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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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파리, 밀라노, 런던, 도쿄. 자연스럽게 패션을 떠올리는 도시들이다. 모두 세계적인 수준의 패션 행사(패션위크, 패션쇼와 쇼룸 상담 등 패션 행사가 집중된 패션주간)가 연중 두 차례 열려 세계인의 관심과 시선을 집중시킨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를 보면 파리 패션위크가 얼마나 방대하고 활력 있는 행사인지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개성과 자존심을 맘껏 뽐내는 장이면서 신진 디자이너들이 이름을 얻는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 전세계 패션 업계 바이어들이 이들 도시에서 열리는 패션위크에 참석하길 고대하고 구매 또한 활발히 이뤄진다. 패션위크는 거대한 문화 축제이면서 마켓으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해 낸다. 최근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은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패션 행사가 없을까라고 자문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주된 원인은 행사 주최인 서울시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패션 디자이너들 사이의 불협화음이다. 디자이너들은 행사를 주
"한국의 여야 의원들이 밀고 당기는 난투극을 벌이며 혼란스런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 22일 미디어법이 통과되던 날 지구 반대편 이탈리아 로마에서 켠 텔레비전 화면에선 이런 말이 흘러나왔다. 아수라장이 된 국가 최고 입법기관의 모습을 파란 눈의 외국인들과 함께 보면서 혹시라도 질문을 해온다면 뭐라 답해야 할지 고민했다. 국회의장석을 향해 점프하고 의장석에 기어오른 의원을 아래로 밀어내는 다른 의원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대리투표니 재투표니 하는 논란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의장석을 쉽게 '점거'하지 못하게 하려고 높게 올려 만들었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떠오를 쯤 또 다른 방송에선 "한국 정치에서 폭력사태는 별난 일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왔다. 한국에 돌아와 보니 여야 국회의원들은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었다. 한결같이 이 모든 상황은 국민을 위한 일이라며 자신의 '땡깡'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민주당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거리투쟁에 돌입할 때도,
"은행장들 앉는 순서부터 바꿔야합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간담회가 있을 때마다 관행처럼 굳어진 은행장들의 자리 순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그간 은행 덩치를 가늠하는 총자산 순서로 배치되기 일쑤였다. 언론 보도 역시 이 순서대로다. 이 관계자는 "감독원이나 재정부, 청와대에서 주최하는 간담회에선 다른 기준으로 배치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당국이 나서서 총자산 경쟁을 부추기는 꼴이라는 얘기다. 그럴 수록 건전성 관리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최근 만난 한 은행장도 '건전성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은행 파생상품 투자손실을 예로 들었다. 은행권에선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를 두고 공방이 뜨겁다. 투자를 단행한 건 황영기 전 회장(KB금융지주 회장)이다. 후임인 박병원 전 회장과 박해춘 전 행장(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손실 확대를 막지 못했다. 그게 이팔성 회장과 이종휘 행장 재임 기간에 대규모 손실로 드러났다.
“어머? 이런 게 다 있어?” 취재하면서 알게 된 휴대폰으로 뱃살을 빼준다는 프로그램. “어차피 휴대폰 콘텐츠가 애들 게임 수준 아니겠어?” 슬금슬금 의심이 올라오지만 정보이용료 2000원이면 한번 속는 셈 쳐도 크게 아깝지 않은 비용이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그런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이거 장난이 아니다. ‘몇분 동안 운동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가볍게 10분 정도를 써넣었다. 곧이어 휴대폰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들숨, 날숨, 아랫배에 힘을 꽉 주세요. 10회 통과하셨습니다. 끝까지 가는 거야.” 각 과정마다 휴대폰에는 몇분 동안 어떻게 숨을 쉬어야 하는지 시간 안내와 함께 방법이 친절하게 설명돼 있다. 그저 옆에서 안내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눈앞에 설정된 목표가 또각또각 진행되는 걸 보고 있자니, 중간에 멈추기가 쉽지 않다. 단 10분 만에 아랫배가 당기는 것이 꽤나 운동효과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휴대폰으로 모기 쫓는 모기퇴치야 너무나 잘 알려진 여름철 대표 서비스
미디어 관련 3개 법안이 22일 직권상정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정족수 미달로 재투표를 하면서 효력 공방이 일고 있지만, 이미 '관전 포인트'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종편PP나 보도PP에 참여할 대기업들로 옮겨지고 있다. 우선 '공'을 넘겨받은 방통위. '누구를 어떻게 뽑느냐'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방통위 안팎에는 '특혜시비를 빗겨가기 위해 2개 이상의 복수 사업자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말부터 '중소기업이나 방송콘텐츠 사업자가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유도, 가산점을 줄 것'이라는 소문까지 무성하다. 이 기준을 확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방통상임위원회의 몫이니, 방통상임위원들은 꽤나 더운 여름을 보내게 됐다. 더 큰 관심사는 '누가 손을 들고 나설 것이냐'이다. 지난 8개월간 미디어 법에 대해 주요 대기업들은 침묵이나 부정으로 일관했다. '신방겸업'을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있는 유력 일간지 몇 개만이 올 초부터 여기저기 컨소시엄 구성을 타진하며 파트너 구하기에 혈안이 돼있을 뿐이다. '
중국 부동산 시장의 과열양상이 심상치가 않다. 연초 대비 30% 가량 급등한 중국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은 역사적 최고점을 기록한 2007년~2008년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는 관측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중국 경제의 '양대 버블'인 증시와 부동산 시장 가운데 후자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최근 이례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비정상적이라며 '옐로카드'를 들었다. 이 같은 과열양상이 가장 극적으로 표현된 문구가 '국진민퇴(國進民退)'다. 한마디로 치솟는 주택 가격으로 국가가 뒤를 봐 주고 있는 국영기업은 이득을 보고 민간자본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증권보는 올해 상반기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 신규대출 자금 8000억위안 가운데 대부분이 국영기업의 자금이었다고 전했다. 이들 국영기업은 '땅부자(地王)'로 묘사된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부양책의 혜택을 가장 많이 챙긴 집단도 국영기업이다. 왠만하면 국가의 일을 옹호해 줄 법한
"드디어 우리도 이제 '불법'이란 꼬리표를 떼고 법 울타리 안에서 일할 수 있게 됐네요." 전국 6000여 고시원 사업자들의 모임인 한국고시원협회 황규석 회장은 회원들에게 감격을 표했다. 협회 홈페이지에는 회원들의 축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지난 7일 바닥면적 1000㎡ 미만의 고시원을 제2종 근린생활시설(1000㎡ 이상은 숙박시설)로 인정한 '건축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동안 건축법상 용도분류에 고시원이란 분류가 없었다. 한마디로 법에도 명시되지 않은 '유령'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사실상 고시원이 주거기능을 해 왔음에도 이제서야 '호적'을 얻게 됐다"며 "이번 법개정은 2004년 협회 창립후 5년간의 노력 끝에 얻어낸 결과여서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고시원은 환란이후 '무늬만' 고시원일 뿐 사실상 벌이가 시원찮은 직장인이나 고학생들의 마지막 남은 '보금자리' 역할을 해왔다. 월세 20만~50만원만 내면 거액의 보증금 없이도 도
61년만에 달이 해를 삼키는, 이른바 하늘에 해가 사라지는 일식을 22일 한국에서 볼 수 있었다. 지금이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천문현상의 하나임을 다들 알지만, 옛사람들은 일식을 하늘에서 해가 사라졌다며 불길한 징조로 여겼다. 과학적으로 전혀 개연성은 없지만, 이날 찾아온 일식은 한국에 불길한 조짐이었다. 국회가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실망감을 던져준 것이다. 하늘에서 사라졌던 태양은 2시간정도 후에 다시 나타났지만, 국회에서 사라진 태양은 당분간 보기 힘들 듯 싶다. 이날 오전 미디어법으로 팽팽히 대치하던 국회는 한나라당의 협상결렬 선언과 의장석 점거, 민주당 대표들의 사퇴선언과 본회의장 입구 봉쇄,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선언 등이 이어졌다. 김 의장의 직권상정 선언은 도화선에 불을 붙인 셈이 됐다. 의장석 점거와 회의장 봉쇄로 맞서고 있던 여야는 직권상정 선언 이후 직권상정 준비와 저지를 위해 수차례 몸싸움을 벌였다. 요새 잘나간다는 막장드라마에서도 듣기 힘든 적나라한 욕설이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제보자 색출에 나서 '보복수사'란 비판을 받아 온 검찰이 수사를 잠정 중단했다. 검찰은 "사안의 성격상 해당기관에서 감찰조사 등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고 수사 중단 배경을 밝혔지만 검찰의 설명을 액면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위법사항이 발견돼 해당기관에서 고발이나 수사의뢰 등이 이뤄지면 다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라는 단서를 단 점을 볼 때 이번 조처가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수사의 명분을 찾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수사 재개 여부가 아니라 검찰이 이번 수사에 대한 논란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명품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는 의혹을 사고 MBC 'PD수첩' 수사 당시에는 프리랜서PD의 개인 이메일 내용을 공개한 검찰이 공직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사안을 수사까지 하겠다고 나선 것은 여전히 납득이 가지 않
#1 "좋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 요즘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얼마 전 대전에 위치한 한 터치패널 업체 사장과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요즘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성장성이 높은 터치패널 업계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회사였고, 향후 성장동력도 나름대로 알차게 준비하고 있는 회사여서 던진 질문이었다. 돌아온 대답은 거창한 기업 경영 방법에 대한 것도 아니었고, 자금 조달에 대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좋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 그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2 충남 서산에 위치한 코스닥 기업은 최근 공장부지 한편에 작은 골프 연습장을 만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 생활용품 첨가제 시장을 놓고 1~2위를 다투는 기업이었다. 그 회사의 사장과 인터뷰에서 "골프를 얼마나 좋아하시면 회사 안에 연습장을 다 만드시냐"고 물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던진 반농 섞인 질문이었다. 그러나 사장은 정색을 하고 대답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직원들 복지를 생각해 골프
"양치기 소년도 아니고 정말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닙니까?"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철회하기로 한 '부조리행위 신고 보상금 지급에 관한 조례'에 대해 교육계 한 인사가 뱉은 쓴소리다. 시 교육청은 지난 5일 촌지수수 등 소속 공무원의 부조리 행위를 신고하는 시민에게 최고 3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조례를 입법예고했다가 1주일도 안 돼 철회했다. 시 교육청의 해명처럼 입법 취지는 좋았다. 공무원들의 부조리를 근절하고 청렴성을 높이겠다는 데 반대할 이가 누가 있을까. 문제는 정책의 내용과 수립과정이었다. 촌지수수에 대한 신고포상금 지급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그러나 무차별적이고 악의적인 고발, 대다수 청렴한 공무원의 사기 저하 등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없어 실제 정책으로 실현되지는 못했다. 이 같은 부작용을 모를 리 없는 시 교육청이 덜컥 포상금 지급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예상 밖에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교원단체 등 정책 이해당사자와 사전협의도
#1. 지난 4월 중순 오세훈 서울시장과 출입기자들이 한강에서 함께 자전거를 타는 행사가 있었다. 이날 자전거 타기 코스는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부터 한강대교.동작대교를 거쳐 반포대교까지. 여유로운 토요일 오전 시원한 한강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니 몸도, 마음도 상쾌했다. 10여년만에 처음 자전거를 타는 긴장감도 금새 사라졌다. 주변을 둘러봤다. 쭉 뻗은 한강자전거도로에는 멋드러진 헬멧과 두건, 썬글라스를 착용하고 자전거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았다. #2. 지난 13일 서울시 기자실에선 친환경 기준을 강화한 새 건축심의기준 관련 브리핑이 진행됐다. 서울시내에 건물을 지을 때 자전거 주차장 건립을 의무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자전거 이용자들의 불편을 줄이고 자전거 보급률, 교통수단 분담률 등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다. 하지만 서울의 자전거 보급률을 감안할 때 자전거 주차장 건립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며 여가를 즐기는 것과 자전거로 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