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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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동안 싸워왔던 정통부와 방송위가 몇개월만에 합의 보기가 쉽겠습니까?" IPTV 법안과 함께 논의됐던 방송통신 통합기구법안의 정기국회내 처리가 불발하자 관계부처의 한 관계자가 시큰둥하게 내뱉은 말이다.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는 20일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IPTV법안을 의결, 23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하지만 기구법안은 이날 회의에서 논의하지 못했다. 그동안 IPTV법안과 기구법 병행처리 원칙을 강조해 왔던 방통특위는 IPTV 법안만이라도 정기국회 안에 처리하기 위해 의원간 의견차가 큰 기구법안 처리를 고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법안심사소위 소속 의원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첨예한 의견 대립에 발목이 잡혀 오랫동안 표류해온 IPTV 법안을 이번에 타결지은 것도 큰 성과일 수 있다. 급한대로 한시법 형태의 방송특별법에 규정을 마련하면 IPTV가 출범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구법안을 마무리 하지 않은 상태에서 IPTV법안만 처
"미래에셋이 해외에서 메릴린치, 피델리티와 경쟁해서 승산이 있습니까. 예전 율산그룹처럼 전락할 수 있다고 봅니다."외국계 금융사 출신으로 지금은 국내은행 계열사에 몸담고 있는 한 임원의 말이다.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가 나온 뒤 여의도 증권가가 술렁이고 있다. 설정 보름 만에 4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들이며 초대형 '공룡펀드'로 성장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넘쳐난다. `묻지마 펀드' '몰빵펀드'라는 등의 비난도 나온다. 웃지 못할 광경도 벌어지고 있다. 겉으로는 "성과 검증이 안된데다 벤치마크도 불분명한 위험한 펀드"라며 견제의 시각을 보내면서도 영업일선에서는 "우리도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 팝니다. 우리 지점에 오면 빨리 가입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경쟁업계의 시기와 질투가 당연하다 싶을 정도로 `인사이트펀드` 열풍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예측이 틀릴 경우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도 물론 열려있다. 미래에셋에 대한 비난이 한국기업에 만연한
너무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주택담보대출이 중소기업 대출로 바뀌었을 뿐. 시기도 정확히 1년만이다. 지난 14일 국민은행이 신규 중소기업 및 소호대출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기대출로의 쏠림현상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터였다. 이어 다른 은행들도 중소기업 대출 관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다음날인 15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성명서를 내고 "중소기업 대출을 경쟁적으로 확대해 놓고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일시에 대출을 축소하는 국민은행의 영업전략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소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번엔 감독당국 차례. 감독당국은 15일 "국민은행에 확인한 결과 신규 (중소기업) 대출을 전면 중단한 사실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은행측이 언론을 통해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감독당국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혼란
16일 오후 2시 삼성 본관앞. #풍경1=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삼성 특검 도입' 집회가 있는 쪽 삼성 본관 정문은 닫혀있다. 집회 장소로 발길을 돌리니 삼성 본관 앞 노점에서 장사를 하는 가판대의 70대 주인이 메가폰을 들고 시위대를 향해 '길을 비키라'로 소리친다. '삼성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선언문을 낭독하는 서슬퍼런 민주노총 행사참가자도 장사에 방해가 된다고 메가폰을 들고 소리치는 연약한 가판대 노인에게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연신 미안하다고 참아달라며 쩔쩔맨다. #풍경2=한국 대표 기업 삼성 본관을 빼곡히 둘러싼 경찰차량과 전의경의 모습 사이로 3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과 같은 무리들이 삼성 본관 후문으로 들어간다.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를 물으니 포럼엔지니어링이라는 일본 회사의 엔지니어들이란다. 삼성 본관 1층 전시장에 전시된 첨단 제품들을 시찰하기 위해 온 삼성 방문단이란다. #풍경3=바로 이들의 뒤를 이어 파란색 눈의 남녀 외국인 20여명이 경찰 기동대 차량 사이를
게임이론에 ‘공약(公約)’이라는 용어가 있다.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의 일부를 스스로 봉쇄함으로써 약속의 신빙성을 높이는 전략을 가리킨다. ‘배수의 진'이라는 군사용어와 유사하지만 늬앙스는 약간 다르다. 배수의 진은 불리한 상황에 처한 아군의 사기를 높이겠다는 의미가 강하지만 ’공약‘은 자신의 손을 묶어둠으로써 어떤 상황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도입한 인플레이션 목표제도 게임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일종의 ‘공약’이다. ‘현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으니 잔말말고 따라오라’는 일종의 경고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통화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을 들고 나왔다. 경제전망치 발표 횟수를 늘리고 범위를 넓힌다는 것이다.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예측치도 발표하겠다고 했다. 버냉키 의장은 취임 이전부터 인플레이션 목표제 도입을 수시로 주장해왔다. 하지만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휴게소 비빔밥, 소고기국밥, 따로국밥, 기사님식당…. 이회창 대선후보의 변신이 심상찮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3일치 지방버스 투어에서 이 후보는 간단한 국밥과 해장국으로 매 끼니를 때웠다. 동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방투어가 아니라 국밥집 순례"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왔을 정도. 숙소도 마찬가지. "호텔방 아니면 안 묵는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귀족이미지가 강했던 이 후보는 거리낌 없이 16.5㎡(5평)짜리 4만~5만원대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5년전 '옥탑방'이 뭔지 제대로 답하지 못해 '위장서민'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그다. 딱딱하고 냉철한 기존이미지와 달리 이른바 '촛불개그'(자기를 희생하는 개그)도 여러차례 선보였다. 13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계란봉변'을 당한 이 후보는 14일 부산의 한 강연에서 "어제 계란마사지를 했더니 못난 얼굴이 좀 예뻐 보이죠"라고 유머감각도 발휘했다. 고속도로 휴게실에서는 기자들과 '호도과자 간담회'도 가졌다. 이 후보는 탁자 위에 올라
요즈음 중견건설사 홍보맨들의 얼굴보기가 힘들다. 다가오는 연말 행사 준비때문이 아니다. 회사마다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는데다 사업장의 인허가 일정을 앞당기는데 '총동원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중견업체인 B건설사 홍보팀은 오전부터 여직원을 제외하고 자리에 앉아있는 경우가 드물다. 홍보팀장은 수도권 한단지의 분양소장을 겸직하고 있고 팀원들도 다른 분양예정단지를 지원하고 있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인 W사의 홍보팀장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를 앞당기기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분양사업팀을 지원하고 있다. W사 홍보팀장은 "당장 올해 분양할 예정은 아니지만 이달 30일까지 해당 지자체에 분양승인 신청을 내야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어 회사 전체가 비상에 걸려 있다"고 전했다. 미분양을 각오하고 분양에 나선 일부 업체들은 아예 선착순 분양으로 물량을 해소하는 '깜깜이 전략'도 불사하겠는 것이다. 중견업체 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사 역시 정도의 차이일 뿐, 건설업체 대부
"경찰청 안내전화입니다. 귀하께서는 2차 참고인 조사 소환대상에 포함되셨습니다. 정해진 날짜까지 출석하셔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안내받으시려면 9번을 눌러주세요." 최근 기자에게 걸려온 ARS 안내전화다. 이후 옆자리 다른 기자에게도 같은 전화가 걸려왔다. 마치 '파도타기'를 하듯 동일한 전화가 사무실 곳곳에서 반복됐다. 상대방 유도에 따라 혹은 항의하기 위해 9번 버튼은 누르면 수신사 부담 전화요금이 부과되게끔 만들어 놓은 이른바 `보이스 피싱' 수법의 사기전화다. 경찰청에 따르면,지난해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국내 보이스 피싱 피해건수는 8월 현재까지 총 4만3000건에 달한다. 금액기준으로는 420억원에 육박할 정도다.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상대방의 전화로 욕설을 계속 퍼부어 휴대폰 전원을 끄도록 유도한 뒤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납치한 것처럼 유도해 송금을 유도하는 수법도 사용한다. 최근에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을 사칭해 '세금 환급'을 명목
지난 9일 오후 느즈막히 한국타이어에서 보도자료 하나가 배포됐다. 이메일로 보내온 자료는 '한국타이어가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이었다. 한국타이어엔 지난 1년 반 동안 15명의 직원이 잇달아 사망했다. 절반은 심장질환 및 돌연사였고, 폐암 등의 원인도 많았다. 열악한 작업환경과 솔벤트 등 유해 물질에 노출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이같은 보도에 한국타이어는 '작업 환경이 안전하다'며 해명자료를 냈다. 유해물질 농도는 법정 허용 기준치보다 낮고, 직원들도 자유로운 환경속에 근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모두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의 돌연사에 대해 한국타이어가 내놓은 첫 번째 공식 해명은 이게 다였다. 사과의 말은 단 두줄 뿐이었다.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게 끝이었다. 이게 공식 입장이 맞는지 수차례 확인을 해야 했다. 기자는 한국타이어에서 해명을 한다고 할 때 최소한 기자간담회 내지 설명회를 예상했다. 조양래 회장이 나서진 않더라도
오래 전 서양인들은 중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황화론'을 만들어냈다. 숨은 속내야 어찌 됐든 당시 황화론은 미지의 상대에 대한 경외심에 불과했다. 하지만 황화론이 현실이 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8일 발표한 연례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하루 석유 소비량은 지난해 710만배럴에서 2030년 1천650만배럴로 배 이상 늘어난다. 2015년 중국의 신차 판매는 미국을 앞지르게 되며 2030년 중국의 연료유 소비는 미국의 4배에 이르게 된다. 이 시기 중국의 신규 전력 수요는 연간 1300기가와트(GW)에 이른다. 현재 북미 전체 전력 생산량을 상회하는 규모다. 국제 유가는 100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재고 부족이니 투기 수요니 말들이 많지만 유가 고공 행진의 근본 원인은 수요 증가에 있다. 중국이 지금처럼 두자릿수 경제 성장을 이어갈 경우, 중국의 석유 수요는 매년 3.2%
"소비자들 입장에서 보면 은행들이 진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6일 만난 한 시중은행의 임원에게 저신용자 대출시장 진출 전망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은행들이 저신용자 대출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소비자들에게는 유리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다. 은행들에 대한 저신용 대출시장 진출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취지다.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달 17일 한 포럼에서 "제도권 금융사가 서민금융을 전담하는 회사를 세우는 등 서민금융 부문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도 제1금융권에 서민들을 위한 문턱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고민하는 은행들도 '고위험·고수익' 성격의 저신용자 대출시장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졌다. 국내 1위 은행인 국민은행의 강정원 행장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소비자금융 검토를 시작했다"고 말했고, 다른 은행들도 계열사나 자체 상품을 통해 서민금융을
#1. 지난2일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자선정 관련 기자회견장. "삼성물산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구체적인 평가점수와 금액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평가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동건 서울대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 코레일은 "삼성물산컨소시엄이 코레일 부지에 대한 토지가격 8조원을 포함해 총 투자비 약 28조원을 투입키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내놨다. 기자들이 코레일 자료에 나온 땅값과 사업비에 대해 질문하자 김 위원장은 당황한듯 "코레일에서 그런 자료를 냈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평가점수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2. 같은 시각 서부 이촌동 대림아파트.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성 사업을 반대한다'는 플래카드가 각 동마다 걸려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재산권과 생존권이 짓밟히기 때문에 국제업무단지 사업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3월 '국제업무지구와 서부 이촌동 동시개발'이 머니투데이를 통해 처음으로 보도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