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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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반까지 대출경쟁에 나섰던 은행들이 자금난으로 대출을 자제하면서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요즘 대출이 잘 안되다보니 수입이 확 줄었어요. 은행에서 대출상담 수수료를 올려줄 수는 없을까요." 얼마전 시중은행 본점을 찾은 대출상담사의 하소연이다. 흔히 '대출모집인'으로 알려져 있는 이들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대출실적에 따라 상담수수료를 받고 있다. 은행이 대출경쟁에 '열'을 올릴 때는 대출상담사들의 무리한 광고가 여러 차례 입방아에 올랐다. 하지만 요즘 대출상담사들은 '찬밥' 신세다. 대출상담사들 중에는 최근에는 이직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한다. 그만큼 은행들이 대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연초부터 대출 우대금리를 없애는가 하면 영업지점 평가지표인 KPI에서 대출실적 점수를 거의 '0'으로 낮춰잡았다. 대출경쟁으로 감독당국이 '경고'령까지 내린 지난해 중반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일견 자금난을 겪는 은행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대응으로 보이
새해 벽두부터 금융권이 소란스럽다. 전세계 주요 증시의 40여곳이 약세장에 진입하는가 하면 프랑스에서는 단 한명의 트레이더에 의해 사상 최대 규모인 72억 달러의 손실이 초래되는 희대의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 프랑스 2위 은행 소시에떼 제네랄(SG)은 지난 24일 주식 거래를 담당하는 제롬 케르비엘 트레이더가 회사의 조직과 정보를 이용, 한도를 넘는 거액 거래를 통해 72억 달러의 손실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케르비엘은 낮에는 평범한 트레이더였지만 밤에는 해커로 변신했다고 한다. 입사 초기부터 지원부서인 백오피스에서 근무했던 경험에 힘입어 회사의 전산시스템에 밝았으며 필요할 경우 다른 직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범죄 행각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범죄 행각을 모두 밝혀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두 푼도 아니고 6조원이 넘는 거액의 손실을 입기까지 회사가 이를 몰랐다면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회사도 공범인 셈이다
"제가 자문위원으로 위촉됐습니다. 성원에 감사합니다." 지난 1월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551명의 자문위원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 부동산 담당 기자들에게 이같은 문자메신저가 왔다. 자문위원 신분으로 고액의 상담을 계속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고종완씨가 보낸 메신저다. 이 메신저를 받은 후 대부분의 기자들은 어이없어 했다. 성원을 보내 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투기를 조장한 사람이 이제 부동산 정책까지 자문한다"는 비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는 참여정부 때부터 강남 등 부동산 부자들 사이에서 '족집게 전문가'로 알려질 만큼 '투기 조장'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왜 고 씨를 자문위원으로 선정했을까. 누가 그를 추천했을까. 기자들이 이같은 의문을 갖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소속 한 위원은 "부동산시장 돌아가는 상황을 그래도 많이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열흘 뒤 고 씨의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자 그는 이렇게 말을 바꿨다. "그 사람 문제 있어서 경고조치했어요". 다시 1
"삼성 관계자들이 너무 비협조적이어서 힘이 듭니다." 삼성그룹 3대 비리 의혹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출범한 '특검호'의 선장을 맡고 있는 조준웅 특검이 24일 시민단체 대표단에게 내놓은 볼멘소리다. 조 특검은 이날 자신에게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러 온 시민단체 대표들에게 수사상 애로를 털어 놓느라 바빴다. 조 특검의 답답한 마음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조 특검은 이날 시민단체 대표들에게 굳은 수사의지를 표현하는 형식적인 멘트(?)도 잊지 않았다. 조 특검의 속마음을 들여다보지는 못했지만 요즘 특검팀 수사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조 특검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날 조 특검의 말은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는 중평이다. 삼성 관계자들의 비협조는 수사 시작 전부터 충분히 예상됐던 것이다. 수사 대상과 관련된 사람들이 수사기관에 적극적 협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즉, 특검팀이 이런 예고된 난관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지 수사를 촉구하러 온 시민단체 대표들
23일 구글코리아가 세계적인 동영상 UCC사이트 유튜브의 한국 사이트 런칭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는 전자기타 연주가 울려퍼졌다. 유튜브가 낳은 UCC스타, 임정현씨가 평범한 유학생이었던 그를 전세계 네티즌들에게 노출시킨 파헬벨의 '캐논'을 연주한 것이다. 조회수 3600만으로 유튜브 동영상 사상 랭킹 5위에 든다는 임정현씨의 기타 연주는 가히 인상적이었다. 오는 3월 국내 유저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오픈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란다. 단순히 한국어로 번역된 검색엔진이라는 구글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인 듯 사키나 알시왈라 유튜브 인터내셔널 총괄책임자를 비롯한 경영진들은 유독 '현지화'를 강조했다. 국내 9개 콘텐츠업체와 제휴해 한국형 콘텐츠와 글로벌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얼핏 경쟁사로 보이는 엠군이 제휴업체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다지 차별화되는 유튜브 만의 무기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현지화'라는 구호 속에는 정작 한국형 서비스
"더 떨어지지 않을까요? 환매 안해도 될까요?" 22일 증권사 지점들은 개인 고객들로부터 환매 문의가 빗발쳐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증권사들마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실제로 환매는 거의 없었다고 답했다. 일부 고객은 환매하려고 해도 너무 떨어져 포기했다는 말이 그중 설득력 있게 들린다. '환매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조언의 풍경은 증권사나 은행 점포나 똑같다. 반면 기관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큰 손'들의 질문은 달랐다. "지금 매수해도 될까요? 더 떨어지지 않을까요?"일부 돈의 흐름을 감지한 큰 손들은 일찌감치 팔거나 펀드를 환매해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가 매수 시점을 고르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주식시장은 달콤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5월11일 코스피지수가 1600을 돌파한 지 2개월만인 7월25일 2000 시대를 개막하며 11월까지 상승장을 유지했다. 이때 대부분의 주식 전문가들은 올해도 코스피지수가 3000까지 갈 것이라며 낙관했다. 일부 하락장을 전망한 전문가들도 있었지만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실적이다. 눈 앞에 숫자가 펼쳐지면 그제서야 그 기업의 대략적인 스케치가 가능해진다. 마치 미끼를 물은 붕어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눈으로 보기 전까지 고수가 아니면 쉽사리 가늠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이런 경우도 실적(숫자)는 중요하다. 기업이 새로 사업에 진출할 때, 왜 진출하려는지, 어떤 효과가 기대되는지 등에서 전달하려는 내용의 골자는 숫자가 말해준다. 숫자로 대변되는 정보전달 체계에서 기업 CEO들은 상당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 자신의 성적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생계와도 직접 관련이 있어 더욱 그렇다. 얼마전 신세계 백화점 기자간담회에서 일이다. 백화점 부문 석강 대표가 2010년까지 신세계 백화점 부문 매출을 5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말 기준 연간 2조9000억원의 매출에 머물렀던 신세계 백화점이 4년만에 5조원이라니! 설명이 뒤따랐다. 패션 명품 1번지 강남점이 8000억원, 리모델링 효과가 나타나는 본점에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의 소공이 제나라에 몸을 의탁한 일이 있다. 제 나라의 경공이 "어찌하여 도망치는 지경이 됐나"라고 묻자 소공은 "충신을 등용하지 않고 간신배와 소인배들만 옆에 두었다"고 한탄했다. 경공은 재상 '안자'에게 "소공이 잘못을 깨우친 것 같으니 노나라에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지 않겠나"고 묻는다. 안자는 "이미 때가 늦었다"고 답했다. 그는 "물에 빠지고서야 수로를 찾고, 길을 잃고서야 길을 묻는 것은 전쟁에 직면해서야 병기를 만들고 음식을 먹다가 목이 메어서야 물을 마시기 위해 급히 우물을 파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나온 말이 '임갈굴정'(臨渴掘井)이다. 목이 마른 뒤에야 우물을 판다는 뜻으로 준비없이 일을 당해 허둥대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1월, 당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한 조찬강연에서 이 사자성어를 인용하면서 금융기관들에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윤 전위원장은 "나라 안팎의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금융회사의 쏠림과 경쟁이 심해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 1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두고 미 언론은 "1997년 외환위기로 휘청거렸던 한국이 메릴린치 투자를 통해 처음으로 '빅리그'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월가 투자은행의 상징인 메릴린치에 한국이 급전을 댈 수 있었던 데는 '넬슨 최'라는 한국계 미국인이 있었다. KIC의 메릴린치 투자는 연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중국투자공사(CIC)가 세계 금융시장에 돈세례를 퍼붓는 동안 KIC는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고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던 때였다. 메릴린치가 '한국 국부펀드의 첫 전략적 투자'라는 상징성을 살리기에 적합하다고 판단됐지만 KIC로선 첫 발을 떼기 쉽지 않았다. 섣불리 투자를 제안했다 거절 당하는 낭패를 겪진 않을까 조심스러웠다. 월가 은행권에서도 그동안 보수적 투자로 일관해 온 KIC에 먼저 투자 요청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중순 메릴린치의 새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입성한 넬슨 최
"굳이 왜 잔칫상에 재를 뿌렸을까" 조준웅 특검이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와 관련, 지난 14일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로 사용돼 온 '승지원'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다음날인 15일 아침 삼성그룹 본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에 대한 기업인들의 반응이다. 특검은 출범한 지 일주일도 안돼 삼성의 심장부를 잇따라 급습(?)했다. 그러나 특검이 삼성그룹 본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15일은 다름아닌 삼성전자가 전세계를 상대로 지난 한 해의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1000억불 달성'을 자축하는 축제의 날이이었다. 이 같은 특검의 예상치 못한 초강수에 대해 삼성 측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기업계도 특검이 의도적으로 삼성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잔칫날을 택한 것이 아니겠냐는 추정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은 16일 오전 가진 특검 브리핑에서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 뿐 고의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수사를 하다보니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밝혔다. 물
새 정부가 통일부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통일은 더 이상 특정 부처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 동안 통일부와 외교부가 티격태격하며 혼선을 일으킨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 정부의 '일방통행식' 대외노선 변경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틈 날 때마다 "한미관계가 좋아지면 남북관계도 좋아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남북미 3자가 한 곳을 바라볼 때는 맞는 말이지만, 어느 하나라도 다른 곳을 바라볼 때는 맞지 않는 말이 된다.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때처럼 미국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 강화는 북한의 돌출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 정부 내부의 행정조직 개편 문제로 북한이 남북관계를 냉각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모습도 불안하다. 북한은 통일업무를 민족 내부의 일이라며 외무성 관계자를 개입시키지 않고 통일전선부에서 전담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통일부 폐지를 '남북관계 개선에 의지가 없다'는 신호
새 정부가 '가격 안정'과 '거래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방향으로 초기 부동산정책 구도를 잡고 있다. 가격 안정을 위해선 가급적 현행 정책을 흔들 수 없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골격은 유지하되, 거래 활로를 위한 작업부터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꺼내든 카드가 양도소득세 완화책이다. 나름 방향성은 바람직해 보인다. 다만 현재 거론되고 있는 1가구1주택자의 장기보유 특별공제율 확대 정도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안대로라면 장기보유 공제율을 최대 80%까지 받기 위해선 적어도 15~20년 이상 1주택을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이에 해당되는 집주인이 얼마나 될지, 또 그들이 이번 조치로 집을 처분할 지 여부는 알기 어렵다. 때문에 시장에선 고가주택 기준 상향 조정과 같은 또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까지가 다음달 새 정부 본격 출범에 앞서 그동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펼쳐온 부동산정책의 상당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