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반까지 대출경쟁에 나섰던 은행들이 자금난으로 대출을 자제하면서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요즘 대출이 잘 안되다보니 수입이 확 줄었어요. 은행에서 대출상담 수수료를 올려줄 수는 없을까요."
얼마전 시중은행 본점을 찾은 대출상담사의 하소연이다. 흔히 '대출모집인'으로 알려져 있는 이들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대출실적에 따라 상담수수료를 받고 있다.
은행이 대출경쟁에 '열'을 올릴 때는 대출상담사들의 무리한 광고가 여러 차례 입방아에 올랐다. 하지만 요즘 대출상담사들은 '찬밥' 신세다. 대출상담사들 중에는 최근에는 이직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한다.
그만큼 은행들이 대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연초부터 대출 우대금리를 없애는가 하면 영업지점 평가지표인 KPI에서 대출실적 점수를 거의 '0'으로 낮춰잡았다. 대출경쟁으로 감독당국이 '경고'령까지 내린 지난해 중반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일견 자금난을 겪는 은행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대응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극단적인 모습에 아쉬움이 남는다. 연말 한창 자금조달이 어려웠을 때는 지점에 대출을 원하는 고객이 찾아와도 대출을 못해주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한다. 한 은행의 지점장은 "연말 수백억원 규모의 대출건이 있었는데 은행의 자금사정으로 대출을 못했다"고 전했다.
최근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유턴'하면서 대출영업이 다시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예측도 나온다. 아직 불안불안한 금융시장 사정을 감안하면 '성급한' 예상 같기는 하지만 그동안 국내 은행들이 보여온 영업행태를 보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얘기도 아니다.
은행들이 영업전략에 따라 때로는 대출영업을 강화하거나고, 때로는 속도를 늦추고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냉·온탕'을 오가는 극단적인 대출정책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소한 대출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없어야 할 것이다.