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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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5원만 올라도 '철렁'했는데 20원 등락도 예사로 보여요."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하자 시장이 심리적인 공항(상태)에 빠졌다. 환율이 1150원 가까이 치솟았다가 며칠 만에 1081원으로 급락하더니 다시 급반등해서다. 며칠째 '널뛰기'를 계속하고 있다. 환율 변동 폭은 눈에 띄게 커졌다. 지난달 6.9원에 그쳤는데 이달 들어 30원에 육박한다. 4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변동 폭만 놓고 보면 외환위기 직후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개인고객도 기업고객도 '롤러코스터' 환율에 '갈팡질팡'이다. 은행 외환창구엔 손님은 없고 전화만 빗발친다. "도대체 환율은 어떻게 될까요"란 '뻔한' 질문에 그저 "기다려 보세요"라는 답만 나올 뿐. 처한 환경에 따라 희비도 엇갈린다. 해외에서 살다 국내에 들어온 한 은행 고객은 거액의 달러를 환전하면서 어마어마한 차익을 거뒀다고 한다. 달러로 수출대금을 받는 수출업체도 치솟는 환율에 남몰래 웃었다고 한다. 반면 해외 유학생을 둔 개인
"9월 위기설이 왜 불거졌냐구요? 얼마전 베트남 모라토리엄(지급유예)설이 왜 나왔죠? 경상수지 적자 때문 아니었나요? 똑같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최근 '9월 위기설'의 원인을 경상수지 적자에서 찾았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올해 경상수지가 약 100억달러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 '9월 위기설'의 배경이라는 지적. 실제로 9월에 국고채 만기가 집중되는 것은 매년 있는 일이다. 5년물 국채는 대부분 3월 또는 9월이 만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까지는 '9월 위기설'이 나돌아도 시장은 콧방귀도 안 뀌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주가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채권시장도 덩달아 요동쳤다. 만약 지금 경상수지가 흑자라면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경상수지 흑자가 쌓여 외환보유액이 연일 불어나고 있는 와중에 누군가 '제2의 외환위기'를 논했다면 시장에서는 "늦더위를 먹었나보다"고 했을 것이다. 신문에서도 '1면톱'이 아니라 '가십란'에 실리지 않았을까? 그러나 날로 경상
8일로 그루지야 사태 발발 1달이다. 러시아는 미국의 독주에 맞서 신냉전도 불사한다는 자존심을 내세우고 있지만 경제 전반에 걸친 파열음이 예사롭지 않다. 러시아 증시는 지난 5월 고점 이후 지난 주말까지 무려 40% 가까이 급락해 이번 여름 단기 낙폭으로는 세계 증시중 가장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5일에는 중앙은행이 서둘러 자국 국부펀드를 증시 부양에 사용할 수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8%가까이 떨어지던 증시는 낙폭을 겨우 4.45%로 줄이는데 그쳤다. 이날 지수는 2년만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최고점인 2487.95까지 상승했던 지수는 이제 1300선마저 위협한다. 루블화와 유가 하락이 증시 폭락으로 전개되는 양상이 지난 98년 러시아 경제위기와 상당 부분 닮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는 지난 5년간의 상품 시장 호황을 등에 업고 실물 경제가 뜨거운 활황세를 보였다. 블라디미 푸틴 당시 대통령(현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치솟고 과거 미국과 경쟁하던 대국다운 자신감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은 정말 그림의 떡입니다." 지난달 처음 공급된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청약한 김지철(가명, 33세)씨의 말이다. 김 씨는 지난 2006년 결혼과 동시에 전셋집을 마련, 2년 계약기간을 거의 채웠다. 그는 이사 갈 집을 찾던 중 은평뉴타운에 59㎡(전용면적)의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공급된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했다. 하지만 58대1이 넘는 경쟁률을 확인한 후 일찌감치 다른 전셋집을 찾았다. 지난 8월 서울 은평뉴타운에 처음 등장한 신혼부부용 시프트에는 김 씨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이 무려 58대1을 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9857만원으로 서울 시내 웬만한 새 아파트(전용 59㎡)의 전세가격보다 5000만~1억원 정도 저렴했다. 서울시가 주변 전세시세의 70~80%만 내고 20년까지 살 수 있는 이른바 '오세훈아파트'(시프트)를 신혼부부들에게도 선보였지만, 이들에게는 김 씨 말처럼 '그림
'경제 하나만은 반드시 살리라'며 국민들이 뽑아 준 이명박 대통령이 친척들의 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부인의 사촌언니는 비례대표 공천 문제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고 대통령의 사위는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려 검찰이 내사를 벌이고 있다. 취임 6개월 만에 2건의 친인척 비리가 불거지면서 청와대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더욱 따가워지고 있다. '경제'에 희망을 걸었던 만큼 희망을 잃어가는 다수의 국민들이 현 정부에 느끼는 좌절감은 더욱 커지는 것 같다. 특히 재벌가 자제들의 주가조작 사건에 대통령 사위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의혹이 아닌 사실이라면 주식 시장의 투명성을 위해서는 물론 '권력과 돈'의 유착이라는 후진적 구조를 바로잡아야한다는 차원에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내사 초기단계여서 조사를 더 해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사건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아 신중히 수사하겠다는 말일지 모르지만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부담감으로 '신중한 수사'를 하겠다는 것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나?" 최근 행정안전부가 입법예고한 개인정보보호법안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설치조항을 두고 시민단체들이 하는 말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정책과 법령, 제도 등을 심의하는 기구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개인정보보 실태조사와 감독기구로서의 수행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부여돼 있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독립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공청회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설전이 오갔다. 시민단체들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의결권도 없고 의결의 구속력도 보장되지 않은 명목만의 심의 자문기구"라며 "주민번호와 전자정부 사업을 하고 있는 행안부가 감독을 받아야하는 대상인데, 오히려 개인정보에 대한 침해조사권과 구제권, 고발권을 갖고 있으니 말이 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행안부는 "우리나라 행정환경을 감안하면 개인정보보호를 전담할 별도의 독립기구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
"삼성으로부터 1위를 되찾아오겠다"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전자제품박람회(IFA)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평판TV 시장에서 2010년 1위를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링거 회장의 말은 다분히 2006년부터 평판TV 시장에서의 수성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를 겨냥한 소니의 '타도삼성' 의지로 보여 진다. 스트링거 회장의 이러한 강한 의지는 IFA 전시장에서도 엿볼 수가 있었다. 소니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업체들 가운데 최대인 5959㎡ 규모로 부스를 마련했다. 이는 소니의 지난해 부스보다 5배 이상이며 삼성전자 부스보다도 50%가량 큰 규모다. 소니가 공개한 신제품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광원장치를 뒷면에서 옆면으로 전환함으로써 두께를 9.9㎜로 구현한 LCD TV를 비롯, 초당 200개 영상(프레임)을 보여줌으로써 잔상현상을 거의 없앤 200㎐ LCD TV 등이 그것. 삼성전자 역시 대형 거래처 관계자
"이제야 IR(기업설명회)을 하면 뭐합니까. 평소 정보제공도 제대로 안하는데…" 두산의 중공업계열사에 대한 분석을 6년째 하고 있다는 A증권사 애널리스트. 지난달 29일 두산인프라코어 긴급 IR이 끝난 뒤 이렇게 토로했다. 이날 두산그룹주는 해외계열사 밥캣의 차입금 감소를 위해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10억달러 출자한다는 소식에 동반 폭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출자가 두산의 밥캣 인수에 따른 재무적 위험을 높이고 시장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증시에 파장이 커지자 회사측은 오후4시 긴급 IR을 열었지만 참석한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평소 회사측의 정보 제공이 부족한데다 갑작스런 유상증자 발표 후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며 소통의 문제를 지적했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상증자만으로 주가가 이렇게 폭락하지는 않는다. 오늘 시장의 반응은 신뢰의 문제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참석자도 "두산그룹이 이렇게 비전문적이고 세련되지 못한 방법
언제부터인가 언론포털 검색창에서 산업은행을 치면 리먼브러더스가 연관 검색어로 뜨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산은이 세계적 투자은행(IB) '이었던' 리먼을 인수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 이후다. 정작 산은에선 '리먼'이라는 단어가 금기시됐다. 임원급 인사들은 리먼이라는 말만 나오면 "아는 게 없다"고 손사래를 칠 정도. 파이낸셜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오락가락한 보도를 내놓을 때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가격협상에 차질이 있지만 불씨는 살아있다는 정도만 시장관계자들을 통해 알려질 뿐이다. "좋은 상품은 비싸고 나쁜 상품은 싼 것이 시장원리라면 우리는 좋은 상품을 더 싸게 사려는 거고 리먼은 더 비싸게 팔려는 것"이라는 산은 관계자의 말마 따나 리먼은 산은이 세계적 IB로 클 수 있는 매력적인 먹잇감임에 틀림없다. 2012년 민영화를 앞둔 산은의 발목을 잡는 건 정부의 그림자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정부 산하기관이 과도한 부담을 안는 주체가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민간이 주도해야 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하고 석유 이후의 시대를 대응하기 위한 장기 에너지정책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27일 확정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정부가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은 ''녹색성장'의 주춧돌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이었다. 내용에도 '녹색기술' '그린에너지' 등의 단어가 다수 등장했다. 계획은 정부가 지난 13일 열린 공청회에서 내놓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당시는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녹색'이 유난히 강조됐다는 것. 계획이 이처럼 '색깔'을 띠게 된 것은 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선포한 것이 계기였다. '녹색성장'이 키워드로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원자력발전소 증설에 대한 주목도는 크게 떨어졌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석유·가스 자주개발률 제고는 장기 계획의 특성상 방향성 제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원전 부분은 다음달부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에 대한 공론화에 들
미국 발 변수에 한국 증시는 울고 웃는다. 코스피지수가 조금 크게 오르거나 떨어질라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 '미국발 악재/호재'다. 매일 아침 국내 투자자들은 간밤 미국 증시를 꼼꼼히 체크한다. `커플링`은 연인끼리만 나누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한국 발 변수에 미 증시가 요즘 요동치고 있다. 세상 모를 일이다. 실제로 미 뉴욕 증시를 들썩이는 두 플레이어의 한 축은 산업은행(KDB)을 필두로한 한국이고, 다른 한 축은 세계 투자은행(IB) 규모 4위인 리먼브러더스이다. 그 것도 우리가 매수자 입장이고 신용경색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제 2의 베어스턴스`로 불리는 리먼이 매도자 입장이니 참 격세지감이다. 미 증시의 `일희 일비(日喜日悲)`는 지난 21일부터 시작됐다. 리먼이 산업은행, 중국 씨틱증권과 지분 50% 매각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결렬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보도하면서 이 소식은 곧 증시에 충격파를 던졌다. 리먼 매각 불발 소식에 금융위기감이 증폭되며 금융주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도 숫자를 매우 좋아하는 것 같다. '747' 공약에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 2080 평생학습 플랜, 비핵개방 3000 등 주요 정책 목표마다 숫자가 많이 들어가 있다. 아마도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을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일 테다. 그러나 본말이 전도된 경우도 자주 본다. 최근 발표한 '577전략'이 대표적인 예다. 올림픽에 묻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577전략'이란 연구개발투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으로 확대하고, 7대 기술분야를 중점 육성해 과학기술 7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5%라는 숫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최초 제시한 숫자다. 불과 8개월전 노무현 정부는 이 숫자를 3.5%로 제시했지만 정권이 바뀌어 5%로 갑자기 껑충 뛰었다. 투자를 많이 하겠다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과 방법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숫자를 추산하고 부족한 부분을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