이르는 직원의 40%를 감원하겠다고 했다. 시판을 자신했던 '티맥스윈도'라는 운영체제(OS)도 독자적인 상품이 아닌 당분간 임베디드 방식으로 공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티맥스소프트가 처해있는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티맥스를 지켜봤던 기자 입장에선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데 따른 아쉬움이 적지않다. 티맥스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국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다. 외산 제품들이 판을 치는 기업용 시장에서 티맥스는 기술력 하나로 쟁쟁한 외산제품들과 나란히 경쟁했고, 그 틈바구니에서 자신만의 아성을 굳힌 기술벤처다. 국내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시장에서 IBM, 오라클 등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한 유
현대 미술에는 `추상표현주의'라는 사조가 있다.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미국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 사조는 그려지는 이미지보다 인간 내면의 정신성을 그림의 본질로 여긴 것이 특징이다. 벽 한 면을 뒤덮을 만한 대형 사이즈의 캔버스를 강렬한 단색으로 뒤덮어 버린 유명한 마크 로드코의 그림을 떠올리면 된다. 뉘어진 캔버스에 물감을 뿌려 에너지와 긴장을 교차시킨 잭슨 폴록의 작품도 잘 알려진 추상표현주의 그림이다. 우리나라에도 추상표현주의 그림을 통해 자기를 초월하려 했던 여류 화가가 있었다. 최욱경 화백이다. 최 화백은 대형 화면, 원색, 거친 붓놀림을 사용한 대담한 화가였다. 사랑과 영생을 고뇌하다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 1년 전 그린 작품이 바로 빨강색 바탕에 추상화된 자연의 형태를 표현한 '학동마을'이다. 최 화백은 '학동마을'이 요즘 국민적 관심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국세청 인사청탁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이 자신의 그림에서 시작됐고 또 '학동마을은
진화론의 창시자인 찰스 다윈에 의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갈라파고스 섬은 생태계의 보고로 불린다. 오랜 세월 대륙과 격리돼 동식물들이 독자적으로 진화를 해와 다른 대륙과는 다른 생태환경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계 주류와는 따로 돌아가는 현상이 일본 시장에서 점차 심화되고 있다. 1억2000만이 넘는 인구와 풍부한 구매력 탓에 일본 기업들은 내수만 안정적으로 확보해도 안정적인 성장을 확보할 수 있는 탓이 크다. 휴대폰과 자동차 등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일본에서 의외로 고전하는 이유도 '갈라파고스' 현상으로 해석된다. 올 상반기 미국 '빅3' 업체인 포드를 밀어내고 세계 5위의 자동차 메이커가 된 현대차도 일본에선 예외가 되지 못했다. 지난 27일 현대차 일본 판매법인인 '현대모터재팬(HMJ)'은 판매부진을 이유로 승용차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2001년부터 일본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는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764대를 판매했으며 10여 년간의 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