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본과 미국에도 박근혜는 있다

[기자수첩]일본과 미국에도 박근혜는 있다

조철희 기자
2010.01.10 16:37

# 2010년 1월7일 한국.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원안이 배제된 안에 반대한다. 당론으로 확정돼도 반대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었다.

# 같은 날 일본. 간 나오토 신임 재정상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엔화가 좀 더 약세를 보였으면 한다"며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공언을 단숨에 무시해 버렸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역균형발전과 같은 '국가 백년대계'를 꾸리는 데 집권세력 내부에서마저 의견 조율이 안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중대 사안마다 야당의 견제보다는 박 전 대표의 의중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현실이 국민들에게 이로움을 줄 리 만무하다.

마찬가지로 환율 정책과 같은 중대한 경제 정책에 있어서 국정운영 수장들 간에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간 재정상의 발언 직후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주가는 빠졌다. 그러나 다음날 하토야마 총리가 그의 발언을 주워 담자 환율은 회복됐다. 수장들의 다른 말에 시장만 생고생을 했다.

집권세력 내부의 건전한 경쟁은 발전적 국정운영의 토대다. 그러나 이것이 권력투쟁적 속성만 가질 때 국가적·사회적 손실은 적지 않다. 집권세력 구성원들 각자가 분명 자신이 추구하는 신념과 정책적 판단이 있겠지만 그렇다면 조율 과정을 거쳐 최선의 안으로 나와야 한다. 그 다음, 야당과 국민을 설득하고 나서야 할 것이다.

미국의 박 전 대표라고 할 만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입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듣는 경우는 별로 없다. 둘 사이에 매사 생각이 같은 것도 아니고, 갈등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공식적인 발언에 앞서서는 확실한 조율을 거치기 때문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숙적 관계였던 만큼 정치적 이해관계는 분명히 다르지만 국정운영을 공동으로 책임지는 지도자들답게 대놓고 다른 얘기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들은 이런 화음 속에서 각자 지난해 미국민 사이에서 가장 존경하는 남성과 여성 인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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