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제보자 색출에 나서 '보복수사'란 비판을 받아 온 검찰이 수사를 잠정 중단했다. 검찰은 "사안의 성격상 해당기관에서 감찰조사 등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고 수사 중단 배경을 밝혔지만 검찰의 설명을 액면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위법사항이 발견돼 해당기관에서 고발이나 수사의뢰 등이 이뤄지면 다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라는 단서를 단 점을 볼 때 이번 조처가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수사의 명분을 찾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수사 재개 여부가 아니라 검찰이 이번 수사에 대한 논란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명품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는 의혹을 사고 MBC 'PD수첩' 수사 당시에는 프리랜서PD의 개인 이메일 내용을 공개한 검찰이 공직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사안을 수사까지 하겠다고 나선 것은 여전히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특히 검찰은 "천 전 후보자가 사퇴하고 나간 이후 내사에 착수했기 때문에 오해받을 상황이 아니었고 '사생활 보호'를 위해 수사가 불가피했다"고 강조하지만 굳이 직접 수사를 했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는지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개인정보를 유출한 범죄로 치부하고 '공공기관에서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행위'라며 수사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검찰조직의 고질적인 '스폰서 문화'에 경종을 울린 이번 사례를 이렇듯 단순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검찰은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공인'의 성격이 강한 고위공직자의 사생활 보호가 우선인지, 공공의 이익이 앞서는지 균형 있는 시각으로 돌아봐야 한다.
수사 배경에 감정이 섞이지는 않았는지, 그동안 진행된 수사와 비교할 때 자가당착은 아니었는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만일 검찰이 자신들의 치부를 들춰냈다고 해서 칼끝을 들이댄 것이었다면 매우 위험한 발상이란 사실을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한다.
물론 검찰의 주장대로 공직 후보자 검증을 위한 사생활 정보수집 차원이라고 해도 정당한 방법과 절차를 통해 공개되는 것이 맞다. 목적의 정당성만으로 잘못된 수단과 방법이 용납돼서도 안 된다.
하지만 누군가 정치권에 제공한 정보가 아니었더라면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인사가 최고 권력기관 중 하나인 검찰조직의 수장이 됐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일만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