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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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시장의 과열양상이 심상치가 않다. 연초 대비 30% 가량 급등한 중국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은 역사적 최고점을 기록한 2007년~2008년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는 관측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중국 경제의 '양대 버블'인 증시와 부동산 시장 가운데 후자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최근 이례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비정상적이라며 '옐로카드'를 들었다. 이 같은 과열양상이 가장 극적으로 표현된 문구가 '국진민퇴(國進民退)'다. 한마디로 치솟는 주택 가격으로 국가가 뒤를 봐 주고 있는 국영기업은 이득을 보고 민간자본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증권보는 올해 상반기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 신규대출 자금 8000억위안 가운데 대부분이 국영기업의 자금이었다고 전했다. 이들 국영기업은 '땅부자(地王)'로 묘사된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부양책의 혜택을 가장 많이 챙긴 집단도 국영기업이다. 왠만하면 국가의 일을 옹호해 줄 법한
"드디어 우리도 이제 '불법'이란 꼬리표를 떼고 법 울타리 안에서 일할 수 있게 됐네요." 전국 6000여 고시원 사업자들의 모임인 한국고시원협회 황규석 회장은 회원들에게 감격을 표했다. 협회 홈페이지에는 회원들의 축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지난 7일 바닥면적 1000㎡ 미만의 고시원을 제2종 근린생활시설(1000㎡ 이상은 숙박시설)로 인정한 '건축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동안 건축법상 용도분류에 고시원이란 분류가 없었다. 한마디로 법에도 명시되지 않은 '유령'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사실상 고시원이 주거기능을 해 왔음에도 이제서야 '호적'을 얻게 됐다"며 "이번 법개정은 2004년 협회 창립후 5년간의 노력 끝에 얻어낸 결과여서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고시원은 환란이후 '무늬만' 고시원일 뿐 사실상 벌이가 시원찮은 직장인이나 고학생들의 마지막 남은 '보금자리' 역할을 해왔다. 월세 20만~50만원만 내면 거액의 보증금 없이도 도
61년만에 달이 해를 삼키는, 이른바 하늘에 해가 사라지는 일식을 22일 한국에서 볼 수 있었다. 지금이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천문현상의 하나임을 다들 알지만, 옛사람들은 일식을 하늘에서 해가 사라졌다며 불길한 징조로 여겼다. 과학적으로 전혀 개연성은 없지만, 이날 찾아온 일식은 한국에 불길한 조짐이었다. 국회가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실망감을 던져준 것이다. 하늘에서 사라졌던 태양은 2시간정도 후에 다시 나타났지만, 국회에서 사라진 태양은 당분간 보기 힘들 듯 싶다. 이날 오전 미디어법으로 팽팽히 대치하던 국회는 한나라당의 협상결렬 선언과 의장석 점거, 민주당 대표들의 사퇴선언과 본회의장 입구 봉쇄,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선언 등이 이어졌다. 김 의장의 직권상정 선언은 도화선에 불을 붙인 셈이 됐다. 의장석 점거와 회의장 봉쇄로 맞서고 있던 여야는 직권상정 선언 이후 직권상정 준비와 저지를 위해 수차례 몸싸움을 벌였다. 요새 잘나간다는 막장드라마에서도 듣기 힘든 적나라한 욕설이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제보자 색출에 나서 '보복수사'란 비판을 받아 온 검찰이 수사를 잠정 중단했다. 검찰은 "사안의 성격상 해당기관에서 감찰조사 등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고 수사 중단 배경을 밝혔지만 검찰의 설명을 액면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위법사항이 발견돼 해당기관에서 고발이나 수사의뢰 등이 이뤄지면 다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라는 단서를 단 점을 볼 때 이번 조처가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수사의 명분을 찾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수사 재개 여부가 아니라 검찰이 이번 수사에 대한 논란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명품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는 의혹을 사고 MBC 'PD수첩' 수사 당시에는 프리랜서PD의 개인 이메일 내용을 공개한 검찰이 공직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사안을 수사까지 하겠다고 나선 것은 여전히 납득이 가지 않
#1 "좋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 요즘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얼마 전 대전에 위치한 한 터치패널 업체 사장과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요즘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성장성이 높은 터치패널 업계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회사였고, 향후 성장동력도 나름대로 알차게 준비하고 있는 회사여서 던진 질문이었다. 돌아온 대답은 거창한 기업 경영 방법에 대한 것도 아니었고, 자금 조달에 대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좋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 그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2 충남 서산에 위치한 코스닥 기업은 최근 공장부지 한편에 작은 골프 연습장을 만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 생활용품 첨가제 시장을 놓고 1~2위를 다투는 기업이었다. 그 회사의 사장과 인터뷰에서 "골프를 얼마나 좋아하시면 회사 안에 연습장을 다 만드시냐"고 물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던진 반농 섞인 질문이었다. 그러나 사장은 정색을 하고 대답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직원들 복지를 생각해 골프
"양치기 소년도 아니고 정말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닙니까?"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철회하기로 한 '부조리행위 신고 보상금 지급에 관한 조례'에 대해 교육계 한 인사가 뱉은 쓴소리다. 시 교육청은 지난 5일 촌지수수 등 소속 공무원의 부조리 행위를 신고하는 시민에게 최고 3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조례를 입법예고했다가 1주일도 안 돼 철회했다. 시 교육청의 해명처럼 입법 취지는 좋았다. 공무원들의 부조리를 근절하고 청렴성을 높이겠다는 데 반대할 이가 누가 있을까. 문제는 정책의 내용과 수립과정이었다. 촌지수수에 대한 신고포상금 지급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그러나 무차별적이고 악의적인 고발, 대다수 청렴한 공무원의 사기 저하 등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없어 실제 정책으로 실현되지는 못했다. 이 같은 부작용을 모를 리 없는 시 교육청이 덜컥 포상금 지급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예상 밖에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교원단체 등 정책 이해당사자와 사전협의도
#1. 지난 4월 중순 오세훈 서울시장과 출입기자들이 한강에서 함께 자전거를 타는 행사가 있었다. 이날 자전거 타기 코스는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부터 한강대교.동작대교를 거쳐 반포대교까지. 여유로운 토요일 오전 시원한 한강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니 몸도, 마음도 상쾌했다. 10여년만에 처음 자전거를 타는 긴장감도 금새 사라졌다. 주변을 둘러봤다. 쭉 뻗은 한강자전거도로에는 멋드러진 헬멧과 두건, 썬글라스를 착용하고 자전거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았다. #2. 지난 13일 서울시 기자실에선 친환경 기준을 강화한 새 건축심의기준 관련 브리핑이 진행됐다. 서울시내에 건물을 지을 때 자전거 주차장 건립을 의무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자전거 이용자들의 불편을 줄이고 자전거 보급률, 교통수단 분담률 등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다. 하지만 서울의 자전거 보급률을 감안할 때 자전거 주차장 건립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며 여가를 즐기는 것과 자전거로 매일
대우인터내셔널이 최근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정부(해군)가 추진하고 있는 잠수함 수주전에 다시 뛰어든 것이다. 지난 2004년부터 진행돼온 인도네시아의 잠수함 신조사업은 그 동안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독일, 프랑스 등 4개국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여왔지만 끝내 주인공을 찾지 못하고 지난달 중순경에 유찰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달 10일 재입찰을 실시했다. 그러자 대우인터내셔널도 즉시 관련 서류를 챙겨 입찰에 응했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재입찰 응했지만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번 수주전이 중요한 이유는 잠수함 수출의 첫 물꼬를 튼다는데 있다. 국내 방위산업 역사에서 잠수함 수출은 전례가 없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잠수함은 대우조선해양이 제작한 209급 '장보고함'의 업그레이드판으로 1300톤급 2척이다. 잠수함 가격만 7억 달러 규모로 수주만 성공하면 자동차 7만
누구나 마음에 벽을 치고 산다. 나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막이다. 현대인들은 그 벽이 너무 두터워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벽 속에 갇히는 경우가 많다. 소통의 부재로 빚어진 비극을 담은 유명 소설로 로맹가리가 쓴 단편소설 이 있다. 라는 단편 모음집 안에 소개돼 있다. 위 아래층에서 자취하는 독신남녀가 있다. 둘은 가끔 오가며 인사를 나누지만, 정작 말은 제대로 걸어보지 못한다. 마음속에 호감을 품고 있지만, 가난하고 고달픈 현실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버렸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남자는 자취집에서 쓸쓸히 홀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위층 여자 방에서 침대가 들썩이는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남자는 위층 여자가 연인을 데리고 와서 달콤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착각하고 괴로움으로 자살을 하고 만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위층 여자도 자살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사실은 이랬다. 위층 여자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청산가리를 먹었다. 죽어가는 고통
"디도스(DDoS) 대란은 DDoS(Difficulty Dangerousness of Security)를 인정하지 않는 풍조 때문입니다." 분산서비스거부(DDoS:Distribute Denial of Service attack) 공격으로 며칠 날밤을 꼬박 세운 보안업체 한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사고수습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직원들도 마음이 무겁기는 마찬가지다. 고생했다는 격려는 바라지도 않는다. 늑장대응으로 사태를 더 키웠다는 여론의 뭇매가 날아들지 않으면 다행이다. 변변하지 않은 연봉에 하루 24시간 교대근무를 해야 하는 이들로선 이런 질타를 받을 때마다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해본다고 한다. KISA 인터넷침해사고 대응지원센터는 한때 55명까지 근무했지만 지금은 41명이 일하고 있다. 예산절감으로 정원이 줄은 데다, 고달픈 근무환경이 이탈자를 양산하고 있는 탓이다. 한때 대응지원센터에 근무했던 한 직원은 "지난해 정원이 대폭 축소되면서 1인당 업무량은 더욱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신용카드사들을 고쳐 놓을 거야! 이익에만 혈안이 된 사람들 같으니라고…." 지난주 국회 정무위원회가 개최한 '여전업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한 여당 의원이 내뱉은 말이다. 사실 고함에 가까웠다. 그의 '까칠한' 말에는 카드업계를 바라보는 정치인들의 시각이 그대로 녹아있다. 국내 카드업계는 해외에서 되레 대접을 받는다. "신용카드가 탄생한 곳은 미국이지만 카드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곳은 한국"이라는 게 해외 카드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신용판매 실적은 지난해 300조원을 돌파했으며, 전체 민간소비지출에서 카드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이제 카드는 하나의 산업을 넘어 국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위상에도 불구 정치인들에게 카드사는 여전히 신용대란의 주범이며, 가난한 농노(중소상공인)에게서 얼마 안되는 소작물(수수료)을 빼앗는 못된 지주다. 국회에 불려나간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왜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이 이렇게 높냐
"이렇게 며칠 지내면 여야간 우의가 돈독해지겠어요." 국회 개원 사상 초유의 본회의장 여야 동시 점거에 들어간 이틀째, 국회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비웃음섞인 목소리다. 좀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최근 세태를 반영한 것인지, 국회는 점점 자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막말은 기본이고, 얼마 전에는 치고 받는 폭력극을 찍더니, 이번 소재는 '동거'다. 정당은 기본적으로 싸움을 통해 정치권력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인 집단이다. 따라서 정당끼리 싸움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오히려 싸우지 않는 정당은 정당으로의 가치가 상실된다. 하지만 싸움에도 기술이 있고 예의가 있어야 한다. 싸우는 목적이 정당을 지지해 준 국민들을 수긍케 해야 하고, 국가의 부가가치(유형이든 무형이든)가 증가하는 생산적인 싸움이 돼야 한다. 그러나 최근 여야는 모든 것을 무시하고 단지 싸움 그 자체를 목적으로, 다시는 상대방을 보지 않을 것처럼 사생결단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정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상대방을 인정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