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03 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5만원권 지폐가 드디어 23일 발행됐다. 몇년 전 1000원과 10원 신권이 발행되고 오래전 500원이 지폐에서 동전으로 바뀌었던 것과 달리 5만원권은 새로운 단위의 화폐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특별하다. 그동안 우리 경제 수준과 물가 등을 감안했을 때 5만원권의 필요성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하지만 새 화폐의 등장으로 인한 혼란과 부정한 사용에 대한 우려로 5만원권 발행에 반감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 5만원권 발행을 앞두고 신사임당이 화폐 인물로 결정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5만원권과 5000원권의 색상이 비슷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사실 이 정도는 소소한 문제일지 모른다. 대체적으로 1만원 단위로 책정되던 제품 가격 기준이 5만원 단위로 바뀌면서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만원권이 거스름돈으로 서서히 인식되면서 개인들의 돈 씀씀이가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A씨는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A씨는 한 정부 산하기관의 최고경영자(CEO)다. 지난주 발표된 공공기관장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기뻐하는 모습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다. 말투는 느리고 어눌했다. 가벼운 농담을 건넸지만 쉽게 표정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조직개편을 놓고 간부들이 말다툼에 가까운 격론을 벌이는 것을 보고 왔는데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A씨는 조만간 팀장급을 15% 정도 줄이는 조직 개편을 해야 한다. 2012년까지 정원을 10∼15% 감축하기 위한 첫번째 조치다. 벌써부터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심해 걱정이다. 직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단지 상당수가 실직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거의 매일 밤 늦게까지 초과 근무를 해야 할 정도로 일손이 부족하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전담 부서 없이 태스크포스(TF) 형태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CEO들은 A씨와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다. 지난 주
"지난 해에는 원/달러 환율이 너무 올라 걱정이었는데, 올해는 떨어져 고민이 큽니다. 환율이 안정되는 게 아니라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적자를 넘어 존폐위기에 몰리는 기업이 상당할 듯 합니다." 중소기업 A사 임원의 얘기다. 이 업체는 조명장비 생산업체로, 일본에서 자재를 수입해 조립한 후 다시 수출한다. 사업이 그런 대로 진척되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A사의 사정은 이렇다. 달러당 1000원 미만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9월초 1100원대를 돌파하면서 원자재 수입비용이 부담스러워졌다. 환율이 다시 안정될 것을 예상해 수입을 최대한 늦추면서 국내 재고를 활용했다. 수출가격이 좋아져 수익성도 개선됐다. 문제는 그 뒤였다. 2개월간 원자재를 들여오지 않아 11월초 재고가 바닥났고, 뒤늦게 수입에 나섰다. 환율은 이미 1400원대를 넘은 상황이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재고를 채워놓고 한숨돌리자 수출단가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
글로벌 경제위기가 드디어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일까? '출구전략'(Exit strategy) 논의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출구전략'이란 위기가 막바지에 이르렀을때 쓰는 일종의 위기 탈출 전략이다. 그러나 전환 시점과 해법에 따라 `출구`는 또다른 `입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차대한 결정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도 잘못된 정책 선택의 결과이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전세계로 불길이 번진 금융위기를 틀어막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 유동성 투입에 나섰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마치 헬기에서 돈을 뿌려댄다는 비유에서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이 시점이다. 금융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자 각 국들은 금융기업들에게 천문학적인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 자본주의의 종주국인 미국에서도 일부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에 대한 과감한 국유화가 이뤄졌다. 악영향을 우려, 우선 살리고 봐야한다는 시급함이 대
하루종일 세찬 빗줄기가 쏟아붓던 20일. 이날 서울광장에선 건전한 디지털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의 'u클린 청소년 문화마당'이 열렸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을 찾은 청소년들은 온몸이 비로 흠뻑 젖은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신나게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2시 무렵이 되자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다. 때마침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이버지킴이 발대식 참석차 행사장을 찾았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들은 갈수록 굵어지는 빗줄기에 행여나 장관의 옷이 젖을까봐 안절부절했다. 장대비로 돌변한다면 장관이 발길을 돌려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데 가벼운 노타이 차림으로 나타난 이 장관은 대기실에 잠시 머무는가 싶더니 곧장 행사장이 마련된 무대로 성큼 올라갔다. 발대식이 여느 정부부처 행사와 마찬가지로 지루하게 이어질 즈음 이 장관의 인사말 순서가 됐다. 무대 아래쪽에는 2000여명의 학생이 비옷을 입고 후두둑 떨어지는 비를 그대로 맞고 서 있었고, 안타깝
“배 타고 제주도를 간다고? 제 정신이야? 돈 몇 푼 줄이겠다고 그 고생을 왜 해?” 이랬던 반응이 요즘엔 이렇게 바뀌었다. “제주도에 배타고 가는 거? 운치 있을 거 같아. 기왕이면 돈도 아끼고!” KBS 프로그램 ‘1박2일’의 효과다.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가는 장면이 방송된 뒤 오랜 뱃길 여행의 ‘고생’이 ‘낭만’으로 치환된 것이다. 여름 휴가철 여행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모처럼 만의 휴식이라고 호사스럽게 ‘놀고, 먹고, 자는’ 데만 가치를 두지 않는다. 때로는 고생을 하더라도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만드는 것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그런데 요즘 인기 있다는 여행 상품을 들여다볼수록 재미있는 것은, 고생스러운 여행일수록 '더 싼값'일수록 '더 흔치 않은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기회 또한 많다는 것이다. 중국 여행을 가더라도 매번 사용하는 비행기 대신 1박2일의 뱃길을 선택한다면 크루즈 여행의 기분도 맛보고 여행비도 반 가격으로 줄일 수 있다. 몇 년 전 일본 북해도에 들렀을 땐
"공공의 역할이 확대된다고 과연 부패가 없어질까요?" 서울시가 지난 10일 발표한 '정비사업 절차 혁신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 주거환경개선정책 자문위원회는 40년 만에 낡은 재개발 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주택공사 SH공사 등은 '공공관리자'로서 재개발사업 절차를 관리하고 공공관리자 비용은 시공사 선정단계까지 공공이, 시공 단계 이후부터는 조합이 부담하기로 했다. 그동안 다수 정비업체가 주민동의서를 매매하고 추진위원회는 정비업체 및 시공사를 사전 선정, 자금을 조달받는 부패의 고리를 끊겠다는 취지다. 하성규 서울시 주거환경개선정책 자문위 위원장은 "공공의 행정·재정 지원이 확대되면 도시정비사업이 투명성을 확보되고 조합과 시행사간의 비리를 척결하는 혁신적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이 개선책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우선 공공관리비용을 공공이 부담해야할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쇄신의 본체야말로 대화합이며 화합이 아닌 쇄신을 해봐야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8일 사퇴 불가 입장을 천명하며 했던 말이다. 박 대표가 지적한 대로 '쇄신 바람'을 불러 일으킨 원인은 '계파 갈등'이었다. 한나라당이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적절치 못한 공천도 따지고 들어가면 밑바닥에는 '계파 갈등'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재보선 참패 후 충격에 빠진 한나라당은 서둘러 쇄신특위를 만들고 국정쇄신과 당 화합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당내 소장파 모인인 민본21과 일부 친이(친 이명박) 직계 의원들도 이와 같은 쇄신 논의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당 화합'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야심차게 출범했던 쇄신특위는 정작 스스로 계파 갈등에 휩싸여 꼬리를 내렸다. 출범 당시 '계파별 안배'를 위해 친박(친 박근혜) 의원들을 쇄신위원에 포함시켰지만 사안마다 계파별 입장이 대립하며 계파 갈등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
"대구라도 가지요. 일반인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는 귀해요." 최근 부산에서 개최된 부울경(부산ㆍ울산ㆍ경남) 합동 기업설명회(IR)를 찾은 부산 아주머니들의 말이다. 올해 63세라고 밝힌 한 아주머니는 두산중공업, 삼성테크윈, 태웅, 용현BM 등에 직접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부울경 합동IR에는 이 아주머니가 투자한 종목을 포함해 30개 지역 대표 상장사가 참가했다. 아주머니들은 투자한 종목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설명회라면 경북지역 어디든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과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는 IR 행사가 귀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방에서 이같이 대규모 IR행사가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 하지만 일반투자자에게 기업정보를 제공한 곳은 30개사 중 두산중공업과 디오 단 두 곳에 불과했다. 다른 회사들은 일반인들에게 회사정보를 담은 인쇄물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회사는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등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1대1 미팅에 주력했다. 코스닥기업 IR담당자는 "기
이달 초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 별로 실시한 '영어회화 전문강사' 모집 접수 마감 결과 4228명 정원에 4543명만이 지원, 1.07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초등학교는 그나마 지원자가 정원을 초과했지만, 중·고교는 0.93대 1로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는 현 정부가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해 온 사업으로, 이같은 결과에 정부 당국자들은 상당히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이유는 교육과학기술부도 잘 파악하고 있다. 무엇보다 예비교사 대부분이 오는 10월 있을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전국의 영어 정규교사 채용인원은 585명으로, 올해도 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어회화 전문강사 모집인원은 정규교사 채용인원의 7배가 넘지만 예비교사들은 넓은 문을 놔두고 한사코 좁은 문으로 모여들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처우가 다르기 때문이다.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1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비정규직이다. 경력이 쌓
철거민과 경찰 등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4구역 철거현장 참사'.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시및주거환경정비사업에서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정비사업 절차 혁신안'. 서울시가 최근 내놓은 '정비사업 절차 혁신안'은 용산 참사를 계기로 정비사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난맥상을 돌아보며 시공사, 정비업체, 조합간 유착으로 만들어진 '검은 커넥션'을 끊고 투명한 정비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번 혁신안은 민간에 맡겨졌던 도시및주거환경정비제도를 40년 만에 공공 주도로 전환하는 대대적인 개편이다. 그래서인지 혁신안에 대한 반응도 이해당사자별로 각양각색이다. 조합 집행부에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와 지분이 상대적으로 작아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조합원, 지분이 전혀 없는 상가조합원 등은 투명한 정비사업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시의 혁신안을 반기고 있다.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정비사업의 고유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주체인 조합은 시가 개발이익의 과도한 분담을 요구할 수밖에
이달 초 서울 힐튼호텔에서는 7개 소주업체 관계자들이 모여 '소주 공병 공용화를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한마디로 소주 빈 병을 제조업체별로 구분하지 말고 함께 써서 재활용률을 높이자는 선언이다. 그런데 전국 10개 소주업체 중 7개사만 이 협약을 맺고 3개사는 빠졌다. 3개사는 MB정부 화두격인 '저탄소 녹색성장' 운동에 불참한 셈이 되자 혹 미운털이 박힐까 걱정이다. 보해양조가 불참하게 된 이유는 소주 병 모양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 소주병은 병목 부분이 곧지만 보해양조 소주병은 병목이 둥글다. 지난 2002년 제품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을 바꿨다. 보해양조는 디자인을 되돌리지 않는 한 '빈 병 함께 쓰기'에 참여할 수 없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병 모양을 다른 업체처럼 바꿀 경우 생산라인 증설과 광고물 교체 등 30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며 "환경부도 불참 이유를 납득했지만 정부 핵심정책을 거부한 듯 한 인상을 줄까봐 걱정스럽다"고 했다. 무학과 금복주는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